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락] 누구시죠?


[이민족 복장의 소녀] ......


[좌락] 멈추세요.


[좌락] 당신은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손에 든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이민족 복장의 소녀] 검이야, 내가 찾는 검이지.


[좌락] ......


[좌락]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그리고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는 묻지 않겠습니다.


[좌락] 검을 넘기세요, 함께 종사를 만나러 갑시다.


[이민족 복장의 소녀] 무정하고 의리 없는 사람은 이 검을 가질 자격이 없어.


[좌락] 제멋대로군요!


[좌락] 종사께서는 옥문의 안위를 백 년 동안 지켰습니다, 어찌 당신이 함부로 한 말에 모욕당할 수 있을까요?


[이민족 복장의 소녀] 허세부리기는, 네가 뭘 아는데? 비켜!


[좌락] 적지 않은 무법자들을 체포해봤지만, 당신처럼 날뛰는 사람은 처음 보는군요.


[이민족 복장의 소녀] 겉으로는 점잔을 빼지만 실제로는 이기적이지. 나는 너희같은 녀석들을 많이 봤다고!


[좌락] 그렇다면 저는 강경한 방법으로 당신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민족 복장의 소녀] 칼을 뽑았으면, 어디 해봐.







[총웨] 승패는 이미 갈렸다.




[냉담한 여성] 우리의 승패는 이곳에서 결정되지 않아.


[총웨] 사람과 의견, 한 가지는 남아야 하겠군.


(옥문 군인들이 모여듬)


[냉담한 여성] 원하는 답은 조금 있지만, 네가 나에게 줄 수 없는 것이지.


(냉담한 여성 퇴장)



[링] 아직도 도망치네.



[린] 그런 중상으로는 멀리 달아날 수 없겠지.


[린] 웨이 이 늙은이가 쓸모가 없었구먼.




[웨이옌우] 린 선생께 도우러 오는 수고를 끼쳤군요.


[린] 당당한 적소의 주인이 원수가 다가오게 두고 남한테 도움을 받아서 쓰겠나?


[웨이옌우] 정말 기억나지 않는단 말이죠, 저한테 이런 원수가 있었는지......


[총웨] ......


[총웨] 성동격서다!





(무기 부딪히는 소리)


[이민족 복장의 소녀] 흥......!


[좌락] 당신은 다쳤습니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나요?!


(이민족 복장의 소녀가 총웨와 마주침)


[총웨] 너는......?


[이민족 복장의 소녀] ......


[좌락] 종사님, 조심하세요!


(이민족 복장의 소녀가 빠져나감)


[총웨] ......


(옥문 군인들이 모여듬)



[좌현요] 종사, 여기서 또 무슨 일이 있던 건가?


[총웨] 내가 부주의했군.


[총웨] 검을 도난당했다.







[순찰대 수비군] 장군님, 내부 성루 5리 이내에서 자객의 행방은 찾지 목했고, 다른 도적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순찰대 수비군] 공격받은 사람은 없고, 도시 코어나 무기고에도 침입의 흔적은 없습니다.


[좌현요] “흔적”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침입하지 않은 것이 확인된 것인가?


[순찰대 수비군]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좌현요] 이 세상에 아직 옥문 군영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너희도 남아있지 않았겠지.


[좌현요] 참으로 기이한 일이군.


[총웨] 내가 방심한 탓이다.


[좌현요] 웨이 공은 자객의 신분에 대한 단서는 좀 있나?


[웨이옌우] 여러 해 동안 이 목숨을 원하는 사람은 꽤 많았지만, 웨이옌우는 아직 멀쩡히 살아있죠.


[웨이옌우] 그들은 뜻을 포기했거나, 이미 한 줌의 흙으로 변했습니다.


[웨이옌우] 오늘 밤의 그 친구는, 제가 모르는 것이 확실합니다.


[좌현요] ......


[좌현요] 좌락, 너는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지?


[좌락] 사건이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준비가 부족해, 자객을 붙잡지 못했습니다......


[좌현요] 나는 왜 자객을 붙잡지 못했는가가 아닌,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었다.


[좌락] 검을 훔치려 잠입한 자객은 젊은 여성이었고, 도망치며 몸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 외에는...... 더 이상의 단서는 없습니다.


[좌현요] ......


술잔이 깨지고, 잔해는 평수후의 손에 쥐어졌다.


귀빈이 자리에 앉아 있지만 그는 그 순간 분노를 참지 못했고, 낮에 활을 당길 때처럼 떨리는 손을 주체할 수 없었다.


[좌현요]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말을 많이 해도 소용이 없겠지.


