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니엔 오퍼레이터 레코드 번역된거 읽고 인상깊어서 글 쓰려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이번에 써봄

니엔이 인간을 좋아한다는 묘사가 여럿 있었는데 그걸 니엔 오퍼레이터 레코드와 니엔이 처음 등장한 이벤트 <에인션트 포지>에서 알아볼까 함.

글에 두서가 없어서 아래 요약 적어둠







1. <에인션트 포지>


짧은 미니 이벤트이기도 하고 극중극이기 때문에 허무하긴 하지만 후반부에 니엔이 AUS와 켈시에 대해 언급한 걸 보면 나름 흥미로운 스토리였다고 생각함.

<에인션트 포지>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지내는 니엔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스토리임.

(<화중인> 시점을 미래로, 니엔 오퍼레이터 레코드를 과거로 가정했을 경우)


형제가 12명, '시'라는 이름의 동생이 있다는 게 사실로 판명되었기 때문에 형제끼리 계속 싸워왔다는 것을 비롯한 극중극 속 다른 내용들도 사실일 수 있겠으나

그런 건 잘 모르겠고 내가 <에인션트 포지>에서 주목하고 싶은 건 극중극에서 용문을 침공하는 니엔의 태도임.

극중극 <에인션트 포지>는 니엔이라는 신화 속 적을 상대로 용문과 로도스 아일랜드가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여기서 메인 악역으로 등장하는 니엔은 특이한 행동을 보이는데


니엔은 용문을 침공하는 과정에서 리유니온과 근위국 병사들을 모방한 인형을 사용하면서도 정작 어린 아이가 인형들에게 다가가자 아이를 멈춰세우며 구해줌.

도시를 침공하면서도 무차별적인 살상을 벌이는 게 아니라는 뜻임.






그밖에도 니엔의 태도를 보면 니엔이 진심으로 용문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격하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음.

다시 말해 니엔이 매년 용문에 찾아온다는 극중 설정은 사실 니엔이 매년 인간의 발전과 강함을 확인하기 위해 용문에 시련을 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함.


즉, '에인션트 포지' = 인간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인간을 담금질하고 제련하는 니엔 

물론 현실의 니엔이 인간에게 일부러 시련을 내리고 있다는 의미는 아님. 니엔은 어디까지나 각본 속 인간의 시련을 상징하는 인물일 뿐.


그리고 불가항력인 니엔에 맞서서 인간들은 끊임없이 니엔을 연구했고,

결국 인간들의 연구는 라바에게 이어져서 라바니엔을 마크하고 최종적으로 니엔을 쓰러뜨릴 비책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짐.

자신을 상대하는 라바를 보며 니엔은 인간의 노력과 발전에 연신 감탄하고, 이를 통해 신의 파편인 니엔이 인간의 가능성을 얼마나 높이 평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음.


<에인션트 포지>의 결말에 해당되는 외화. 극중극을 통해 니엔은 인간의 가능성을 칭찬했고 외화에서 라바의 예시를 통해 니엔이 좋아하는 인간상이 더 구체화됨.

에인션트 포지 전반에 걸쳐서 니엔의 이상적인 인간상이 드러났으며 이에 부합하는 인물은 바로 라바였음.

라바는 처음부터 강하진 않았지만 강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기 때문임.

따라서 나약한 존재가 포기하지 않고 성장하여 발전하는 것이 니엔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이라고 할 수 있음.







2. 니엔 오퍼레이터 레코드 - <천 년의 한탄>


니엔 오퍼레이터 레코드는 <에인션트 포지>와 마찬가지로 극중극과 외화의 구조로 되어 있으나

<에인션트 포지>와 비교하면 극중극의 비중이 크진 않고 극중극에 대한 니엔의 경험이 주된 내용임.

그래서 <에인션트 포지>가 어디까지가 진짜 있었던 일인지 구분하기 힘든 반면에 <천 년의 한탄>은 니엔의 썰풀이 덕분에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기 쉬움.


라고 말하긴 했지만 니엔의 썰을 들어보면 극중극의 흐름이 니엔의 경험과 거의 99% 일치한다는 걸 알 수 있음.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는 극중극보다 니엔의 썰풀이를 중점적으로 분석해볼까 함.


