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는 테레사를 안았다.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힘껏 껴안았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맞닿은 살에서 포근하지만 열띤 온기가 느껴졌다. 꼼꼼히 덧칠해가듯 테레사의 온 몸 구석구석에 입을 맞추었다. 침이 바싹 말라 목이 멜 정도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떠나지 말라고 말했다. 아무 말이 없는 테레사에게 애가 탔다. 애가 타서 십대 중반도 못 된 남자애처럼 굴었다. 키스를 하다가도 금방 입을 떼고 테레사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고, 손을 잡았다가 깍지를 끼었다가 또 손바닥을 제 뺨에 가져다 대었다.
테레사는 그저 미소지어주며, 허둥대는 그녀의 머리칼과 거친 흉터들을 쓰다듬을 뿐이었다. 그녀가 얌전해질 때까지 예민한 아이를 재우듯이 어루만졌다. 긴 순간들이 지나고 살갗 너머로 느껴지던 고동도 완만해지자 테레사는 사근사근 속삭였다.
"W, 울지 마세요. 살카즈 답게 하면 돼요. 지나간 사람은 잊어버리면 돼요."
절대 싫어. 그렇게 중얼거리며 W는 잠에서 깨어났다. W는 울고 있었지만, 얼굴을 정리하고 강인한 용병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같은 숙소의 어느 누구도 그녀의 그런 약한 모습을 들춰내지 않았다. 그게 최선의 배려이거니와 그럴만한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2.
전쟁은 날이 갈수록 격해졌다. 리유니온은 꺼지기 전 마지막 불꽃을 한 줌의 재마저 남기지 않고 불태울 생각이었다. 의도적으로 격한 전투를 피하던 W는 이탈했고, 패트리어트는 기사도를 버렸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는 화산처럼 로도스를 덮쳤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자살에 가까운 돌격에 로도스도 게릴라라는 기존의 전술을 버리고 총력으로 맞설 수밖에 없었다.
"레드, 부탁 받았다. 켈시의, 호출이다. 작전사령부 아니다. 집무실, 와라."
작전사령부가 아니라 집무실로, 레드를 통한 직접적인 호출. W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날이 갈수록 속이 검어지는 그 여자가, 감정을 풀기에 딱 좋은 진수성찬을 준비해주었다.
켈시의 집무실에 도착하니 레드, 엑시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켈시는 빙글거리는 W를 힐끔 보더니 설명을 시작했다.
"첩보가 소대 규모의 어벤저들이 우회 접근 중인 걸 발견했어. 그 중 절반이 빨간 놈, 대장급이다. 패트리어트의 광폭화 아츠가 잡졸들마저 '복수자'로 만들고 있어. 물론 통상적인 방법으로 대응하면 우리 작전팀은 궤멸이다. 레드가 혼란시켜서 기습, W가 폭탄으로 대타격을 입히고 엑시아의 엄호 하에 퇴각한다. 그 외의 지원은 없어."
'정예'가 아니면 목숨 낭비니까. 켈시는 정예라는 단어에 은근히 강세를 넣으며 덧붙였다. 사람을 원하는 대로 조종해 부리기 위한 그녀의 기술이다. 암살자로 길러진 레드, 전장에 죽음의 비를 내리는 엑시아, 일류 용병인 W에게는 의미 없는 입발림이었지만, 반쯤은 습관 같은 것이다.
"박사에게는 당연히 비밀이다. 최종적인 작전통솔권은 그에게 있지만, 호인이 된 그는 더 이상 이런 일을 할 수가 없다.“
혀를 차는 켈시에게 W가 비아냥댔다.
"그 녀석도 어지간히 물러진 모양이야. 독기가 싹 빠져서 허수아비에 같은 옷만 걸쳐놓은 줄 알았다니까.“
시시한 남자가 돼버렸다니까. 그렇게 말하고 W는 전장으로 향했다.
3.
