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무인] 우리를 내보내줘.




[순찰대 수비군] 드릴 말은 이미 다 드렸습니다.


[순찰대 수비군] 장군께서는 옥문의 안전을 위해, 계엄 기간 동안 누구도 함부로 도시를 나가지 못하게 할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순찰대 수비군] 돌아가세요.


[분노한 무인] 네가 우리한테 옥문의 안위를 논해?


[분노한 무인] 우리가 옥문을 지켰을 때, 네 녀석은 칼을 만져본 적도 없었겠지!


[순찰대 수비군] ......


[순찰대 수비군] 비상 상황입니다, 정세를 중시해 주십시오.


[분노한 무인] 정세를 중시한다고?


[분노한 무인] 그 해에는 도적 떼가 도시에 숨어들어서 돈을 훔치고 무고한 백성들을 많이 다치게 했지.


[분노한 무인] 갑작스러운 사건이라 너희 수비군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때, 우리 형제들이 꼬박 사흘 동안 사막에서 몇 백 리를 쫓아갔다고.


[분노한 무인] 우리는 결국 절반만 남은 형제들을 업고, 도적들을 도시로 잡아왔어.


[분노한 무인] 지금 우리 형제가 성 밖에서 죽었는데, 유골도 회수 못하고 여기서 기다리라는 거야?!


[순찰대 수비군] 형 선배님, 저희는 모두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봤고, 당신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순찰대 수비군] 하지만 좌 장군께서는 도시에서 범인을 체포하라고 명령하셨고, 그 분의 허가 없이는 누구도 옥문에서 출입할 수 없습니다.


[분노한 무인] 그거 참 대단한 위엄이네!


[분노한 무인] 그러면 좌현요를 불러서 우리를 만나게 하던가!


[???] 무례하구나!


[분노한 무인] 방주(坊主)......



[맹철의] 멀리서도 자네가 소리지르는 게 들렸네, 이 병사 형제들도 상부의 명령을 받드는 것인데, 그들을 난처하게 할 필요가 있겠나?


[분노한 무인] 그 말은 못 참겠는걸......


[맹철의] 자네들도 모두 도시의 노인 아닌가.


[맹철의] 도시를 지키는 전투에 몇 번 참가했고, 재앙을 무릅쓰고 전달자 호송도 몇 번 했으니, 옥문의 안정은 자네들의 몫이지.


[맹철의] 그런데 아직 평수후가 있고 종사도 있는데, 자네들이 어디 경력을 내세워서 되겠나?!


[실의에 빠진 무인] 방주, 설마 자네......


[맹철의] 대장부는 옛 용맹을 말하지 않는 법이지. 말하지 않아도 기억하는 사람이 있고, 기억되지 않으면 말해도 소용없는 것이야.


[맹철의] 소란 피우지 말고 돌아가라고. 내가 여기 있으니까 죽은 형제들도 할 말이 적지 않을 거야.


[순찰대 수비군] ......


[실의에 빠진 무인] ......알겠어.


(무인 퇴장)


[맹철의] 내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모두에게 폐를 끼쳤군.


[순찰대 수비군] 맹 선배님의 탓이 아닙니다.


[순찰대 수비군] 그 네 명의 형제분들은...... 맹 선배님께 애도를 표합니다.


[맹철의] 그들의 가족은 내가 책임지고 보살필테니, 평수후에게 수고를 끼칠까봐 걱정할 것 없네.


[맹철의] 그런데 그들은 옥문에 소식을 전하는 길에서 죽었으니, 모두를 대신해 한 마디 묻고 싶군, 평수후가 이 일에 대해 도대체 뭐라고 했는지 말이야.


[순찰대 수비군] 일의 경중을 가려, 평수후께서는 도시 내부의 자객을 잡으면 반드시 군대를 보내 도적들을 소탕하실 것입니다.


[맹철의] 그래...... “경중을 가린다”, 일리가 있군.