[좌현요] 명령을 전해라. 즉시 성문을 봉쇄하고, 도시의 각 지역 사이에 초소를 만들어 모든 불필요한 인원 이동을 금지한다.


[좌현요] 그리고 도시 전체에 알려라, 옥문은 이틀 후 신시(申时)에 항로를 조절하기 위해 속도를 줄일 것이니, 백성들은 준비해야 한다.


[순찰대 수비군] 예.


[좌현요] 좌락.


[좌락] 네!


[좌현요] 자객을 잡고, 종사의 검을 되찾고, 도시에 숨은 산해중의 무리를 찾는 것, 세 가지 일을 모두 해야 한다.


[좌현요] 3일의 시간을 주마, 내 근위병을 너에게 맡기겠다.


[좌현요] 정보를 누설하거나 백성의 평안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좌락] 알겠습니다!


[좌현요] 린 선생은?


[웨이옌우] 수비군이 자리를 잡은 후에 이미 떠났어요.


[웨이옌우] 린은 결국 조정의 사람이 아니니, 평수후의 군령이 불편하겠죠.


[웨이옌우] 제가 또 도울 수 있는 일은 또 없습니까?


[좌현요] 오늘 밤 자객은 분명 웨이 공을 노리고 왔으니, 웨이 공은 자신의 안전을 중시해야 해.


[좌현요] 상황이 진정되면 내가 따로 군대를 보내 웨이 공을 용문으로 호송하도록 하지.


[좌현요] 며칠간 웨이 공은 돌아다니지 말도록 하게.


[웨이옌우] “돌아다니지 말라”의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만......


[좌현요] 돌아다니지 말라는 뜻이야.


[좌현요] 남은 일은 옥문이 알아서 해결할테니까.


[웨이옌우] ......물론이죠.


[총웨] 이번에는 적들이 심상치 않으니 차라리 내가......


[좌현요] 태부와 웨이 공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종사가 병영에 머물러야 하겠지.


[총웨] 하지만 도적들이 도시에서 도망치도록 두는 것도 위험하지 않나.


[좌현요] 이 일은 베헤모스로부터 시작됐고, 종사의 신분으로는 손을 대기 불편할 거야.


[좌현요] 종사의 정체를 알아도 될 사람은 이 방에 있는 사람들 뿐 아닌가.


장군의 말은 무겁지 않았으나 방 전체가 조용해졌다.


어느 구석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총웨] 그래...... 그렇게 하지.


[좌현요] 이와 같은 배치에 태부께서는 반대 의견은 없으십니까?



[태부] 평수후의 판단을 믿겠다.


[좌현요] 예.


[좌현요] 이상의 배치를 즉시 진행한다.






[총웨] ......




[녹무관] 스승님, 괜찮으세요?


[구백] 누군가 저를 때려 죽인다 해도, 이 세상에서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겠군요.


[총웨] 너는 나를 참 믿는구나......


[총웨] 보아하니, 너희는 이미 들은 것 같군.


[구백] 도시 밖 장병의 통솔은 일단 넘어가도, 성 안의 치안은 원래 당신의 직책 범위입니다. 좌선요가 이렇게 배치한 것은 분명 당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총웨] 좌장군의 뜻은 물론 나도 알고, 이해할 수 있어.


[총웨] 그러니 며칠간 몇몇 일들을 네가 대신 해줘야 하겠구나.


[총웨] 이번 사태는 아주 심각하고 적들도 특히 까다롭지, 좌락의 쪽에서 네가 그를 많이 도와주면 좋겠다.


[구백] 그의 성격상 제가 끼어들기를 원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총웨] 그렇다면 우리 사이의 일은 이번에 해결하기 적절하지 않겠구나.


[구백] 더 말하실 필요 없이, 저 자신이 알고 있습니다.


[총웨] 며칠간 할 일이 없을테니, 《무전》의 마지막 몇 장은 함께 서둘러서 쓰도록 하자.


[녹무관] 학생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죠.


[총웨] 수고가 많구나.


[녹무관] 스승님께서 다른 분부가 없으시다면 학생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스승님께서도 일찍 쉬시죠.


(녹무관, 구백 퇴장)


벽에 놓은 검대를 본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 때문인지, 남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총웨] 이 바둑에 너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말려들게 하려는 건지......


[총웨] 맑은 물 한 바가지를 탁한 강에 부운다면, 다시는 강에서 똑같이 맑은 물 한 바가지를 퍼낼 수 없지. 너는 설마 이런 이치를 모르는 건가?


[총웨] 설령 네가 대체한다 해도, 혼돈 속에서 그녀를 다시 볼 수는 없는 것을.


