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소원은 언제나 단순하며, 변화가 생겨도 여전히 순수하고 소박하다.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 베나의 방
[베나] 흐~흐~흥~~♪
[베나] 요즘 아이들이 보관하려는 물건들은 새롭네.
[베나] 로도스 아일랜드 모형...... 카메라......
[베나] 그리고 이 비싸보이는 금화도 있어.
[베나] 사탕이나 유치는 별로 보이지도 않고.
[베나] 음......
[베나] 그런데 새로운 것들은 처리 과정도 좀 다를 것 같은데, 책에 나와있는대로 안 해도 문제 없으려나......
[베나] 시간을 내서 할머니를 만나러 가야지. 그러는 김에 좋은 방법이 있는지 물어봐야겠어.
(문 여는 소리)
[애니] 베나.
[베나] 왜 그래, 애니. 나는 지금 바빠.
[애니] 꿈의 성에서 온 요정 택배야.
[베나] 요정 택배? 로도스 아일랜드의 어떤 어른한테 어린 시절 소망했더 시기가 온 건가?
[애니] 어른이 아니야.
[베나] 그러면 누군데?
[애니] 베나.
[베나] 음, 베나라는 아이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아이들은 내가 다 알고 있는데, 그 중에 베나라는 아이는 없어.
[애니] 너야, 베나.
[베나] 어? 나?
[베나] 할머니한테 뭘 보관해달라고 한 기억은 없는데.
[애니] 있어.
[베나] 내가 없다면 없는 거야.
[베나] 음...... 일단 보여줘봐.
[애니] 응.
[베나] 이건...... 편지인가?
[베나] (봉투를 뜯는다)
[베나]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글씨 쓰는 칸이 많고...... 할머니 서명도 돼 있어.
[애니] 이건 수표야.
[베나] 수표? 그게 뭐야?
[애니] 소원을 비는 데 쓰는 거야.
[애니] 숫자를 쓰면, 돈이 생겨.
[베나]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같네.
[베나] 할머니는 뭐하려고 이걸 나한테 보낸 걸까?
[애니] 소원을 빌라고.
[베나] 아니, 분명 그건 아닐 거야......
[베나] ......
[베나] 아, 알겠다!
[베나] 내가 저번에 꿈의 성에서 나오기 전에 할머니 베개 밑에 숨겨뒀던 과일 씨를 찾아낸 거야!
[베나] 으으음, 이렇게 의미를 모르겠는 물건을 선물하는 건 확실히 할머니의 장난 스타일이지......
[애니] ......
[베나] (수표를 치워둔다)
[베나] 이번에는 할머니의 장난이 성공했다고 치자......
[베나] 음, 내가 방금 어디까지 했지?
[애니] 베나, 할머니한테 답장해야지.
[베나] 금화....... 어, 금화는 어떻게 처리하더라......
[애니] ......
[애니] 베나, 나는 행운의 인형을 찾으러 갈게.
[베나] 아, 길 안 잃어버리게 조심해서 가.
[베나] 으음, 책에는——
[애니] ......
[베나] 이 정도면 되겠지.
[베나] 애니, 일 끝났으니까 놀러 가자!
[베나] 서둘러서 놀아야 돼, 이따가 저녁 수업도 있다고!
[베나] 애니?
[베나] ......이 녀석 또 나 몰래 놀러 갔네.
[베나] 으쌰.
[베나] 오래 앉아 있었으니까 일어나서 운동도 해야겠어.
[베나] 오늘은 어디서 애니를 잡을 수 있으려나.
[베나] 음...... 또 갈림길이잖아.
[베나] 버클리 경을 불러야—— 아, 오늘은 다른 방법을 써볼까.
[베나] (각도기를 꺼낸다)
[베나] 베나베나 길을 잃었네♪ 그럴 땐 이것에게♪ 물어볼까♪
[베나] 앵그르 여사♪ 길을 가르쳐 주세요♪
[베나] 이얏!
[베나] (각도기를 던진다)
[베나] 으음, 오늘은 이쪽이야.
[베나] (각도기를 줍는다)
[베나] 여기 있을 줄 알았어. 또 키라라 언니한테서 뭔가 재밌는 걸 받은 거야?
[베나] 몰래 여기서 놀면서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응?
