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
휴...
연로한 가게 주인
왜 아직도 여기 있어?
코스타
여러분 모두의 사인을 받기 전까진 해변의 꽃게마냥 여기에 붙어 있어야 하거든요.
연로한 가게 주인
좋아, 그럼 마저 해. 나는 노점이나 정리하고 집에 가서 혼자 한 잔 해야겠어.
코스타
마음대로 하세요.
연로한 가게 주인
오늘 그 장터에서 신선한 물건을 샀는데, "오리지늄 마이크로파 마사지기"라고 부르는 것 같더군. 컬럼비아의 물건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름 쓸만하다고. 허리에 붙이면 확실히 편해지던데.
코스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연로한 가게 주인
털이 긴 짐승이 서핑보드를 타고 옥상에서 서핑하는 그 프로그램도 너희들이 한 거야?
코스타
털이 난 짐승이요? 아뇨, 그런 건...
연로한 가게 주인
정말 아쉽군, 나는 엄청 재밌게 봤는 걸. 옵시디언 페스티벌이 없어진 후 이렇게 재미있는 프로그램은 보기 어려웠다고.
코스타
감사합니다.
연로한 가게 주인
참, 뭐 하나 줄게.
코스타
...칼림바?
코스타
이것도 낮 장터에서 사온 건가요?
연로한 가게 주인
결혼 축하해, 인마.
코스타
......
연로한 가게 주인
가족을 위해서 안정된 직장 하나는 구했으니 지루하기는 하지만 책임감은 있는 셈이니까.
연로한 가게 주인
네가 안정적인 일을 좋아한다는 건 이해하지만, 생활 방식은 항상 여러 가지가 있다고. 너무 네 인생을 피곤하게 만들진 마, 이 녀석아.
코스타
사는게 고통의 연속 아니겠나요...아무튼 잘 지내보겠습니다.
연로한 가게 주인
그때 네 할아버지랑 내기해서 너가 언젠간 옵시디언 페스티벌에 가서 큰 상도 하나 받아올 수 있었을 거라고 했었는데.
연로한 가게 주인
정말...그렇게 좋은 재능을 잃어버렸다니.
코스타
기분이 좋으시다면 낡은 기타를 꺼내서 들려드릴 수도 있어요.
연로한 가게 주인
만약 네가 일찍 기타를 꺼내서 한 곡을 연주했다면, 난 벌써 그 서명서에 사인했을거야.
코스타
당신은...
코스타
...감사합니다.
아델
할리 부인, 여기 잃어버린 서핑보드입니다. 수량이 맞는지 한번 확인해 보세요.
아델
정말 죄송합니다...
할리
너가 날 도와준 건데, 왜 도리어 나에게 사과해?
아델
그게...
할리
이 물건들은 더 이상 쓸모가 없을 줄 알았거든. 이상하네, 대체 누가 가져간 거지?
아델
음, 그게, 저도 잘 모르겠는데...
할리
괜찮아, 얘야, 몇몇 관광객들이 너무 재미있게 놀아서 가지고 간걸지도 몰라. 다시 찾아오면 되지. 그럼 넌? 오늘을 재미있게 즐겼니?
에니스
그게 온천수에 흠뻑 젖는다는 뜻이면 반쯤은 맞는 것 같네요.
할리
바닷가에서 물놀이하는 기분을 조금 느낀 셈이지? 오랜만에 소란이라서인지, 술 마시러 온 손님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가득하더라고.
할리
전에 그 가게 주인 몇 명은 매일 얼굴을 찡그리고 있어서 술이 맛없어 보였는데...
할리는 가게 밖에 아직 흩어지지 않은 관광객을 바라보았다.
석양은 점점 하늘을 붉게 물들었고, 모든 사람들은 즐거워 보였다.
할리
마치 몇 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데.
남자는 낡은 카페로 천천히 다가가 다시 문을 열었다.
그는 전등 스위치를 누르고, 걸레로 바의 먼지를 닦고, 캐비닛에서 기구를 꺼내 사무실에서 가져온 신선한 원두 한 봉지를 넣었다.
마치 몇 년 전처럼, 물을 끓이고 가루를 갈고 물을 부었다.
코스타
휴...
코스타
이 맛은... 아직도 손이 기억하는 모양이네.
그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사람들은 석양을 틈타 속속들이 집으로 돌아갔고, 거리는 점차 냉랭하졌다.
