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버지는 또 멀리 나가시나요? 이번에는 얼마나 걸릴까요?


강의 얼음과 눈이 곧 녹을 텐데, 올해는 비가 적당히 내려서 가뭄도 홍수도 없을 것 같아요.


상류에 새로 개척된 그 땅은 넓지는 않아도, 벼를 좀 심으면 우리 가족이 먹고 살기에는 충분할 거예요.


어머니, 아버지를 설득해 주실래요? 더 이상 “사업”을 하시지 않도록이요. 저는 새 옷도 원하지 않고, 예쁜 장신구도 필요 없어요, 저는 가족 모두가 평온하게 사는 게 제일 좋아요.


저는 조금 무서워요......







빈곤하던 시골이 풍요로워지고, 농작물과 잡초가 자라난다.


천 리 길에 짚신은 찢어지고, 높은 산과 넓은 물이 한 마을을 이룬다.







[허둥대는 소년] 후우...... 후우......


[허둥대는 소년] 앞은...... 절벽이야......


[허둥대는 소년] 젠장, 젠장! 이번엔 정말 도망칠 수 없잖아......


[허둥대는 소년] 진정하자, 당황하면 안 돼...... 이길 수는 없더라도 그 길의 함정이면 그 여자를 고생시킬 수는 있을 거야.


[허둥대는 소년] 붙잡으면 제대로 혼내줘야지, 감히 나를 얕보다니......




[치우바이] 이제야 지친 건가?


[허둥대는 소년] 너 어떻게......


[허둥대는 소년] 다가오지 마!


[치우바이] 나이는 어려도 꾀는 적지 않군. 사냥을 가르쳐준 사람이 야수용 함정은 사람한테 쓰면 안 된다고 말 안 해줬나?


[치우바이] 만약 상관 없는 사람이 함정에 빠진다면, 고의로 사람을 다치게 한 죄가 하나 늘어날 것이 걱정되지는 않고?


[허둥대는 소년] 웃기지 마...... 고의로 사람을 다치게 한다니, 내가 해온 악행은, 그러니까......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치우바이] 그렇다면 내가 이곳에서 너를 죽인다 해도, 너에게는 그 정도로는 부족할 죄가 있다는 뜻이겠지?


[허둥대는 소년] 맞아!


[허둥대는 소년] 아...... 아니야!


[허둥대는 소년] 다가오지 마!


[허둥대는 소년] 내 품에 있는 폭약 보이지? 한 걸음이라도 더 다가오면 터트릴 거야, 네가 아무리 무공이 뛰어나도 우리는 같이 죽을걸!


[치우바이] ......


[치우바이] 그래, 나는 이곳에 서 있을 테니 내 질문에 솔직히 답해라.


[허둥대는 소년] 나한테서 뭔가 얻어낼 생각은 하지 말라고!


[치우바이] 너는 동굴의 그 악인 무리와 어떻게 알게 됐지?


[허둥대는 소년] 어떻게 알게 됐냐니, 내가 그들의 우두머리야.


[허둥대는 소년] 내 부하들은 모두 너한테 처리당했지만 우쭐해하지 마, 내가 반드시 그들을 위해 복수할 테니까!


[치우바이] 우두머리라고? 네 나이는 몇인데?


[허둥대는 소년] 하, 나이가 어린 게 뭐 어때서? 주변의 십 리에 있는 마을들에서 알아봐, 나 “방소석(方小石)”의 악명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걸.


[허둥대는 소년] 이몸이 해온 일을 들으면 깜짝 놀랄 거야!


[치우바이] 어이없군......





(회상)



반나절 전



[당황한 산해중 멤버] 돌멩이(小石头)!


[방소석] 뭐야, 원수가 나를 찾아온 거야?


[방소석] 드디어 싸움을 하러 가는 거지? 이번에는 나를 데려가 줄 수 있어?


