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 있는 사미 산지 전사] 실종된 라더 일행의 정보는 있어?


[엄숙한 사미 산지 전사] 그래, 더 찾을 필요는 없어.


[엄숙한 사미 산지 전사] 데몬이 왔어.


[엄숙한 사미 산지 전사] 저쪽 얼음에 아츠로 뚫은 흔적이 있어, 힘든 전투였을 거야.


[인내심 있는 사미 산지 전사] ......서리 단풍의 뿌리, 그 존경받는 전사들이 시신도 남기지 못했다고?


[엄숙한 사미 산지 전사] 빙원의 날씨는 항상 나쁘잖아.


[인내심 있는 사미 산지 전사] 요즘 이런 날씨가 너무 많아.


[엄숙한 사미 산지 전사] 사미는 이미 에크틸니르의 입을 빌려서 우리에게 경고했잖아?


[엄숙한 사미 산지 전사] 가자, 요새를 보강하고 길목을 잘 감시하는 거야.







[마젤란] (수첩에 기록한다) “우리는 윈터투스 산맥에 들어왔다, 현재 기온은...... 영하 31도”


[마젤란] “현재까지 사미의 통신 기지국은 발견되지 않았다...... 여전히 마리암 주임의 과학 조사팀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


[마젤란] 어, 마리 선생님의 상황을 모른다면 이 기록들은 어디에 보고해야 되지? 선생님은 항상 내 조사 보고서에서 더 자세히 관찰해야 할 많은 현상들을 찾아내셨는데......


[마젤란] “우리는 이전의 조사 기록에 남아 있는, 윈터투스 산맥 아래의 숲 가장자리의 현지인 정착지를 지났다.”


[마젤란] 후...... 장갑 한 겹만 벗었는데도 너무 추워.


[산탈라] 마젤란, 도와줄까?


[마젤란] 아, 괜찮아요, 곧 보고서 작성이 끝나요! 좀 있으면 바람을 피하는 곳에서 나와서 용감하게 눈보라 속으로 들어갈 거예요!


[마젤란] 어디까지 적었더라? 그렇지......


[마젤란] “그 정착지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마젤란] “나도 시몬 언——”


[마젤란] (급하게 줄을 긋는다)


[마젤란] “동행한 사미인에게 확인받았다. 사미인 부족은 분명 이주했을 것이다.”


(눈보라가 불어옴)


[???] 어째서 이주했을까?


[마젤란] 조사해보려고 했는데, 아직 원인을 모르겠어요.


[마젤란] 시몬 언니 말로는, 그들에게 위험이 다가오니까 반드시 이주해야 한다고 사미가 말해줬대요.


[마젤란] 그런데 현재 수집된 기후 자료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이상이 없고, 장기적인 데이터에도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 않아요. 사미는 도대체 어디서 위험을 나타냈을까요?


[???] 보아하니...... 조사과 자료에...... 업데이트가 필요하겠군.


[마젤란] 네, 사미는 확실히 우리 인지의 사각지대예요.


[마젤란] 하지만 사미인들은 방해받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마젤란] 마리 선생님도 계속 그들과 협력하고 싶어하셨는데, 성공할 수 없었잖아요.


[마젤란] 우르수스 쪽의 신청 절차는 필요 이상으로 기니까, 사미 쪽에서 빙원으로 진입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조사 거점을 증설하면 이후의 조사는 더욱 편해지겠죠.


[???] 아쉽게도 사미인들은...... 누구라도 빙원에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지......


[마젤란] 그러게요......


[마젤란] 어라?


(눈보라가 조금 약해짐)


[마젤란] 나 방금...... 마리 선생님이랑 대화한 건가?


[마젤란] 시몬 언니, 시몬 언니!




[산탈라] 왜 그래?


[마젤란] 제가 방금——


(눈보라가 다시 강해짐)


[마젤란] ——저기 사람들 그림자가 있는 거 아니에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잘 안 보여요......