[맹철의] 나는 그저 평수후의 말 한마디를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형제들에게 답해주고 싶었을 뿐일세.


[맹철의] 나중에 주검방에 술 마시러 오면 환영해주겠네.








[와이후] 위시아 씨.



[린 위시아] 그쪽 상황은 어땠어? 희생자의 가족은 찾았어?


[두요야] 네 명 중에 두 명은 혼자 살고 있었어.


[두요야] 다른 둘은 마침 가족이 집에 없길래 실례를 무릅쓰고 들어가 봤는데......


[와이후] 이상하게도, 그들의 집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죠......


[두요야] 어쩌면 가족들이 우연히 외출 중이었다거나......?


[린 위시아] 어제 전달자 대열의 소식이 전해지고 이미 하루가 지났어.


[린 위시아] ......


(시민들 사이로 산해중이 지나감)


[와이후] 누구냐?!


[두요야] 깜짝이야!


[와이후] 방금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두요야]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알아차릴 수 있는 거야?


[린 위시아] 객잔으로 돌아가서 얘기하자.



[태합] 린 위시아, 멈춰라.


[와이후] 이 분은......?


[린 위시아] 이 사람하고 몇 마디 할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두요야] ......그래.





[린 위시아] 숙정원의 감찰어사가 나를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걸. 저번에 만난 게 벌써 5년 전이던가?


[태합] 그 만남은 잊을 수 없지.


[린 위시아]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말이야.


[태합] 공무는 원칙대로, 피차일반이다.


[태합] 린 위시아 특사가 이곳에 있는 것은, 옥문에서 일어난 일을 조사하기 위해서인가?


[린 위시아] 어사께서 하려는 말은 뭘까?


[태합] 아니. 나는 관직자로서 개입하는 것이 아니다.


[태합] 다만 평수후의 옛 부하로서, 염국의 일원으로서, 백성의 안녕을 위협하는 악인을 잡으려는 것일 뿐이지.


[린 위시아] 이번에는 태합 어사가 나한테 관여하지 말라고 안 하다니, 오히려 좀 의외인걸.


[태합] 린 특사에게 직책이 있으니, 내가 말릴 이유는 없다.


[태합] 쓸데없는 질문이라면 양해를 바란다만, 린 특사는 옥문에 처음 도착해 아직 도시 내부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할텐데, 어떻게 사건을 조사할 계획이지?


[린 위시아] 태합 어사가 걱정하지 않아도, 나한테는 물론 나의 방법이 있어.


[태합] 나도 린 특사의 수법에는 물론 뛰어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린 위시아] 태합 어사는 말을 더 분명하게 해도 괜찮겠는데.


[태합] 방금 말한 것과 같이 공무는 원칙대로, 그 뿐이다.


[태합] 나는 그저 린 특사에게 경고하러 왔을 뿐이다, 적은 숨어 있지만 아군은 드러나 있으니, 주의하도록.


[태합] 그럼 이만.


(태합 퇴장)


[린 위시아] ......


[두요야] 저 덩치 큰 사람, 상촉에서 봤던 것 같은데...... 숙정원 사람이던가.


[두요야] 넌 도대체 얼마나 많은 높은 사람들이랑 아는 사이인 거야?


[린 위시아] 아는 게 아니라, 상대할 뿐이야.


[두요야] 뭐가 다른 건데?


[린 위시아] 상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결코 알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지.


[린 위시아] 일단 돌아가자.






해가 질 무렵.


이른 봄에는 해가 빨리 저물어서, 날씨는 여전히 조금 춥다.


노인은 화덕에 장작 한 자루를 채웠다.


이 정도의 불로는 단조를 할 수 없고, 심지어 난방용으로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공방의 모든 설비를 오리지늄으로 점화하는 지금도, 노인은 고집스럽게 이런 쓸모없는 화덕을 남겨 두었다.


화덕이 타오르는 동안, 그는 빗자루를 들고 어젯밤 마당에 쌓인 모래를 돌벽돌 사이 틈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청소했다.