작전은 실패했다. 완전히 실패라고만은 할 수 없는 결과였지만 레드,엑시아,W는 중상을 입었다. 레드의 바이탈사인과 연동된 위험경보에 켈시가 배드가이 호를 급출진 시키는 게 조금만 늦었다면 모두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어벤저부대에 패트리어트가 몸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 패착이었다. 대장이 자살급습부대에 보병으로 동행한다니 범인의 사고가 아니었다. 배드가이 호에서 뛰어내린 샤이닝이 칼을 뽑아 부대를 궤멸시키고 패트리어트를 퇴각시키지 못했다면, 상식을 뛰어넘은 기습에 로도스 전체가 대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W의 의식이 돌아왔다. 흐려진 시야로 익숙하지 않은 천장과 분주히 돌아다니는 메딕 오퍼레이터들의 모습이 보였다. 부산스럽고 시끄러운 환경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무기질한 기계음과 속사포 같은 메딕들의 의사소통 너머로 흥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벤저 한 소대에 오퍼레이터 세 명?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켈시? 디펜더 오퍼레이터를 긁어모으고 샤이닝 씨의 아츠를 사용하면 버틸 수 있었어요. 서포터 오퍼레이터들을 투입시켰으면 다가오기 전에 한 풀 꺾어버리는 것도 가능했고요. 그런 정신 나간 자살부대에 자살 특공으로 대응합니까?“
"자살 특공이 아니다. 패트리어트만 아니었으면 그들 셋이서 충분히 대응했어. 디펜더를 죄다 빼가고 샤이닝마저 투입하면 전선은 누가 유지하지? 메딕의 급속회복제를 과다복용해서 그 호시구마마저 컨디션 난조를 표하고 있어. 부상을 사전에 차단하는 샤이닝이나 나이팅게일을 대체할 수 있는 오퍼레이터는 없어.“
"오퍼레이터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저 몰래 위험한 작전을 진행한 게 이번뿐만이 아니더군요. 작전을 지휘하라고 구출해왔으면서 이런 취급을 하는 이유가 뭡니까? 제가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안전할 수 있는 작전을...“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안전'이라는 헛소리를 하니까 그런 거다 박사. 이건 전쟁이야. 그런 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설마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되는 날이 오다니...“
"저... 저기... 켈시 선생님, 박사님... 병동에서는 그게.. 정숙해주세요... 박사님은 면회를 오신 거죠? 마침 세 분께서 깨어났어요...“
보다 못한 미르의 개입에 둘의 말싸움이 끝이 났다. 박사가 병실 안으로 들어가자 켈시는 질렸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던 켈시는 메딕 오퍼레이터에게 간단히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종종걸음으로 작전통제실로 향했다.
4.
"레드, 부상은, 익숙하다. 걱정, 말아라.“
"레드가 뛰어난 전투원인 건 알지만 그래도... 제가 더 유능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미안해요. 레드처럼 여린 사람도 이런 잔혹한 전장을 감당해야한다니...“
최흉의 암살자에게 여린 사람이라니. 침대에 누운 채 가만히 듣고 있던 W가 폭소를 터뜨렸다. 아드레날린이 순간적으로 솟구쳐 심박수가 올랐다. 그녀에게 연결된 의료장치에서 삐삐 경고음이 울렸다. W씨의 심박수가...! 안셀 군 W씨에게 안정제 투약 언제 했어요? 정량보다 오버해서 투약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W씨는 그냥 가끔 저래요. W는 대놓고 하는 뒷담도 흘려 넘기고 레드와 박사의 대화에 귀기울였다.
"이건 병문안 선물이에요. 프로방스 씨의 꼬리를 통째로 잘라왔어요.“
"모후모후... 레드, 기쁘다. 은혜, 반드시 갚는다.“
"으악!!! 박사님 미쳤어요??? 프로방스 씨에게 구급대원을 빨리! 어쩌면 이미...“
"안셀 군 진정해요! 저건 프로방스 씨가 빠진 털을 모아서 예전부터 만들던 거예요. 그리고 저기.. 레드 씨... 털 날리니까 병실에서 이건... 저기... 제가 맡아둘게요.“
"핑크는, 빨간색, 보수, 죽인다. 모후모후. 내놔라.“
지켜보던 W가 미친 듯이 웃으며 자지러졌다. 의료기계가 소란스럽게 경고음을 울리고 상처가 벌어져 묶어놓은 붕대에 피가 번질 정도가 되자 메딕 오퍼레이터가 한숨을 쉬며 W에게 안정제를 주사했다.
"그 박사가 완전히 광대가 되었네. 재밌어.“
아하하 웃으며 다시 의식이 흐려져가는 W에게 메딕 오퍼레이터가 대꾸했다.
"그래도 저희들은 지금의 박사님을 더 좋아해요. 켈시 선생님은 고생이시지만 말이에요.“
"하긴, 전장이 전장임을 잊게 만드는 녀석도 한 명쯤은 있어야해.“
그렇게 말하며 다시 잠에 빠진 W는 드물게 숙면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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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연재물은 자신 없는데 찍 안싸려고 노력해볼게
아오 스크립트 시발
고쳤다
일단 개추
추 我很快在法轮功训练室看到你的父母。 他们回家了吗? 上次我看到你的父母在天安门坦克下。
재밌겠다 - dc App
괜찮은데? 글도 괜찮게 읽히고 스토리 전개도 부담없었어 이대로만 써도 ㄱㅊ할듯
다음편 시급 - dc App
보수 죽인다 ㅅㅂ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