[베나] 이건...... 어느 아이의 인형이야?
[애니] 몰라, 인형 더미에 있었어.
[베나] 그런데 그거 조금 이상하게 생겼는데......
[애니] 괜찮아.
[애니] 같이 놀래?
[베나] 좋아.
[애니] 하지만 베나, 수업을 가야 돼.
[베나] ......
[베나] 아!
[애니] 늦었어. 사람들에게 연기를 좀 해야 될 거야.
[베나] 어...... 너도 같이 수업에 가야지. 그러면 우리는 많은 골칫거리를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애니] 애니는 인형이야.
[애니] 인형한테는 수업이 필요 없어.
[베나] 으......
[베나] 저녁에 수업하는 선생님은 성격이 좋으니까 장난을 쳐도 괜찮겠지. 지루하지는 않겠네.
[베나] 그러면 먼저 갈게. 일찍 돌아가 있어. 저녁에 네가 방에 있는지 확인할 테니까.
[애니] 응.
[베나] 음...... 수업하는 곳은 어디더라......
[애니] 나가서 우회전하고 직진해.
[애니] 금방 도착할 거야.
[베나] 아, 그래, 고마워, 애니.
[애니] 수업 재밌게 듣고 와.
[베나] 응, 재밌게 재밌게~
(베나 퇴장)
(모르테가 움직임)
[애니] 소원?
[애니] 사과 하나.
[모르테] (고개를 끄덕인다)
[애니] 지금은 아니야.
[애니] 내일, 베나의 소원이야.
[모르테] (칼로 머리를 긁적임)
[애니] 내 소원은.
[애니] 그녀에게 이걸 떠올리게 해줄 수 있어?
[애니] (수표를 꺼낸다)
[애니] 그녀는 할머니랑 약속했으니까, 떠올려내야 돼.
[모르테] ......
[모르테] (수표를 바라보고, 또 애니를 바라본다)
[애니] 과정이 조금 안 좋다고?
[애니] 부정적인 감정? 악몽?
[모르테] (고개를 끄덕인다)
[애니] 베나는 괜찮을 거야.
[애니] 내가 그녀의 곁에 있어.
[베나] 후, 오늘의 수업은 꽤 재밌었어.
[베나] 선생님은 모두에게 어떤 소원이 있냐고 물어봤고, 모두들 이런저런 말을 많이 했지. 그 다음 각자 소원을 편지에 담아 선생님한테 줬고, 선생님은 우리가 10년 뒤에 편지를 받게 될 거라고 약속했어.
[베나] 이야, 이거 우리가 하는 일이잖아.
[베나] 이 기회를 틈타서 물건을 많이 받아뒀으니까, 할머니도 아주 기뻐할 거야.
[애니] 베나, 나빴어.
[베나] 왜 그래. 이 수업을 들은 게 아이리스였다고 해도 이랬을 거라고.
[베나] 그냥 예상일 뿐이지만, 하하.
[베나] 음, 그래도 저녁에 수업을 하는 건...... 취미반일 뿐이라 해도 좀.......
[베나] 하아......
[베나] 잘래, 애니......
[애니] 응.
[애니] 자장가 필요해?
[베나] 필요 없어,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애니] 응.
[애니] 잘 자, 베나.
[베나] 잘 자, 애니.
[베나] ......
[베나] Zzzzz......
[아빠] 여보, 괜찮아......?
[엄마] 콜록, 콜록 콜록......
[엄마] ■■는......
[아빠] 자고 있어.
[??] ......
[엄마] 나는...... 이 아이한테 미안해......
[아빠] 우리가 미안한 거지, 여보......
[아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병이 이 아이한테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 뿐이야......
[아빠] 빅토리아에 도착하는대로......
[아빠] 우리......■■가......감염되지......않게......
[??] 아빠, 아빠!
[??] 여기는...... 분수대야......?
[아빠] ■■, 아빠랑 엄마는 저 가게에서 먹을 거 사올 테니까, 여기서 좀 쉬고 있어.
[??] 싫어...... 가지 마......
[엄마] 착하지...... 이 사과를 줄게......
[??] 필요 없어, 엄마랑 아빠만 있으면 돼.
[엄마] 금방 돌아올게......
