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
그녀는 두 팔로 나를 껴안았지-
마일스
그녀의 두 팔 사이로 나의 집과 희망이 가득해-
헬레나
너희들이 그때 이렇게 모여서 노래를 불렀던 것을 기억해. 정말 시원하게 내질렀었지...그때 겨울의 추위가 너희들의 노랫소리에 흩어진 것 같았어.
제시카
헬레나 씨, 그때 불렀던 것이 바로 지금 이 노래인가요?
헬레나
하하, 이것 하나 뿐이겠어? 그들은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정말 많아. 광산 공장의 광부들은 각지에서 와서 각종 언어로 각지의 노래를 부르지.
제시카
그럼...우드로 씨도 노래를 할 줄 아세요?
리옹
그는 별로 입을 열지 않았어. 모두가 모였을 때 그는 술을 마시거나 지금처럼 먹는 데만 몰두했지.
우드로
콜록... 헬레나, 내가 가져온 그 샴페인을 따보자고.
헬레나
어이, 내 정신 좀 봐, 하마터면 잊을 뻔했어.
제시카
저기, 마일스씨가...
리옹
괜찮아, 바람 좀 쐬러 가자고 했거든. 잠시 나간 걸 거야.
리옹
우리가 먼저 샴페인을 열어서 잔에 미리 따라 두고, 돌아왔을 때 마시게 냅두자고!
헬레나
그럼 엽니다--
병마개가 펑 하고 튀어나오자 황금색 액체과 은백색 거품이 동시에 튀었다.이에 따라 달콤한 술 향기가 실내에 퍼지면서 테이블 위의 사람들의 눈빛이 흐릿해졌다.
헬레나
자, 제시카, 네가 오늘의 주인공이야, 첫 잔을 먼저 줄게.
제시카
감사합니다.
헬레나
그리고 너, 우디, 제시카를 도와 이 고집쟁이 짐승을 말려줘서 고마워.
우드로
천만에,
헬레나
이 잔은 마일스의...이 잔은 내꺼야...너의 것은 마지막이야, 리옹. 왜냐하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너 때문에 마음을 졸였으니까!
리옹
당연하지, 당연하지...
리옹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사실--
헬레나
무슨 말이 있으면 너도 마일스가 돌아와서 다시 이야기해야지, 넌 모두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한사람을 내팽겨치는게 어디 있어!
리옹
그래, 그래...
밤새 떠들썩했던 식탁은 한동안 조용해졌고, 식탁에 쏟아진 샴페인은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조용히 흘렀다.
그릇과 접시가 겹겹이 쌓였다.
베니
혹시...
제시카
베니, 왜 그래?
컵이 굴러갔다.
베니
사실...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리옹
나는 너가 오늘 왜 이렇게 뻣뻣한 척을 하는지 한참동안 궁금했는데, 생각해보니 너가 좀 어른 흉내를 내고 싶었던 것 같구만?
헬레나
베니, 네 말은 마일스가 돌아오면 다시 얘기하지 않을래?
텅 빈 술병이 굴러갔다.
베니
아니...지금 이 정도면 될 것 같아요.
베니
저는...
그것들은 탁자 옆으로 미끄러지듯 땅에 떨어졌다.
쨍그랑.
베니
전 떠나려고 해요.
리옹
어이, 알고 보니 우리 늙은이들이 떠드는 것이 보기 싫었던 거였어? .베니, 잠깐만, 마일스가 돌아오면 우리 마지막으로 한 바퀴 마시고 작별 인사하자.
베니
아니, 제 말은, 데이비스 타운을 떠날 생각이에요.
리옹
너... 술이라도 마신 거야?
베니
아뇨, 멀쩡해요.
베니
아까부터 계속 말하고 싶었는데...하지만 더 이상 기회가 없으니 지금 말할 수밖에 없어요.
리옹
......
마일스
...왜?너희들 왜 갑자기 이런 분위기야?
베니
마일스, 전...
헬레나
베니가 방금 말했어. 데이비스를 떠나고 싶다고.
마일스
뭐, 무슨...?
우드로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한거니 베니?
