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강도들이 쓰러짐)




[와이틴푸이] 괜찮나?




[캐러밴 주인] 감사합니다, 대협님.


[캐러밴 주인] 모처럼 북쪽에서 진귀한 광석을 사서 남쪽에 팔려고 했는데, 여기서 길을 막는 강도를 만날 줄은 몰랐군요. 대협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번 사업은 본전도 못 찾았을 겁니다.


[와이틴푸이] 캐러밴이라면 좁은 길을 고르지 마라.


[캐러밴 주인] 서두르려던 것은 아닙니다만......


[캐러밴 주인] 당신의 의협심에 감사드립니다, 작은 성의지만 받아 주시죠.


[와이틴푸이] 관심 없어, 나는 가겠다.


[캐러밴 주인] 선생님, 잠시만요! 기다려 주세요.....


[캐러밴 주인] 제가 보기에 선생님의 솜씨는 정말 대단한 것 같은데, 혹시...... 무술계의 사람이신가요?


[와이틴푸이] 한판 붙어보려는 건가?


[캐러밴 주인] 아니요, 제가 어찌 감히....... 보시다시피 저는 힘 없는 장사꾼입니다. 당신과 겨룰 능력이 어디 있겠나요?


[캐러밴 주인] 하지만 무술계 사람이라고 하시니...... 정말 공교롭게도 제가 얼마 전에 귀중한 무학 비법서를 얻었는데, 선생님이 관심을 가지실지도 모르겠군요.


[와이틴푸이] 웃기는군, 세상에 내가 쓸 만한 무학 비법서가 있다고?


[캐러밴 주인] 서두르지 마시죠. 일단 살펴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저는 장사를 할 때 언제나 손님에게 유용한 상품만을 판답니다.


[와이틴푸이] 안 볼 거다.


[캐러밴 주인] 그래도 한번 보시죠, 몇 분 걸리지도 않고, 후회하지 않으실 것이라 장담합니다.


[와이틴푸이] 적당히 할 줄을 모르는—— 







[총웨] 귀공의 무예가 이 수준에 달할 줄은 몰랐군.


[총웨] 나는 더 이상 귀공의 상대가 못 돼.


[와이틴푸이] 너....


[와이틴푸이] 너를 이겼다면, 나는 천하제일인 건가?


[총웨] 귀공은 이미 천하제일이라네.


[와이틴푸이] 천하제일.......내가 천하제일이라고?


피가 뜨겁다. 주먹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다.


정상에 올라섰다, 평생소원이 이루어졌다......


아니, 아니야!


이 사람은 누구지? 


(주먹 소리)







한 차례의 황홀감.


[와이틴푸이] ......어떻게 된 거지?


[와이틴푸이] 너는 도대체 뭐하는 녀석이냐?!


[캐러밴 주인] 방금 말했잖습니까, 장사꾼입니다.


[캐러밴 주인] 뭐든지 팔고, 뭐든지 챙기죠.


이 자는 나를 어떻게 찾은 거지?


[와이틴푸이] ......왜 나를 찾은 거냐?


[캐러밴 주인] 저는 당신이 어떤 상대를 이기기 위해 40년 동안 무술을 익혔다는 것을 압니다.


[캐러밴 주인] 수십 년의 시간을 덜 들여서 그 자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선생님께서는 필요 없으신지요?


[와이틴푸이] 네가 끼어들 필요는 없다!


[캐러밴 주인] 선생님이 제 물건을 살 생각이 없으시다 해도, 저는 선생님께 사고자 하는 물건이 있습니다.


[캐러밴 주인] 선생님께서 얼마 전에 보검을 얻으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값이면 제에게 팔 생각이 있으신가요?


[와이틴푸이] 꺼져라!


(주먹 소리)


(캐러밴 주인의 모습이 사라짐)


[와이틴푸이]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캐러밴 주인이 다시 나타남)


[캐러밴 주인] 선생님께서 제 입찰에 그다지 만족하지 않으신 것 같군요.


[캐러밴 주인] 값은 아직 협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요?


[와이틴푸이] 협상은 필요 없다!