[총웨] 네가 한 이 모든 것들은, 또 무엇을 위해서인지......


멀리서 순찰대가 행진하며 갑옷이 부딪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지만, 그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밤의 어둠이 아득하고, 떠들썩하던 밤은 마침내 조용해졌다.


또다른 긴 한숨이 들려온다.






(이민족 복장의 소녀의 실루엣이 쓰러짐)


[냉담한 여성] ......음?


너는 꽤 용기가 있군.


[냉담한 여성]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너도 이곳에 있었나......


당연히 나도 여기에 있지.


[냉담한 여성] 설마 나를 막으려는 건가?


실력이 뛰어난 자의 판에는 묘수가 없다, 네 행동은 아무래도 조금 과격해.


오...... 아마도 너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겠지.


[냉담한 여성] 시간이 얼마 없다 하면, 너도 그다지 여유는 없을텐데.


너는 정말로 그 사람이 “자신”을 검에 봉인한 것을 가볍게 여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냉담한 여성] 나는 “하나”를 위해 왔다, 어째서 12분의 1을 신경써야 하지.


[냉담한 여성]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걸, 너는 무슨 근거로 네가 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나는 그가 되지 않아. 나는 항상 나지.


[냉담한 여성] 나와 그의 일은 매듭을 지어야 해.


그것은 너희들의 원한이지.


우리는 결코 적이 아니야.


[냉담한 여성] 완전히 네 말대로라고 할 수는 없지.


적어도 지금은 우리 각자에게 더 중요한 일이 있을텐데.


우리는 서로를 방해하지 않을테고.


[냉담한 여성] 나에게 화해를 구하는 건가?


양분된 형세, 너에게 거절할 이유는 없겠지.


[냉담한 여성] ......너는 역시 네 “형제자매”와 매우 다르군.


[냉담한 여성] 다음에 만날 때는 나에게 재밌는 것을 보여주길 바라지.







[용문 관광객?] 아가씨! 듣자하니 오늘 당신이——




[린 위시아] 조용히 해.


[린 위시아] 이렇게 대놓고 나를 만나지 말라고 했잖아.


[용문 관광객?] 괜찮으시면 다행이고요......


[린 위시아] 너희 쪽에는 뭔가 진전은 있어?


[용문 관광객?] 옥문 정기 시장은 몇 년에 한 번 열려서, 화물과 사람 모두 이동이 아주 많다보니 아직은 단서가 없어요.


[린 위시아] ......


[린 위시아] 우리가 조사하기 어렵다면 도울 사람을 찾아봐야겠어.


[용문 관광객?] 아가씨의 뜻은......


[린 위시아] 옥문 시장의 상인들 중 얼마만큼이 현지인이고, 또 얼마만큼이 용문에서 왔지?


[린 위시아] 후자의 사람들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근위국 쪽에서 수속이 완벽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배려를 받았을까? 한 번 걸러내봐, 우리보다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렵지 않을테니까.


[용문 관광객?] 아가씨, 그...... 이건 규칙에 잘 맞지 않는 것 같은데요.


[린 위시아] 내가 말한대로 해.


(용문 관광객? 퇴장)


[린 위시아] ......





(회상)



보름 전


[린 위시아] 베헤모스 신도요?


[웨이옌우] 정보의 출처는 자네가 자세히 물을 필요는 없다.


[웨이옌우] 염국이 수천 년 동안 상대해온 적은 지금까지 밝은 곳에만 있었던 적이 없지.


[린 위시아] 옥문은 일년 내내 용문의 보급에 의존하지만, 도시 내부의 치안은 당신의 책임이 아닐텐데요.


[웨이옌우] 옥문은 뚫을 수 없는 방패지만, 방패 뒷면에 숨어 있는 좀벌레는 누군가 따로 잡아줘야 해.


[웨이옌우] 나는 자네를 보내서 이 일을 해결할 생각이다.


[웨이옌우] 나는 자네를 용문근위국 특별 지휘사 자격으로 행동하게 할 수 있어, 명목상의 업무는 두 도시의 도킹 기간 동안의 치안 문제를 담당하는 것이지. 나도 어느정도 지원을 해주겠다.


[웨이옌우] 옥문의 민간에 숨어있는 위험분자를 철저히 조사해, 옥문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필요하다면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해도 돼.


[린 위시아] ......


[린 위시아] 왜 저를 골랐죠?


[웨이옌우] 자네는 린 위시아기 때문에 이 일을 할 수 있어.


[웨이옌우] 그때 래트킹이 용문에서 했던 일을 자네가 옥문에서 다시 해줬으면 해.