베니
1년 전부터 그렇게 생각했는데...
베니
지난달에 옆집 셀레나 여사의 먼곳에 있는 딸이 이곳에서 사람을 하나 찾는데, 너도 따라 딸 곁으로 가야 한다고 저를 찾아왔어요.
베니
그녀는 저에게 그녀와 함께 떠나고 싶냐고 묻더군요, 그녀는 제가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어요, 여기서는 그런 걸 이룰 수는 없다면서, 현금으로 바꾸더라도 미래는 펼칠 수 없다고...
베니
그녀가 말하길...그녀는 제가 다음 실비아가 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고 하셨어요.
헬레나
생활비와 학비는 어떻게? 잘곳은?
베니
모두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그곳에는 이미 몇개 기숙학교가 취업이랑 숙소를 제공해줄수 있대요.
마일스
베니, 이렇게 큰 결정을 어떻게 이제야 우리랑 상의를...이건 아니지.
베니
미안해요, 마일스...
우드로
마일스, 그는 우리와 상의하고 있지 않아.
우드로
그는 단지 그의 결정을 우리에게 들려주었을 뿐, 단지 선택을 했을 뿐이다.
헬레나
... 심사숙고한 결정이야, 베니? 아마도 항행을 재개한 후엔 이곳의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텐데, 그때가 되면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을 거야.
베니
기다리기 싫어요.
베니
어르신들이 이곳에 희망을 품는 이유는 이곳이 과거에 빛나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베니
하지만 전 그런게 없었다고요. 제 기억 속에 데이비스는 처음부터 엉망이었어요.
베니
...... 양아버지는 이곳을 위해 몸부림치며 생활중의 모든 것을 아끼지 않았죠. 제 형은 그를 대신하여 가정을 이끌었고, 성년이 됬을땐 용병에 가입하면서까지 돈을 보태줬었어요,
베니
몇 년 후에... 형의 유품을 받았는데, 동봉한 편지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단지 형식적인 조의문만 적혀 있었어요.
베니
그는 그때 분명 더 나은 선택들을 고를 수 있었겠죠. 그리고 제 생각엔...이제 저도 선택을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베니
...아닐수도 있겠지만...
우드로
그럼 언제 가는 거지?
베니
...내일이요. 지금까지 미루고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더 이상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기회가 없을까봐...
남자아이는 식탁 반대편에 있는 아버지를 보고 용기를 내어 상대방의 눈을 직시하고 싶었고, 그 속에서 분노와 원망과 비난을 보고 싶었다.
그것은 그의 마음속에 약간의 죄책감과 괴로움을 덜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머리를 감싸고 침묵했으며, 그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헬레나
리옹, 넌...
리옹
괜찮아...괜찮아...
리옹
좋은데...
리옹
네가 갔어야 하는데...당연하지...
헬레나는 리옹의 어깨를 두드렸지만, 리옹은 말을 기계적으로 몇 마디 반복했을뿐이었다. 그녀는 리옹의 어깨를 더 세게 두드렸다.
리옹
헬레나, 괜찮아, 난 괜찮아...이게 다 당연한 건데...
우드로
그럼 잘 다녀오거라, 얘야.
???
젠장... 날씨가 왜 이렇게 추운 거야!
???
내가 나무를 좀 주워서 태웠는데, 어때 좀 괜찮아?
???
움츠러든 꼴 좀 봐, 이런 날 겪어본 적 없지? 이해가 안 가는군. 네 가족이 어떻게 이런 너를 용병으로 내보내려 하겠어?
???
뭐?! 네가 원해서 왔다고? 이유는? 가족과 사이가 틀어지기라도 한 거야?
???
아... 사람들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서라고? 음, 아주 숭고한 목표로 들리는데? 솔직히 좀 부러울 정도야.
???
이 전쟁터, 이 폐허에 나타난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를 포함해서 모두 끌려나온 셈이야.
???
가난, 불의, 어둠과 폭력에 선동되어 무기를 들고 정확히 무엇이 맞을 생각도 없이 무기를 휘두르고 다니는 거지.
???
