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그 선생님을 따라 멀리 떠나보니, 바깥의 세상은 대황성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어. 우리가 이곳에 머물고 겨우 몇 십 년 만에 인류는 또 많은 신기한 것들을 생각해냈지.
염국 대지에는 다양한 도시들이 있어. 끝이 보이지 않는 논경지 외에도 화려한 궁전이나 번화한 장터도 있었지. 모든 것이 흥미로웠어.
조금 쉬다가 다시 떠날게. 이번에는 긴 여행이고, 돌아오는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어.
말하자면 대황성도 몇 년 동안 힘든 시기가 아니었어. 그 밭을 돌볼 수 있는 사람도 많은데 정말 나랑 같이 떠나볼 생각은 없는 거야?
......누나, 나는 바깥의 대지도 대황성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어.
그래. 몇 십 년을 더 걸었을까? 아니면 몇 백 년을 더 걸었을까? 생각은 언제나 변하는 것이지.
많은 것을 보고 나니 어디를 가도 인간인 인간일 뿐임을 알게 됐고, 인간 세상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아...... 사람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지만, 사실 예상하기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
맞아.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하신 말씀은 잘 이해했어.
누나...... 얼마나 더 여기 머물 생각이야?
[니엔] 어이——
[니엔] 너를 산 높은 곳에서 끌어내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데 아직도 그렇게 틀어박혀 있는 거야? 지금은 슈도 없는데 나랑 산책이나 할까?
[니엔] 여기에는 신기한 건 없어도, 과일, 채소, 곡물의 맛은 이동도시의 재배지와 비교도 안 돼. 참, 너 아직 곡물로 어떻게 술을 빚는지 본 적 없지?
[시] 짜증나.
[니엔] 천사부가 또 괴롭혔어?
[시] 천사부가 뭐가 무섭다고!
[시] 나는...... 그냥......
[시] ......너는 시간이 있으면 바깥에서 꼼짝 않는 커다란 녀석 생각이나 해.
[니엔] 천사들이 모두 재난 피해 지원을 하러 갔는데 나 혼자 어쩌겠어, 직접 손을 쓸 수도 없고......
[니엔] 심심해! 어디 보자, 오늘 네가 그린 건......
[시] 안 돼!
[니엔] 그렇게 속좁게 굴지 마, 영감이 안 떠오르면 내가 아이디어를 줄까?
[시] 내놓고 나가.
[니엔] 불안한가봐? 정말 비밀이 있나보네.
[시] 비밀이 아니라 걱정거리야.
[니엔] ......천사부 늙은이들은 정말 짜증나지만 어쩔 수 없어. 그리고 조정에서 보장해줬으니 걔네들도 기껏해야 잔소리 좀 할 뿐이겠지.
[니엔] 그러니까...... 너를 귀찮게 하는 건 ‘그 사람’일 거야.
[시] ......
[니엔] 나는 걔가 이미 도착했다는 게 느껴져, 숨기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래도 우리는 가족인데 안 가볼 거야?
[시] 안 가.
[니엔] 불편해하기는...... 듣기로는 네가 있던 산을 지나갈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그림들을 모아서 너한테 가져다 줬다면서. 싫다고 고집부리지 마.
[시] ......달라.
[시] 네가 걔를 마지막으로 만난 건 언제야?
[니엔] 음, 잘 기억이 안 나네.
[니엔] 사업을 너무 크게 해서 사세대한테 경고를 여러 번 받은 뒤 좀 조심한다는 것 같던데. 최근 몇 년은 그저 세상을 거닐면서 염국의 모든 도시를 돌아다녔다 하고.
[니엔] 그런데 사세대가 우리보다 걔를 훨씬 더 엄격히 감시했잖아.
[시]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 건데......
[니엔] 사세대를 상대할 때 수첩을 슬쩍 훔쳐봤지. 그다지 깊게 숨기진 않은 부분이었어.
[시] ......
[시] ‘사업을 너무 크게 한다’. 내가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데. 걔는 누에와 뽕나무 기르는 것을 좋아하고, 슈 옆을 따라다니던 바보일 뿐이었다고.
[시] 내가 최근에 걔를 만났을 때, 그러니까 네 말처럼 ‘지나갔을 때’, 나는 그림에서 조금 엿봤어.
[시] 그 흐리고 기분나쁜 눈빛, 그건——
[니엔] ——그 바둑꾼같지, 나도 알아.
[니엔] 그리고 바둑꾼이 빠져나왔을 때 걔는 백조에 있었잖아. 지난 몇 년 염국이 우리한테 신경쓰지 않는 동안, 주로 누구를 지켜봤을 것 같아?