[당황한 산해중 멤버] 빌어먹을, 옥문에 갔던 녀석들은 어쩌다가 저런 악마를 건드린 거야, 우리 사람들은 거의 다 그녀한테 쓰러졌다고!


[당황한 산해중 멤버] 짐을 챙길 여유는 없어, 어서 도망가자!


[방소석] 무슨 소리야, 상대는 한 명이잖아?


[방소석] 너희들 나랑 겨뤘을 때는 다들 대단했으면서, 왜 사람 하나를 못 이기는데......


[당황한 산해중 멤버] 입 다물어!


[당황한 산해중 멤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네가 맡은 버든 비스트는 어딨어?!


[방소석] 그거...... 팔았어.


[당황한 산해중 멤버] 팔았다고?!


[방소석] 먹을 것 좀 바꿔 오라며?


[당황한 산해중 멤버] 이 바보가! 버든비스트를 타고 우리가 약탈한 보석들 좀 바꿔오라 그랬더니, 버든비스트까지 팔았다고?!


[방소석] 그 돌 몇 자루? 정육점 주인들은 그런 거 못 알아봐.


[방소석] 우리가 기른 그 버든비스트는 아주 튼튼하다고 좋은 가격에 사주더라. 반은 돈으로, 반은 육포로 받아 왔어.


[당황한 산해중 멤버] 너......!


[방소석] 우리가 이 산에 머문 지 얼마나 됐는데? 버든비스트 한 마리는 나보다 많이 먹는다고, 언제 또 팽비스트를 잡을 지도 모르고......


[당황한 산해중 멤버] *당혹스럽고 화난 욕설*, 왜 너 같은 녀석을 끌여들였지, 너 때문에 내가 죽겠다고! 내가 너를 죽——


(산해중 멤버가 검에 쓰러짐)


[치우바이] 아이잖아......?


[방소석] 너...... 너는 뭐야......?





(회상 끝)




[치우바이] 몸에 상처가 없으니 너는 옥문의 일과 무관하겠군.


[치우바이] 산해중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진작에 알았지만, 이런 어린 아이도 끌어들일 줄이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한 녀석들이었어.


[방소석]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


[방소석] 이봐, 상황을 보는 걸 추천할게. 오늘 네가 내 부하를 잡은 일을 따지지는 않을 거야.


[방소석] 이제 순순히 비켜, 나는 너를 못 봤다 치고, 각자 갈 길을 가는——


[치우바이] 가도 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


[방소석] 다가오지 말라고 했잖아!


[방소석] 경고하는데, 이 폭약 한 보따리면......


소년은 한 줄기의 바람이 지나가는 것만을 느꼈다, 품 속의 천 자루는 이미 찢어졌고 육포와 잡동사니가 바닥에 떨어졌다.


잡동사니 중에는 나무로 조각된 부적이 금속 열쇠에 묶여 있었는 것도 있었다. 붓으로 쓴 “모선 마을”이라는 주홍색 글자가 시선을 끈다.


[치우바이] 부적에...... 모선 마을이라고?


[방소석] 돌려줘!


[치우바이] 이건 네 집 열쇠인가?


[방소석] 네가 상관할 일 아니야!


[치우바이] ......집이 있는 아이라면 더욱 방황해서는 안 되지.


[치우바이] 너는 아직 어리고, 자신이 어떤 사람과 한패가 됐는지 잘 몰랐으니, 네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는 있어야 해.


[치우바이] 네가 이 녀석들의 음모에 깊이 연관되지 않았다 해도, 만약 그들의 동료가 다시 너를 찾아온다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나?


[방소석] 옳고 그름은 무슨, 네가 뭔데 나를 가르쳐?


[치우바이] 나는 너를 가까운 관청으로 보내서 네가 직접 해명하게 할 수도 있겠지.


[치우바이] 하지만 그건 나에게도 번거로운 일이야......


[치우바이] 내가 너를 집으로 데려가 가족에게 넘기겠다.


[방소석] 안 돼!


[방소석] 죽인다 해도 안 돌아갈 거야!


