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머리에 뿔이 돋아난 여인은 이제 갓 태어난 핏덩이를 한 손으로 안아 올렸다.
네가 자유를 좇을 수 있는 리볼리였다면...
눈을 뜨지 못 하는 핏덩이와 자신에게 연결된 탯줄을 힘이 다해 덜덜 떨리는 다른 한 손에 쥔 은색 십자 팬던트로 잘라냈다.
네가 자유로이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쿠란타였다면...
이제 아이에게 형용할 수 없을만큼 잔인한 짓을 치뤄야한다는 현실의 압박감을 자신과 아이가 이겨낼 수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아이를 위해서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마음을 고쳐 먹어도, 흘러내리는 눈물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잠이 들었는지, 평온한 표정으로 어미의 품에서 심장박동 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런 수모를 겪지 않았을텐데.
그녀의 온 몸이 벌벌 떨리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밤의 추위가 그녀의 몸을 떨게 하는 것이 아닌, 아이를 위해서 아이를 상처입혀야만 한다는 모순을 버텨내기 위한 마음의 반동이었다.
양수와 피로 범벅이 된 덜덜 떠는 왼손으로 허리춤에 있던 작은 단검집으로 움직여 단검을 뽑아냈다. 상반신을 일으키고 자신이 누워있던 자리에 아이를 눕힌 뒤, 무릎을 꿇어 아이와 마주보고서 그녀는 팔로 눈물을 훔치곤 아이의 모습을 마음 깊이 새겨두었다.
손의 떨림이 다시 심해지자, 쥔 단검을 더욱 꽉 쥐었다. 손톱이 파고들은 손바닥에서 다시금 피가 천천히 흘러내렸지만 그 고통이 손의 떨림을 잦아들게 했다. 이윽고 손에 떨림이 완전히 잦아들자, 단검의 날이 선홍색을 띄며 달아올랐다.
자신과 달리 한 개의 뿔만 가지고 있는 아이의 조그마한 하얀 뿔을, 작열하는 선홍빛 단검으로 이마에 닿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단번에 베어내고 뿔이 달각하며 땅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피어오르는 연기가 코를 스쳐갔다.
미동도 않으며 여전히 조용히 맥동하는 자신의 아이를 확인하고 졸였던 숨을 몰아 쉬었지만, 계속해서 긴장하고 있던 육체는 단검을 손에 쥘 힘도 남아 있지 않을 지경이 되었고 땅을 디디고 있던 무릎의 자세가 무너지자 아이의 옆에 얼굴을 파묻고선 조용히 바라보았다.
“...”
조용한 공백은 땅에 퍼진 손을 움직여 떨어트렸던 단검을 찾아 헤매는 소리로 사라졌다. 어느샌가 차가워진 단검의 날이 그녀의 손에 닿자 그대로 날을 쥐곤 손을 파묻은 얼굴 옆으로 옮기며 마음을 굳히기 시작했다.
힘을 잃어 엎드린 몸을 다시 한 번 지탱해내기 위한 주먹을 쥔 손에서는 더 이상 피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근육이 찢어지는,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을 신음으로 참아내며 무릎으로 땅을 디디고 상반신을 일으켰다. 똑바로 쥔 단검은 다시 한 번 작열하는 선홍색으로 빛을 띄기 시작하며 연기를 피워냈다.
똑같은 흰색을 지닌 꼬리는 자신과 크기를 비교하면 손가락만 할 정도로 정말 작았다. 굳게 닫혔던 입에서 피와 함께 독백이 흘러내렸다.
“너에게 사랑만을 주어야하는데, 고통만을 주는구나.”
그 독백과 함께, 아이의 꼬리의 뿌리 부분을 순식간에 잘라내고
꼬리의 단면과 이마에 돋아있던 잘린 뿔 단면에, 그녀는 울음을 터트리며 작열하는 고통을 아이에게 안겨주었다.
뿔 잘린 살카즈라니 누군지 짐작도 안가네
되게 느낌있게 잘 쓰네
개추
개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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