노인은 물론 지금 깨끗이 청소해도 머지않아 바닥이 모래로 가득해질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싫증내지 않고, 마치 공방이 깨끗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려는 듯이 몇 번이고 바닥을 쓸었다.


[맹철의] 날이 따듯해져도 여전히 좀 추워서 다리가 아프구먼.


(노크 소리)


[맹철의] 문 닫을 시간이니, 급한 일이 아니면 내일 다시 오게나.


(노크 소리)


[맹철의] 음......?


(문 여는 소리)



[맹철의] 아가씨가 잘못 찾아온 것 같은데, 여기는 공방이지, 의원이 아니야.


[이민족 복장의 소녀] 나는...... 이야기 속의 장소를 찾고 있어......


[맹철의] 그렇게 심하게 다친 사람이 시내에서 뛰어다니면 안 되지.


[맹철의] 이런 말은 하고 싶지는 않지만, 도시에 계엄령이 내려져 있는데 칼에 찔린 사람이 갑자기 집 앞에 나타났단 말이야.


[맹철의] 아가씨를 잡아서 관청에 넘기지 않는다면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뜻인걸.


[맹철의] 나도 괜한 사고를 일으키고 싶지는 않으니, 아가씨가 내력을 설명해주면 좋겠구나.


[이민족 복장의 소녀] 너...... 맹철의라고 하지?


[맹철의] 요즘 도시에 그 이름을 직접 부를 수 있는 젊은이가 있다니, 아무래도 조금 인상적인걸.


[맹철의] 하지만 나는 자네를 모른단 말이지.


[이민족 복장의 소녀] 사부님께서 이동도시에 공방이 하나 숨겨져 있다고 했어. 공방의 주인은 능력이 뛰어난 도공이라 했고.


[이민족 복장의 소녀] 각양각색의 무기와 갑옷을 만들 줄 알고, 도시의 아이들에게 재밌는 장난감도 만들어 준다고 했는데......


[맹철의] ......


[맹철의] 이 늙은이를 누가 또 그렇게 표현할지 생각이 잘 안 나는걸......


[이민족 복장의 소녀] 공방의 정원에 회화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을 거야. 먼 곳에서 같이 옮겨심은 것이라 그랬어.


노인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정원 한 귀퉁이에서 회화나무 한 그루가 저녁 바람을 맞으며 고개를 살짝 흔들고 있었다. 북방의 봄은 느리고, 나뭇가지에는 아직 새 잎이 자라지 않았다.





(회상)




[슈오] 여기까지 와서야 싸움이 정말로 끝났군.


[좌현요] 우리의 사상자도 적지 않아...... 그래도 적어도 20년은 이 도적떼들이 뭘 할 수나 있겠어.


[슈오] 옛 사람들은 원정에서 대승을 거두면 가장 먼 바위 봉우리에 자기 공적을 새겼다고 하던데, 우리의 이 싸움도 옛 사람들의 기풍을 본받을 만하지 않나.


[좌현요] 하하하, 그거 괜찮긴 한데, 이 주변은 사막이라서 아무리 봐도 글을 쓸만한 곳은 없는걸......


[슈오] 여기에는 나무 한 그루밖에 없지, 그렇다면 대신——


[맹철의] 좋군!


[검을 멘 여협] 좋기는 무슨! 너희는 이 말라 죽으려 하는 나무를 또 괴롭히려는 생각인 건가?


[슈오] 그러면 다른 제안 있나?


[검을 멘 여협] 이동도시는 천 리를 달리며 떠돌지, 공적을 고정된 곳에 새기는 것에는 의미가 있을까?


[검을 멘 여협]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이 나무를 보았으니, 차라리 그것을 가지고 돌아가서 옥문에 심는 게 낫겠어.


[검을 멘 여협] 그것이 옥문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면 오늘 우리의 이야기도 기억될 수 있겠지.