[???] 마...... 젤란......


[마젤란] 저, 정말 마리 선생님이에요?!


[마젤란] 시몬 언니, 저는 저쪽에 가봐야겠어요!


[조사과 주임?] 마젤란.


[마젤란] (아! 진짜다! 찾아서 다행이에요! 괜찮으실 줄 알았어요!)


[마젤란] ......


[마젤란] (이상하다, 왜...... 목소리가 안 나오지?)


[마젤란] (후, 후우......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어...... 나, 떨고 있는 거야? 왜?)


[마젤란] (안돼 안돼 안돼, 주임님을 불러서 그들을 데리고 돌아가야 돼!)


[마젤란] 선생님——


(누군가 마젤란을 끌어당김)






[마젤란] ——읍! 으읍!


[???] 쉿.


[???] 듣지 마, 보지 마, 소리 내지 마.









[낯선 소녀] 네 탓은 하지 않아, 시몬. 너는 여기 온지 오래됐으니까 그걸 느끼지 못해도 정상이지.


[산탈라] 하하...... 정말, 나는 벌써 손님 취급인 거야?


[낯선 소녀] 그녀만큼 손님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손님이야. 너희가 선택한 등산 경로는 지금은 아무도 가지 않는다고.


[낯선 소녀] 에휴, 내가 여기 올 때마다 먼 길으로 돌아가서 다행이야.


[산탈라] 지금까지도 그 전사들은 너를 받아들이지 않는 거야? 이 땅 자체는 분명 너를 사랑받는 아이로 여기고 있는데......


[산탈라] ......어쨌든, 도와줘서 고마워, 티폰.


[티폰] 으음. 보수는 필요 없어.


[티폰] 내가 이 주변에 숨겨둔 음식이면 몇 달 동안 지내기 충분해.


[티폰] 실종된 남방 사람을 찾기 위해서 빙원에 들어가려 한다고?


[산탈라] 맞아.


[티폰] 그러면 나도 같이 갈게. 실종된 사람은 분명 어떤 위험에 처했을 거야. 내가 너를 도와서 같이 이 남방에서 온 녀석을 지켜줄게.


[마젤란] 아—— 아—— 어라, 말 할 수 있어졌네...... 말 좀 해도 될까?


[마젤란] 내가 설명을——


[티폰] 함부로 움직이지 마.


[티폰] ......두 손은 왜 들어?


[마젤란] 어...... 사미인은 아주 험악하고, 다른 사람들을 빙원에 들여보내기 싫어한다고 들었거든.


[마젤란] 나, 나 정말 나쁜 생각은 없어!


[티폰] 응? 이곳의 전사는 확실히 아주 험악하긴 한데, 나는 전사가 아니야.


[티폰] 어쨌든, 내가 방금 너를 아츠로 깨웠는데, 아직도 그 소리가 들리지?


[마젤란] 음...... 그래, 아직 들려.


[마젤란] 괜찮아, 이제 환청인 거 알고 있으니까. 바보같이 그거랑 대화하진 않을 거야.


[마젤란] 참, 이것도 기록해둬야지.


[마젤란] 이런 환청의 원인을 알고 있어? 극한 기후로 인한 육체적 피로? 아니면 이 지역의 수원에 중추 신경을 마비시키는 성분이 포함돼 있는 건가?


[티폰] 에휴, 귀를 이쪽으로 향해봐.


[마젤란] (작은 목소리) 자, 말해줘.


[티폰] 됐어, 반대쪽.


[마젤란] 그래...... 어, 귓속말 하려는 거 아니었어?


[마젤란] 방금 내 귀를 스쳐간 건 뭐야? 얼음처럼 차가운 느낌었는데.


[티폰] 이걸 혀 밑에 눌러둬.


[마젤란] 이, 이끼하고 진흙 덩어리잖아?


