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옷장에는 훈장을 보관하기 위한 서랍이 따로 있다.


내가 씰 군사 학교를 졸업할 때 받은 기념장, 방위군의 15년 복무 훈장, 그리고 4년 전 도시의 혼란이 가라앉은 뒤 시의회가 나에게 수여한 런디니움 자유 훈장.


서랍의 더 깊은 곳에는 가문에서 전해 내려오는 구시대의 유품들이 있다. 올드 가디언의 모표, 링고네스의 벽돌 조각, 코르시카 1세 폐하께서 직접 하사하신 금잔.


그 금잔은 이미 두 조각이 났으며, 윗부분의 꽃 조각도 희미해졌지만, 나는 아직도 모든 꽃무늬의 방향과 새겨진 인물들의 표정을 기억한다.


그것은 나의 부모님이, 그리고 나의 숙부들과 숙모들이 염원하던 것이다. 가울의 영광은 빼앗길 수 없는, 결코 어두워지지 않는 찬란함이다.







[레토 중령] ......그 금잔은 상당히 무게가 된다. 가울 예술품의 시세는 줄곧 괜찮았으니, 좋은 가격에 팔 수 있겠지.


[레토 중령] 그것을 녹여서 금으로 팔기만 해도, 네가 원하는 도시를 골라서 그곳의 집을 사기에는 충분할 거야.


[레토 중령] 이건 내 숙소 열쇠다, 잘 받아둬라. 물건은 옷장 안에 있다.


[레토 중령] 다른 곳으로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라. 올해 있었던 일들은 그저 악몽을 꿨을 뿐이라고 여기면 돼.



[전직 방위군 멤버] 중령님, 제가 살카즈에게 쫓길 때 도와주신 것은 당신이었습니다.


[전직 방위군 멤버] 저는 당신에게 감사해야 됩니다. 저는 이미 방위군의 일원도 아니고, 당신의 가울 동포도 아닌데......


[전직 방위군 멤버] 그러실 필요는......


[레토 중령] 가져가.


[레토 중령] 만약 방에서 다른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모두 가져가도 돼. 그 기념품들은 더 이상 나에게 의미가 없으니까.


[레토 중령] 상황이 다시 안정될 때 까지는, 여기 계속 숨어 있는 것이 좋을 거다.


[레토 중령] 군사위원회는 이미 방위군의 무장을 해제했고, 지금 살카즈의 눈에 너는 빅토리아의 민간인과 다를 게 없어.


[전직 방위군 멤버] 하지만 우리의 전우들이 아직 밖에 있습니다. 그들은 조금, 어, 불만이 있는데, 저는 모두를 구하고 싶습니다......


[레토 중령] 그들은 모두 체포당했다.


[전직 방위군 멤버] ......


[레토 중령] 내가 직접 그들을 잡아서 군사위원회에 넘겼지.


[전직 방위군 멤버] 당신은......


그의 눈에 비친 분노는 정점에 달하기도 전에 기운이 빠졌다.


내가 이전에 그에 대해서 평가했듯이, 겁쟁이는 싸울 때 약간의 용기가 생길 수도 있지만 결국은 겁쟁이다.


그는 이곳에서 나와 함께 구차하게 살아남았다. 그는 영원히 살카즈에게 저항하는 병사들과 비교될 수 없을 것이다.


영원히.


......


나는 비교가 될까?


하하.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진작부터 신경쓰지 않았다.


[전직 방위군 멤버] 중령님, 다음으로는...... 어디로 가실 겁니까?


[레토 중령] 나 말인가?


[레토 중령] 뱀파이어 생귀나르가 이미 오랫동안 나를 기다리고 있지.


[레토 중령] 여기서 모든 게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떠나라.


[레토 중령] 살아남고 싶다면, 문을 열었을 때 밖에서 환호하는 사람이 마족이 아니라 빅토리아인이길 기도하는 게 좋을 거야.






......


환호하는 빅토리아인......


처음으로 든 생각은 뜻밖에도 아직 빅토리아가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아니, 그저 관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당연히 테레시스가 이기기를 바란다. 이것이 그가 약속한 가울 재건의 전제다.


나의 모든 희생, 나의 모든 배신, 나의 용서받을 수 없는 모든 죄업, 이것은 모두 가울을 위한 것이다.


그래, 나는...... 가울을 위해서 그랬다.


그렇길 바랄 뿐이다.