[시] 너는 그 둘이 결탁했다고 생각해?
[니엔] 몰라. 나는 그 바둑꾼 녀석이랑 사이가 좋은 건 링 언니랑 큰오빠 뿐일 거라 생각했어.
[니엔] 하지만 사세대가 그렇게 판단했다면 지금처럼 돌아다닐 수는 없었을걸.
[니엔] 너도 걔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는 알고 있잖아. 매년 정기적으로 사세대에 제출하는 장부에는 모든 거래와 손익이 확실하게 기록돼 있어서 약간의 흠집도 없어.
[니엔] 어느 도시가 재앙으로 피해를 입으면 자기 돈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피해자들을 도왔지. 그런 점에서 사세대는 아무래도 체면을 차려줘야 될 거야.
[시] 걔한테 좋은 뜻이 있는 것 같아?
[니엔] 그래도 우리 가족인데...... 뒷담화를 할 수 있겠어?
[시] 네가 안 그런다고?
[시] 그리고 인간 세상에는 원래 우리 같은 관계는 존재하지 않아. ‘형제자매’라니...... 나는......
[니엔] 너는?
[시] 꺼져. 가까이 오지마. 슬쩍 훔쳐보지도 말고!
[니엔] 그래 그래, 손 안 댈 테니까 진정해. 에휴.
[니엔] ‘형제자매’. 결국 세속적인 의미에서의 혈육의 정은 우리한테는 성립하지 않지......
[니엔] 아마 수백 년 뒤에는 염국의 사관들이 우리의 이런 관계를 묘사하기 위한 단어를 특별히 만들어낼 거야...... 아마도.
[니엔] 그런데 네 고집스러운 성격을 고칠 수만 있다면 우리는 가족 모임을 몇 번은 더 할 수 있을걸.
[시] 내가 언제 고집을 부렸다고?
[니엔] 그러니까 말이야, 언제쯤 네 서재에 있는 그림 12장을 보여줄 거야?
[시] ......꺼져!
[니엔] 그래, 확실히 12장이야. 셋째 언니가 사라진 뒤에도 너는 계속 그녀의 그림을 가지고 있었어.
[니엔] ......그림 속 그 사람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고 있는 거야? 아니면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거야?
[니엔] 그리고...... 네 자화상도...... 아직까지 붓을 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잖아?
[니엔] 꼭 그렇게 고집을 부려야겠어?
[시] ......
한바탕 쏟아진 폭우.
하늘의 잿빛 구름은 이미 흩어졌고, 공기 중에서 아직 습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허셩] ......
[좌락] ......
좌락은 허셩이 이를 악물고 손에 든 천사의의 버튼을 누르는 것을 봤다.
곧이어 처음 보는 대형 차량이 밭을 짓밟았고, 줄지어 늘어선 농작물들이 쓰러졌다.
뿌리가 부러지고 누렇게 시든 잎사귀에 바람이 불며 그칠 줄 모르는 소리가 났다. 그것은 오만한 비웃음처럼......
재해가 오라고 하면 오고, 가라고 하면 간다.
사람이 하늘을 어찌할 수 있을까?
[좌락] 이 작물들은 포기하려는 겁니까?
[허셩] 그래.
[허셩] 이 땅은 내 첫 번째 실험용 밭이야. 옥수수를 심어뒀었지. 모두 오리지늄이 섞인 오수에 잠겼으니까 처리해야만 돼.
[허셩] 토지가 오리지늄으로 오염되면 회복이 아주 어려워. 그래서 이 대지는 넓지만 경작할 수 있는 땅은 적은 거야.
[허셩] 옥수수는 속대까지 달콤해서, 어렸을 때 대황성에서 처음 먹어보니까 정말 맛있었어.
[허셩] 잘 자라게 해서 모두가 그 단맛을 느끼고, 내가 처음 먹었을 때 같은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지.
[좌락] ......
엔진 소리가 울리고, 맨땅만이 남았다.
[샤오만] 샤오허, 이제야 찾았네!
[샤오만] 어서어서, 공사하는 사람들이 밭을 뭉개버려서 농부 아저씨들이랑 천사들이 싸우고 있다고, 얼른 가봐!
[토목천사] 모두들, 재해가 막 지나갔고 물자가 부족한데, 시간도 촉박하고 임무가 막중하니 공사를 지체할 수는 없어.
[토목천사] 이 밭들은 폐기하기로 결정되었으니, 길을 비켜서 우리가 이 장비들을 옮길 수 있게 해주길 바라지!