[마젤란] 음식이 부족할 때 탐험가가 가죽 제품을 요리할 수 있다는 건 알았는데, 비상 식량으로 이끼를 뜯을 수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


[마젤란] 자, 마젤란, 용기를 내서 도전해보는 거야!


[티폰] 그렇게 많은 건 생각하지 말고, 물고만 있으면 돼.


[티폰] 그렇게 하면 자신의 목소리만이 들리고, 이상한 잡음에는 방해받지 않을 거야.


[마젤란] 그래? 정말 친절하구나!


[마젤란] ......어, 그런데 이렇게 하면 환경의 위험을 제때 발견하는 데 불리하고, 등반할 때 균형감각에도 영향을 줘서 위험할 것 같은데.


[산탈라] 무서워하지 말고 티폰의 방법을 믿어.


[산탈라] 내가 그녀와 함께 눈이 오염되지 않은 곳으로 너를 데려갈 거야.


[티폰] 그래. 진흙 덩어리를 뱉어도 될 때는 손짓으로 알려줄게.


[티폰] 그때까지는 큰 소리로 말하지 마, “그것”이 너를 듣지 못하게 해.


[마젤란] 어, 그러면......


[마젤란] ......


젊은 탐험가는 갑자기 멈춰서서 아무도 없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짧은 멈춤은 몇 초만 계속되었고, 그녀는 티폰의 말을 따라서 진흙 덩어리를 입으로 가져갔다. 마치 이상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마젤란] 음, 확실히 아무것도 안 들려.







[티폰] 멈춰.


[마젤란] 어.


[산탈라] 눈 속에 무스비스트의 솜털이 섞여 있어. 이건 탐지 아츠야.


[산탈라] 네가 마젤란을 잡아당겨서 다행이네.


[산탈라] 아무래도 전사들의 눈을 피해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렇게 한다면 우리의 방문이 조금은 존중받을 수도 있겠지.


[티폰] 진흙 덩어리를 뱉게 할까? 너라면 이곳의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을 거야.


[티폰] 여기서 빙원으로 들어가고 싶어한다는 건, 우리 눈앞의 북지 전선이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는 뜻이겠지.


[산탈라] 그러지 않아도 돼. 그 전사들과의 교섭은 나한테 맡겨.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용어나 컬럼비아어를 듣기만 해도 망치를 휘두르며 우리를 쫓아낼지도 몰라.


[산탈라] ......아, 저기 봐.


[티폰] 에휴, 역시 “군단”의 전사들이 왔네. 저 사람들은 우리 말을 안 듣겠지.




[사미 산지 척후] 산탈라 나무의 딸.


[산탈라] 나무의 흉터 전사분들게 인사드립니다.


[사미 산지 척후] 당신은 외부인 한 명과 함께군요.


[사미 산지 척후] 그리고...... 검은 활을 멘 사냥꾼도 있고요.


[산탈라] 네.


[산탈라] 서둘러서 손을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외래인은 사미에게 바라는 것이 없으니까요.


[산탈라] 저희는 그저 끝없는 빙원으로 향하는 길을 빌리고 싶을 뿐입니다.


사미의 전사들은 한 걸음 물러날 기색도 없이 침묵으로 그들을 에워쌌다.


그들은 무기에 손을 댄 자세를 유지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산탈라는 그들이 어떤 대답을 원하는지 알 것 같았다.


[산탈라] ......이것이 규칙에 어긋난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누구도 경솔하게 빙원에 들어가서는 안 되죠. 여러분이 높은 담을 쌓은 것은 빙원의 재이(灾异)를 막기 위해서지만, 사미의 사람과 야수를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니까요.


[산탈라] 하지만 그녀의 은사가 이미 빙원에서 실종되었고, 그녀는 간절히 그를 구하려고 합니다...... 가까운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이니 예외로 삼아주시길 바랍니다.