무리지은 사람들이 살카즈의 군대에게 압송되어 먼 곳의 성벽으로 향한다.


살카즈는 런디니움을 요새로 보강하려고 한다. 아마도 최후의 결전이 눈앞에 다가왔을 것이다.


그들인 이 빅토리아의 수도를 고집할 생각인 걸까? 아마 그럴 것이다.


대열의 어떤 사람은 나에게 분노의 시선을 보낸다. 나는 그들을 안다. 우리는 한때...... 술을 마시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누구도 나를 막지 않는다. 살카즈는 내가 어디로 가든 신경쓰지 않는다.


사육된 파울비스트에게 새장의 문을 열어줘도 어디로 날아갈 수 있겠는가?







[???] 르네 레토?


[???] 이렇게 너와 접촉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클로비시아] 어쩌면 좋은 신호일지도 모르겠어. 적어도 네가 살카즈에게 처형되지는 않았다는 거니까.


[클로비시아] 대화 좀 할 시간 있을까?


[레토 중령] ......


[레토 중령] 음, 너는...... 자경단의 그 어린 리더 클로비시아인가?


[레토 중령] 자경단의 거점은 우리가 이미 깨끗이 소탕했고, 남은 사람도 런디니움에서 철수했을 텐데, 너는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거지?


[클로비시아] 방위군이 배려하고 캐스터가 약속을 지킨 덕분이야. 


[클로비시아] 그녀의 ‘회색 모자’들은 자경단이 죽음의 도시에서 무사히 철수할 수 있도록 보장했지.


[레토 중령] 캐스터 공작......


[레토 중령] ......네 신분에 대해서는 짐작하고 있었다만, 지금 네가 어떤 공작의 소속이거나 꼭두각시인지는 관심 없다.


[레토 중령] 네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런디니움은 반역자 아이가 돌아다니기 좋은 곳이 아니야.


[레토 중령] 살카즈들에게 잡히기 전에 네가 숨었던 곳으로 돌아가라. 너를 못 본 것으로 하겠다.


[클로비시아] ......레토.


[클로비시아] 너는 런디니움에서 충분히 오래 숨어 있었어.


[레토 중령] ......


[클로비시아] 나는 자경단과 헤어진 뒤 가능한 한 빠르게 런디니움 내의 행동 목표를 다시 찾았어.


[클로비시아] 우리도...... 배신당했지. 나는 심지어 배신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몰라.


[클로비시아]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시간은 없어. 도시 안의 상황은 ‘이동도시의 점령’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훨씬 뛰어넘었지.


[클로비시아] 지금 일어나는 것들은 역사책에서 찾을 수 없어.


[레토 중령]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클로비시아] 하지만 너는 도시 밖의 상황을 본 적이 있을까?


[클로비시아] 나는 살카즈의 법진을, 하늘로 솟구치는 붉은 빛을, 다양한 형태의 전쟁 장치를 봤어. 그건 평범한 국가의 제식 장비와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클로비시아] 나는 주술사가 공중에 떠올라 영공을 장악하고, 모든 형식의 드론과 오리지늄 아츠를 무력화하는 것을 봤어.


[클로비시아] 나는 원래 살카즈의 군대와 그 ‘나흐체러르’를 묘사한 전설들에 공포를 더하기 위한 문학적 수단이 다소 있다고 생각했지.


[클로비시아] 지금은 그렇게 생각 안 해.


[클로비시아] 죽음 그 자체가 문을 연다면, 우리는 어떤 지옥을 마주하게 될까?


[레토 중령] 공작들은 어떻지?


[클로비시아] 공작의 군대. 그들은 굳세고 웅장하지만......


[클로비시아] 그들은 지평선의 저편에, 닿을 수 없이 먼 곳에 있어.


[레토 중령] ......


[클로비시아] 지금 이 순간, 너의 마음 속에는 죄책감과 슬픔이 있지만, 약간의 자부심도 섞여 있지?


[클로비시아] 너는 자신이 잔인한 선택을 많이 했지만, 지금 네 사명은 완수되었다고 생각해.


[레토 중령] ......


[클로비시아] 내 생각에 너는 테레시스에게 거래를 제안했고, 테레시스는 한때 가울에 속했던 이동도시를 약속했을 거야.


[클로비시아] 런디니움은 살카즈의 야심을 담기에는 너무 작아. 그는 그저 이곳을 이용해 테라 국가들의 꿈틀거리는 마음을 자극할 뿐이지.


