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녹취]

"사실 선생님의 주장이 아니었다면 리치들은 태고의 뿔이 죽은 뒤 라이타니엔을 떠났어야 했었죠. 우뚝 솟은 여황의 쌍둥이 탑은 굉장히 인상깊었지만, 결코 진정으로 사람을 안심시킬 수는 없었으니까요. 저녁노을에 녹슨 피 냄새가 없다고 해서 정말 완벽한 것은 아니듯이, 아무리 아름다운 운하도 균열이 있고, 새로운 변화는 이미 다가오고 있었으니... 우리는 그런 것들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츠빌링스튀르메에 머물던 리치들은 자신의 행방을 숨기는 데 더욱 신경을 쓰고, 각종 연구도 빠르게 마무리짓고, 언제든지 탈출할 준비가 되어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선생님이 한 카프리니를 데리고 루드비히 대학으로 돌아왔습니다. 헌병대에서 돌려받았다고 하더군요. 그의 행동은 필연적으로 저희를 혼란스럽고 경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해하실 수 있겠죠? 이사를 준비할 때 작은 애완동물을 누가 입양하겠나요?... 글쎄, 저는 불평을 했었죠.

"그런데 언제부터 리치들이 그런 이상한 존재를 생활에 갖는 것에 익숙해졌는지는 모르겠네요. 그의 성격은 마치 나무토막과 같아서 융통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계시죠? 하지만 이런 종류의 이상함은 때로는 예상치 못하게 유용할 때도 있었죠. 선생님이 화를 내실 때, 대학의 학생들은 감히 문 앞을 서성거리기만 했고, 다른 리치들조차도 끌려가서 벌을 받을까 봐 조심스럽게 실을 치우고 싶어 했죠. 이때 오직 레싱만이 무표정한 얼굴로 군중들을 지나쳐가고, 무표정으로 문을 밀고 들어가며, 그 저주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어질러진 책들과 마법 도구들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표현을 빌려보자면, 마치 귀머거리처럼요. 간단히 말해서, 레싱이 방에 들어간 후 흘러나오는 음량의 변화에 따라 들어갈 시간을 판단하고 선생님께 보고하는 방법을 나중에 모두가 배웠죠. 게다가 그는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굉장히 믿음직하답니다. 리치는 하기 힘든 일, 구입하기 불편한 물건이 필요하다고 하면, 매달 긴 목록을 들고 도시에 갔다가, 그 큰 검과 큰 가방을 들고 돌아왔는데...

"박사님, 그 사람에게 휴가를 주고 가끔 카즈델에 오도록 허락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뇨, 그가 계속해서 선생님을 상대하게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당신은 그걸 허락하지 않겠죠...... 혹시 그의 자매나 가족들이 그를 그리워하진 않던가요?“
  
레싱 파일기록인데 이거 화자가 누가봐도 에르망가르드잖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