사미의 전사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산탈라] ......저희가 이 남방인을 잘 돌볼 것이라 믿어주시죠. 그녀는 사미에서 경거망동하지 않을 것이며, 길을 잃지도, 당신들의 적이 되지도 않을 겁니다.


[산탈라] 저희가 그녀와 동행하는 것은 그녀에게, 그리고 그 실종자들에게 있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미 산지 척후] ......그 검은 활을 믿는 겁니까?


[사미 산지 척후] 그 정신이 이상한 사이클롭스의 딸을 믿는 겁니까?


[산탈라] 그 검은 활은 아무 것도 뜻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당신들과 같은 것에 대항하고 있어요.


[사미 산지 척후] 그녀의 정신이 맑다고 해도, 그 무기가 불운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죠.


[사미 산지 척후] 전에는 우리도 전사 한 명 한 명의 유품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유품에 남겨진 더러움 때문에 적들이 우리를 발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사미 산지 척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텐데요.


[사미 산지 척후] 산탈라 나무 아래의 시몬.


[산탈라] ......


[산탈라] 저는 더 이상 샤먼이 아니지만, 그 신분을 빌려 여러분께 부탁하고자 합니다.


[사미 산지 척후] 확실히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이 눈의 사제가 되려 했던 그 전사를 기억하고 있죠. 하지만 그녀 자신이 직책을 회피했기에, 우리는 더 이상 그녀의 과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겁니다.


[산탈라] 그녀의 힘은 아직 곁에 있는 사람을 돌볼 수 있어요.


[산탈라] 빙원에서 실종된 대열은 십여 명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북지의 전사들은 원래 이렇게 많은 인명에 대해 융통성이 있었을 텐데요.


[사미 산지 척후] 아니요.


[사미 산지 척후] 운명의 냉혹함을 버텨내시죠, 산탈라 나무의 딸. 그것을 견디고, 피하지 마세요.


[산탈라] ......에크틸니르가 한 말이군요.


[산탈라] 그는 혹시...... 북지 전체에 대하여 무언가를 점쳤나요?


[사미 산지 척후] 외부인에게는 답할 수 없습니다.


[사미 산지 척후] 하지만 에크틸니르는 이미 많은 전사달을 데리고 남쪽을 향해, 각 부족들에게 사미의 속삭임을 알렸죠.


[산탈라] 알겠어요.


[산탈라] 사미가 이미 예언을 한 이상, 빙원에는 들어가는 것을 고집하지는 않도록 하죠.


[산탈라] 하지만 지금 저희에게 있는 물자로는 산을 우회하는 먼 길을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해요.


[산탈라] 데몬의 오염이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고 해도, 저희는 이 산맥을 계속 나아가서 전사들이 지키는 관문을 통과하는 수밖에 없죠.


[사미 산지 척후] 물자라고요? 남방인들은 대지를 황야라고 부를 정도로 편견을 가지고 있죠. 자연에 있음에도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은 그들 자신의 결함입니다.


[산탈라] 여러분께——


[티폰] 에휴, 가자, 시몬.


[티폰] 네가 설명하고 있을 필요는 없어.


[산탈라] 그 손짓의 뜻은...... 정말이야?


[티폰] 그래. 나를 믿어.


[마젤란] ——잠깐! 잠깐만요!


[마젤란] 으아, 입 안에 쓴 맛이...... 크흠, 제 말 좀 들어봐요!


[마젤란] 저는 나쁜 사람이 아니고, 그저 과학 조사원일 뿐이에요. 이 상자에는 예비용 드론밖에 없고, 지금 확인시켜 드릴 수도 있어요!


[마젤란] 저는 몰래 빙원에 들어갈 계획도 없어요. 사미의 정부 기관에 어떻게 연락해서 신청서를 제출해야 될지 모르겠을 뿐이에요!


[마젤란] 어, 사미에 정부 기관이 있나요? 지금까지 못 본 것 같은데......