[슈오] (손뼉을 친다)


[슈오] 좋네, 좋아. 괜찮은 생각이야.


[맹철의] 햇빛 때문에 머리가 어떻게 됐나...... 이곳은 옥문에서 백 리나 떨어져 있는데, 이 나무를 어떻게 가지고 돌아갈 생각인데?


[슈오] 뭐 어떤가, 오면서 그 많던 물과 식량을 다 먹었으니, 돌아갈 때 나무 한 그루 더 가져가는 게 어때서?


[슈오] 좌형, 철의 형제, 와서 거들어 주게. 뿌리가 부러지지 않게 조심하고.


......





(회상 끝)




[맹철의] ......


[맹철의] 너는 그녀를 사부라 부르는 것이냐......?


[이민족 복장의 소녀] 사부님은 황야에서 나와 부족을 구해줬고, 우리한테 정착을 가르쳐 주셨어.


[맹철의] 네 이름은 뭐냐?


[이민족 복장의 소녀] 지에윤(截云).


[맹철의]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너는 아나사일텐데...... 고상한 이름을 가졌구나?


[지에윤] 사부님이 지어줬어.


[맹철의] 어쩐지.


[맹철의] “구름은 천 리의 비를 움직이고, 산은 맑게 개인다. (云动千里雨, 截在此山晴.)” 그녀는 네가 의지할 곳 없이 떠돌아다니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랐을 거야.


[지에윤] 사부님이 너보다 더 잘 말하셨지만, 그녀의 말도 그런 뜻이었어.


[맹철의] ......하하, 분명 그렇겠지.


[맹철의] 말이 나왔으니, 종사의 이름도 그녀가 지은 거란다.


[지에윤] 그 무정한 사람!


[맹철의] 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되나......


[맹철의] 잠깐, 그 검을 가지고 있구나.


[맹철의] 종사의 검을 훔친 것이냐?


[지에윤] 이 검을 사부님의 묘에 가져가서 제사를 올릴 거야.


바람에 잎이 흔들리고, 늙은 회화나무가 바스락거린다.


난로의 불이 꺼지자 날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러나 노인은 움직이지 않았다.


소녀는 그의 표정을 잘 볼 수 없었다.


[맹철의] 그녀는...... 죽은 건가?


[지에윤] 그래. 사부님의 병은 아주 심각했어.


[지에윤] 사부님의 마지막 소원을 이 검을 한 번 더 보는 것이었고, 나는 반드시 그녀에게 답할 거야......


[지에윤] 너도 이걸 뺏으려고?


[맹철의] ......물론 아니지.


[맹철의] 옥문은 지금 아주 위험해.


[지에윤] 나도 알아, 이 검을 가지고 있으면 도시의 군인들이 모두 나를 잡으려고 하잖아.


[맹철의] 아니, 내 말은 이 도시는 앞으로 아주 위험해진다는 뜻이야.


[맹철의] 이 도시는 앞으로 하나의 시련을 맞을 거다. 그 전에 적어도 너는 내보내야 하겠구나.


[맹철의] 네 사부는 답을 기다리고 있겠지...... 우리같은 사람들은 모두 답을 기다리고 있단다.


[지에윤] 그런데 도시에서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돼?


[지에윤] 올 때는 생각을 안 해봤어. 도시의 문은 막혔고, 무리하게 침입하다가...... 다쳤는데.


바람이 분다.


고운 모래가 노인의 얼굴에 날아와, 세월의 골짜기에 내려앉는다.


이른 봄 저녁의 습기를 머금어 부드럽다.


노인은 그것을 손으로 비볐다.


[맹철의] ......


[맹철의] 방법이 있지.








[리] 아, 오셨군요.


[리] 어떻게 됐습니까?


[심부름꾼] 의원에는 의사도 직원도 없었어요, 관복을 입은 형씨만 한 명만 있던데, 뭐하러 왔냐고 묻더군요.


[리] 그래서 뭐라고 했나요......?


