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를 제안하지, 박사. 이 근방에 주둔한 적대세력들의 위치를 알고있어. 이것으로 내 몸값을 대신하지."

"이미 근방의 적들은 모두 제거했다. 개척도 모두 완료한 상태고."

"시, 실력이 상당하군. 그러면 이건 어떨까? 다른 지역에서 지원군을 보내올거라는 첩보가 있어. 나를 풀어준다면..."

"타니아 부족을 말하는 건가? 이미 그쪽이랑은 협상이 완료된 상태다."

"외... 외교력도 상당하군. 그럼 이건 어때! 우리 암살단을 고용한 의뢰인의 정체다. 아무리 당신들이라 할 지라도..."

"아쉽게도 네가 우리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가치는 없는 것 같군. 아미르의 궁전은 함락됐고, 그의 세력은 몰락했다. 네 고용주인 아미르는 분노한 부족원들의 돌팔매에 머리가 으스러져 죽었다."

툭, 박사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졌다. 기묘한 문양이 인장으로 새겨진 반지였다.

익숙한 문양이다. 아미르를 상징하는 사르곤의 문양.

아미르의 반지다. 암살자는 아미르와의 계약에서 그가 저 반지로 계약서를 작성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인장 반지가 박사의 손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아미르의 몰락을 의미했다. 더불어 그와의 계약을 수락한 자신의 몰락도.

암살단은 이 사태에 대해 자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상부는 예전부터 이 사태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했다. 상부의 명령을 어긴 것은 자신의 독단이었다.

고용주는 사망했고, 자신은 포로가 되었다.

암살단의 지원은 없다. 오히려 보복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번 작전으로 자신은 지부의 절반을 날려먹었다.

"더 이상 네게 볼 일은 없을 것 같군. 암흑 칼날 암살단의 사르곤 지부장, 샤르아. 발음이 정확하지 못한 점은 사과하지. 라이타니엔 지역 특유의 성조법에는 아직 익숙치 않아서 말이야."

"어... 어떻게 내 이름을..."

박사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그 순간부로 샤르아는 감춰두었던 모든 수작을 포기했다.

감당할 수 없는 상대다. 전략과 외교력, 정보력으로도 상대가 안 된다.

납작 기어야 한다. 배를 까뒤집어 자신의 무해성을 증명하고 그의 선처를 구해야한다.

"아쉽게도 네가 거래에 지불할 수 있는 품목은 없는 것 같군. 그럼 이만..."

"자, 잠깐만. 아직 있어!"

다행히 그녀에게는 아직 거래할 수 있는 품목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바닥에 턱을 비벼 마스크를 내렸다.

마스크 아래 감춰뒀던 하관이 드러났다. 샤르아는 자신을 바라보는 박사의 시선을 느꼈다.

좋다. 성공적이다. 다행히도 이 남자는 자신의 몸에 흥미가 있다.

무릎을 꿇은 채 바닥을 기어 천천히 그에게 다가간다. 로브에 감춰진 탄탄한 둔부가 서서히 드러났다.

"이게 지금 무슨 짓이지?"

"거래. 어때, 내 몸 정도면 거래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을까?"

박사는 자신에게 거래를 제안하는 여인을 내려다보았다. 그럭저럭 볼만한 외양이다.

날렵했던 전장에서의 몸놀림과 달리 볼륨도 상당하다. 커다란 가슴과 탄탄한 둔부는 여실히 성숙한 여인의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제대로 해소할 기회도 없었긴 한데.'

터무니없이 왕성한 성욕은 매일 밤마다 자신을 괴롭힌다. 성욕을 달래줄 오퍼레이터들은 모두 전장으로 나간 상태다.

혼자서 욕구를 달래고는 있지만 손만으로는 부족한 감이 없잖아있다.

"우리 단원들은 암살 외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해. 일반 창부보다 비싸긴 해도 만족도는 상당한 편이야. 어때, 구미가 당기지 않아?"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자세를 취한다. 여성으로서의 곡선을 내보이는 창부와도 같은 자세다.

"여러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데다가, 원하는 플레이는 어떤 것이든 가능해. 물론 추가 요금이 들겠지만. 가능하다면 내 몸값을 몸으로 지불하고 싶은데..."

그녀의 몸을 훑어내리는 시선을 감지한다. 그녀는 그 안에 담긴 박사의 진득한 욕정을 읽어냈다.

하반신이 서서히 부풀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좋다. 살아날 수 있는 구멍이 보인다.

"혼자서 감당할 수 있겠나? 난 성욕이 아주 많다. 정력도 상당한 편이지. 적어도 여자 셋은 붙어야 감당이 가능하다."

자식, 꼴에 남자라고 허세는.

샤르아는 정력을 자랑하는 박사의 말을 속으로 비웃었다.

말하는 꼴을 보아하니 애첩들의 연기가 상당한 모양이다. 그 말이 사실이라 쳐도 기껏해야 두세발이 한계일 터.

그녀는 혼자서도 방중술로 남자 여럿을 실신시킨 적이 있다. 허세에 빠진 남자 하나 고꾸라트리는 것 정도는 간식거리에 불과했다.

"상관없어. 우리의 비밀서비스는 시간당 요금으로 계산하거든. 실신해도 상관없으니 그 동안은 마음껏 내 몸을 가지고 놀아도 좋아."

"가격은 어느 정도로 받을 생각이지?"

"일주일. 연달아 사용하기엔 바쁜 몸일테니 하루 단위로 계산해도 좋아."

"좋다. 거래를 받아들이지."

거래를 체결한 박사는 그녀의 속박을 풀어주었다. 자유를 되찾은 그녀가 박사의 앞으로 기어갔다.

"지금 바로 시작해도 되지?"

"마음대로, 대신 각오해두는 편이 좋을거야."

끝까지 허세는, 본 때를 보여주지.

다른 수작을 부릴 생각은 없다. 이 남자에게 조금의 위해라도 가해진다면 자신은 여기를 살아서 빠져나갈 수 없을 테니까.

허나 방중술로 혼을 빼놓는 정도는 가능할 터.

샤르아는 미소를 지으며 박사의 바지를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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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곤 암살자 설정이 너무 끌려서 후딱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