[양현?] 자네는 그 검을 매우 중요시하고, 그 약속도 매우 중요시하는군. 내가 의형제를 잘못 본 게 아니었어.




[리?] 40년 동안 무학의 최고봉만 추구했으니 존경할만 하지.


[리?] 그 목표를 위해서 너는 정말 어떤 대가라도 치를 수 있을까?


(주먹 소리)


[와이틴푸이] 농간 부리지 마라!



[와이후?] 아빠?


[와이틴푸이] ......!


[캐러밴 주인] 아, 그래요. 저는 세상에 불가능한 거래는 없고, 불가능한 값만이 있을 뿐이라고 믿습니다. 문제 없어요, 값을 더 올리면 되죠.


[캐러밴 주인] 예를 들어서, 당신 딸의 목숨은 어떻습니까?




(회상 끝)




[니엔] 어이, 중요한 공사를 하는 곳에 허가 없이 들어오면 안 되지.


[지] 오랜만이야, 니엔.


[지] 이 커다란 볼거리를 모두 네가 설계한 거야?


[니엔] 이유 없는 아첨은 그만둬, 할 말이 있으면 하고.


[지] 모처럼 만났는데 그렇게 반겨주다니, 실망인걸.


[지] 내가 고생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장사한 돈으로 해마다 한 푼도 부족함 없이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네가 이 커다란 녀석을 만들 돈이 어디서 나왔을지 생각해 본 적 없나봐?


[니엔] 적당히 해, 네 돈은 또 어디서 났는데? 투기로 이익을 남긴 것도 아니고, 파는 물건도 네가 만든 게 아니잖아. 


[니엔] 정말이지......옛날에 너희 장사꾼들이 대접을 받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니까.


[니엔] 여긴 왜 왔어? 너라면 가장먼저 슈 언니를 찾으러 갈 줄 알았는데.


[지] 우리 가족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는 물건이 얼마나 신기한 녀석인지 궁금했거든.


[지] 이 물건을 만드는 것도 순조롭지 않다고 들었는데,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지는 않아?


[니엔] 도움이 필요해도 너는 아니야. 공사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잖아.


[지] 슈가 도울 수 있다면, 나도 조금은 도울 수 있겠지.


[니엔] ......무슨 생각인 거야?


[지] 나는 이 핵심 에너지원이 단순히 공학적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 우리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개념적 '베헤모스'가 되도록 하려면 개념적 '생명'을 부여해야 할 거야.


[지] 그래서 누나의 능력이 필요할 텐데, 누나 혼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너무 고생일 것 같거든.


[지] 나도 그녀의 능력을 어느 정도 배웠으니, 내가 대신 일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어?


[니엔] 아직도 슈 언니를 많이 신경 쓰고 있었던 건가...... 너희들 사이가 틀어진 거 아니었어?


[지] 일이 좀 있었지......


[지] 그러면, 허락해주는 건가?


[니엔] 자, 거기까지.


[니엔] 네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든, 오늘은 안 만난 걸로 할게.


[지] 이런, 내 누이들은 나를 별로 안 보고 싶어하나봐.


[니엔] 나는 네 주판알이 걱정이야. 너랑은 몇 마디만 해도 속아버릴 것 같다고.


[니엔] 전에 우리가 만날 때마다 네가 나한테 사기를 얼마나 쳤는데?


[지] 물건을 파는 것을 도왔을 뿐이야. 얻은 이익 중에는 네 몫도 결코 적지 않았을걸.


[니엔] 됐어 됐어, 네 감언이설을 듣고 있을 시간은 없어.


[니엔] 어서 돌아가. 내가 작업하는 곳에서 멀리 떨어지는 게 좋을 거야. 그 늙은이들이랑 또 대화하고 싶지는 않다고.


[지] 만약 내가 정말로 안쪽을 보고 싶어한다면?


[니엔] ......이봐.


[지] ......


[지] 그렇게 긴장하지마. 내가 여동생의 물건을 빼앗기라도 하려는 것 같잖아.


[니엔] ......