[치우바이] 네 뜻대로 할 수는 없어.


소년은 허리춤에서 단도를 꺼냈다, 팔은 팽팽하게 뻗었지만 칼끝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방소석] 나한테 강요하지 마!


[방소석] 대장부가 죽을 때는 죽더라도, 어떻게 남한테 머리를 숙일 수 있겠어?


[방소석] 무슨 일이 있어도 너랑은 같이 안 가, 할 수 있으면 나를 죽이——


[치우바이] 그래.


그 사람은 분명 자신에게서 2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다음 순간 그녀의 목소리는 뜻밖에도 자신의 귓가에서 들려왔고, 소년의 몸 절반이 마비되었다.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차가운 칼날은 이미 그의 목에 닿아 있었다.


[방소석] ......


[치우바이] 아직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 같군.


[치우바이] 훌륭해, 아직 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어.


(치우바이가 검을 거둠)


[치우바이] 사람은 항상 자신의 언행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 어리석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운이 좋은 것은 아니야.


[방소석] 너는...... 도대체 나한테 뭘 어쩌라는 거야......


[치우바이] 길을 안내해라, 내가 데려다 주겠다.






이곳은 산으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마을으로, 마을에는 단 하나의 객잔이 있다.


객잔의 자리는 넓지 않아 두 사람은 구석의 탁자를 차지했다.


소년은 의자에 앉자마자 사방을 흝어봤기 때문에, 주변 테이블 모든 손님들의 시선이 모였다.


치우바이는 검을 가볍게 탁자 위에 놓았다.


[치우바이] 너를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방소석] 알겠어, 알겠다고, 툭하면 이 녀석으로 사람을 겁주지 말란 말이야.


두 사람은 보름을 함께 지내며, 도망치면 쫓고, 화내면 숨으며, 일종의 “암묵적 합의”가 생겨났다.




[점원] 이 마을을 벗어나 곧장 북쪽으로 가서 황량한 숲을 지나면 강이 하나 나옵니다. 강을 지나면 산간지역인데, 산으로 지나가는 길은 하나 뿐이니까 길을 따라서 가면 돼요.


[점원] 산 속에는 마을이 몇 개 더 있긴 할 텐데, 최근 몇 년 새 이사를 많이 가서 찾으시는 “모선 마을”이 아직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치우바이] 대략 얼마나 남았습니까?


[점원] 산길은 걷기 힘드니까 서둘러도 일주일은 걸리겠죠.


[점원] 참, 봄이 와서 날씨가 따슷해지니까 야수들도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서두르신다면 더욱 조심하세요.


[치우바이] 감사합니다.





[치우바이] “강호를 떠돈다”고 했으면서 집에서 그리 멀리 나오지도 않았군...... 일부러 나를 반대 방향으로 데려갈 줄 알았는데.


[방소석] 강호는 그렇게 넓은데, 몇 걸음도 못가서 너 같은 녀석을 마주쳤으니까......


[방소석] 내가 바보도 아니고, 사람이 안 사는 곳으로 길을 안내했다가 같이 굶어 죽을 수는 없잖아?


[방소석] 도망치려 해도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지.


[치우바이] 그래도 생각은 잘 하네.


[치우바이] 일단 좀 먹어라, 마을을 벗어나면 언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치우바이] 먹고 싶은 것을 직접 주문해.


[방소석] 아무거나 시켜도 돼? 네가 내는 거야?


[치우바이] 내 돈도 많지 않아, 밥값이 부족하면 네가 남아서 그릇을 닦게 해야지.


[점원] 대화가 한창이네요, 저희 식당에는 배를 채울만한 메뉴들만 있습니다.


[방소석] 칫, 사양하지는 않을 거야. 메뉴판을 줘!


[방소석] 이거, 이거, 이거...... 전부!


[점원] 손님, 두 사람이 이렇게 많이 시키시면......


[방소석] (찻물로 탁자에 글씨를 씀)


[점원] 어......?


