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테라노에서 온 편지 1 ■——


학계는 대지의 많은 학자들이 구성하는 거대한 전체입니다. 어떤 학자가 엄밀한 저서를 출판하고 싶다면, 학계 동료들과의 긴밀한 교류와 소통이 필수적이죠.







오랜 친구에게 :

자네의 일이 모두 순조롭기를 바라네!


하지만 구텐베르크의 날씨는 언제나 자네를 힘들게 만들겠지. 내 충고대로 어서 라테라노로 옮겨올 것을 제안하네. 나는 이곳에 살면서 충분히 햇빛을 쬐었고, 생활은 아주 편안해.


생각해보면 우리 구텐베르크 3교의 학생들은 테라 곳곳에 퍼져 있는데, 지금 라이타니엔의 대학생들을 좀 보게나. 졸업 후에는 자기 가문의 탑에 숨어서 나오려고 하지를 않아. 내가 보기에는 자네가 자주 나와서 돌아다니는 모범을 보여야 하겠군.


자네가 보낸 편지는 잘 읽어봤네! 확실히, “‘별 꼬투리’는 무한한 외층 오리지늄 바다다”라는 결론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자네가 제시한 “적응성의 붕괴 역설” 문제뿐만 아니라, 자연철학과 과학의 관점에서 봐도 그렇지. 이 결론은 우리가 대지에서 발견한 물질의 질량과 관련된 수학 법칙 (적어도 내가 알 정도의 비교적 기초적인 것)과 일치하지 않는 것 같으며, 오리지늄의 신기한 특성을 고려해도 마찬가지라네. 또한, 만약 오리지늄이 정말 먼 하늘에서 온 것이라면, 어째서 오늘날 그것이 대지에 분포하는 모습이 균일하지 않은 것이겠나? 만약 정말로 그들의 말처럼 운석의 충격이 외층의 오리지늄을 지표로 가져왔다면, 어째서 우리의 대지에서는 지금까지 세 줄기의 주 광맥만이 발견된 건가? 분명 자네는 이렇게 추측하겠지 : 데 레온의 탐험은 진작에 커다란 정족(晶簇)을 찾아냈을 것이며, 사르곤의 사막과 우림은 온통 오리지늄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래 전의 그 아츠 탐사구 실험을 반복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만약 그들이 자네의 말대로 중대한 개선을 이뤘다고 해도 말이지. 고공에서의 적응성 붕괴는 객관적인 현상이라네. 자네도 알겠지만, 예전에 라이타니엔에 있었을 때 내 오리지늄 아츠는 어설펐지...... 그렇기에 나는 그런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네. 아츠라는 것은, 쓸 수 없을 때는 쓸 수 없는 거야. 내 말을 믿게나.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수수께끼가 어쩌면 아츠가 아니라, 자연 철학과 과학 기술에 의해 풀려야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네. 컬럼비아 사람들이 이전에 사용했던 그 레이저는 제법 장래성이 있는 것 같더군. 자네가 정말로 커다란 아츠 유닛을 하늘로 보내고 싶다면, 트리마운츠나 맥스 특구의 동업자들에게 연락하는 것을 추천하지. 그들은 적어도 자네에게 더 좋은 비행체를 제공할 수 있을 걸세.


어찌 됐든, 자네가 아직 늙었다고 포기하지 않고, 심지어 “별꼬투리”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냈다는 말을 듣고 아주 기뻤다네. 자네는 그것이 “오리지늄 아츠 교수로서의 인류에 대한 책임과 유산”이라고 말했지. 정말 맞는 말이야! 힘내게나!


나는 예전처럼 여전히 책을 쓰면서, 쓰고 지우고 하고 있다네. 런디니움 주변은 또 계엄령이 내려졌는데, 무슨 중대한 기반 시설 개조라도 하는 것 같더군. 저번에 손자 손녀를 만나러 간 이후로 더는 안 돌아가고 있지만 도시 내부와의 내 개인 통신은 잘 되는 편이고, 녀석들은 괜찮게 지내고 있어. 빅토리아 대학은 비교적 평화롭기에 학생들은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나도 그 이상은 바랄 수 없지.


여기까지 쓰고 생각났는데, 자네 이베그나드와 헬린마트의 초상화 가지고 있나? 내 책에 꼭 쌍둥이 여황의 사진을 넣어야 되겠는데, 예전에 자네의 그 초상화가 사실적이면서도 지금 통용되는 것처럼 딱딱하지 않다는 게 기억났거든. 괜찮다면 사진을 조금 빌려줄 수 있겠나? 원본은 필요 없고, 깔끔한 정면 사진만 있으면 된다네.


정말 고맙네!







추신, 만약 자네한테 헬흔촐른의 초상화도 있다면, 그 사진도 필요할 것 같군. 고맙네!


추신2, 참, 내가 수잔나(자네가 말한 “사르곤 아가씨”)와 결혼한지도 좀 됐는데, 자네한테 우리 부부의 생활 사진이나 여행 사진, 아니면 기념 사진을 보냈던 적이 없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