[린 위시아] 웨이 장관님...... 저를 부르시기 전에 저희 아버지와는 말 안해보신 것 아닌가요?





(회상 끝)




[린] 위시아.


[린 위시아] 아버지? 오신다는 말씀은 없었을텐데요.


[린] 네가 웨이옌우의 임무를 맡았으니, 나도 꼭 따라와야 하지 않겠나.


[린 위시아] ......다 아시네요.


[린] “밀수범 수사”였던가?


[린 위시아] 곤란하시게 하고 싶지 않아요.


[린] 애써서 나한테 숨기려 한다면 난처해지는 것은 웨이 옌우겠지.


[린] 거절할 생각은 없고?


[린 위시아] 악인을 제거해 선량한 사람을 지키는 것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린] 웨이 옌우 밑에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 그는 반드시 네가 와서 그 탁한 물을 건너야 한다고 했나?


[린 위시아] 저는......


[린] 됐다, 웨이가 어떤 구실을 써먹었는지 나는 꼬리 끝으로 다 알 수 있어.


[린] 오늘 밤 일어난 일을 너에게 알려줘야 하겠구나.





[린 위시아] 수비군이 성문을 봉쇄한 것은 그런 일 때문이었군요.


[린 위시아] 낮부터 밤까지 이어진 일들은 우연의 일치라기에는 너무 공교로워요.


[린] 용문 장관이 습격당하고, 종사의 검을 도둑맞았으며, 흠천감 전달자가 살해당했다, 어느것도 경천동지의 사건이지.


[린]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으니, 배후에서 움직이는 세력은 상상하기가 어려워.


[린] 웨이옌우가 너를 찾았을 때 이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너에게 말한 적 있나?


[린 위시아] 이게 예삿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아요.


[린] 옥문은 용문이 아니고, 너도 내가 아니다.


[린 위시아] 이해하고 있어요...... 신중하게 처리할게요.


[린 위시아] 이번에 용문에서 데려온 염탐꾼들은 모두 당신을 여러 해 따라온 실력자들이에요.


[린 위시아] 강호에서의 일은 저도 경험이 있고요......


[린] 너에게 생각이 있다면 나도 잔소리할 필요는 없겠지.


[린] 다만 이번 일이 일찍 끝나서, 네가 빅토리아에 가는 일정이 방해받지 않으면 좋겠구나.


[린 위시아] 그저 유학 한 번일 뿐이니까, 안 가도 문제는 없는데......


[린] 요 몇 년 동안 나와 근위국을 도와 많은 일들을 처리했지만,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은 하지 못했잖니.


[린 위시아] 모두 제가 선택한 것이고, 제가 하는 일도 모두 용문을 위한 거예요.


[린] 다른 길을 본 적이 없다면,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없지.


[린] 때때로 생각이 드는구나, 첸처럼——


[린] 콜록...... 콜록......


[린 위시아] 아버지! 다치셨어요?! 의사를 불러올게요!


[린] 괜찮다.


[린] 오랫동안 몸을 쓰지 않으니 몸이 무겁구나. 매일 공원에서 산책만 해서는 운동량이 부족하나봐.


[린 위시아] 그러면 제가 장군 관저에 모셔다 드릴게요.


[린] 괜찮다, 오늘 밤에는 이 객잔에서 쉴테니까.


[린] 옛 친구에게 인사 한 번 했으니 충분해. 오늘 밤 좌군후 관저의 분위기는 정말 견딜 수가 없다고.


[리] 이거 참 우연이군요.


[리] 밤에 성벽에서 인기척이 있길래 무슨 큰 일이라도 났나 싶었는데, 린 선생을 만나니까 무슨 일이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겠어요.


[린] 리 선생의 말은 이 늙은 쥐가 역귀라도 된다는 건가?



[리]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 농담이죠 농담.


[린] 위시아, 나는 리 선생과 대화 좀 하마.


[린 위시아] 먼저 가볼게요.


(린 위시아 퇴장)


[린] 보아하니 옥문에서도 사람을 찾는 게 순조롭지 않아 보이는데?


[리] 말도 마세요. 저도 십여 년을 사라졌던 사람을 한 달 안에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도 안 했어요.


[리] 하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 해도 항상 찾아봐야죠.


[린] 리 선생은 항상 자유로운 사람인데, 그 옛 친구의 일에는 그렇게나 애를 쓴단 말이지.


[리] 전생에 그 사람한테 빚이라도 졌나봅니다......


[린] 지금 급한 일이 없다면 내가 리 선생의 탐정 사무소에 부탁을 좀 해도 되겠나?