[방소석] (“나는 납치당했어.”)


[점원] ......!


[방소석] (“사람을 불러줘.”)


[치우바이] 다 시켰나?


[방소석] 대충은, 일단 이것들로 할게!


[점원] 아...... 알겠습니다......


(방소석이 떠나려 함)


[치우바이] 어딜 가는 거지?


[방소석] 화장실, 따라오려고?


[치우바이] ......


[치우바이] 잔꾀는 부리지 마라.


(방소석 퇴장)





[점원] 아까 그 아이가 납치당했다고 몰래 말했는데......


[점원] 그 둘이 들어왔을 때 이상한 점은 없이 평범한 남매 같았단 말이지......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


[경비원] 네가 말한 사람은 어딨어?


[치우바이] ......






[방소석] 후우......


[방소석] 그 여자...... 여기까지는 못 따라오겠지.


[방소석] 흥! 날 잡으려 한다니, 꿈 깨라고.


[방소석] 정말 운이 없었어......


[방소석] “산해중” 이라길래 뭔가 대단한 패거리인 줄 알았는데, 결국 혼자 해결해서 도망쳐야 한다니......


[방소석] 돈도 못 벌고, 무공도 못 배우고, 간신히 육포 한 자루 가지고 나왔는데 잃어버리고......


방소석은 그 자리에 앉았다, 땅은 단단하고 차갑다.


그는 몇 번 욕을 했지만, 배에서 더 큰 소리가 났다.


강호를 떠돌던 소년은 배가 안쪽이 텅 비었다, 하늘은 높고 구름은 멀다, 하늘을 지붕으로 삼고 땅을 바닥으로 삼는다.


[방소석] 밥은 좀 얻어먹고 도망쳤어야 하는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치우바이] 말했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방소석] 너 어떻게——


[치우바이]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어.


[방소석] 왜 나를 가만두질 않는 건데?!


[치우바이] 너를 황야에 혼자 두면 죽을 테니까.


[방소석] 죽으면 죽는 거지, 너랑은 무슨 상관이야!


[방소석] 어릴 때부터 내 생사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고......


[치우바이]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째서 네 생사에 신경써야 하지?


[방소석] 네가 뭘 안다고......


[방소석] 어릴 때부터 바깥을 방랑하면서, 의지할 곳 없이 혼자 사는 것도 못 느껴봤잖아......


[치우바이] ......


[방소석] 진심인 척 하지 마! 너처럼 무공이 뛰어난 검사가 어떻게——


(짐승 울음소리)


[방소석] ——!


소년은 돌아서며 이 숲에서 굶주린 생물은 자신만이 아님을 알게 됐다. 어두운 나무 그림자 사이에서 팽비스트 한 마리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팽비스트의 핏빛 눈은 마치 어두운 밤의 촛불과 같았고, 낮은 울음소리에 초목이 흔들렸다.


[방소석] 도, 도와줘......


[치우바이] 움직이지 마!


[방소석] 안 움직일게......


[치우바이] 소리를 내지 말고, 뛰지 말고, 등을 보이지도 마.


[치우바이]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내 뒤로 와라......


[방소석] 나는...... 그럴 수......


(짐승 울음소리)


[치우바이] 조심해——


부드러운 낙엽을 밟은 것인지, 너무 긴장한 것인지, 소년은 비틀거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공포의 냄새를 맡은 팽비스트는 날카롭게 기회를 잡았고, 검객은 거의 동시에 뛰쳐나갔다.


전장의 검에 비하면, 치우바이에게 팽비스트의 발톱은 결코 위협적이지 않았다.


만약 등 뒤에 보호해야 할 아이가 없었다면.





[치우바이] 자, 먹어라.


[치우바이] 육포를 못 먹게 만들었으니, 대신 고기를 구워주도록 하지.


[방소석] 괜찮은 거야......?


[치우바이] 무엇을 말하는 거지?


