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 ......


끝이 보이지 않는 논은 환상처럼 흐릿하다. 천지는 넓고, 만물은 고요하다.


한 가닥의 술 향기가 흘러가고, 구름이 춤을 추며 술잔으로 흘러들어간다.


고개를 들어 다 마시자 하늘은 순식간에 맑아진다.




[링] 음...... 정말 좋은 꿈이야.


[슈] 어떻게 시간을 내서 나한테 온 거야?


[링] 요즘 꽤 시끌벅적했잖아? 마침 네가 약속했던 고량주가 완성됐는지 보러 왔지.


[슈] 너는 꿈속에 있는데, 내가 어떻게 술을 주겠어?


[슈] 언제의 술을 말하는 거고, 이건 또 너의 어느 꿈인 걸까?


[링] 꿈에서는 마실 수 없으니까 냄새라도 좀 맡게 해줘.


[링] 아니면 가장 고생이 많은 여동생이 요즘 더 피곤해서 살이 빠지진 않았는지 보러 온 걸수도 있지.


[슈] ......


[링] 이게 바로 니엔이 만든 신기한 물건이야?


시인이 옷소매를 흔들자 술 한 병과 잔 두 개가 나왔다.


그녀가 손을 들어 항아리의 뚜껑을 열자 여러 해 묵은 술 냄새가 순식간에 퍼졌다.


시인은 몸을 돌려 멀리 바라보았다. 논이 백 리, 만 리에 걸쳐 길게 이어진다. 춘하추동이 하늘을 배회하며 추위와 더위가 오가고, 봄과 가을이 오간다.


[링] 이게 바로 네가 이 “심장”에서 본 풍경이야?


[링] 끝없는 논, 사계절의 순환, 너는 매일 농사를 짓는데 여기서 정말 너희가 말한 것을 만들 수 있을까?


[링] 내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아?


[슈] 네가 오면 이 그릇이 커다란 술독이 되거나, 아니면 갑자기 오랜 꿈에서 깨어나지 않는 게 세상을 자유롭게 즐기지 못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게 될까봐 걱정이야.


[링] 정말 내 도움은 필요 없어? 네가 여기에 몇 년을 머물렀는지 기억도 안 날 지경이라고. 바깥 산책 좀 하지 않으면 네가 내 호리병처럼 될까봐 걱정돼.


[링] 다른 동생들은 아마 일의 겉과 속을 분명히 볼 수 없을 거야. 그런데 너는 그걸 너무 잘 볼까봐 걱정이지.


[링] 너무 깊게 들여다봐서는 ‘자신’을 볼 수 없어.


[슈] 그저 여기서 농사를 지을 뿐이야.


[링] 산수초목에는 모두 정이 있지. 네가 보기에 이 초목은 우리의 생명과 다를 게 없을 테고.


[링] 너는 또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신경쓰는 거야?


[슈] 시에는 그렇게 많은 글을 남겼어. 그녀는 모든 사람에게 글을 가르치고 싶어했지. 하지만 그녀가 떠난 뒤 그 책들도 함께 사라졌고, 우리 외에는 누구도 그녀를 기억하지 못해.


[슈] 하지만 그 후 나는 몇 곳의 학당과 천사부에 갔는데, 어떤 책에 쓰인 글씨가 그녀의 것과 똑같던 거야.


[슈] 그녀의 것들은 없어진 지 오래고, 나조차도 한 장도 남기지 못했어. 하지만 그녀가 한 말은 학생들의 입으로 전해졌고, 글씨는 학생들의 붓 아래에서 되살아났지.


[슈] 나는 시에가 “중요한 것은 내가 남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


[슈] ......나는 그저 이 논의 끝에 무엇이 남을 수 있을지 보고 있을 뿐야. 언젠가 나도 사라진다면, 나는 이곳에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링] 네가 계속 보고 있던 그 결말에 변화는 있어?


[슈] 하얗고 까마득한 폭설, 그건 지금까지 변한 적이 없어. 


[슈] ......봄 파종과 가을 수확을 거쳐 번성하고 난 뒤에는, 결국 한 번의 폭설에 파묻히게 되지.


[링] 그렇구나......


[링] 그 결과에 대해 너는 실망할까? 아니면 아쉬워할까?


[슈] 이 세상을 한 번 겪어본 것 자체가 결과가 아닐까?


[슈]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처럼, 인생에 종착점이 있다는 생각에 어쩔 줄을 모르는 거야.


[링]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형제도 있지...... 그 동생은 돌아왔어?


[슈] 응.


[링] 그 겁 많고 얌전하던 지는 어디로 간 걸까?