거리가 텅 비어 있을 때가 되자 그는 자조적인 쓴웃음을 지었다.
코스타
정말... 내가 뭘 기다리고 있는 거야?
그는 커피를 다 마시곤 물건을 정리하고 이곳을 떠날 준비를 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한바탕 들려왔다.
코스타는 자신이 가게 문을 닫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했다.
코스타
...누구?
카일러
안녕하십니까...
카일러
실례지만, 아직 영업하시나요?
아델
돌리 씨, 저는 저 검은 양들에게 분명히 말했어요. 더 이상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안 된다고요?
돌리
음...더 이상 소란을 피운다면 녀석들이 내 일부라는 걸 부인할 수밖에.
어리석은 생물
(공중에서 회전하는 소리)
조급한 생물
(길가의 벽에 부딪힘)
아델
... 돌리 씨!
돌리
좋아, 최선을 다 볼게...
어리석은 생물
(조용히 걸어가려고 애쓴다)
돌리
어때, 많이 좋아졌지?
아델
하지만 오늘 박람회에선 여전히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켰는데...
돌리
하지만 공기는 온통 즐거운 맛인걸, 음, 아직도 달콤해. 이런 느낌은 너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치 내가 처음 '국가' 사이를 오갈 때랑 비슷한 느낌이야.
돌리
산이 많은 지역은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었고, 물이 있는 지역은 서핑을 할 수 있었지. 황야에는 또 몇 명의 귀찮은 놈들이 나를 쫓아왔었고, 장소마다 가져오는 물건도 달랐어.
돌리
이런 흥미로운 일들을 볼 수 있다는 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지 못하는 너희 인간들의 눈에는 신기하지 않아?
아델
...왜 돌리 씨가 자랑하고 있는 것 같죠?
돌리
들켰네.
돌리
그럼 오늘은 어땠니, 아델? 온천은 긴장을 풀 수 있었고, 스케이트보드는 엄청 짜릿했지. 아니면 그 시끄러운 펭귄의 시끄러운 음악이 너를 흥분시켰니?
아델
돌리 씨, 저 어린 친구들은 새끼 양을 볼 수 있었어요!
돌리
에이, 널 기쁘게 하는건 왜 이렇게나 어려운 걸까? 갑자기 공기 중에서도 씁쓸하고 떫은 맛이 난다고!
아델은 얼굴을 돌려 몰래 웃고선, 곧 정색을 하기 시작했다.
아델
돌리 씨, 도착했어요. 저는 가게 주인분에게 쪽지를 한 장 남겨드릴려고요, 전시품은 이미 찾았지만, 찾는데 도움을 주셨으니까-
아델
종이랑 펜 다 가방에 있고...
아델
어, 이 커피숍... 또 개업하신 건가?
어슴푸레한 불빛이 방 안에 넘쳐흐르고, 창문을 통해 커피숍의 진열품이 희미하게 보였다.
코스타는 뜨거운 물을 쏟아 내었고, 목소리는 그와 손님 사이의 침묵을 갈랐다.
물기가 창문에 넘치자 아델은 유리에 있는 온천에서 불어오는 흰 안개를 가볍게 닦아내고 마침내 그 손님의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돌리
왜 멈췄니? 우리 커피 마시러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야?
아델
... 카일러 선생님?
카일러
"테라화산지도"를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잘 보관해 두다니... 고맙네.
코스타
아, 내가 한 소녀에게 돌려달라고 부탁한 거야. 이곳에 와서 어떤 전시품을 찾던데, 마침 화산 박물관의 물건이더라고.
코스타
저기, 그녀가 네 직원인 거야?
카일러
아델은 내 학생이야.
코스타
아, 그래 학생. 음, 음...
코스타
......
카일러
넌 요즘...
코스타
......불쌍한 시청 직원은 이주의향서에 서명할 이곳 주민들의 사인을 모으고 있어.
카일러
여기에 우리 부모님이 남겨주신 작은 옷가게도 있는데, 이치대로라면 나도 의향서에 서명해야겠지.
코스타
그럼 넌...이곳의 개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카일러
오래전부터 우린 더 이상 가게로 생계를 유지하지 않았으니까. 네 일이 편해진다면야 뭐,,,,,
코스타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일러
......
코스타
......
코스타
커피 한 잔 어떠신가요?
카일러
그럼 예전의 담소 서비스도 제공해 주실 수 있나요?
코스타
자격을 갖춘 바리스타로서, 손님의 일에 경청하는 것도 일의 일부죠.