[치우바이] 팽비스트에게 조금 긁힌 것? 아니면 너에게 화가 많이 난 것?


[방소석] 이거...... 줄게.


[방소석] 아빠가 가르쳐 준 약인데, 사냥할 때 항상 가지고 다니셔, 짐승한테 긁히거나 물린 상처 치료에 아주 효과적이야.


[치우바이] 내가 너를 어떻게 믿고 이게 독이 아니라고 믿을까?


[방소석] ......


소년은 단도를 꺼내 팔에 얕지 않은 상처를 내고, 약병에서 가루를 꺼내 상처에 발랐다.


아픔에 이를 악물었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방소석] 이제 믿겠어?


[치우바이] ......


[방소석] 꾸물거리지 마, 나는 네가 대협이라고 생각하거든.


[방소석] 흠, 팽비스트 고기는 이런 맛이구나...... 칫, 딱딱하고 비려.


[치우바이] 야외에서 익힌 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불평해서는 안 돼.


[방소석] 하긴...... 그 녀석들을 따라서 동굴에 있는 몇 달 동안 고기는 한 입도 못 먹었지.


[치우바이] 너희 그 “부하”들을 말하는 건가? 주변 십 리에서 유명한 대악당이 밥도 배불리 먹을 수 없다고?


[방소석] 왜 놀리는데......


[치우바이] 네 또래의 아이들이 가족과 사이가 틀어져 집을 떠나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자신이 대악당이라 우기는 것은 처음 보는군.


[방소석] ......나는 사람들한테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


[방소석]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모두가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 괴롭힘 당할 수밖에 없다고.


[치우바이] 누가 너에게 그런 잘못된 이치를 가르쳤지?


[방소석] 내가 직접 생각한...... 경험담이야!


[치우바이] 반만 맞는 말이야.


[치우바이] 모두가 두려워하는 사람이 된다면 아무도 너를 괴롭히지 않겠지, 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너를 대할 거야.


[치우바이] 적을 만들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을 적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지.


[방소석] 저기...... 하나 물어봐도 될까?


[방소석] 너 무공이 장난 아닌데 어디서 배운 거야?


[치우바이] 네가 강호에서 5년 동안 고생하고 또 5년 동안 전장에서 연마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무공이 별로 뒤쳐지지는 않을 거야.


[치우바이] ......그리고 나는 무공이 대단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고, 그가 나를 가르쳤어.


[방소석] 너보다 대단해?


[치우바이] 훨씬 대단하지.


[방소석] 그러면 내가 지금부터 제대로 단련한다면 얼마나 지나야 네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치우바이] 10년이다.


[방소석] 10년?!


[치우바이] 만약 네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방소석] 누...... 누님.


[치우바이] ......무슨 의미지?


[방소석] 여협 누님...... 나를 제자로 받아들여 주면 안 될까?


[방소석] 이제 너를 따를게, 강호를 떠돌든, 정의를 행하든, 너는 내 사부야!


[치우바이] 제자는 받지 않아, 다른 사람한테 함부로 무공을 가르치지도 않고.


[치우바이] 너는 이렇게 얌전하지 않은데, 나중에 내가 가르쳐준 무공으로 악을 행한다면 그건 내 잘못이잖아?


[방소석] 약속할게, 너한테 무공을 배워서 너처럼 대단하고 괴롭힘 당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면, 나는 네 말을 잘 들어서 너처럼 좋은 사람이 될 거야.


[치우바이]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방소석] 그......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


[방소석] 너는 날 구해줬고, 먹을 것도 줬으니까......


[방소석] 그 패거리하고는 다르게 무공이 대단하면서도 물건을 뺏앗는 대신 돈 주고 살 줄도 알고......


[치우바이] 선악을 전혀 구분 못하는 건 아니군.


[방소석] 그런데 네가 왜 나를 구하려 했는지 아직 잘 모르겠어......


[방소석] 너 같은 대협은 모두 “참견”을 좋아하는 걸까?