[??] 엄마, 아빠?!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짐)
[??] 싫어...... 싫어......
[??] 나를...... 떠나지 마......
[??] 광석병은 상관 없다고!
[??] 나는...... 그냥 엄마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
[??] 가지 마......
[??] 흑...... 흑흑......
[베나] ......
[애니] ......눈이 젖어 있어.
[애니] 불편한 거야?
[베나] 응......
[애니] 자장가 필요해?
[베나] 필요 없어......
[애니] 응.
[베나] 애니......
[애니] 응?
[베나] 안아줘......
[애니] 응.
[베나] 내 가족은 너 뿐이야......
[애니] 할머니도 있어.
[베나] 할머니...... 할머니는 너무 나빠......
[애니] 아이리스도 있어.
[베나] 음...... 아이리스는 너무 착해.
[베나] 그리고 우리 사이가 좋은 것처럼 말하지 마.
[애니] 아이리스는 에그타르트를 만들어줄 수 있어.
[베나] 응...... 아이리스의 에그타르트는 정말 좋아.
[베나] 그러면 일단 아이리스도 포함시켜주자.
[애니] 그러면 너는 혼자가 아니야.
[베나] ......
[베나] 솔직히 말해봐. 사람 구슬리는 말을 어디서 그렇게 많이 배웠어?
[애니] 키라라 언니의 게임 CD.
[베나] 그 언니는 액션 게임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애니] 키라라 언니는 뭐든지 플레이해.
[베나] 그래?
[애니] 응.
[베나] 다음에 언니의 수집품을 보러 가자.
[애니] 그래.
[베나] 일단 지금은 푹 잘래.
[애니] 응.
[애니] 내일 할머니한테 답장하는 걸 잊지 마.
[베나] ......
[애니] ......
[애니] 잠들어라~♪ 잠들어라~♪오늘 밤은 달이 둥글다~♪
[애니] (자장가를 흥얼거린다)
[베나] Zzzz......
(모르테가 나타남)
[애니] ......
[애니] ......
[베나] 음......
[베나] 하아......
[애니] 좋은 아침, 베나.
[베나] 응...... 그래......
[애니] 같이 놀러 갈까?
[베나] 놀러? 어, 좋아......
[애니] ......
[애니] 내가 행운의 인형을 찾아냈어.
[베나] 오......
[베나] 행운의 인형이라면...... 요즘 유행하는 그거?
[베나] 분홍색에, 작은 칼 두 자루를 가지고 있고, 바느질이 많이 돼 있고, 만나기만 해도 소원을 빌 수 있고, 그 후 며칠 동안 운이 좋아지는 그 인형?
[애니] 응.
[베나] 듣자하니 어린이를 속이려는 속임수같아.
[애니] 진짜야.
[베나] 인형의 배후에도 꿈의 성 같은 곳이 있는 건 아니겠지......
[베나] 분홍색에...... 칼들 들고...... 많이 바느질된......
[베나] 아!
[베나] 어제 그거 아니야?!
[애니] 맞아.
[베나] 진짜 효과가 있어?
[애니] 응.
[베나] 어제 그걸 찾았으니까, 네 소원이 이루어진 거야?
[애니] 응.
[베나] 이루어진 거야, 안 이루어진 거야?
[애니] 응.
[베나] ......대충 대답하는 법도 배워버렸네. 그러면 안 돼!
[베나] 에휴, 우리 같이 그 인형을 찾으러 가자.
[애니] 그래.
[베나] 그런데 그 인형은 찾기도 힘들고, 가끔은 도망가기도 한다고 들었어. 정말 찾을 수 있을까?
[애니] 가능해.
[애니] 우리는 친구야.
[베나] 흥...... 몰래 친구를 사귀기 시작하다니, 좋지 않아.
[애니] 나를 따라와.
[베나] 그래, 가자.
[베나] 음...... 왜 또 여기 온 거야?
[애니] 이곳은 인형의 보금자리야.
[베나] 아, 정말이네!
[베나] 인형이 많이 쌓여있어.
[베나] 그 녀석이 어디 숨어있는지 찾아보자.
[베나] 음......
[베나] 이건 아니야.
[베나] 이것도 아닌 것 같아.
[“인형”] 매에~
[베나] 푹신해!