[마젤란] 그래도 여기에 우르수스에 제출했던 서류, 신분증, 탐험 허가증, 그리고 폐기된 노선 계획서가 있어요...... 전부 제가 과학 조사원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죠.


[마젤란] 아무튼, 시몬 언니와 티폰은 모두 좋은 사람이니까 그들을 탓하지 말아주세요! 여러분이 저를 의심하신다면 제가 직접 해명할게요!


[마젤란] 그리고......


[마젤란] 어?


착각이 아니다.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사람들의 표정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눈보라가 불어옴)


모두가 그녀의 뒤를 보고 있다, 마치 그 환각 속의 소리를 그들도 들을 수 있는 것처럼.


[티폰] 이 바보, 도망쳐!


[티폰] 너는 재이의 징조를 사람들한테 가져왔어.







(화살 소리)


[티폰] 이쪽이야!


[산탈라] 이게 방금 네가 잘 안다고 했던 길이야?


[티폰] 틀림없어.


(아츠 효과음)


(눈보라가 강해짐)


(마젤란이 화살을 피함)


[마젤란] 아—— 위험했네, 화살이 돌에 맞았어!


[마젤란] 고마워, 윈터투스 산맥의 돌아!


[티폰] 아마 눈보라 속에서 그 바위를 사람의 모습으로 봤을 거야.


[티폰] 시몬, 네 아츠는 정말 쓸모가 있어. 너라면 나를 엄호해 줄 거라고 기대할만 해.


[티폰] 자, 이쪽이야.







[산탈라] 뒤쪽이 조용해졌어.


[티폰] 어디보자...... 그래, 그 전사들의 모습은 이제 안 보여.


[마젤란] 다행이야, 따돌리는 데 성공했어!


[산탈라] 어쩌면...... 더 이상 쫓아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마젤란] 어찌됐든 우리는 이제 안전한 거죠!


[마젤란] 후우...... 아.


[마젤란] 갑자기 좀...... 숨이 차는데......


[티폰] 손을 이리 줘. 내가 부축해줄게.


[마젤란] 고, 고마워...... 이 탐사 장비들은 정말로 무겁고, 보호복도 아주 두껍거든. 원래 극북 탐사 장비를 설계할 때는 산에서 달리는 건 고려하지 않았겠지......


[마젤란] ......아, 사과할게!


[마젤란] 방금 아무것도 못 들었는데, 너희들이 나 때문에 싸우는 것 같아서 불안해져서 큰 소리를 쳤어.


[마젤란] 주임님은 항상 나한테 충동적으로 굴지 말라고 하셨는데...... 아마 환청을 왜 두려워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해서 조심성이 부족했던 것 같아......


[티폰] 사과할 것 없어.


[티폰] 자연은 너에게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아, 너와 친근한지 그렇지 않은지의 차이만이 있지. 북부의 전사들도 마찬가지야.


[마젤란] 어, 친근하다고......?


[티폰] 그들은 마치, 음, 하나로 이어진 산과 같아.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해도 너는 자신을 산의 일부로 만들 수는 없지. 너는 그들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어.


[티폰] 물론, 산한테 스스로 평지로 바뀌라고 할 수도 없고.


[마젤란] 어.


[마젤란] 왜 그 전사들은 잘 대화해볼 생각이 없는 걸까......


[티폰] 일단 그들이 네 말을 알아들었는지는 몰라도, 평소에 그 전사들에게는 말이 필요 없을 거야


[티폰] 봐, 만약 내가 너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지낸다면, 매일 해야 할 일은 정해진 방식으로 순찰하고, 사냥하고, 싸우는 거야...... 그러면 할 말은 없겠지.


[마젤란] 음, 너무 익숙하니까?


[티폰] 아니. 소통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할 때 필요한 거야.


[티폰] 그래서 나는 그들이 하나의 산과 같다고 말한 거지.


[산탈라] 그리고, 그들은 우르수스인에게 대응해야 돼.