[치우바이] 벌써 질문이 몇 개는 되잖아.


[방소석] 누님...... 나를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니까, 어디라도 따라갈 수 있게 해줘, 집에만 돌아가지 않으면 돼.


[치우바이] 나도 너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치우바이] 너는 계속 집 열쇠를 가지고 있었으면서 왜 집에는 결코 가지 않으려는 거지?


[방소석] ......아직은 때가 아니야.


[방소석] 나는 가출하면서 반드시 큰 일을 해내고 돌아가겠다고 마음먹었어.


[치우바이] 집에는 가족이 있나?


[방소석] 어머니는 봤던 기억이 없고, 아버지는 아직 계실 텐데...... 다른 친척은 없어.


[치우바이] 그러면 더욱 집에 가야해, 아버지를 걱정시킬 생각인가?


[방소석] 내가 돌아가도 기뻐하실 것 같지는 않아......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를 싫어하고, 무시하고, 괴롭혀...... 말해도 넌 모를 거야.


[치우바이] 다시 말하지만, 다른 사람과 잘 지내려면 그들을 적으로 생각하지 마라.


[치우바이] 그리고 너 정도 나이의 아이가 다른 사람과 원한을 얼마나 가질 수 있을까?


[방소석] 내가 말했잖아, 내가 한 나쁜 짓을 말하면 넌 놀랄 거라고.


[방소석] 어쨌든, 나는 이름 없이 사는 것보단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


[치우바이] 이 땅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살아남으려 하는지 알았다면 그런 말은 하지 않았겠지.


[방소석] 됐어, 너랑은 싸워서도 못 이기고 말으로도 못 이기겠어. 네 말이 맞는 거겠지.


[방소석] 물어보고 싶은데, 왜 내가 따라가지 못하게 하는 거야?


[치우바이] 강호의 곳곳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너 같은 아이에게는 돌아갈 곳이 있는 편이 의지할 곳 없이 떠도는 것보다 나아.


[방소석] 그러면 너는? 어디가 집이야?


[치우바이] ......내 집은 이미 없어졌다.


[방소석] 없어졌다니 무슨 뜻이야? 재앙에 당한 거야? 아니면 이동도시한테 길을 내주느라 철거당했어?


[치우바이] 없어지는 것은 없어지는 것이지, 지금은 장소도 없고, 사람도 없어.


[방소석] 내 얘기는 한참 했으니까 네 얘기도 해줄래? 그렇지, 아직 이름도 안 물어봤잖아!


[치우바이] 치우바이(雪)다. 원한(仇恨)의 치우, 흰 눈(白雪)의 바이.


[치우바이] 무명의 사람이니 이야기할 만한 것은 없어.


[방소석] 됐어, 말 하기 싫으면 하지 마. 너희 같은 대협들은 신비로운 척하기를 좋아한다는 걸 아니까.


[치우바이] 어떤 이야기들은 말하지 않았을 때보다 말했을 때가 더 좋지 않은 법이지.


[치우바이] 배불리 먹었으면 가서 쉬어라. 아직 길이 멀었으니까 체력을 아끼고.






“숲을 지나고, 강을 건너고, 산에 들어간다.”


그것은 하나의 산이 아닌, 산으로 이루어진 숲과 같았다.


산과 산이 이어져 있고, 한 산의 정상은 다른 산의 기슭과 연결되어, 끝이 없어 보이고 길은 보이지 않는다.


마치 산 밖의 모든 것은 이 깊은 산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다, 거리가 너무 멀어 시간조차도 공간에 가로막힌다.


[방소석] 거의 다 왔어! 바로 여기일 거야!


[치우바이] 일부러 길을 우회해서 이 산을 오르려 하던데 뭘 하려는 거지?


[방소석] 듣기로는 이 산 꼭대기에서 가끔씩 옥문을 볼 수 있대!


[치우바이] ......