[베나] 음, 이제는 소리 나는 인형도 있는 건가?
[베나] 어...... 색은 맞는데, 칼도 없고 낡지도 않았어. 이건 아닌 것 같아......
[베나] 아, 바로 너야!
[모르테] ......
[애니] 모르테야, 베나.
[베나] 조금 무섭게 생겼는데......
[베나] 그래도......
[베나] (모르테를 안아든다)
[베나] 바느질이 아주 섬세하고 수선된 천 상태도 좋아.
[베나] 주인이 엄청 신경썼을 거야.
[모르테] ......
[애니] 모르테가 소원을 빌어도 된다고 했어.
[베나] 소원이라, 음, 생각해 볼게.
[엄마] 금방 돌아올게......
[빈민가 주인] 꺼져버려!
[할머니] 앞으로는 이곳을 너희 집이라고 생각하거라.
[아이리스]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리스라고 합니다. 앞으로 친하게 지내죠.
[???(애니)] ......
[베나] 여기 놀이방에는 장난감이 꽤 많아. 함께 놀 사람도 많고. 좀 더 머무르면 또 뭐 어때서?
[베나] 그러면——
[베나&애니] 사과 하나 줘.
[샤마르] 여기 있었구나, 모르테.
[모르테] ......
[샤마르] 사과?
[베나] (아, 기억난다. 샤마르라고 했던가? 상대하기 정말 어려웠지.)
[애니] (그녀는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야.)
[베나] (저번에 보관하고 싶은 게 있냐고 물었더니 저주를 걸었다고!)
[애니] (베나가 계속 귀찮게 해서 짜증난 거야.)
[베나] (그런 게 열정이란 말이야!)
[베나] ......
[샤마르] ......
[샤마르] 네 사과야.
[베나] 고, 고마워......
[샤마르] 모르테, 가자.
[모르테] ......
[모르테] (기운이 빠진 듯이 베나의 품에 쓰러진다)
[샤마르] 흥......
[베나] 내, 내가 그런 거 아니야.
[샤마르] 알아.
[샤마르] (모르테를 받는다)
[샤마르] 모르테는 이렇게 바느질에만 의존하니까, 언제든지 찢어질 수 있어.
[샤마르] (바느질 세트와 책을 꺼낸다)
[베나] ......
[애니] 베나.
[베나] 알고 있어. 나도 고민중이야.
[애니] ......
[베나] 알겠어 알겠어. 할게.
[베나] 샤마르, 기호를 준비하면서 바느질도 하려면 힘들겠지.
[베나] 바느질 쪽은 내가 잘 처리해줄 수 있어. 사과의 보답이라고 하자.
[샤마르] 어떻게 알았어......?
[샤마르] 모르테......
[모르테] (죽은 척)
[애니] 내가 예상했어.
[애니] 나도 만들어졌으니까.
[샤마르] ......
[샤마르] 그러면 모르테는 너한테 맡기고, 나는 기호를 준비할게.
[샤마르] (바느질 세트를 건네준다)
(샤마르가 자리를 떠남)
[베나] 음, 도구가 잘 준비돼 있네. 자주 망가지나봐.
[베나] 그러고보니, 애니.
[애니] 응?
[베나] 이렇게 바느질하면 아파할까?
[애니] 아파할까?
[베나] 음...... 그럴 것 같아. 느낌이 와.
[애니] 그래도 괜찮아. 내가 여기 있어.
[애니] 그리고 너도 있어, 베나.
[베나] 애니......
[애니] 응?
[베나] 다음에 키라라 언니한테 어드벤처 게임을 며칠 빌려달라고 해줄 수 있어?
[베나] 너 듣기 좋은 말을 아주 잘 하게 됐잖아.
[애니] 응.
[베나] 자, 시작하자. 바느질 끝나기 전에는 사과를 먹을 수 없어.
[애니] 응.
[샤마르] 마지막으로 기호를......
[샤마르] 됐다.
[모르테] ......
[샤마르] 잘 꿰매졌어.
[샤마르] 고마워.
[베나] 별 거 아니야. 나는 수공예의 달인이라고.
[샤마르] 집에 가자, 모르테.
(샤마르 퇴장)
[모르테] ......
[애니] 잘 가, 모르테.