[링] 아휴, 동생들이 어렸을 때는 비교적 귀여웠는데.


[슈] ......나는 그를 만나러 갈 거야.








[샤오만] 하나, 둘, 셋......


[샤오만] 큰 목소리야, 이건 도대체 무슨 신품종이야?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생겼어.


[난폭한 천사 견습생] 말해도 못 알아듣잖아.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찾아주기나 해.


[샤오만] 칫, 도와달라 해놓고서 화내기는......


[샤오만] 참, 한 가지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샤오만] 너는 천사부 견습생이잖아.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슈 언니랑 샤오허를 빼면 가장 아는 게 많은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고.


[샤오만] ......


[난폭한 천사 견습생] 뭘 물어보려고, 어서 말해봐.


[샤오만] ......너 ......우리 엄마랑 아빠 만난 적 없어?


[난폭한 천사 견습생] ......


[난폭한 천사 견습생] *염국욕설* 천사부 사람이 몇 명인데, 내가 사람을 일일이 기억하는 문지기라도 되는 줄 알아?!


[난폭한 천사 견습생] 진흙 때문에 머리가 안 돌아가나봐!


[샤오만] 모르면 모르는 거지,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난폭한 천사 견습생] 왜 나한테 그런 걸 물어보려고 했어?


[샤오만] 오늘 이상한 상인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대황성 바깥의 아주 먼 곳에서 왔다고 했거든.


[난폭한 천사 견습생] 응?


[샤오만] 슈 언니가 말하기로는 우리 엄마랑 아빠도 멀리 천사 일을 하러 가셨대. 그런데 그분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러 간 건지 이렇게 오래 되도록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샤오만] 큰 목소리야, 정말 나 대신 좀 알아봐 줄 수 없을까?


[샤오만] 그분들이 돌아오게 만들 필요도 없어. 나는 그저 대황성이 곧 이동 섹터로 이사한다는 걸 편지로 알려주고 싶을 뿐이야. 집에 돌아올 때 길을 잃지 않도록 말이야.


[난폭한 천사 견습생] ......


[난폭한 천사 견습생] ......됐어, 쓸데없는 걱정이야. 어느 천사부에 있든 돌아갈 때가 되면 누군가 집에 데려다 주겠지.


[샤오만] 음......


[난폭한 천사 견습생] 홍수의 영향을 받은 땅은 여기까지지?


[샤오만] 그런 것 같아......


[샤오만] 네가 찾는 그 벼는 홍수랑 상관이 있는 거야?


[난폭한 천사 견습생] 물으면 안 될 걸 묻지 마. 천사부의 일은 말해줘도 이해 못할 테니까.


[샤오만] 잘난 체하기는! 샤오허는 내가 참을성 있게 책을 좀 더 읽으면 오리지늄 아츠의 재능으로 천사부에 반드시 합격할 수 있다고 그랬어!


[난폭한 천사 견습생] 그래, 그러면 합격한 다음에 얘기하자.


[난폭한 천사 견습생] 그리고 내가 부탁한 벼 찾는 일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마.


[샤오만] 그러는 이유는......


[샤오만] 됐어, 안 알려주겠지.


[천사 견습생] 너..... 요즘 잘 지내? 괴롭힘 당하지는 않고?


[샤오만] 나는...... 정말 즐거워. 샤오허랑 슈 언니는 모두 나를 잘 보살펴 주고, 농부 아저씨 아줌마들도 잘 대해주시는데다, 요즘은 촛대랑 붓이라는 새로운 친구들도 생겼고......


[샤오만] 그건 왜 물어? 나를 신경써주는 거야?


[천사 견습생] 누가 너 같은 개구쟁이를 신경쓰겠어!


[천사 견습생] 됐어, 오늘도 수고했어, 몸 관리 잘해.


[천사 견습생] 누가 너를 괴롭힌다면 내가 가르쳐 준 대로 피리로 머리를 쳐버리라고!







[지] 농사의 날은 길고 우리의 땅은 넓다......


[지] 악귀를 물리칠 방법을 가르치고, 천지를 새롭게 빛나게 하기를......


[지] 라.....라.....


[지] ......


[지] 나는 줄곧 이 동상을 마음에 들지 않았어.


[지] ‘신농’은 거친 옷을 입고 산전수전 다 겪은 모습이라고 누가 그랬을까? 그녀는 분명 아름다운 것을 정말 좋아해서, 언제나 묶은 머리에 꽃을 달고 내가 만든 옷도 매우 좋아했는데.


[지] 그리고, 그녀의 눈이 누나와 매우 닮았다는 것도 분명히 기억나.


