클로저가 이미 여러 번 나한테 여러 번 물어봤지만 오라버니는 나처럼 이렇게 간단히 주물을 녹이는 대단한 능력도 없고, 언니처럼 천 년의 여유를 가지는 재능도 없어 보통 사람의 몸으로 뭘 할 수 있겠어


응 그러고보니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생각났어 오라버니가 시의 그림에 들어갔던 이야기
오랫만에 오라버니가 시를 찾아갔는데 시는 감히 오라버니를 만나지 못하고 또 만나지 않을 수는 없었지
그래서 그래 그렇지 똑똑한 여동생 녀석은 자신이 있는 그 산, 그 초가집, 그리고 그녀 자신마저도 시 녀석은 오라버니에게 그려진 그림으로 보여주며 천년 후에도 녹슬지 않은 아름다운 궁궐을 데리고 다니며 아름다운 궁궐이 낭떠러지 백 길이나 뻗어도 끝이 보이지 않고 땅과 물이 계속 되는 곳의 수척의 연잎이 있는 강을 건너며, 옛 전쟁터의 병사는 녹슬어 산처럼 쌓이고, 천년이 지나도 다 닳지 않고 어쩌구저쩌구 했는데
그 말을 듣고 오라버니는 여동생에게 필묵심상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하고 심지어 언니처럼 변방에 가보라고 설득하려 했어 어쨌든 그런 잔소리였던 거지
오라버니는 그 두루마리 속에서 시와 꼬박 하룻밤을 보냈어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펼쳐진 두루마리를 정리하고 예의에 따라 아침 공을 내고 초가 밖에서 주먹을 한 차례 치니,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안개가 걷히고 해가 뜨면서 그 그림은 깨졌어
그림 밖에는 여전히 산과 초가집, 그리고 시의 새파래진 얼굴이 있었지
오라버니가 언제 눈치챘냐고? 처음부터 눈치챘지
누이동생을 못 알아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말하니 굳이 하룻밤을 묵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시는 오라버니가 일부러 자신을 놀리는 것 같다며 성질을 부렸어
내가 보기에 분명 오라버니가 시의 마음을 존중해서 시를 즐겁게 해주려고 한 것 같아 하하
오라버니한테 어떻게 시 녀석의 그림을 깰 수 있냐고 물어봐
미지를 보고 파란을 정하고, 추호를 어루만지는 이게 아마도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화경'이겠지
그렇지 않으면 너는 그가 왜 하필이면 인간의 무술을 사랑한다고 생각해? 그는 '무'에 의지해 낡은 존재를 부정했다기보다는 '무'로 자아 극치에 대한 긍정에 도달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답을 찾아낸 거야
오라버니가 어떤 생각으로 낡은 존재의 일부를 떼어내고 자신을 위해 그 육신을 만들었는지 나는 약간은 알아
나는 오라버니를 흉내낼 줄도 모르지만 지금 그 더러운 바둑돌이 이 방법을 알아냈으니 손을 쓰지 않을 수는 없어
그때 가서는 오라버니가 그 놈을 절대 편하게 봐주지 않았으면 해
빨리 이 촬영 장비 대여 신청서에 서명해! 안 그러면 이거 더 얘기 안 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