[클로비시아] 너는 정말로 그가 너와 네 가울을 신경 쓴다고 생각해?


[클로비시아] 지금 런디니움은 완전히 함락되었지만, 너는 바보가 아니니까 알 수 있을 거야.


[클로비시아] 카즈델 군사위원회한테는 빅토리아를 점령할 계획이 전혀 없어. 


[레토 중령] 나는 바보가 아니다. 처음부터 테레시스의 약속에 희망을 걸지 않았지.


[클로비시아] 하지만 너는 그 많은 비극들에 참여했어.


[클로비시아] 너는 기회를 만들 생각인 거야? 살카즈들이 카즈델을 위해 하고 있는 것처럼?


[클로비시아] 어쩌면 공작의 모든 기력을 소모시키는 이 전쟁은, 가울의 유령이 인간으로 돌아올 기회일지도 모르지.


[클로비시아] 하지만 문제는......


[클로비시아] 르네 레토, 너는 정말로 믿는 거야?


[레토 중령] ......


[레토 중령] 내가 또 무엇을 믿을 수 있지?


[레토 중령] 나는 이미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했다. 너는 내가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신의 절망을, 그리고 자신의 무의미함을 인정하길 바라는 건가?


[레토 중령] 너는 왜 나를 찾아온 거지?


[클로비시아] 협력이야.


[클로비시아] 자경단, 살카즈에게 저항하면서, 빅토리아의 가소로운 귀족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 모두에게는 아직 살아남을 기회가있어.


[클로비시아] 그리고 네가 원하는 그 ‘가울’도 그 기회에 있을 수 있지.


[레토 중령] ......가울, 가울인가.


[레토 중령] 너는 아직 싸우고 싶어하는 사람인 것 같군.


[레토 중령] 너희 같은 사람들에게는, 먼지 속의 폐허도 다음 요새의 초석이 될 수 있지.


[레토 중령] 너희는 모두 그런 사람이야. 너도, 군사위원회도......


[레토 중령] 너희는 그렇게 강하다. 국가를 전복시키거나, 역사를 가지고 놀거나, 그리고...... 나 같은 사람 한두 명의 운명은 말할 것도 없을 정도로.


[클로비시아] 자아성찰은 잠시 멈춰. 지옥이 우기 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아직 많아.


[클로비시아] 네가 그것을 속죄로 생각하든, 아니면 또다른 항쟁으로 생각하든, 나는 상관 없어.


[클로비시아] 레토, 나는 우리가——


[레토 중령] 그렇다면, 대단한 사람, 너는 나에게 말해줄 수 있겠나?


[레토 중령] 나는 어떻게 자신을 구해야 하지?


[클로비시아] ......


[레토 중령] 봐라, 너에게도 방법은 없다.


[레토 중령] 비켜라.


[클로비시아] 정말로 생각을 바꾸지 않을 거야?


[레토 중령] 그래.


[클로비시아] ......그렇다면 나도 너를 축복하지는 않을게.


[클로비시아] 너는 그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내 동료들의 죽음을 짊어지고 있음에도 비열한 선택을 내렸어. 


[클로비시아] 르네 레토!


[레토 중령] 충분해. 어서 도망가라, 곧 살카즈가 올 거다.


[레토 중령] 나는...... 작별 인사를 하러 가야 해.






링고네스에 우리의 눈물이 스며드네♪


전장은 고통과 고달픔으로 가득하구나♪


하지만 그 날은 찾아오겠지♪


침략자에게 죽음의 판결을♪


침략자에게 죽음의 판결을♪


(문 여는 소리)


[레토 중령] ......


도시에 사는 ‘올드 가디언’.


나는 어째서 이 시점에 그를 가장 먼저 떠올린 걸까?


(타격음)



[???] ......너, 번호는!


[레토 중령] 당신의 나무 몽둥이는 여전히 힘이 있군요.


[???] 입, 다물어! 네...... 번호를 보고해라! 병사!


[레토 중령] ......


[레토 중령] 링고네스 청년근위군 제2근위도약병단, 레토 하사입니다!




[정신이 흐린 노인] 내, 부대인가?


[레토 중령] 그렇습니다, 당신의 부대입니다.


[정신이 흐린 노인] 너를, 본 적은 없다.


[레토 중령] 보신 적이 있습니다. 잊으셨을 뿐입니다.