진흙탕을 밟을 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신발 자국을 바라보았지만 안에 있는건 혼탁한 진흙물이 아니었어....온통 핏빛 뿐이었지.
???
이때, 스스로를 일으켜 세울수 있는 숭고한 목표를 세울 수 있겠지. 안타깝게도 나는 끝내 찾지 못했어...난 돈 때문이야.
???
우리 집은 많은 돈을 빚졌고, 이런 곳에서도 동생은 아주 영리한 아이로 크고 있어. 놈이 만약 부귀한 집에서 태어났다면, 수재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몰라.
???
우리 집에서 태어났기에...빚쟁이가 될 수밖에 없었겠지.
제시카
......
제시카
제 생각엔... 당신이 일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족을 위해서니까...존경스럽기도 하고...
???
...글쎄, 하지만 지금은...
???
우리는 모두 살기 위해서 이러는게 아니겠어?
(포격음)
제시카
공격이 또 시작됐어...
헬레나
리옹, 그만 마셔.
리옹
......오늘 밤 식당에서 자도 되나?
헬레나
네가 원한다면.
마일스
(소곤소곤) 이건 마치...아휴...
헬레나
(소곤소곤) 7년 전처럼...
리옹
...칼 얘기인가요? 절 피할 필요 없어요.
리옹
벌써 두 번째야...두 번째라고....
리옹
두 번씩이나...왜 날 떠나는 거야? 난 아직도...,
베니
제시카 양, 여기까지 태워줘서 고마워요. 이제 돌아가셔도 되요.
제시카
그치만,,, 아직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데..
베니
저희에게 항상 신경을 쓰시는데, 이런 행동은 제 생각엔 블랙스틸의 사장님도 그리 기뻐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제시카
난 그저... 방관만 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베니
어쨌든 아빠를 도와 집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제시카 양.
제시카
리옹 씨가 지분을 매각하려는 이유가...사실은 너때문이잖아..?
베니
알아요, 제시카, 저에게 바람과 비를 막을 수 있는 곳을 남겨주기 위해 광산 지분을 팔아야 했었겠죠. 그러나 제가 없었다면 그는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었을 거에요.
베니
그가 추구하는 것 앞에서 집은 방해가 아니라 나와 형이야말로 방해가...
베니
...제 형 기억하시나요?
제시카
형이라고 하면...칼? 네가 헬레나 씨와 그때 얘기한 것만 조금 들었어.
베니
칼은 그의 이름이니, 저희는 이걸로 그를 부르죠... 그러나 당신들의 방식대로라면 블랙스틸의 요원인 그는... ‘정철’이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리지 않나요?
제시카
......정철?!
마일스
리암, 다 지난 일인데 왜 옛일을 다시 꺼내는 거야...
헬레나
말릴 필요 없어, 마일스, 계속 말하게 해. 그가 이전에 생각하고 싶지 않았을때는, 우리도 건들지 않았잖아. 지금 그는 고개를 돌려 보고 싶어한다고. 그럼 우리도 존중 해 줘야지.
마일스
......알겠어.
리옹
떠올리고 싶은데...
리옹
생각할수록 고통스럽고, 고통스러울수록 그 기억이 나지 않아......하지만 베니는 이미 알고 있었을 거야.
리옹
그의 말이 맞아. 칼이 가는 모든 걸음은 다른 선택이 없겠지. 왜냐하면 나는 너무 고집이 세고, 나는 너무 자만심이 강하니까... 나는 돈을, 삶을, 그의 선택을...모두 무시했던 거야,,
리옹
어릴 때 한 광부가 나에게 말을 해준 적이 있었지. 사람이 중년이 되면 아무것도 쉽지 않고 힘과 능력 모두가 부쳐서 있어 몇 안되는 일감들만 겨우 받아 낼 수 있었다고.
리옹
그러니 절대 욕심내지 말고 매 순간 소중한걸 지키라고...
리옹
그러나 내가 나이가 들 차례가 되었을때. 나는 아무리 해도 늙어가고 싶지 않았어. 잘못된 밧줄 끝을 잡고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지. 그러고는 스스로가 용감한 투사가 되어 운명과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느꼈어.