[지] 나는 여동생을 보러 왔을 뿐이야. 아직 이렇게 기운이 넘치는 것을 보니까 마음이 놓이는걸.







[좌락] 첫 만남 이후로 종적을 찾을 수 없어......


[좌락] 그는 어디로 간 거지.....?


[???] 어이.







[묵량] 크아......


[묵량] (깨문다)


[좌락] 당신은......!


(묵량이 도망감)


[좌락] ......시?



[시] 뭐야, 저번에 만났을 때는 자신감이 넘치지 않았던가?


[좌락] 당신들은 그렇게 함부로 능력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시] 시끄러워.


[시]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나도 자발적으로 사세대 사람을 만나고 싶지는 않다고.


[시] ......그 녀석은 역시 너를 이미 찾아갔구나.


[좌락] 당신들은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 거죠?


[좌락] 오성 십이루가 착공되는 시기에 그가 갑자기 대황성으로 돌아온 것에 무슨 계획이 있는 겁니까?


[시] 나한테 묻는 거야? 너는 병촉인이잖아?


[좌락] 물론 제가 조사할 겁니다......


[시] 어디서부터 찾아볼 건데?


[좌락] 저는 이전의 재해 뒤에 다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성 십이루의 공사가 눈앞이니 그 죄인이 주변에 수를 뒀을 가능성이 높죠.


[시] 혼자가 된 병촉인이 다른 사람의 지원 없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겠어?


[좌락] 대황성에 있는 사세대의 인력은 저뿐만이 아닙니다.


[시] 그러면 너는 원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채로 마음편히 다른 사람의 뒤를 따라다닐 수 있겠네.


[좌락] ......


[시] 그 관복을 벗으니 조금 눈빛이 맑아졌고...... 바보같이 고집스럽지도 않은 것 같아.


[좌락] 당신이 지적할 입장은 아닐 텐데요......


[시] 나는 계산적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딱 한 번만 말할게.


[시] 그 자수 놓는 녀석은 아주 영리해서 일을 할 때 절대로 약점을 드러내지 않아. 사세대는 걔 뒤를 오랫도안 따라다녔으니 너희들은 그 능력을 당연히 잘 알고 있겠지.


[시] 그런 종류의 사람을 상대할 때는...... 직접 손을 쓰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야.


[좌락] 직접 손을 쓴다니요?


[시] 받아 둬.


[좌락] 그림인가요?


[시] 너 혼자 걔가 무슨 짓을 했다는 걸 눈치챈다 해도, 뭘 할 수 있는데?


[시] 이거면 걔를 잠시 가둬둘 수 있을 거야.


[좌락] 대리인에게 개인적으로 접촉하는 것은 중죄입니다. 대리인의 능력을 빌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죠......


[시] 그건 네 선택에 달려 있지.


[좌락] ......저를 도우려는 겁니까?


[시] 말은 충분히 했으니까 알아서 해.







[좌락] ......감사합니다.









[샤오만] 그러니까 방금 여기로 놀러 왔는데, 내가 강가에서 자고 있었다고?


[샤오만] 아니, 꿈이라면 왜 꿈에서 딴 꽃을 가지고 있는 거야? 다리도 많이 아픈걸.


[난폭한 아이] 꿈에서 다리에 쥐가 났다는 건 키가 큰다는 뜻이야. 축하해.


[샤오만] 헤헤, 너는 키는 전혀 안 크고 목소리만 점점 커진 것 같아.


[샤오만] 그리고, 너 학교 빼먹은 거지?


[난폭한 아이] 조용히 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샤오만] 하! 역시나!


[샤오만] 너 정말 천사부의 학생 맞아? 왜 항상 바깥을 돌아다니는 모습만 보이는 거야?


[난폭한 천사 견습생] 학교에 안 가는 건 물론 학교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지. 신경쓰지 마.


[샤오만] 학교 빠진 거 비밀로 하기로 약속할 테니까, 너도 내가 강가에 왔다고 말하지 마, 알겠지?


[난폭한 천사 견습생] 내 부채는? 돌려줘.


[샤오만] 그걸 어떻게......


[샤오만] 칫, 쩨쩨하기는.