[지] 시가 그녀의 그림을 남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깝게도 그때는 아직 시가 그림을 배우지 못했을 때였지.


[슈] 네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지] 가출할 나이도 아니잖아. 내가 언제 안 돌아온다고 그랬어?


[지] 오랫동안 떠돌아다니다 보면 집이 그리워지는 법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만이 내 집이라 할 수 있어.


[슈] 하필 이런 때에?


[지] 며칠만 일찍 왔으면 올해의 연극에 맞춰 누나가 만든 이삭 교자도 먹었을 수 있었을 텐데.


[슈] 괜찮아, ‘떠날 때는 교자, 돌아올 때는 국수’라고 하지. 먹고 싶은 건 뭐든지 집에 있어.


[슈] 다 먹으면, 다시 길을 떠나야 돼.


[지] 머문 지 며칠 안 됐는데 왜 그렇게 서둘러서 나를 쫓아내는 거야?


[슈] 그저 돌아와서 쉬고 싶을 뿐이라면 얼마든지 머물러도 돼.


[슈] 너한테 물어보고 싶어. 너는 정말로 쉬러 온 거야?


[지] ......


[지] 매번 돌아올 때마다 대황성은 변했어. 천 년 전에는 이곳이 동토였다는 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지] 사람들은 악귀에게서 이 땅을 빼앗았지. 그때는 산과 강이 혼란스럽고 하늘에는 계절이 없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밝았어.


[지] 사람들은 신분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서로를 도왔고, 눈앞의 황무지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데몬만이 적이었지.


[지] 며칠 전의 꿈에서 나는 그녀를 만났고, 그 선생님도 만났어. 그래서 이제 돌아와볼 때라고 생각한 거야.


[지] 다행히 집으로 오는 길을 찾을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사람들의 마음은 옛날 같지 않아.


[슈] 네가 얼마나 오래 있었다고. 이곳 사람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거야.


[지] 천하의 평화는 이익을 위한 것, 천하의 혼란은 이익을 위한 것.


[지] 이익이 있는 곳에 사람이 있다. 어느 곳이라도 똑같아.


[지] 이런 상황에 조정 사람들이 우리 가족의 생명을 지킬 방법을 의논하겠어, 아니면 그들에게 가장 안전한 상황을 어떻게 찾을지를 의논하겠어?


[지] ......정말로 니엔이 만든 물건으로 모두의 평안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슈] 이건 모두의 생명을 구할 유일한 방법이야.


[지] 그건 생명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는 거지.


[지] 쌍방이 함께 사업하며 서로가 이익을 얻지만, 위험은 한쪽만 부담하고 있어. 이건 손익이 안 맞는 장사야, 적어도 공평한 장사는 아니라고.


[지] 장기적인 장사를 위해서는 적어도 양쪽이 같은 위험을 짊어져야 해.


[슈] 그렇게 먼 길을 걸었는데, 너는 장부의 손익만을 신경쓰는 거야?


[지] 내가 신경 쓰는 건 누나야.


[지] 누나는 지쳤어.


[지] 이곳의 풀과 나무 때문에 고생하는 것도 모자라서 니엔의 공사를 돕는다니, 그건 정말 정신력을 많이 들이는 일이라고.


[지] 그렇지 않았다면, 누나는 이번 일은 더 일찍 눈치챘겠지.


[슈] ......


[지] 천 년의 수많은 재앙들, 재앙이 이 땅에 닥칠 때마다 누나는 알고 있었을 거야...... 누나는 이 땅의 모든 것을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이지.


[지] 도대체 뭘 고집하고 있는 거야?


[지] 지금 상황에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누구일까?







[좌락] 정신 차리세요!


[좌락] 말해보시죠, 뭘 봤습니까?




[허셩] ......


[허셩] 나는...... 뭘 본 거지......?


[허셩] 내가 본 건......


[허셩] 잠깐..... 너는 어떻게 알았어?


좌락의 손에는 명주실 한 가닥이 감겨 있었는데, 그것은 공기중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좌락] 누군가 장난을 친 것 같습니다...... 오리지늄 아츠 같은 것으로요......


[좌락] 당신이 본 것은 당신 자신의 환각이겠지만, 그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에 일종의 심리적 암시가 있을 거예요...... 뭘 봤죠?


[허셩] 늙은 농부를 본 것 같아. 그 남자...... 아니면 여자였나?


[허셩] 그 사람은 내가 농사를 짓게 했어. 나는 농작물을 키울 수 없었는데, 점점 늙어가면서 괭이를 들 힘이 없어졌지......