[화난 농부] ‘폐기’? 입을 열자마자 헛소리하기는! 여기서 농사를 짓는 천사가 이틀 전에 나한테 농작물 연구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이르렀다 그랬다고.
[화난 농부] 차를 몰고 우리 밭을 휩쓸다니, 누가 너희들한테 권한을 준 거야?
[토목천사] ‘정묘번 구역의 흙 샘플에서 과도한 오리지늄 입자 농도가 검출’ 이건 이 논이 이미 오염돼서 쓸 수 없어졌다는——
[화난 농부] 이런 흉년은 매번 있었어. 어떻게 너희같은 외부인들이 와서 이 땅을 쓸 수 없다고 그러는 건데?
[토목천사] 너희들의 논은 옮길 수도 없고, 몇 번의 재해로 이미 오염됐다고. 밭을 구하지 않는 것도 상부의 결정이야......
[화난 농부] 흉년이 들었다고 논을 안 구하면 난리가 날걸!
[화난 농부] 예전에 사람들이 엄청 굶어 죽는 거 못 봤어?! 공사가 먼저라고 가볍게 말하면서, 땅을 구하기는커녕 짓밟아 버린다니!
[화난 농부] 대황성은 우리의 땅이야!
[토목천사] ......무슨 근거로 하는 말이지?
[화난 농부] 근거가 뭐냐고?
[화난 농부] 하늘의 뜻이다! 이 자식이......
[토목천사] ......
[토목천사] 때리려고?
[화난 토목천사] ......이 녀석!
[화난 농부] !!
[샤오만] 아저씨, 아줌마, 싸우지 마세요......
[허셩] 왕 아저씨!
[허셩] 밭이......
[화난 농부] 봐! 이 땅이 오리지늄에 한 번 망가진지도 얼마 안 됐는데, 땅을 구하기도 전에 녀석들이 차를 몰고 또 짓밟았다고!
[화난 농부] 말만 하면 무슨 시랑이니 보고서니 그러는데, 누가 네 시랑을 인정한대? 나는 그 사람을 본 적도 없어!
[허셩] 천사분들, 저희는 이 밭의 폐기와 관련된 어떠한 통지도 받지 못했을 텐데요.
[허셩] 제 기억으로는 땅을 구하는 것을 우선하기로 결정했을 거예요......
[토목천사] 아직 못 들었어? 공사 물자의 보급이 이미 도착했다고. 대황성의 개축 공사는 어제 저녁에 재개됐어.
[토목천사] 토지 복구에 필요한 비용도 최신 토지 손상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재평가됐지.
[토목천사] 결론적으로는, 대황성 외곽의 농지 개축을 포기하고 핵심 도시 건설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야 돼...... 또 언제든지 핵심 도시를 이동할 수 있게 준비를 해야 하고.
[허셩] 어째서죠?!
[허셩] 토지의 오염원은 제대로 연구됐나요? 왜 이렇게 급한 판단을 내린 건가요?
[토목천사] 천사부의......더 윗선에서 내린 결론이야. 못 믿겠으면 경력 있는 천사한테 가서 확인해봐.
[허셩] ......
허셩이 고개를 돌려보니, 농부들이 짓밟힌 논밭을 멍하니 바라보며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허셩] 선배님들, 천사부에서 결국 논밭을 포기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우리는 모두 그 계획에 따를 겁니다.
[허셩] 하지만 이곳은 사람들의 일터일 뿐만 아니라 집이기도 하죠.
[허셩] 아직 공식적으로 모두에게 이동 소식을 알리지 않았으니, 적어도 지금은 이 공사 기구를 다른 곳으로 옮겨주시기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토목천사] ......그래, 그렇게 할게. 하지만 며칠만이야.
[허셩] 감사합니다.
[토목천사] 매년 여기서 농사를 짓는 게 힘들다는 건 알지만, 상황이 달라졌어.
[토목천사] 옛날 이동 도시가 없었을 때는 사람들이 정말로 이 땅을 떠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농작물이 무토양 재배를 위해 모두 이동 섹터로 옮겨졌지......
[토목천사] 솔직히 말해서, 대황성의 땅에는 특별한 점이 없다고.
[토목천사] 여기에서 오리지늄에 내성이 있는 작물을 연구한다고 했는데, 그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아무런 결과가 없잖아?
[허셩] ......
(회상)
[허셩] 저는 그저...... 이런 결과만 얻어진다면 ‘만경’ 연구가 응용되고 보급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닌지 불확실할 뿐입니다.