쉐이와 분리된 과거의 니엔은 <에인션트 포지> 시점의 니엔과는 확연히 다른 인간관을 보이고 있음.

이 시기의 니엔은 자신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짧은 수명을 가진 인간에게서 무상함을 느끼며 인간에게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음. 

그러던 어느 날 심심해서 지상에 올라온 니엔은 사세대로부터 재앙으로 파괴된 상촉의 도시 재건을 부탁받음.


니엔의 인간관은 소년을 만나면서 바뀌기 시작함. 광석병으로 인해 맹인이 된 소년이 니엔을 찾아와 사람들을 지키고 원수를 갚겠다면서 검 한 자루를 부탁함.

소년의 끈질긴 부탁에 니엔은 검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검을 건넸고, 소년은 객잔의 노인을 통해서 니엔과의 약속을 지킴.  

약속을 잊고 있었던 니엔은 노인에게서 부러진 검을 받았지만 인간에게 관심이 없었던 탓인지 아무 생각이 없었고

오히려 부러진 검으로 주조한 강철 조각을 상촉의 공인들에게 건네면서 자신이 사람들을 도왔다는 명분을 만들고 상촉을 빠져나감.


니엔은 상촉에서 떠나 다른 곳에 정착하라는 의도로 강철 조각을 건넸지만 인간은 그 기술을 활용하여 상촉에 도시를 재건함.

비록 니엔의 기술력이 없었다면 인간이 50년이라는 시간 안에 도시를 재건할 수 없었겠지만

니엔은 상촉의 재건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비로소 맹인 검객에 대한 일을 다시 돌아보게 됨.


광석병으로 시력을 상실했지만 사람들을 구하고 원수를 갚은 검객.

재앙에 도시가 파괴됐음에도 도시를 재건한 상촉 사람들.


감염자인간보다 수명이 짧고, 그 인간은 니엔보다 수명이 훨씬 짧은데도

정작 그들보다 훨씬 오래 살아왔던 니엔 본인은 쉐이가 깨어나고 자신이 소멸하게 될 날을 기다리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음.

반면에 짧은 수명을 가진 감염자, 혹은 인간들은 자신의 시련과 제약에 도전하고 극복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살아왔음.


인간에게서 많은 것을 깨달은 니엔은 지상에 늦게 나온 것을 후회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함.

감염자가 광석병 때문에 언제 죽을 지 모르는 것처럼 니엔도 언제 쉐이가 깨어나서 자신이 사라질 지 모르지만

인간이 자신의 삶을 찬란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니엔은 자신이 세상에 남아있는 동안 영화 등을 통해 그 흔적을 남기고, 끝내는 쉐이를 죽일 생각까지 하게 됨.







3. '괴수'의 존재


<에인션트 포지>와 오퍼레이터 레코드의 극중극에서는 공통적으로 결말 부분에 '괴수'가 등장함.

우선 <에인션트 포지>를 통해 니엔의 이상적인 인간상을 알 수 있었고, 오퍼레이터 레코드에서는 니엔이 인간을 좋아하게 된 경위를 알 수 있었음.

그걸 감안했을 때 각본 속 '괴수'의 등장은 다음과 같음.


인간의 관점에서:

- 인간이 앞으로도 테라의 여러 불가항력에 맞서 싸운다. (재앙+광석병 / 국가 간 갈등, 전쟁 / 해사 / 데몬 등등)

말 그대로 현실의 인간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인간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강해진다 하더라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시련들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의미.


그리고 니엔의 관점에서:

- 니엔이 자기 자신(쉐이)에 대항하여 싸운다.


니엔은 오퍼레이터 레코드에서 자신과 인간의 처지가 다르지 않다고 깨달았기 때문에 각본 속 인간은 곧 니엔 본인이기도 함.

그리고 인간의 가능성과 성장을 믿는 니엔인 만큼 '괴수'가 등장하는 각본에서의 '괴수'는 언젠간 인간의 손에 최후를 맞이할 것임.





요약


니엔이 로도스에서 지내며 영화를 찍는 등 현재를 유쾌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인간으로부터 얻은 깨달음 덕분이었고

그 깨달음을 토대로 니엔은 자신이 그 생활을 유지할 방법을 찾고, 쉐이를 죽여서라도 그런 생활을 얻어낼 결심을 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