코스타
그럼, 앉아 주세요.
아델
그냥 갈까요, 돌리 씨? 오늘은 날이 아닌 것 같아서...
돌리
아, 근데 커피가 엄청 괜찮아 보이는데. 우리 커피 안 마셔...?
조급한 생물
(커피숍으로 뛰어들 준비)
아델
어...어!
(부딪히는 소리)
닫힌 유리문은 작은 양의 충격을 막았고, 생각보다 큰 소리도 내지 않았다. 뒤로 회전하면서 튕겨 나간 양은 조용한 거리로 굴러 떨어졌다.
아델은 긴장한 표정으로 가게 안의 두 사람의 반응을 살폈다.
코스타
그때 왜 갑자기 떠난 거야?
카일러
두 명을 만났거든...재미있는 사람들이었어.
카일러
화산을 연구하려면 아무래도 더 많은 곳을 가봐야 하니까.
코스타
그분들이랑 그때 자주 여기에서 만났던 걸 기억하고 있어.
카일러
응, 그 둘이 가게에 왔을 땐 너는 기타에 전기를 꽂고 시끄러운 헤비메탈 쇼를 하고 있었지.
카일러
마그나는 줄곧 "커피숍의 그 남자아이"를 의식하고 있었는데,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
코스타
아... 그때 난 너무 막무가내였지.
코스타
그분들을 보고 일부러 한 건 아니지만...
카일러
알고 있어. 그들도 마음에 두진 않았거든.
카일러
그때 너는 그들에게 네 특제 커피를 맛보게 하면서, 할아버지에게 연주를 비밀로 해달라고 했었지.
코스타
할아버지는 내 자작 음료를 하나도 못 봐주셨어. 내가 메뉴에 몇 개 추가를 하면 며칠 뒤엔 지워져 있었지... 그분은 그게 내 기타, 드럼처럼 이상하다고 생각하셨던 거 같아.
코스타
그나저나 그건 보통 평범한 커피가 아니야. 이름은 '화산커피'라고.
카일러
좋아, 정정할게,'화산커피'야.
카일러
하지만 정말 맛있었어. 우리가 라이타니아에 간 후에도 카티아는 항상 네 레시피를 따라 스스로 그 맛을 살려보려고 했었거든.
코스타
카티아...마그나...그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
코스타
네가 시에스타를 떠날 때 그분들이랑 같이 대지의 모든 화산을 돌아다닐 거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카일러
......
카일러
여행에서 나는 그들과 오랫동안 동행했었지.
카일러
...그런데 몇 년 전에 그들과 헤어졌어.
코스타
흩어져?
카일러
응.
카일러
그리고 이젠 영원히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코스타
......
코스타
왜...? 아, 미안...
카일러
그래서 난 이곳에 다시 돌아와서 박물관을 짓기 시작했지, 그들이 그 당시 연구한 모든 것을 보존할 수 있기를 희망했거든.
코스타
그날, 박물관에서 너를 봤어. 완전히...내 예상이랑 완전히 달라서 놀랐지.
카일러
나도 의외야, 내가 기억하는 그 시끄러운 아이와는 엄청 달라졌거든.
코스타
너도...너는 지금 박물관의 관장까지 되었잖아.
카일러
음, 예전의 꿈을 이룬 셈이지. 하지만,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탱해 주는 신념은 처음과 조금 달라졌지만.
카일러
그치만, 변하는 게 완전히 나쁜 건 아니잖아?
두 사람은 잠시 침묵을 지켰고, 손님은 잔 속의 커피를 가볍게 저었다.
코스타
너는 오늘 박람회에 가봤어?
카일러
박람회? 다녀왔지. 관광객이 많아지니까 가게 주인들은 모두 즐거워 보이더라고. 마치 옛날의 시에스타 같았어.
코스타
아마 잘 재건되고 관광객이 많아지면 나도 내 미래에 대해 앞으로 약간의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
카일러
예를 들면?
코스타
글쎄...? 커피숍을 계속 열 수도 있겠지만 록 카페나 악기 가게가 드럼과 전기 기타로 가득 차 있다면,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코스타
네 말대로...이전 시에스타처럼.
코스타
참, 오늘 또 재미있는 일이 하나 있었는데, 그 상품 박람회에서 컬럼비아에서 온 음료를 만났어, 근데 레시피가 "화산 커피"와 똑같더라고.
카일러
절대 내가 레시피를 말하고 다닌 게 아니야!