리옹
근데 내가 무엇과 싸우고 있는 걸까?
리옹
나는 많은 빚을 두고 싸웠지. 곧 끝장날 데이비스를 두고 싸웠어. 그 사이에 내 큰아들이 전쟁터에서 죽었지. 둘째아들은 이걸 깨닫고 나의 곁에서 도망쳐야만 했고.
마일스
리옹, 다들 광산이 너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데...
리옹
무엇을 의미하는데? 그건 도대체 뭘 의미하는 거야? 모르겠어, 마일스, 난 이제 더 아무것도 모르겠어...
리옹
그저 나는 지금 내가 그때 가장 잡아야 했던 것은 한 손이였다는 것만 알고 있어. 내 아들의 손을...
리옹
나는 정말 멍청하군... 그때 아이의 불평을...마음에 담아두지도 않고...
리옹
나는...이 말을 머릿속에 단단히, 깊이, 죽도록 새겼어야 했는데...
베니
제 아버지는 기억력이 아주 나쁜 멍청이나 다름없지만, 저는 그렇지 않아요.
베니
여러분들을 보자마자 알아봤죠. 당신들의 제복과 무기의 표지판은 칼의 유품 주머니 위에 있는 것과 똑같더군요.
제시카
그, 그가 너의 형이었어..? 나...나는..
베니
그의 실명을 알지 못했던 건가요? 아니면... 아예 그를 기억하지 않았던 건가요?
제시카
내가 기억하는건...우리가 함께 일한 시간이 길지 않아서...하지만 나는 그를 기억하고 있어.
베니
칼과 함께 일했던...?
제시카
전장에서 우리는 폐허 속에 숨어 있는 적을 정찰하기 위해 함께 남겨졌었어...그가 다쳤을 때 나는 그 자리에 있었지. 나, 나는 엄청 당황했었고, 뇌는 텅 비어있었지. 나, 난...
베니
칼이 죽었을 때 그 자리에 있었군요.
제시카
...맞아
베니
하지만 당신은 그의 진짜 이름을 몰랐죠.
제시카
사실...
사실 나는 그와 함께 지낸 시간이 매우 짧다.
사실 나는 당시에 놀라서 멍해져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사실 용병들 사이에는 항상 무언가가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고, 다른 사람에게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사실..."사실" 이란 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제시카도, 이 점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제시카
...미안해.
베니
괜찮아요, 저도 원래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거든요.
베니
...혹시 은색 다이아몬드가 몇 개 있는 반지를 본 적이 있나요?
베니
그건 어머니가 주셨던 거였거든요. 그는 줄곧 가지고 있었는데, 사에서 보낸 유품 주머니에는 찾을 수 없어서...
베니
그가 죽는 걸 지켜보셨다면..그럼 어디로 갔는지 알 텐데... 누가 가져갔나요? 그건 제 형의 물건이니, 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시카
아니...난, 몰라, 모르겠어,.. 반지가 그한텐 없었는데...못 봤었는데... 잃어버렸나 봐...
베니
...칼이 어떻게 그 반지를 잃어버릴 수 있지?
심심한 은행원
드디어 마지막을 처리했는데...어디 보자...허, 120명.
냉담한 은행원
단지 종이와 펜 몇번으로, 개척지에 120명을 보냈네.
심심한 은행원
하,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냉담한 은행원
실비아, 불 끄는건 너에게 맡길게, 나는 좀 빨리 들어가서 누워야겠어.
실비아
120명...
실비아
......
불안과 걱정으로 습관적으로 손을 내밀어 옷깃을 더듬던 실비아는 가슴 앞에 익숙한 고리을 건드리자 재빨리 그것을 꽉 잡았다.
둥근 고리의 단단한 재질이 그녀의 손바닥을 배겨 아프게 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7년 전 그 포옹처럼 그녀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지만, 그녀의 거친 눈물은 점차 그쳐 갔다.
실비아
칼...나 어떡하지?
실비아
난 아직도...뭘 할수...