[리] 린 선생의 말씀을 제가 어찌 거절하겠습니까......


[리] 그나저나, 제가 요즘 번거로운 일을 너무 많이 맡는 것 같지 않나요?


[린] 유능한 사람은 수고도 많은 법이지, 이 일은 나의 성 린이 자네에게 빚진 셈 치게.


[리] 린 선생께서 이렇게나 정중하시니, 제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지 가늠해 봐야겠군요.


[린] 흠, 이런 일에는 자네같은 재주가 있어야 하지.








[와이후] 1, 2...... 9, 10......


[와이후] 앞쪽 순위의 사람들은 다들 만만치 않은걸......


[와이후] 진정하자, 진정해. 최선을 다하는 거야......


[두요야] 왜 도시에서 나갈 수 없는 건데? 내 형제들이 도시 밖에서 죽었다고......


[순찰대 수비군] 성문은 폐쇠되었으니 돌아가주시죠.


[두요야] 왜 이유를 안 알려주는 건데......


[와이후] 당신은?





(회상)


[옥문 행인] 와, 둔기를 든 포르테 사내를 그대로 대련장 밖으로 차버렸잖아.


[옥문 행인] 보니까 저 필라인 소녀 벌써 5연승이야!


[와이후] 후......


[두요야] 안녕, 인사할게, 오늘 네 경기 전부 다 봤어.


[두요야] 실력이 그렇게 대단한데, 내 표국에 합류하는 거 생각해보지 않을래?


[와이후] 표국이요?


[와이후] 거절할게요.


[두요야] 그렇게 급하게 거절하지 말라고, 네 실력이라면 내가 괜찮은 보수를 줄 수 있어!


[와이후] 저는 주먹으로 먹고 살 생각이 없어요, 저는 착실하게 기계공학을 전공한 대학 졸업생이라고요.


[두요야] 기계 뭐라고......?


[두요야] 괜찮아! 아무튼 너는 이과생이라는 뜻이잖아? 이과생 좋지, 내가 표국이라고 말한 건 신식 물류 회사야, 마침 이과생도 능력도 발휘할 수 있다고.


[두요야] 아 가지 마, 진짜라니까......





(회상 끝)




[와이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와이후] 친구분들의 유품과 부고는 계엄이 끝나야 상촉으로 돌려보낼 수 있겠죠......


[두요야] 내가 그들을 데려왔으니, 어떻게든 내가 데리고 돌아갈 거야.


[와이후] 저는 옥문에 오기 전에 우연히 정 선배님을 만났어요.


[와이후] 선배님께서는 누군가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술을 익힐 필요가 없어지는 날이 진정으로 태평한 날이 될 것이라 그려셨죠.


[두요야] 아빠가 한 말이 다 맞긴 한데, 그래도 나는 지금 강호의 다른 옛말이 좋아, 피에는 피.


[두요야] 나는 반드시 범인을 찾아낼 거야.


[린 위시아] 너희가 왜 여기에 있어?


[와이후] 위시아 씨?


[두요야] 너는 낮의 그 관청 아가씨잖아?


[두요야] 확실하게 조사할 거라고 하지 않았어? 계엄령이 선포됐는데 어떻게 조사하게?


[와이후] 둘도 서로 아는 사이인가요?


[린 위시아] 사고가 더 생겨서 일이 생각보다 까다로워.


[두요야] 그러면 내가 너랑 같이 조사할래!


[와이후] 저도 도울 수 있는데요......


[린 위시아] 위험한 일이야, 남한테 맡길 수는——


(북 소리)


[두요야] 이건 무슨 소리지?


[와이후] 도시 밖의 수비 구역에서 들려오는 북소리인가요?


[와이후] 보세요, 성벽에 봉화가 켜졌어요.


[린 위시아] 옥문의 전통, 망봉제야. 매년 봄이 시작될 때 사흘 동안 진행되는 의식이지.


(북 소리)


[린 위시아] 병영의 북은 성 안의 병사들과 백성들에게 도시, 강산, 그리고 염국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려줘.


[린 위시아] 성벽 위의 봉화는 전장에서 희생된 영혼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는 일을 가리키는 거야.


[두요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


(북 소리)


천재지변, 국경을 두드리는 외국의 포로, 도적의 소란......


열일곱 번의 북소리는 지난 한 해 동안 옥문이 겪은 크고 작은 재난들을 상징한다.


수백 년간 북방을 가로지른 이 요새 도시는 재난으로부터 중후해졌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재난을 기억하기에 기세가 드높다.


바람에도 불은 꺼지지 않고, 밤을 몰아내 고향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