코스타
알고 있어. 1년 전에 이 가게를 폐쇄하려고 할 때, 다른 사람에게 레시피를 알려준 적이 있거든
코스타
하지만 사실... 커피에 소다를 조금 넣은 것 뿐이야. 물론 컬럼비아인들이 직접 발명했을 수도 있겠지.
카일러
핸드드립 커피에 소다, 어쩌다가 그런 발상을 한거야?
코스타
어렸을 때 커피가 너무 써서 뭔가를 넣어야만 마실 만 하겠다고 생각했거든.
카일러
가게에서 록 음악을 크게 연주할 줄 아는 사람이 겨우 쓴 맛을 두려워할 줄이야.
코스타
그땐 이런 일에 어떻게 신경을 썼겠어?
카일러는 웃으며 마지막 커피를 다 마셨고, 향기는 가게 안에서 맴돌았다.
코스타
그럼 이 한 잔에 소다수를 더 넣을까?
카일러
그래.
카일러
하지만 이 한 잔을 더 마시고 나면 오늘 밤은 정말 잠이 오질 않을 것 같네.
돌리
아델, 내가 먼저 설명할게, 내가 녀석들에게 이미 주의를 줬지만, 몇 마리는 지금 이 가게에 엄청 들어가고 싶어해, 아마도 화산커피를 맛보고 싶은 것 같아.
돌리
가게 주인을 위해서, 오늘 박람회의 상품을 보답으로 남길 수도 있다고!
아델
...박람회 상품? 어디서 찾으셨나요?
돌리
어떤 귀여운 아이가 나한테 준 거야!
돌리
진짜로!
아델
......
아델
앗! 지금 가게에 들어가면 안돼요!
조급한 생물
(몸을 구석으로 밀어넣는다)
어리석은 생물
(상자를 뒤집어엎는다)
불안한 새끼 양은 아델 주변의 잡동사니에서 유리병 한 상자를 끌어내 흥미진진하게 무언가를 뒤적거렸다.
결국 그들은 사이다병에서 쪼개진 금속병 뚜껑 몇 개를 물고선 마치 보물을 얻은 것 같은 기세를 보였다.
아델
...뭐 하는 건가요? 소다를 마시려고 그러는 게 아닌가?
새끼 양들은 깡충깡충 뛰며 한 마리씩 반짝이는 병뚜껑을 이고 한 줄로 서서 장난치며 먼 곳으로 달려나갔다.
돌리
에이, 잠깐만 기다리라니까, 왜 나보다 더 조급한거야?
아델
그건...?
돌리
오, 이게 그들이 찾고 싶어하던 "씨앗"이야!
아델
이 병마개가... 왜 씨앗인가요?
돌리
그들의 눈에 비친 세계는 너희들이 본 것과 같지 않거든.
돌리
조그맣고 동그란 이 한 알의 물건은 페더비스트에 의해 타향으로 끌려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지.
돌리
어떤 것은 소다 뚜껑이 되고, 어떤 것은 소스 뚜껑이 되고, 모든 맛은 다르지만 각자 색다른 재미를 가지고 있지.
돌리
아마 녀석들 중 일부는 컬럼비아에서 이런 화산 커피를 마셔 본 적이 있어서 더 기억에 남았던 걸지도 몰라.
돌리
세상을 바라보는 이런 시선도 재미있지 않아?
외톨이 생물
(흙을 판다)
아델
그렇다고 해도... 이 양들이 병마개를 땅에 묻어도 음료수가 자라나진 않을 텐데...
돌리
녀석들을 내버려 둬.
돌리
답은 저절로 나올 테니까.
(전화벨 소리)
코스타
여보세요, 코스타입니다.
전화기 소리
코스타 씨, 할아버지의 간호의입니다. 죄송합니다. 환자분께서 오늘 저녁에 돌아가셨습니다.
전화기 소리
위로라고 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계시다가 떠나셨습니다.
코스타
......
SL-5 작전 후 - 무지개를 노래하다
상가의 주민들은 이전 서명에 대해 점차 긴장을 풀어갔고, 코스타는 주민들에게 선물을 받았다.
카일러는 코스타의 커피숍에 찾아와 서로 추억을 공유했고, 에이야파들라도 '씨앗'의 답을 찾았다.
-> SL ST 2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hypergryph&no=1444046
코스타네 할아버지 저번편에는 그래도 상태 많이 안 좋아보이지는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