베니
당신도 반지의 행방을 모르니...일단 돌아가세요, 제시카 양, 여기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베니
사실 아빠가 집을 선택하게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안그랬더라면...제가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그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을 거에요.
베니
그 지분들은 아빠를 조금 행복하게 해주는 것 외에는 전혀 아무 때도 쓸 데가 없었죠,
제시카
예를 들어, 만약...리옹 씨가 집을 지키지 못했더라도... 너는 떠났을 거야?
베니
...모르겠어요, 그래도 집요한 바보보단, 철두철미한 나쁜 놈이 더 낫지 않았을까요?
베니
...안녕히 계세요, 제시카 씨.
제시카
......
베니
왜 절 따라오시는 거죠, 제시카 씨? 또 무엇을 하고 싶으시길래...
제시카
난, 난 모르겠어...난 그냥...이대로 떠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베니
돌아가요, 제발요, 제시카 씨.
베니
당신의 손에는 금으로 만든 못이 있어요, 귀하기 그지없는... 이 마개을 가지고 계속 종이배의 구멍을 막으려는 시도는, 좋은 선택은 아닐거에요.
베니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당신이 남겨준 것은 바람이 새는 구멍 몇 개일 뿐일 테니까.
베니
얇은 종이는 그것의 무게를 견딜 수 없을 거에요.
베니
금과 은이 가득한 당신의 집으로 돌아가세요. 틈을 찾아 그 못을 박는 거죠. 그곳이야말로 그 못이 진정으로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해요,
제시카
......
베니
그러니까 그만 따라오세요, 아시겠죠?
제시카
......
???
베니는 떠났나?
제시카
네... 우드로씨. 제가 마지막으로 지켜봤어요.
우드로
그럼 왜 안 돌아가?
제시카
돌아가도 잠이 안 올 것 같아서... 혼자 있고 싶네요.
우드로
그 놈이 너한테 뭐라고 한 거야?
제시카
말을 좀 했는데...아주 일리가 있는 말, 일깨워줬는데...
우드로
응?
제시카
어떤 사실들, 제가 진작에 마음속으로 명확히 했어야 할 사실들.
제시카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는 것은 마치 맑은 욕조 물에서 작은 장난감을 건지는 것과 같죠. 손만 뻗으면 물에 잠기는 걸 막을 수 있을 테니까요.
제시카
하지만...그건 단지 권력와 돈이 저를 위해 만든 수도꼭지에서 맑은 온수만 흘러나오기 때문에 제 주위의 모든 것이 맑고 투명하며 깨끗하고 또렷해 보이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시카
그런데 그 "가족" 이라는 욕조에서 나오자마자...현실...
제시카
......현실은 혼탁한 구덩이죠. 제가 손을 내밀어 무엇을 건져낼지, 무엇을 만질지는 일절 알 수 없는 거에요.
우드로
이런걸로 너는 고민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군,
우드로
네가 하는 일은 베니의 결정을 좌우할 정도에 이르지 못한다.
우드로
나는 그 아이가 자라는 것을 보고 있었어. 그는 어릴 때부터 아이디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도 바른 아이었지. 그 아이는...
우드로
그는 내가 아는 한 사람과 매우 닮았어. 심사숙고한 후엔 방향을 정확히 알았지. 그 뒤부터는 다시는 뒤를 한 번 보지 않았고. 앞길만 남기고 퇴로를 남기지 않는 거야.
제시카
듣자니...아주 단호한 사람이고.. 그리 이성적이지도 않은 것 같은데요?
우드로
아니, 그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었고, 우리 중에서 가장 먼저 이 이치를 깨달았다: 모든 곤혹의 근원, 모든 문제의 답안은 앞길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걸.
제시카
저는...그런 사람이 좀 부러워요. 그렇게 일찍 깨달으면 불필요한 고민을 많이 피할 수 있을 거예요.
우드로
절대 그런 사람을 부러워하지 마, 제시카.
제시카
...왜 그런가요?
우드로
그런 사람들은 결국 모두 대머리가 되고 머리카락이 하나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제시카
...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드로 씨.
사장님 대머리였네 - dc App
못과 종이배 비유 인상적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