[난폭한 천사 견습생] 너한테 그 피리를 줬는데 뭘 더 원해?


[샤오만] 그건 네가 대나무로 대충 만든 거잖아, 네가 불었던 거고.


[난폭한 천사 견습생] 대충이라고?! 너——


[난폭한 천사 견습생] 이 음색을 듣고 재질을 봐. 나도 아까워서 몇 번 못 썼는데, 너한테 주고도 오랫동안 마음이 아팠다고. 필요 없으면 돌려줘!


[샤오만] ......정말 그렇게 소중한 거야?


[샤오만] 그래, 알겠어, 부채 돌려줄게. 그런데 우리 둘은 서로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한 거야.


[난폭한 천사 견습생] 대략 그런 거지......


[샤오만] 자, 바로 이 벼야.


[샤오만] 내가 말했지, 엄청 예쁜 빨간색이야. 주변이 다 쓰러질 때 혼자 살아 있는데, 새로운 품종인 걸까?


[샤오만] 아! 왜 바로 가져가는 거야?


[난폭한 천사 견습생] ......과제를 제출하려고.


[난폭한 천사 견습생] 이런 벼가 어디 있는지 알아? 다른 작물이라도 괜찮아.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예쁜 게 보이면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말고 나를 몰래 불러, 내가 뜯을 테니까.


[샤오만] 그래도 되는 거야? 부정행위 하려는 거지!


[난폭한 천사 견습생] 그리고 직접 뜯어오지 마. 뜯다가 상하게 할까봐 걱정되니까 내가 직접 해야돼. 다른 사람한테도 말하지 마.


[샤오만] 됐어 됐어, 천사들에게 잡혀가면 내 얘기는 하면 안 된다.


[난폭한 천사 견습생] 저번에 사료를 잘못 먹여서 실험 중인 품종의 가축이 배탈났던 일을 잘 생각해 보라고.


[샤오만] 너......!






나에게 꿈이 있다.


대황성은 아주 넓어서,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가려면 하루를 꼬박 걸어야 한다. 논밭 전체를 한 바퀴 돌려면 다리를 부러질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은 언제나 대황성이 충분히 크지 않으며, 심은 식량으로 천하의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수 없다고 하셨다.


나는 대황성 밖의 장소에 가본 적이 없다. 이곳은 염국의 북쪽 국경이며, 산이 높고 길이 험하다. 이곳의 식량이 이곳과 외부의 유일한 연결 고리다.


여름 수확과 가을 수확, 1년에 두 번 줄기에 묵직한 이삭이 맺히는데, 이것은 대지 전체의 무게다. 풍년 때의 논밭은 무엇보다 아름다운 경치다.







[허셩] 저건 누구지......?



논밭 한가운데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나이든 농부가 작은 꽃을 묶은 머리에 꽂고 서 있었다.


[허셩] 안녕하세요......?


[나이든 농부] 받아.


[허셩] 괭이인가요?


[나이든 농부] 여기로 와서 김을 매.


[나이든 농부] 이 땅에서 김을 매고, 씨앗을 심고, 자라게 하는 거야.


[나이든 농부] 괭이를 써야 하겠지.


소년이 괭이를 받자 늙은 농부는 돌아서서 허리를 굽히고 계속 땅을 경작했다.


손에 든 괭이는 무거웠고, 그는 그것을 높이 들어올렸다.


땅을 내리친다.


탁!


막 괭이질한 땅에서 새싹이 자라나기 시작했고, 가지가 자라나기 시작했으며, 꼭대기에 부드러운 이삭이 자라고 작은 꽃 몇 송이가 피었다.


탁!


벼가 만개한 지 얼마 안 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이삭이 여물기 시작한다.


[허셩] 어르신, 볍씨가 자라고 이삭도 열렸으니 곧 수확 수 있겠어요.


[나이든 농부] ......


괭이가 점점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 소년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손에는 굳은살이 박혀 있었고, 주름이 그의 양 손과 팔을 기어 올라갔다.


나이든 농부는 대답 없이 묵묵히 발 밑의 땅을 일궜다.