소년은 열심히 발 끝을 세우고 절벽에서 서쪽을 바라보았다, 잡초만 가득하고 가장 먼 곳에서도 희미한 암황색이 보일 뿐이었다. 소년의 얼굴에서 허탈한 기색이 드러났다.


치우바이는 그 부상당한 이동도시가 지금 시야 밖의 황야 깊은 곳에서 포복하며 긴장 상태로 상처를 핥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치우바이] 역시 몇 년 전에 왔을 때보다 더 황량해졌군.


[방소석] 여기 와봤어?


[치우바이] 오래 전의 일이야.


[방소석] 치도(驰道) 때문일 거야! 봐!


황야에서는 오히려 눈에 거슬리는 회색의 길이 지형을 따라 시야의 끝까지 이어진다.


“치도”, 염국은 재앙의 피해, 자원 운송, 오지 인구 구조 등을 목적으로 기반 건설 사업을 진행한다.


이런 수많은 도로는 전국 100여 개의 이동도시와 끝없는 황야를 잇는다.


그것은 험악한 산을 통과하고 저지대에 다리를 놓으며, 대나무의 균일한 마디처럼 길을 따라 놓인 보급소는 이 길이 통하는 모든 곳에 생기를 실어 나른다.


만약 신명이 2000 리의 불모지를 버렸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위해 혈관을 다시 만들어주는 것을 선택했다.


천지는 쉽지 않지만, 힘이 닿는 한 시도한다.


[방소석] 집을 떠나고 나서도 가끔 치도 공사팀을 만날 수 있었어. 그런데 이 길들을 수리해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방소석] 그것들은 이동 도시처럼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재앙이 일어나면 하루아침에 무너지잖아?


[치우바이] 이동도시가 닿을 수 없는 곳은 모두 이 길이 이어줘야 해.


[치우바이] 무너지면 새롭게 짓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니 물자는 신경쓰지 않아.


[치우바이] 하지만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 항상 누군가는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얼마 전, 재앙이 이 산길을 스치고 옥문을 향하며 도시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혔지만, 하나의 영웅담을 남기기도 했다.


이곳은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인명 피해나 건물 피해는 없으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공사팀만이 무명의 길을 보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방소석] 이 길을 따라서 서쪽으로 쭉 가면 옥문이래. 여러 곳을 가봤다고 했는데, 옥문에도 가봤어?


[치우바이] 가봤지.


[방소석] 예전에 내가 그 패거리들이랑 같이 있었을 때, 그들은 사람을 모아서 옥문에서 한바탕 일을 벌이려 했다고 들었어. 그런데 나는 무공이 너무 약해서 못 싸운다고 데려가지 않았고.


[치우바이] 못 간 것을 다행으로 여겨.


[방소석] 거기는 어떤 곳이야? 무공을 쌓은 영웅들도 많고, 엄청난 군대와 무기도 많겠지?


[치우바이] 아니...... 평범한 사람이 더 많고, 평범한 일을 하고 있지.


[치우바이] 옥문은 사막 위를 달리며 일년 내내 모래바람과 함께해,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편하게 살 수 있을까?


[방소석] 고생은 무섭지 않아, 대단한 일을 해낼 수만 있다면...... 이런 산골짜기에 틀어박혀 있는 것보다는 나을 거야.


[방소석] 어쨌든, 내 포부는 변하지 않아...... 지금은 네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갈게, 그리고 준비가 다 되면 이몸은 다시 산에서 나갈 거야!


[방소석] 맹세해, 다음에 이곳에 설 때, 방소석은 곳곳에서 유명한...... 아니, 천하에서 유명한 대협이 되어 있을 거야!


[치우바이] 일단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좋을 거야, 만약 악명이 널리 퍼진다면 내가 돌아와서 너를 귀찮게 할 테니까.


[방소석] 나한테 찬물 끼얹을 줄만 알지......


[방소석] 이 산을 넘으면 모선 마을에 도착해.


[방소석] 남은 길은 내가 알고 있어.