[산탈라] 한 눈에 생각을 알 수 없는 외래인을 경계할만 하지.


[산탈라] 조금 냉혹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그렇게 살아남아야만 했어...... (사미어) “운명이 어떤 모습이든, 그것을 견뎌내라.”


[마젤란] (사미어) 운명...... 음.


[티폰] 그런 건 신경쓰지 마. 나는 아까 시모나한테 도망치자는 손짓을 했어. 그 전사들을 상대할 때는 대부분 한 걸음 물러서야 하지, 그들이 양보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어.


[티폰] 그런데 이제 빙원에서 네 선생님을 찾을 수는 없게 됐네.


[마젤란] 에휴, 그래.


[티폰] 이제 어떻게 할래?


[마젤란] 일단...... 차팟에 가서 도움을 요청해야 될 것 같아.


[산탈라] 차팟? 거긴 사미 최남단에 있는...... 도시지.


[마젤란] 네, 많은 컬럼비아 회사들이 사미에 유일하게 사무소를 설립한 곳이 차팟이에요.


[마젤란] 지금은 우르수스의 빙원 진입로가 봉쇄돼 있으니까, 탐색 협회가 조직한 수색 구조대도 분명 그쪽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겠죠.


[마젤란] 저는 그들과 합류하는 동시에 최대한 이 노선의 정보를 수집해야 돼요. 결국 지금까지 모두들 사미의 모습을 잘 알지 못했으니까요!


[티폰] 그러면 나는 계속 너를 보호해야겠네.


[티폰] 보수는 필요 없어, 남방인이 생각해낸 보수는 보통 내가 못 쓰는 거니까. 그런데 마침 나도 차팟에 나를 기다리는 의뢰인이 있어서 가려고 했거든.


[마젤란] 와, 고마워!


[마젤란] 시몬 언니는요?


[산탈라] 물론이지, 너와 함께 있겠다고 약속했잖아?


[마젤란] 에헤.


[산탈라] 그런데 티폰, 이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 거야?


[산탈라] 산맥에 전사들이 정찰하지 못한 비밀 통로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이 잘 안 되는데.


[티폰] 이건 아르게스의 거처로 통하는 길이거든.


[산탈라] ......사이클롭스의 동굴인가.


[티폰] 그래, 내 집이라고도 할 수 있지. 적어도 내가 그곳에서 자랐으니까.


[티폰] 노련한 샤먼이 자세히 보면 살카즈의 아츠로 위장된 길을 알 수 있다고 해도, 그들은 사이클롭스를 방해하고 싶지 않을 거야.


[티폰] 하하, 자신의 비참한 예언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거든.


[티폰] 만약 그 사람들이 계속 쫓아왔다면, 아르게스가 집에 있어서 우리를 도와주길 기대해야 했겠지. 다행히 그들은 그리 인내심이 많지 않았네.


[산탈라] 티폰, 그래도 나는 안심되지 않아.


[산탈라] 그들은 너무 일찍 추격을 멈췄고, 지금 우리는 오히려 눈보라 속에 버려진 것 같아.


[티폰] 무서워하지 마, 내가 주변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니까.


눈이 발 밑에서 뽀드득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


[마젤란] 참...... 너희들이 말한 재이가 뭐야?


[마젤란] 만약 환청의 근원을 찾을 수 있다면, 샘플을 채취하고 라인랩에서 분석해서 장기적인 억제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마젤란의 질문에 바로 답하는 사람은 없었고, 부츠가 쌓인 눈을 밟는 소리만이 점점 더 선명해졌다.

[티폰] 정말 이상한 질문이네. 너희는 재앙이, 서리가, 아니면 맹글러의 엄니가 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티폰] 재이는 비교적 흔치 않은 골칫거리일 뿐이야. 그게 나타난다면 이겨낼 방법을 찾아내야지.


[티폰] 음, 지금처럼 말이야.


[마젤란] ......


