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더니움 사변이 끝난 후, 외드레르와 이네스는 카즈델에 작은 가게를 차렸다.
몫돈은 둘이 그동안 모아온 보수와 외드레르가 직접 쓴 교재와 전쟁사 서적 "살카즈 전쟁사"를 팔아모은 돈으로 마련하였다.

가끔씩 W... 위샤델이 찾아와 외드레르를 찾아와 신 바벨의 다음 행적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하지만 느긋하게 교양 공부를 받기도 하는 등 그가 바라온 전쟁없는 평화로운 삶을 즐기고 있었다.

이네스와는 언제나의 거리감이였다.
언제 결혼할 거냐는 핀잔을 주는 위샤델도 있었지만 이네스도 딱히 신경쓰지 않았고 로도스와 협력할 때와 별다를 거 없었다.
주변 사람들에 의하면 그가 쓴 책의 저작권을 본인이 주장한다거나 한다지면 그는 딱히 신경쓰지는 않았다.

그렇게 평화로운 나날이 지나고 있었다.
시작은 아마도 이네스의 한 마디였다.

"외드레르. 오랜만에 로도스에 다녀올 거 같은데 같이 갈 거야?"

이네스는 짐을 챙기며 외드레르에게 물었다.
확실히 로도스가 며칠 전에 카즈델 근처에 정박했다고 했나.
그 또한 로도스에 거의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최근 수많은 일이 있었다고 하니 한 번 얼굴이나 비춰보는 것도 좋겠다며 그는 수락했다.

"나쁘지 않지. 오랜만의 전우들을 보러 가는 건 꽤 괜찮은 일이니깐."

"그러면 바로 출발하자."

말하면서 당연하게도 외드레르의 짐까지 챙긴 이네스는 집을 나섰다.
이네스를 20년 가까이 봐온 외드레르도 가끔은 그녀를 알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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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함에 올라타고 나서 이네스는 외드레르에게 말하고는 다른 길로 갔다.

"일단 나도 갈 곳이 있으니깐 서로 동료들 얼굴이나 좀 보고 오자."

외드레르도 알겠다고만 하고 갈 길을 갔다.
이네스는 역시 말주변이 없었다.

오랜만에 본 로도스 본함은 언제나의 모습이였지만 안은 기억 속의 모습과 사뭇 달라져있었다.
여러 시설도 시설이지만 전에는 보지 못 했던 대원들도 보이는 것이다.

그래도 위치는 똑같은지라 외드레르는 박사의 사무실을 찾아가 문을 두들기고 열었지만 안에 박사는 없었다.
대신 그 곳에 있는 자는...

"오. 울피안 아닌가."

"오랜만이군. 외드레르."

어비설 헌터즈의 대장, 울피안이였다.
로도스와 협력하게 된 그는 외드레르와 여러 공통점을 지녔고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함께 여러 작전을 함께한 전우였던 것이다.
사무실에는 아마도 박사의 비서로써 있는 것일 거다.

"꽤나 인상이 펴졌군. 하지만 용병에서 손 뗐다고 들었다만."

"로도스가 카즈델에 정박했다는 소문을 듣고 오랜만에 얼굴이나 비추러 온 거지."

그는 앉으라는 울피안의 손짓에 사무실의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는 울피안에게 질문했다.

"혹시, 로도스 구매센터에는 [그것들]을 팔고 있나?"

"팔고 있다."

"스티커랑 피규어도?"

"당연하지."

외드레르의 두리뭉술한 말에도 울피안은 놓치지 않고 알아들었다.

[그것들].
그것은 바로 U-official, 유오의 새로운 굿즈들이고, 외드레르가 이네스를 따라온 또다른 이유였다.
어느 캐릭터들과의 콜라보로 쿠로미 유오의 여러 굿즈가 나온 것이다.
스티커, 폰케이스, 피규어에도 모자라 다키마쿠라까지.

다만 카즈델은 아직 그런 것까지 팔 여유는 안 되었고 가게에 직접 들이자니 이네스에게 허리가 부러질 것이였으니 외드레르는 로도스에서 사는 방법을 채택한 것이였다.