[허셩]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성과는 커녕 희망의 싹도 보이지 않아요.
(회상 끝)
[마음이 불편한 농부] 샤오허, 그 사람들한테 뭐라고 했길래 떠난 거야?
[허셩] 아무것도 아니예요......
[허셩] 왕 아저씨...... 조만간 모두들 논밭을 정리해야 돼요......
[허셩] ......
[샤오만] 큰 물소? 큰 물소!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샤오만] 이제 어떻게 하지? 그 천사 말을 들어보니까 대황성은 정말로 옮겨가는 거야? 이 논밭은 버려지는 거야?
[샤오만] 이장 할머니가 어디 계시는지 모르겠는데 같이 찾으러 갈까?
[허셩] ......
[샤오만] ......말 좀 해봐!
[허셩] 대황성에 이런 변화가 있다면 이장님이 가장 먼저 알았을 거야. 그 분이 나서지 않았다는 건 그 분도 어쩔 수 없다는 뜻일 테고......
[허셩] 나한테는 더욱 방법이 없어......
[샤오만] 또 무슨 재수 없는 소리를 하는 거야?
[허셩] 그 옛날의 신농은 정말로 신선이 아니었을까......?
[허셩]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이런 땅을 개척할 수 있었겠어......
[샤오만] 신농도 대단하지만, 이 땅을 잘 돌볼 수 있는 요즘 사람들도 대단해.
[샤오만] 함부로 포기하면 신농이 엄청 혼낼걸!
[샤오만] 아!
샤오만은 발에 뭔가 밟힌 것을 느끼고 당황하며 발을 치웠다. 벼가 흔들리더니 사람의 모습이 일어났다.
[곡식 사이에서 자던 남자] 아아, 좋은 꿈을 방해하다니......
[화려한 복장의 남자] 벼농사가 풍작을 거두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재앙에 좋은 꿈이 무너져 버렸군.
[샤오만] 어휴! 왜 밭에서 자요, 다른 사람이 밟을까봐 걱정도 안 돼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네가 이미 나를 제대로 밟지 않았던가?
[샤오만] 그건 그쪽이 이상한 곳에 누워 있어서 그런 거잖아요?
[허셩] 죄송합니다! 선생님, 다치신 곳은 없으신가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다치지는 앟았지만 이 괜찮은 옷에 흙 발자국이 이렇게 남아 버렸으니, 이것 참......
[샤오만] 분명...... 아저씨가 장소도 안 가리면서 자고 있었잖아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길도 안 보면서 다니는 꼬맹이가.
[허셩] 샤오만......
[샤오만] 그러면 제가 어떻게 해요! 깨끗하게 닦아드려요? 아니면 배상할까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됐어. 내가 가진 물건들은 모두 이곳저곳을 다니며 찾아낸 가장 값비싼 것들이니, 너에게 세탁을 맡겨도 결국 뒤얽힌 옷감 덩어리가 될 뿐이야.
[허셩] 선생님...... 당신이 대황성에 구호 물자를 가져온 사람인가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너는 정말 영리하군.
[화려한 복장의 남자] 나는 상인이다. 일찍이 장사를 하며 밑천을 모았고, 대황성이 재해를 입었다고 해서 급히 돌아왔지. 고향에 어려움이 있다면 당연히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도울 수밖에.
[샤오만] 대황성 사람이라고요? 그런데 왜 논에서 잠을 자요? 여기 집이 없는 거예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너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더니 이곳의 풍경이 변했고, 뜻밖에도 길을 잃어버렸어...... 마침 묻고 싶었는데, 그림자극을 하는 곳에 어떻게 가는지 알고 있나?
[샤오만] ‘그림자극’이요? 그게 뭐죠?
[화려한 복장의 남자] 짚으로 모양을 만들고 등불을 천으로 덮어서, 그림자를 비추면서 하는 공연이지.
[화려한 복장의 남자] ......이제 그림자극은 보지 않는 건가?
[샤오만] 본 적 없는데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그렇다면, 풍작을 기념하는 곳은 어디지?
[허셩] 큰 무대를 말하시는 건가요?
[샤오만] 거기라면 알아요. 이 길을 따라 가다가 세 번째 큰 나무에서 좌회전하면 돼요. 사실 신농 사당 바로 뒤쪽이죠.
[화려한 복장의 남자] 음...... 신농 사당은 아직 있었나. 괜찮군.
[화려한 복장의 남자] 고맙다. 너는 나에게 처음으로 길을 알려준 사람이니까 인연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지. 너에게 소원을 하나 팔 테니, 뭐든지 말해 봐라.