눈을 밟는 발소리는 사라지고, 얼어붙은 눈이 어느샌가 매우 가벼워졌다. 마젤란은 눈을 깜박였다.


[마젤란] 내, 내가 또 환각을 보는 건가? 아니면......


[마젤란] ......눈이 정말로 날아오르고 있어?


[산탈라] 잘못 본 게 아니야.


[산탈라] 눈은 지금 하늘에 쌓여서 우리 머리 위에 매달려 있어.


[마젤란] 그러면...... 샘플을 채취해야겠어요!


[마젤란] 1분만 드론을 작동 시키게 해주세요!


[마젤란] 눈송이는 아직도 올라가고 있네......


[마젤란] 으쌰, 채집 완료. 여전히 응결된 눈이 공중에 떠 있어......


[티폰] ——조심해!


(눈덩이가 떨어지는 소리)


[산탈라] 쌓인 눈은 무너지지.


[산탈라] 그리고 시야가 닿는 범위를 봤을 떄, 전방의 하늘에는 눈이 점점 더 많이 쌓이고 있어.


[산탈라] 계속 전진한다면 아마 눈이 우리 셋을 파묻어버리기에 충분할 거야.


[티폰] 이곳의 이상 현상은 지속된지 좀 됐을 거야. 그 병사들은 이미 눈치챘으니까 더 이상 쫓지 않은 거지. 그들은 우리가 이미 막다른 길로 내몰린 사냥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산탈라] 눈의 사제의 아츠도 이 상황에는 속수무책이야...... 나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할 수 없어, 미안해. 이곳에서는 내가 부르는 빙설도 위로 떠올라서, 나에게 힘을 주는 동토에서 벗어날 뿐이야.


[산탈라] ......잠깐, 마젤란, 돌아와! 너 혼자 앞장서면 위험해!


[마젤란] 괜찮아요, 샘플을 채취하려면 조금 떨어져 있어야 하거든요!


[마젤란] 드론이 공중에 쌓여있는 눈을 채집하다가 균형을 깨서 눈이 무너져도, 묻히는 건 저 혼자예요!


(마젤란이 떨어지는 눈을 피함)


[마젤란] ——으아, 위험했다!


[티폰] ......


[티폰] 눈이 떨리는 거 느꼈어?


[티폰] 우리가 걸어가는 모든 발걸음이 그것을 깨우고 있어.


[산탈라] 하지만 저런 아이가 여기서 멈춰서는 안 돼지.


[티폰] 손을 이리 줘.


[산탈라] 응?


[티폰] 이런 방법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특수한 상황이니까 시도해봐야지.


[티폰] 화살에 피가 흐를 수 있도록 조금 깊이 그어야 돼. 내가 너를 걱정해야 될 필요는 없겠지.


[산탈라] 마음대로 해, 너무 세게만 긋는 실수만 하지 말고. 이런 심한 추위에서는 통각도 안 느껴질 거야.


[산탈라] 눈이 떨어지는 빈도가 빨라졌어.


[티폰] 그래. 이 땅의 아래에 있는 검은 씨앗은 내 활과 화살을 알고 있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항상 오해를 받지.


(베는 소리)


[티폰] 됐다. 그리고 마젤란——


(눈덩이가 떨어지는 소리)


[티폰] ——마젤란?! 어서 네 상황을 알려줘!


[마젤란] 아, 나는 괜찮아! 눈이 떨어져서 길이 막혔을 뿐이야......


[마젤란] 제설 모듈으로 전환하면......


[마젤란] 좋았어! 금방 올 수 있었어!


[티폰] 일단 장갑을 벗고 손을 뻗어.


[마젤란] 어, 마음의 준비를 할게.


[마젤란] ......자!


(베는 소리)


[티폰] 이거면 됐어.