아침 햇살이 산의 안개를 헤치고, 밥 짓는 연기 몇 가닥이 바람에 흔들린다.


멀리 산 꼭대기에는 녹지 않은 눈이 보이고, 산기슭 아래에는 논밭이 띄엄띄엄 퍼져있다.


아마 땅을 반쯤 갈았을 때 큰 비가 내렸을 것이다, 이미 이랑을 만든 부드러운 흙도 단단해지기 전에 물에 씻겨 흐트러졌다.


아직 갈지 않은 곳의 흙은 더욱 굳었고, 지난번에 수확한 보릿짚은 아직 고개를 숙이고 있다.


3월 말의 춘분, 들판의 농사는 어렵다.


밭에 있는 마을 사람들은 손에 들고 있던 쟁기를 내려놓고, 허리를 문지르며 몸을 폈다.




[농사짓는 마을 사람] 이제야 해가 뜨네, 햇빛이 좋은 게 오늘은 좋은 하루가 되겠어.


[농사짓는 마을 사람] 어서 땅을 다시 갈아야——


[농사짓는 마을 사람] 너는?!


[농사짓는 마을 사람] 방소석......? 너 방소석이지!


[방소석] 이야, 대원 아저씨? 잘못 본 거 아니에요, 저 돌아왔어요!


[방소석] 왜 그렇게 보세요, 비료를 사료인줄 알고 버든비스트 여물통에 부었던 원한을 3년째 기억하는 건 아니죠?


[농사짓는 마을 사람] 너...... 살아 있었어?


[방소석] 당연히 살아 있죠.


[방소석] 아저씨, 3년만인데 등이 더 굽었네요.


[농사짓는 마을 사람] 세상에...... 세상에!


[농사짓는 마을 사람] 어서 촌장님께 말씀 드려야지!


[방소석] 봤지, 동네 사람들은 다 나를 싫어한다고.


[치우바이] 내가 보기에는 너를 무서워 하는 것 같은데.


[치우바이] 도대체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겁을 먹는 거야?


[방소석] 그래도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물어보라고.


[방소석] 어디서든 다 똑같아, 제일 괴롭히기 만만한 녀석을 고르지...... 하지만 나는 돌아왔고, 그들이 두렵지 않아!


[치우바이] ......


[방소석] 뭘 보고 있어, 이렇게 가난한 곳은 본 적이 없는 거야?


[치우바이] 네가 가봤을 곳만 말한다면 충분히 많지는 않겠군.


[방소석] 칫.


[치우바이] 하지만 토지신 사당을 마을 입구에 둔 마을은 확실히 처음 보는 것 같아.


[치우바이] 옆에는 왜 새로 만든 묘지가 있는 거지?


[방소석] 사람이 죽는 게 놀랄 일은 아니잖아.


[방소석] 어느 집 사람인지, 그리고 왜 사당 옆에 묻혔는지는 몰라.


[방소석] 됐어,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곳에 묻혔다면 마을 사람이라고 생각할 거야.


[방소석] 죽는 것도 괜찮아, 앞으로 고생하지 않아도 되니까.


소년은 몸을 돌려 묘지에 허리를 굽혔다. 그의 말은 태연하지만, 자세는 진지하다.


[방소석] 우리 집은 바로 앞이야, 거의 다 왔어.


[방소석] ......


[치우바이] 왜 안 가?


[방소석] 나는......


[방소석] ......아니, 나는 피하지 않을 거야, 나는 두렵지 않아.






[방소석] 아버지, 저 왔어요.


작은 흙집의 방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 잡동사니가 많이 쌓여 있었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정리된 편이었다.


소년은 부뚜막에 남아 있는 음식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했다.


[방소석] 이상하네, 물건은 다 있는데 왜 사람은 없지?


[방소석] 혹시 밭에 있나...... 나가서 찾아봐야지.







[방소석] 아버지...... 아버지?


[방소석] 사람이......


[흥분한 마을 사람] 붙잡아, 도망가지 못하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