[정신이 흐린 노인] 그런가......


[정신이 흐린 노인] 황제폐하께서는, 나에게, 여기서 상처를 치료하라고 명령하셨지만, 아직, 전선의 상황을, 알고 싶군.


[정신이 흐린 노인] 사악한 위치킹은, 우리의 함대에게, 분쇄되었나?


[정신이 흐린 노인] TV에서, 봤다. 빅토리아의 그, 수, 수염 공작의 군대를!


[정신이 흐린 노인] 그 녀석들도, 기회를 봐서, 황제 폐하께 거역하려는 건가!


[레토 중령] 런디니움은 이미 함락되었습니다.


[정신이 흐린 노인] 잘 됐군!


[정신이 흐린 노인] 나는...... 올드 가디언으로, 선발될 거야! 너는, 아직, 때가 아니지! 너는, 자신을 증명해야 돼!


그는 이제 곧 90세가 된다. 그는 진작에 거의 모든 것을 잊을 정도가 되었다.


수십 년 동안, 그의 기억은 가울인들이 코르시카 1세를 따라 라이타니엔으로 출정했던 황금기에 머물러 있다.


간호사는 그가 그 다음 해에 죽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는 지금까지도 버티고 있다.


가울이 이미 역사가 됐을 때까지.


런디니움이 이미 무덤에 들어가려고 할 때까지.


......


내가 방위군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내린 명령은 이 요양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나의 오랜 방위군 복무 기간 중, 유일하게 나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


[레토 중령]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링고네스산 샴페인을 가져왔습니다. 앉으시죠.


[정신이 흐린 노인] 음......


[정신이 흐린 노인] 좋은 술이군, 하사. 음...... 


[정신이 흐린 노인] 링고네스에 우리의 눈물이 스며드네♪


[정신이 흐린 노인] 전장은 고통과 고달픔으로 가득하구나♪


[정신이 흐린 노인] ......침략자에게 죽음의 판결을......♪


[레토 중령] 그 노래를 부를 때면 당신은 마치 모든 병과 노쇠함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죠.


[정신이 흐린 노인] ......우리의 깃발은 영원히 빛나리라♪


[레토 중령] 저는 링고네스를 본 적이 없습니다.


[레토 중령] 당신은 저에게 그 웅장한 궁전과 발달된 도로망을 수없이 말해주셨죠.


[레토 중령] ......골딩을 기억하십니까? 여러 해 전에 저와 함께 당신을 찾아왔던 그 소녀입니다.


[레토 중령] 그녀가 죽었습니다.


[레토 중령] 그녀는 이 잔인하고 변하지 않는, 피에 물든 시대에 죽었습니다.


[레토 중령] 그리고 저는 그 모든 것을 만든 범인 중 한 명입니다.


[레토 중령] 저는 그녀에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레토 중령] 하지만 그녀는 이미 떠났습니다. 그녀는 제 시야에 없으며, 그녀는 더 이상 저를 보지 않을 것입니다.


[레토 중령] 저는...... 두렵습니다, 선생님.


[레토 중령] 아미야라는 아이는, 제가 하는 일이 모두 나약함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레토 중령] 저는 골딩에게 자신이 그저 이어지는 파멸 속에서 살아남고 싶을 뿐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레토 중령] 하지만 저는 아직 바라고 있습니다......


[레토 중령] 핑계일 뿐일지라도, 저는 아직 바라고 있습니다......


[레토 중령] 그 폐허 속에서 새로운 가울인들이 일어나는 것을......


[레토 중령] 아니, 아닙니다.


[레토 중령] 저는 골딩이 햇빛과 꽃향기 속에서 아이들을 계속 가르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레토 중령] 그녀의 의지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레토 중령] 하지만, 저는 그것을...... 제가......


[레토 중령] 저는 이미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저는 지쳤습니다, 선생님.


[레토 중령] 당신은 우리에게 아직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


그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것도 괜찮다.


나는 자신의 검을, 한때 가울인의 것이었던 검을 꺼냈다.


내 생각에...... 그는 살카즈가 침입하기 전의 꿈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적어도 찬란한 꿈일 것이다.


......나처럼 비열한 사람이 어찌 감히 그것을 더럽히겠는가.







(찌르는 소리)


......


이미 늙은 청년근위군의 피가 내 두 손에 가득 튀었다.