남자가 손을 내밀자 손 위에는 둥근 돌멩이가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다.
[샤오만] 이건 뭐예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한 개의 소원, 뭐든지 괜찮아.
[샤오만] 소원이요?
[샤오만] 못 믿겠어요. 신선도 아닌 상인인데, 당신한테 말한다고 그게 정말 이뤄질까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나는 확실히 상인일 뿐이야, 하지만 장사를 조금 크게 하면 무엇이든 사고 팔 수 있지.
[화려한 복장의 남자] 그러나 나와 거래할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자 주어지는 것이 아니야.
[샤오만] ......진짜요?
샤오만은 뒤에 있는 샤오허를 돌아고 곰곰이 생각한 뒤, 다시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샤오만] (작은 목소리로) 제가 원하는 건......
[샤오만] (작은 목소리로) 대황성 언제나 풍년이고 평화로우면 좋겠어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좋아, 그 소원을 너에게 팔겠다. 그렇다면 너는 무엇으로 그것을 살 건가?
[허셩] 샤오만...... 이 사람 이상한 것 같아. 그냥 가자.
[샤오만] 저한테 귀중한 물건은 하나도 없어요. 사기칠 생각은 하지 마세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얼마나 귀중한지는 상관 없어. 그저 네가 좋아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물건이라면 뭐든지 교환할 수 있지.
[샤오만] 샤오허! 그 노래를 불어도 될까?
[허셩] 노래? ......무슨 노래?
[샤오만] ......
샤오만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샤오만] ......넌 진짜 바보 물소야!
멀리서 파울비스트들이 가축들의 등에 앉아 부리로 벌레를 잡고 있다.
가축은 머리를 박고 풀을 뜯으며, 파울비스트는 깡충거리다가 가끔 목을 펴고 즐거운 울음소리를 냈다.
샤오만은 자신의 피리를 입에 댔다.
부드러운 바람이 반주가 된다.
산은 푸르고 물은 천천히 흐르네, 달빛이 강에 뿌려져 천천히 흐르는구나♪
작은 배는 흔들거리고, 나는 씨앗을 심어 꽃피기를 기다린다♪
별은 하늘에 말 없이 떠 있고, 바깥에서 날아온 씨앗이 싹트네♪
작은 배를 타고 멀리 떠나는 네 손에 벼꽃이 팔랑팔랑 내려온다♪
바람에 흔들흔들, 멀리까지 바래다줄게♪
[화려한 복장의 남자] ......나쁘지 않은 보수군, 아주 마음에 들어.
[화려한 복장의 남자] 이 돌은 네 거다. 네 소원은 이루어질 거야.
[샤오만] ......흥.
샤오만은 피리를 내려놓고 옆에 있는 샤오허를 노려본 뒤, 발을 동동 구르며 달려갔다.
[화려한 복장의 남자] 아가씨가 화난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일이지?
[허셩] ......그 노래는 저한테 만들어준 거예요. 3년 전에 제가 시험을 보러 갈 때 불어줬죠.
[허셩] ......기억은 하고 있고, 방금은 반응만 안 했을 뿐인데......
[화려한 복장의 남자] 그런 것이었나. 그런 마음은 흔치 않지.
[화려한 복장의 남자] 그러면, 너는 나에게 사고 싶은 것이 없나?
[허셩] ......저요?
[허셩] 감사합니다만, 지금은 특별히 원하는 게 없어요.
[허셩] 제가 원하는 것은 거래로 얻을 수 없고, 스스로 해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화려한 복장의 남자]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괜찮을걸? 나에게 다른 장점은 없지만, 가 본 곳도 많고 팔 수 있는 것도 많거든.
[허셩] ......
[허셩] 뭐든지 팔 수 있다고 했는데, 세상을 먹여 살릴 미래도 팔 수 있겠어요?
[화려한 복장의 남자] ......
[화려한 복장의 남자] 가능해.
[허셩] 그게...... 무슨 뜻인지......
[화려한 복장의 남자] 귀중한 물건일수록 값은 물론 비싸지지. 너의 그 웅대한 이상, 너는 무엇으로 그것을 살 건가?
[허셩] ......
[좌락] 샤오허, 요염된 농작물의 수습이 끝났습니다. 제가 더 해야 될 일은——
[좌락] 당신은......
[화려한 복장의 남자] 왜 나를 그렇게 보는 거지? 혹시 나하고 아는 사이인 건가?
[좌락] ......
[좌락] 대화 좀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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