[심부름꾼] 당신 말대로 “어젯밤에 가게 진열대가 넘어져서 가족이 머리를 다쳤는데, 서두르느라 돈을 안 가져갔어서, 지금이라도 병원비를 내려고 한다”고 했죠.


[심부름꾼] 그런데 형씨는 이 말을 듣더니 바로 떠나더라고요. 이해가 안 되네요.


[심부름꾼] 자, 맡기신 돈은 못 보냈으니까 돌려드리죠.


[리] 약간의 수고비로 받아주시죠.


[심부름꾼] 이상하네, 옥문 성수기에는 이렇게 돈이 잘 벌리던가......


(심부름꾼 퇴장)



[린] 리 선생의 수완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네만, 이제는 후배까지 속여먹는 건가?


[리] 그 공자를 어찌 후배라고 할 수 있겠나요, 그리고 사세대 지촉인을 제가 어찌 감히 속이겠습니까......


[리] 그를 도와서 오답 하나를 지웠을 뿐이죠.


[리] 린 선생께서는......?


[린] 한가해서 산책일세.


[리] 우리가 용문 공원에서 만났다면 아마 믿을 수 있었겠죠.


[린] 리 선생은 진전이 있나?


[리] 기묘하게도, 린 선생이 부탁하신 일은 아직 단서가 없는데, 제가 찾던 그 사람의 단서는 찾았군요.


[린] 그것도 잘 된 일이지.


[리] 저한테 일을 맡기는 것은 저라도 안심이 안 될 것 같은데, 린 선생께서는 왜 직접 손을 안 쓰십니까?


[린] 내가 손을 쓴다면, 직접적으로 웨이옌우의 체면을 챙겨주는 거 아닌가.


[린] 그리고 마침 그녀가 어떻게 일을 처리하는지 보기도 좋고.


[리] 린 선생답군요, 일이 중요한 고비에 이르러도, 아직 다음 세대를 시험해볼 여유가 있으시고요.


[린] 준비가 철저하면 일은 오히려 빨라지지. 그리고 리 선생은 믿을만 해.


[린] 리 선생은 결국 근위국에 남지 못했으니, 웨이옌우도 항상 아쉬움이 남을 거야.


[리] 말도 마시죠......


[리] 웨이옌우는......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사람은 절대 놓치지 않으니까요.


[리] 그나저나, 린 선생은 역시 위시아 아가씨가 당신의 뒤를 잇게 하기로 결심하셨나요?


[린] 그건 내가 정할 일이 아니지.


[린] 그녀가 남고 싶다면 용문에는 그녀의 안식처가 있을테고, 떠나고 싶다면 용문도 그녀의 걱정거리가 되어서는 안 될 거야.


[린] 그녀가 어느 길을 선택하든, 나는 리 선생한테 그녀를 좀 보살펴줄 수 있을지 부탁하고 싶구먼.


[리] 린 선생에게 이렇게 신임받다니, 영광이군요.


[리] 제가 위시아 아가씨한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린] 고맙네.


[린] 그러면 나는 이제 리 선생을 방해하지 않고 산책이나 마저 하도록 하지.


(린 퇴장)


[리] 와이틴푸이, 와이틴푸이, 똑같이 아버지면서......


[리] 아이고......







[맹철의] 오는 길에 순찰대에서 발표한 통보는 눈치챘느냐?


[맹철의] 흠천감 관측대의 계산에 따르면 재앙을 피하기 위해 옥문의 항로를 수정하겠다 하더구나.


[맹철의] 내일 신시부터 도시가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는데, 대략 유시에서 삼각 내외로 속도가 최소가 되고, 항로 수정을 마친 뒤에 다시 속도를 내겠지.


[맹철의] 그때가 바로 네 기회다.


[지에윤] 하지만 도시가 속도를 낮추면 문의 수비도 더 엄격해질텐데.


[맹철의] 얘야, 옥문에 들어오기 전에 이 도시를 잘 보았니?