피를 다스리는 군주 뱀파이어 생귀나르, 그는 빅토리아 궁정의 화려한 장식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심지어...... 평온하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왔군요, 레토.


[뱀파이어 생귀나르] 당신이 숨을 곳을 찾았는 줄 알았습니다.


[레토 중령] 아니요, 물론 아닙니다.


[레토 중령] 생귀나르 님, 저는 당신을 찾아왔습니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아주 기운있게 차려입었군요, 좋아요. 당신이 알던 가울 교사가 죽은 이후로 당신은 계속 기운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죠.


[뱀파이어 생귀나르] 저는 제 아이들과 내기를 했는데, 그들은 당신이 곧 죽을 것이라 예상하더군요.


[뱀파이어 생귀나르] 하지만 저는 당신을 믿습니다, 레토.


[뱀파이어 생귀나르] 함께 한잔 하죠. 당신의 원수, 빅토리아라는 국가의 죽음을 축하합시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제가 직접 의식을 열어서, 가장 오래된 저주를, 가장 슬픈 종말을 선사하겠습니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저는 곧 출발할 겁니다. 제 후예들에게도 이런 영광은 없었으니, 당신은 정말 운이 좋은 거예요.


[레토 중령] ......


[레토 중령] 생귀나르님, 알고 계십니까?


[레토 중령] 제가 태어났을 때, 가울의 수도는 웰링턴 공작과 그의 비열한 공모자들에 의해 철저히 괴멸되었습니다.


하나의 도시가 파괴되었다. 마치 한숨과 같이.


[레토 중령] 지금, 당신은 런디니움에 똑같은 일을 하려는 것 같군요.


[뱀파이어 생귀나르] 그것이 당신을 탄식하게 만드는 것인가요?


[레토 중령] 저는 그저...... 생각해본 적이 없을 뿐입니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웰링턴 공작은 링고네스를 해체하고, 그 이동 구역들을 나누어 가졌죠. 하, 가소롭고 재미없는 빅토리아인입니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당신은 직접 원한을 끝맺을 생각인가요? 당신의 집착을 칭찬해 드리죠.


[뱀파이어 생귀나르] 저는 확실히 당신에게 기회를 줄 수 있어요.


[레토 중령] 감사합니다, 생귀나르 님.


나는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러나 그의 시선이 나에게 머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아...... 정말 슬프군요.


[뱀파이어 생귀나르] 비열하고, 변하기 쉬우며, 무기력하고, 독선적이에요.


[뱀파이어 생귀나르] 두려움 때문에 연민을 빌고, 절망 때문에 자멸합니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그래도 저는 정말 궁금하군요. 당신, 당신.


[뱀파이어 생귀나르] 당신의 보잘것없는 생명 속에서,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짧지 않습니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레토, 정말로 저를 죽일 수 있을 것 같나요?


[뱀파이어 생귀나르]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나의 피가 나의 심장을 움켜쥔다.


[레토 중령] ......


[뱀파이어 생귀나르] 당신은 아마 이 살카즈가 얼마나 오만하며, 얼마나 자신을 깔보고 있는지 생각하고 있겠죠.


[뱀파이어 생귀나르] 그 반대입니다...... 레토.


[뱀파이어 생귀나르] 곧 제가 보게 될 것 때문에, 저는 당신이 정말 사랑스러워요.


[뱀파이어 생귀나르] 당신은 정말 어리석고 비열하죠. 당신은 자신의 피를 소중히 여겨야 해요.


[뱀파이어 생귀나르] 저는 그것들에게 조금 더 흥미로운 용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아, 우리 사이의 황급한 작별이군요.


가울인의 검을...... 나는 전력으로 찾고 있다.


비열한 자의 검을.


[뱀파이어 생귀나르] 가여운 사람이여. 더 노력하고, 더 발버둥치면, 칼자루에 닿을 수 있어요.


[레토 중령] ......내가......


[레토 중령] 내가...... 너에게......


[뱀파이어 생귀나르]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가요?


[레토 중령] 내 말은——


칼날이 내 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차갑다.


나는 나의 더러운 피가 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이 진홍색 액체가 그의 옷을 적시고, 그의 얼굴에 튀었다.


하.


[레토 중령] 내가 너에게 나의 피를 ‘주겠다’, 추악한 거머리야!


[레토 중령] 너는 더 이상 자신의 순수한 피를 자랑할 수 없어!


[레토 중령] 비열한 르네 레토가 그것을 오염시켰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