세 사람의 피가 묻은 화살촉이 차가운 바람과 쌓여서 떨어지는 눈을 뚫고 절벽에 박혔다. 울리는 소리와 함께 괴상한 진동이 갑자기 멈추는 듯했다.


[산탈라] ......살카즈의 주술.


[티폰] 가운데에 쌓인 눈은 이제 떨어지지 않을 거야. 앞으로의 위험은 내 눈으로 판단하고 같은 방식으로 미리 없애둘게.


[티폰] 계속 나아가자.







[사미 임지 주민] 또 혼비스트 여러 마리가 샘물 근처에서 죽었어.


[사미 임지 주민] 우리는 분명 사미의 의지에 따라 부족 전체가 산기슭에서 툰드라를 넘어 이주해왔는데......


[사미 임지 주민] 왜 아직도 재이의 침식을 벗어나지 못한 거지?!


[사미 임지 주민] 한 번 더 점을 쳐야겠어...... 이 땅이 언제 우리에게 평안을 줄 수 있을지 한 번 더 점쳐보자.


[사미 임지 주민] ......아니면, 그때 우리와 동행했던 그 사이클롭스의 말이 사실이었던 건가? 정말 우리 부족에게 그런 슬픈 날이 오는 걸까?






[마젤란] 여기가...... 누군가의 거처라고 그랬지?


[티폰] 그래, 내 예전 거처기도 했지.







[티폰] 아르게스는 평소처럼 부재중이네.


[마젤란] 그런데, 여, 여기는 바위 동굴이잖아......


[마젤란] 아, 시몬 언니는 또 일이 생겨서 떠났고...... 그녀가 있었다면 이게 다 정상인지 알려줬을 텐데......


[티폰] 응?


[마젤란] 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기록에 이곳을 어떻게 묘사해야 될지 생각하고 있었어.


[티폰] 알아서 해.


[티폰] 자, 육포와 소금이야, 챙겨둬. 아르게스는 구두쇠가 아니니까 여기 물건들은 마음대로 가져가도 돼.


[티폰] 이러면 우리 물자로 산을 내려갈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거야.


[마젤란] 고마워, 그런데 잠깐만!


[마젤란] 나는 그 아르게스라는 사람을 모르는데 어떻게......


[티폰] 음, 아르게스는 이렇게 말했어. (살카즈어) “가려지지 않은 것은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티폰] 그녀가 신경쓰지 않는다고 이해하면 돼.


[마젤란] 에헤, 그러면 고마워.


[마젤란] 그리고...... 이 동굴의 상황을 자세하게 기록해도 될까?


[마젤란] 사진을 몇 장 찍고 싶어! 물건을 어지럽히지는 않을게!


[티폰] 여기 뭐 궁금할 게 있어? 충분히 구경하면 불 옆에서 쉬어.


[마젤란] 그래!


[마젤란] 참, 내가 이 기록을 펼쳐봐도 될까?


[티폰] 봐도 돼, 그 기록에 있는 건 전부 그녀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거든.


[마젤란] 알겠어...... 어?


[마젤란] ......


[마젤란] ......그렇지, 티폰, 물어보려다 잊어버린 게 있어.


[마젤란] 논리적으로, 환청으로 자기가 전혀 알지 못하는 단어나, 전혀 들어본 적 없는 개념을 들을 수는 없겠지?


[티폰] 음, 너의 “논리”를 이해 못하겠는데, 왜?


[마젤란] 이 페이지를 봐.


[마젤란] “상자가 열리면, 안데스코타니르가 눈치챌 것이다.”


[마젤란] 이건 네가 내 주변의 잡음을 막아주기 전에 주임님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야.







[산탈라] 이 우르수스인의 통신기로...... 신호를 받을 수 있었어.


[산탈라] 하지만 지금 받은 게 언제의 정보인지는 모르겠네.


[끊어지는 통신음] ......방향......군단 휘하 국경 수비대......보고......


[끊어지는 통신음] “레바우”의 도움으로......“검은 인장”......사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