[맹철의] 천리의 사막은 인적이 드물고 재난이 빈번하지만, 그래도 염국의 영토지. 옥문은 처음부터 북방을 지키는 군사 보루로 설계되었단다.


[맹철의]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이동도시와는 다르게 옥문의 외벽에는 “모래 수로”가 있지.







토목천사는 강 남쪽 물가 마을의 “물레방아”에서 받은 영감을 이 변방 도시에 적용했다고 한다.


이동도시의 기반은 모래 밑에 가라앚아 있지만, 오리지늄 아츠로 구동되는 거대한 터빈은 끊임없이 작동하며 모래를 배출하고 방해물을 제거한다.


이러한 “모래 수로” 덕분에 옥문은 광활한 사막을 질주하며 군사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움직인다.


강에 파도를 일으키고 조수를 통제하는 듯한 모습은 장관을 이뤄낸다.







[지에윤] ......


[맹철의] 보통이라면 모래 수로는 결코 사람이 통행할 수 없지.


[맹철의] 사람이 모래 수로에 뛰어들었다가는, 터빈에 갈려버리거나 모래에 파묻혀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야.


[맹철의] 내일 유시, 이동 속도는 최저로 떨어지고 모래 수로도 가장 느리게 작동할테니...... 어쩌면 한 가지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에윤] 그러면 해볼 거야! 나는 반드시 도시에서 나가야 해.


[맹철의] 네 상처는 어쩌고?


[지에윤] 문제 없어.


[맹철의] ......


[지에윤] 이미 의원에서 해결했어.


[맹철의] 그래.


[맹철의] 다만, 평소에는 모래 수로에 수비가 많지 않아도, 지금은 상황이 특수하다보니 뭔가 다를지도 모르겠구나.


[지에윤] 오는 길에 이 도시의 장군이 직접 군사를 이끌고 성루를 방어 중이라 들었어.


[맹철의] 보아하니......


[맹철의] 만날까 말까 했는데, 결국 한 번 만나야겠구나.


(맹철의가 걸어감)


[지에윤] 나가려고?


[맹철의] 일이 늦어져서는 안 되니 가서 상황을 좀 살펴봐야겠다. 그리고 모래 수로로 도시를 나가려면 준비할 것도 아직 남아있고.


[맹철의] 나가면서 문 앞에 영업 쉰다고 간판을 걸어둘테니, 몸조리 잘 하고 있거라.


[맹철의] 때가 되면 데리러 오마.





[???] 아가씨.


[와이후] 위시아 씨?


[린 위시아] 먼저 내 방에 가 있어, 나도 금방 갈게.


(와이후, 두요야 퇴장)


[린 위시아] 뭔가 찾아낸 거 있어?


[용문 염탐꾼] 아가씨께서 떠나신 지 얼마 안 돼서, 안에서 대장장이 차림의 사람들이 나와서 화물을 가지고 이동했어요.


[용문 염탐꾼] 미행을 시도했는데, 분명 상대도 전문가인지 누군가 따라오는 것을 눈치채고는 재빨리 저를 따돌렸죠.


[용문 염탐꾼] 돌아가서 다시 창고를 살펴보니까 물건은 이미 깨끗이 정리돼 있었어요. 이 패거리들이 뭘 숨기고 있는지는 몰라도, 뭔가 수상한 건 확실해요......


[용문 염탐꾼] 아가씨의 직감대로, 그 주검방에 문제가 있었나봐요.


[린 위시아] 아마 지금쯤 상대는 경계하고 있을 거야, 우리는 아직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고.


[린 위시아] 먹구름은 점점 짙어지고, 바람 속의 모래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


[린 위시아] 사태가 급박해. 의심이 가는 이상, 한번 확인해 보자.


(두요야를 떠올림)


[용문 염탐꾼] 아가씨?


[린 위시아] 나 대신 군영에 가서 물건을 좀 찾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