[모르테] (베나를 향해 칼을 흔든다)
(모르테 퇴장)
[베나] 저건 무슨 뜻이야?
[애니]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거.
[베나] 어쩐지 이상한 것 같아......
[베나] 소원이 이렇게 빨리 이루어질 줄이야.
[베나] 아, 사과.
[베나] ......
[베나] 정말 달다.
[베나] 샤마르는 이렇게 달콤한 사과를 좋아하는구나. 그 세상에 관심 없어보이는 태도랑 전혀 안 어울려.
[애니] 베나,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면 안 돼.
[베나] 그렇긴 해.
[베나] 아아.
[베나] 달콤한 것 같아?
[애니] 응, 달콤해.
[베나] 그럼 됐어.
[베나] 조금만 더 앉아 있다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모험하자. 괜찮지?
[애니] 응.
[애니] 하지만 그 전에, 베나는 해야 될 일이 있어.
[애니] (수표를 꺼낸다)
[베나] 이건...... 할머니가 보내준...... 수표네.
[애니] 응.
[애니] 할머니한테 답장을 해야 돼.
[베나] 그리고 장난에도 답해야지......
[애니] 응.
[베나] 좋아, 그러면——
[할머니] 아직 물어보지 않았구나, 네 이름은 뭐니?
[??] 모, 몰라...... 그 사람들은 나를 어린애, 어린 녀석, 카프리니 애송이라고 불렀어......
[할머니] 그런 것들은 이름이 아니야, 잊어버리거라.
[할머니] 앞으로 누군가 감히 너를 괴롭히려 한다면, 할머니가 가르쳐준 오리지늄 아츠와 호신술로 그 사람들을 상대하거라.
[??] 그런데 할머니, 아직...... 안 가르쳐줬는데......
[할머니] 허허허, 급할 것 없어. 할머니가 다 가르쳐줄 거야.
[할머니] 일단 이름부터 지어주마.
[할머니] 음...... 너를...... “베나”라고 부르는 건 어떠니?
[베나] 베......나, 베나. 좋아, 아주...... 익숙해.
[할머니] 사이가 좋았지만 곧 헤어지게 됐던 아이가 할머니한테 편지를 하나 맡긴 적이 있었지.
[할머니] 만약 그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다면, 아이가 태어나는 날, 꿈의 성은 그 편지를 그들에게 돌려주는 거야.
[할머니] 오랫동안 그렇게 복잡한 부탁은 받아본 적이 없었어.
[베나] 그러면 결국 그 사람들은 함께했어?
[할머니] 함께했지. 그들은 귀여운 딸을 낳았단다. 그리고 그 편지에 써있던 것은, 바로 그 아이의 이름이었어.
[할머니] ‘베나’.
[베나] 하지만, 아이를 몇 명이나 낳게 될지는 모르잖아. 쌍둥이일 수도 있고?
[할머니] 그 편지에는 많은 이름이 있었지.
[베나] 만약 두 번째 딸이 태어났다면, 이름은 뭐였어?
[할머니] ‘애니’.
[할머니] 이게 바로 할머니의 일이란다.
[할머니] 누군가는 지켜봐야 하고, 누군가는 해야 하지.
[할머니] 하지만 할머니는 이미 늙었고, 더 이상 할 수는 없구나.
[할머니] 얘야, 뭔가를 배우고, 나를 도와 일을 분담해줄 수 있겠니?
[베나] 문제 없어, 할머니. 편지 배달을 배우면 되는 거야?
[할머니] 아니, 그걸 배울 필요는 없다.
[할머니] 나는 네가 “보존의 기술”을 배우면 좋겠구나.
[베나] “보존의 기술”?
[할머니] 수십, 수백 년 동안 물건을 그대로 보관하면서,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돌려줄 때도 처음과 같도록 하는 기술이지.
[할머니] 배우고 싶으냐?
[베나] 배우고 싶어.
[할머니] 좋아,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구나.
[할머니] 그러면 첫 수업을 시작할까.
[할머니] 모든 것은 하나의 소원부터 시작해야 된단다.
[할머니] 소원을 빌거라. 앞으로의 자신을 위해 한 가지를 보존하거라.
[할머니] 너는 앞으로의 자신을 위해, 무엇을 남기고 싶으냐?