역시나 로도스에는 어느 오퍼레이터 U(가드로 추정)의 격렬한 요청으로 구매센터에 들어온 굿즈들이 경건하게 전시되어있었다.

물론 그 둘은 굿즈를 사기 딱히 좋은 환경이 아니였다.
외드레르는 당장 이네스와 한 방, 한 침대에서 자며
울피안도 주변에 이상한 여자들 투성이인지라 힘들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목적은 자연스럽게 어딘가에 숨기기 용이한 스티커, 피규어 정도로 정해졌다.

"무서울 정도로 생각하는 게 똑같군."

"처한 환경이 여간 비슷해야지."

울피안과 외드레르는 자조하며 방법을 생각했지만 쉽지 않았다.

일단 구매센터는 키오스크 방식으로 바꾸었지만 그들이 대놓고 사는 굿즈를 광경을 누군가 목격한다면 소문에 빠른 이네스나 로렌티나의 귀까지 들어갈테고

그동안 겨우 들키지 않았던 울피안은 2대대의 신랄한 비꼬기와 비웃음에 시달리며
또 굿즈를 산 외드레르는 사죄의 의미로 침대 위에서 허리가 부러질 것이였다.

그렇다고 위장은 쉽지 않았다.
둘다 로도스에서도 꽤나 큰 체구를 가진 자들로 위장을 해도 들키기 쉬울 것이다.

머리를 끙끙 싸매다가도 별 뾰족한 수가 나지 않던 외드레르는 갑자기 머릿 속 전구가 반짝였다.
현실의 형광등도 옆 방 수지의 실수로 순간 정전이 왔다 꺼졌다 금방 반짝였다.

"울피안, 혹시 박사는 어디있나?"

"박사라면 여기있다."

울피안은 사무실 옆의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이성을 잃은 듯 축 늘어져 수면실에 누워있는 박사가 나타났다.
박사는 비몽사몽한지 잠긴 목소리로 둘을 맞이했다.

"아... 울피안... 어? 외드레르도 왔네..."

"박사. 혹시 지금 아스카론을 불러줄 수 있겠는가?"

그렇다.
어둠 속에 숨은 박사의 전속 호위이자 외드레르와도 면식이 있는 아스카론이였다.
그녀라면 그들을 대신해 굿즈를 사올 수 있을 것이였다.

물론 아스카론이 수락할지 이전에 그딴 이유로 아스카론을 부른다는 것부터 이상했지만 정신을 못 차린 박사는 이상한 점도 눈치채지 못 하고 흐린 목소리로

"아... 아스카론은 지금 병실에 있어... 아츠 문제로 켈시한테 완전 깨져서 강제입원했거든."

라고 했다.
두 남자의 동앗줄이 끊겼다.
이 참사에 울피안은 말을 잇지 못 했고 외드레르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두 남자는 사무실을 나왔다 구매센터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아아. 저 아름다운 유오님의 피규어를 정녕 구할 수는 없는 것인가.
배송같은 기열찐빠스러운 방법은 쓸 수 없다.
그저 직구만이 유오님을 향한 열정을 증명할 수 있다.

그렇게 걸어가던 중 그들의 눈에 보인 건 성게와 갈매기였다.

"워워 스톱, 브라더. 이러다가 또 수도관 터져서 클로저랑 위디한테 박살난다고?"

"자고로 실험은 뭐든 위험한 법이야. 이번에 개량한 [슈퍼 뻥뚫어 MK9]라면 로도스 수도관 어디서 뭐가 막히든 단 번에 뚫어버릴 수 있어."

"수도관도 뚫어버리는 게 문제잖아!?"

이번엔 울피안의 머릿속 전구가 반짝였다.
이번에도 Thermal-EX의 [열정]으로 형광등이 순간 깜박했다.

"실례 좀 하지. 연금술사."

"사냥꾼들의 대장님이군. 무슨 일이지?"

울피안은 쏜즈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 실험, 내가 동참해도 되겠나?"

자고로 들키지 않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 것도 방법이지만,
보이더라도 그 누구도 신경쓸 겨를이 없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였다.

쉐/이/대/회 개/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