새싹이 토양에서 머리를 내밀고, 방금 자란 벼 아래에서 낮게 자라난다.


탁!


삶과 죽음, 몇 개의 금빛 볍씨가 가지에서 굴러 떨어졌고, 곧 잘 자란 식물이 말라 죽는다.


막 괭이를 휘두르려던 순간 소년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는 놀란 상태로 눈앞의 광경을 바라봤다.


[허셩] 어르신......? 이 벼는 어째서......?


[허셩] ......콜록.....콜록......


[나이든 농부] 봄이 가면 가을이 오고, 하나의 계절에는 한 번의 수확이 있지.


[나이든 농부] 젊은이, 너에게는 무엇이 계절일까?


[나이든 농부] 열매가 맺히면 수확하는 것? 배불리 먹는 것? 씨앗을 다시 심는 것?


소년은 괭이를 높이 들어 다시 바닥을 괭이질했다.


볍씨는 그의 발밑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며, 이삭을 맺고, 흙으로 시들었다. 씨앗들은 그의 손에 들어올 기회가 없었다.


그는 힘의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의 머리카락은 미친 듯이 자라며, 까맣고 질기던 것이 점차 연약하고 부드러워졌다. 입고 있는 옷은 조각조각 찢어져서, 굽어가는 그의 등에 매달렸다.


힘껏 괭이를 휘두르니 하얗고 긴 머리카락이 그의 얼굴에 늘어졌다.


[나이든 농부] 나는 이곳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평생을 바쳤지만, 내 삶은 너무 짧았어.


[나이든 농부] 몇 백, 몇 천, 몇 만, 이 숫자들은 나에게 너무 큰 숫자였지......


[허셩] ......내가......


[허셩] ......늙어버린 건가......?


발밑은 엉망진창이다.


[나이든 농부] 나는 그것들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없었고, 그것들의 결실을 기다릴 시간이 없었어.


[나이든 농부] 그건 내 삶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이었지.


늙은 농부는 강둑에 나무를 심고 손을 뻗어 줄기를 어루만졌는데, 그것은 이내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강둑에 나무 한 그루가 나타났고, 나무에는 붉은 비단이, 붉은 비단에는 나무 팻말이 달려 있었다. 나무 팻말의 글씨는 희미하여 허셩은 잘 볼 수 없었다.


바람이 불자 숲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허셩] 저 팻말들은 뭐죠.....?


[허셩]......어째서 논밭에서 자란 작물을 지킬 수 없는 거예요?


손상된 벼 알갱이가 땅바닥에 조용히 놓여 있다.


[나이든 농부] 젊은이, 너는 무엇을 봤지?


[허셩] 어째서...... 저는 결실을 볼 수 없는 거죠......?


그는 또다시 호미를 들고, 바닥을 내리치고, 고갈되고, 노쇠해졌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땅에게 전해서 식물에게 영양을 공급했지만, 식물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라고 시들며 씨앗을 남기지 않았다.


그의 흰머리가 마른 풀처럼 그의 몸을 덮었다.


[허셩] ......


[나이든 농부?] 이런 일을 하는 것에 정말 의미가 있을까?


소년이 등을 굽히자 늙음의 아픔이 등줄기로 번지는 것이 느껴졌다. 허약함이 입을 열 힘을 앗아가서 그는 그저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밖에 낼 수 없었다.


그의 흐릿한 시선이 지면을 바라보았고, 땅에는 벼 모종이 조각조각 눕혀져 있었다.


[나이든 농부?] 누군가...... 그날을 볼 수 있을까?


허셩은 고개를 돌렸다.



하얀색 형체가 그의 뒤에 서 있었다. 그 뒤로 휘날리는 긴 머리카락은 고목처럼 하얗고, 강물처럼 푸르렀다.


그 사람이 소매를 휘두르자 볏모가 울창하게 자라났다.


허셩의 시야를 완전히 가릴 정도로.


그 사람이 걸음을 내딛자 사방이 고요해졌다.


[허셩] ......







[???] ——!


[???] ——?————!!


[???] 샤오허!







[좌락] 샤오허? 샤오허! 정신 차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