[베나] 나, 나는......
[베나] ......
[베나] 나는 돈을 가지고 싶어. 아주 아주 많은 돈을.
[베나] 그러면 엄마 아빠를 찾아가고, 더 편하게 살 수 있어.
[할머니] 좋은 소원이구나, 정말 좋은 소원이야.
[할머니] 할머니는 네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
[베나] 정말? 할머니, 고마워!
[할머니] 하지만 할머니는 너와 내기도 하나 하고 싶어.
[할머니] 네가 그것을 정말 받았을 때, 네가 그것과는 다른, 더 소중한 것을 바라면 좋겠다.
[베나] 많은 돈보다 더 소중한 게 있어?
[할머니] 언제나 있지.
[할머니] (수표를 꺼낸다)
[할머니] 이건 수표다.
[할머니] 할머니가 방금 서명했지.
[할머니] 때가 되면, 음...... 얼마 후에 이걸 얻고 싶니?
[베나] 어...... 5년?
[할머니] 그래, 5년.
[할머니] 5년 뒤, 이것이 너에게 도착했을 때, 얼마를 원하는지 여기에 숫자를 쓰고, 이걸 가지고 은행에 가면 돈은 네 거다.
[할머니] 네 답을 기대하고 있으마.
[베나] 음......
[애니] 기억났어?
[베나] 응......
[베나] 아! 네가 그런 거지!
[애니] 애니는가 한 일은 많아.
[베나] 모르테라는 행운의 인형, 그거 네가 그런 거지!
[애니] 아니야.
[애니] 샤마르는 저주를 축복으로 바꾸려고 노력했어.
[애니] 애니는 조금 빌린 거야.
[베나] 그래서 할머니한테 답하는 게 기억나라고 소원을 빈 거야?
[애니] 응, 그런데 잘 안 됐어.
[애니] 소원은 다른 것으로 바뀌었지.
[베나] 사과......?
[애니] 애니가 틀렸어.
[베나] 음...... 됐어, 별 일도 아니니까 용서해줄게.
[애니] 고마워, 베나.
[베나] 이제 할머니한테 보낼 답장을 생각하자.
[베나] 음......
[애니] 베나는 얼마를 원해?
[베나] 돈은......
[베나] 애니, 돈은 많이 유용할까?
[애니] 유용하고, 유용하지 않기도 해.
[베나] 로도스 아일랜드 전체를, 꿈의 성 전체를, 빅토리아 전체를 사들인다 해도, 일어날 일은 일어날 거야. 특히 나쁜 일들은 말이야.
[애니] 응.
[베나] 아, 생각났다!
[베나] 장난이라고 생각했던 김에, 장난으로 돌려주는 거야!
[베나] 애니, 붓 좀 가져다줘.
[애니] 이미 가져왔어.
[베나] 사과 주스도 좀 만들어줘. 사과 주스로 글씨를 쓰면 안 보인다고 하니까, 할머니한테 장난을 칠 수 있을 거야.
[애니] 방금 남은 사과로 만들었어.
[베나] 역시 나를 잘 알고 있네.
[베나] 음...... 여기에는 뭘 써야 될까?
[애니] 숫자?
[베나] 이렇게 하자——
[베나] 사과를 먹고...... 매일 웃고...... 장난도 많이 치고......
[베나] 좋았어!
[애니] 돌려보낼 거야?
[베나] 돌려보낸다니? 이건 정말 최고의 장난인데 어떻게 돌려보내겠어?
[베나] 아이리스가 얼마 전에 할머니를 만나러 돌아간다고 했잖아.
[베나] 나도 같이 돌아갈 거야.
[베나] 할머니한테 직접 돌려주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재밌지.
[베나] 애니, 네 생각은 어때?
[애니] 이 일을 완전히 잊어버린척 하는 게 좋겠어.
[애니] 적당히 ‘연기’하는 거야.
[애니] 할머니는 눈살을 찌푸리겠지.
[베나] 오, 그래! 그거 볼만하겠네.
[베나] 할머니의 당황한 표정을 빨리 보고싶어서 못 참겠어!
[베나] 헤헤헤, 진짜 재밌겠네.
[베나] 그렇게 하자!
단순한 소원
베나 마약빤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