[허셩] 그리고 강 건너 나무에 나무 팻말이 많이 걸려 있었는데, 그곳엔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지만 사람 이름이 적혀 있는 것 같았어...... 그리고 그 늙은 농부도 사라졌고.


[좌락] ......강 건너편이요?


[좌락] 그가 당신에게 강 건너편을 보여준 것인가요......


샤오허는 한숨을 쉬며 강을 따라 먼 곳을 바라보았다.


강 건너편에는 나무가 울창하고, 바람이 불자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샤오만] 샤오허, 촛대야, 여기 있었어?


[좌락] 샤오만 씨! 어디 있었습니까?!


[샤오만] 벼를 찾고 있었는데......


[허셩] 벼를 찾는다고? 동물 찾으러 간 거 아니었어? 어떤 벼를 굳이 찾던 건데?


[샤오만] 그게......




(회상)




[난폭한 천사 견습생] 그리고 내가 부탁한 벼 찾는 일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마.




(회상 끝)




[샤오만] 약속한 게 있어서...... 비밀이야......


[허셩] 이상하네...... 왜 이해가 안 되는 일들만 일어나는 거야......


[좌락] 누가 당신에게 벼를 찾으라 했나요? 어떤 모양의 벼입니까? 어디서 찾았죠?


[샤오만] 촛대야? 왜 이렇게 긴장했어...... 조금 무섭잖아......


[좌락] 샤오만 씨!


[샤오만] 그래그래, 말할게......


[샤오만] 천사부의 키 작은 학생이야...... 과제를 위해서 특별한 품종의 벼를 찾는대......


[샤오만] 나도 어떤 종류인지는 잘 몰라...... 그냥 빨갛고 까맣게 생겼을 뿐이야...... 댐에 조금 있었고 근처 논에도 조금 있었어.











[샤오만] ......


[좌락] ......


[좌락] 샤오허, 며칠 전에 수확한 곡식은 다 어디에 뒀나요?


[허셩] 핵심 도시에 곡식 창고가 있어.


[좌락] 지금 바로 곡식 창고를 확인해 주시겠습니까? 만약 무슨 이상이 있으면 바로 이장님을 찾아가세요.


[허셩] 잠깐...... 도대체 왜 그렇게 서두르는 거야?


[좌락] 이미 늦었을지도 모릅니다......







[지] 지금의 연극은 모두 세 편, 《대수천(大狩天)》, 《쟁천시(争天时)》, 《만물생(万物生)》이지.


[지] 옛날에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이에 《도북강(度北疆)》이 있었는데, 불리지 않은 지 오래야.


[지] 누나, 어떻게 부르는지 기억나? 한 소절만 불러줄 수 있을까?


[슈] 멜로디는 기억나는데 가사는 거의 잊어버렸어.


[슈] 다 지나간 일이니까 부를 것도 없지.


[지] 그래, 무대 아래에 관객도 없으니 연극도 재미없겠지.


[지] 한 번 보면 잊어버리는 연극은 재미가 없을 거야.


[슈] ......


[지] 하지만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어......


[지] 그 당시의 사람들은 북방 데몬의 조각들을 상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게 기억나. 지금은 그 자의 화신이 사람들을 도와서 데몬의 재난을 막고 있지. 참으로 흥미로워.


[슈] 우리는 더 이상 그 자와 동일하지 않아.


[지] 확실히 그래서는 안 되지.


[지] 악귀는 결코 평범한 백성들에게 알려져서는 안 돼. 하지만 하필이면 흔치 않게 오리지늄의 오염이 적은 땅이 이곳에 있어서 포기할 수 없었어.


[지] 천 년 동안 이곳의 사람들은 오염된 땅과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아왔지. 사람들은 이곳에서 농사에 몰두하며, 세상사를 따지지 않고 천 년을 이어왔어.


[지]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어. 천 년 전에 사람들이 스스로 원인을 심었고, 지금은 누군가 가 결과를 수확할 차례야. 그건 적합한 사람이어야 해.


[슈] ......말해봐, 그 재해는 너와 무관한 거 맞지?


[지] 내가 언제 누나한테 거짓말했던 적이 있어?


[슈] 하지만 때로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지.


[슈] ......이번에 돌아온 건 뭘 하기 위해서야?


[지] 방금 말했다시피 그저 집에 돌아와봤을 뿐이야.


[지] 그리고 예전처럼 물어보고 싶어. 누나, 나랑 같이 떠나지 않을래?


[슈] 그렇다면 내 대답도 바뀌지 않아. 나는 떠나지 않을 거고, 떠나고 싶지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