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1
무한궤도 위에 실린 다른 모든 것과 다르게, 신성한 도시 카즈델의 거대한 정문 순례문은 토양에 닻을 내린 건축물이다.
건설된 이후로 그것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파멸과 번영도 그것을 흔들지 못했다. 그것의 좌표, 그것 주변 통신 부호, 그것 주변의 지리적 특징, 그리고 다른 주요 정착지에서 그것으로 향하는 길을 만국 전달자들은 옮겨쓰고 외웠으며, 그래서 대지의 구석구석까지 널리 퍼졌다. 수많은 방문객들 중 누군가는 계시를 찾고, 누군가는 질서를 흠모하며, 누군가는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누군가는 상황에 강요당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 거대한 문은 그들을 동등하게 대하고, 모두를 받아들인다. 재앙이 온다고 해도 그것은 닫힌 적이 없다.
순례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대로 이어진 성위(圣卫) 총기사의 직책이다.
이를 위해서 순례문의 경비를 책임지는 성위 총기사는 매일 제한된 시간 내에 수십 킬로미터의 외곽을 탐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며, 정오까지 순례문으로 돌아와 문 앞부터 승강기까지 42회의 순회를 마쳐야 한다. 그 후 그들은 야간 당직을 하며, 승강기의 안식 시기에 도착해 신성한 도시에 들어가지 못한, 무결한 용도(甬道)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성위들을 이끌고 음식과 각종 필수품들을 나눠주며 돕는다.
자동 기계가 널리 사용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이런 어려운 임무는 여러 명의 총기사가 협력해서 완수해야 됐다. 하지만 현대에는 자동 기계가 대량의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임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총기사가 짊어진 책임은 과거와 같을지라도 부담은 크게 줄어들었다. 그들은 더 이상 여러 명이 함께 일할 필요가 없으며, 항상 문 앞에 있을 필요도 없다. 이 시대에 문을 지키는 총기사는 불드록카스티 한 사람이며, 그 혼자면 충분하다.
“그 다음은? 그냥 돌아온 거야?”
불드록카스티 혼자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점에 대해서 총기사의 젊은 딸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음,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확실히 아스트레이를 따르려 하고 있었다. 전투 명령을 내렸다가는 사상자가 생길까봐 걱정됐지.”
“그 사상자는 성위를 말하는 거야? 아니면 아스트레이?”
“어떤 차이가 있지? 우리는 결국 동포다.”
“아빠......”
옐레나는 한숨을 쉬고는 불만이 있는 것처럼 다른 쪽을 힐끗 보았다. 고집스럽게 인파의 빈틈을 찾던 시선은 결국 용도의 흰 벽에 머물렀다.
이 넓은 대로가 ‘용도’라 불리는 이유는 양쪽의 웅장한 벽 때문이기도 하며, 성도를 오가는 사람들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와 아버지가 나란히 앉아 있는 벤치, 여행자들이 물을 얻을 수 있도록 자동 수차가 끌어내는 분수, 그리고 이동식 화장실과 같은 편의 시설도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풍선과 동물 보양 디저트도 판매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성위 총기사의 허락하에 있었다.
불드록카스티는 햇볕을 쬐는 것처럼 벤치 등받이에 기대어 조용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무결한 용도에 진짜 햇빛은 들어오지 않는다. 자연광은 모두 처리되고, 인공 광원이 이 통로에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보강한다.
이 순간, 그가 진심으로 딸에게 수천 수백 배의 관심을 쏟고 싶다고 해도, 그의 사고는 아주 익숙한 순례문의 작은 지식들 속으로 도피해 있다.
그는 주도적으로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는 딸과 교감할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의 난처함을 전달할 수도 없다.
그는 티카즈고, 옐레나는 카우투스다. 그들 사이에 혈연관계는 없다.
몇 분의 침묵이 지나고, 불드록카스티는 참을 수 없었다.
“옐——”
“아ㅃ——”
두 사람이 동시에 입을 열었고, 서로 상대에게 발언권을 넘기겠다고 했다. 그렇게 결국 귀가 긴 아가씨가 기회를 잡았다.
“아빠, 사실 그로베지일이 옳았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야?”
“......”
여자가 이번에 대화를 시작한 방식은 이전과 다르게 매우 직접적이었다. 불드록카스티는 뜻밖이었지만, 그는 말 속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포착했다.
“하지만 그는 카즈델을 떠났어.”
“그래.”
“두 사람의 교감이 무엇을 향했는지 나한테 말하지 않으려 하지.”
“아니, 내가 알려줬을 텐데. 네 오빠도 마찬가지로 네가 무모한 행동을 할까봐 걱정을——”
“나는 카즈델을 떠나지 않을 거야.”
이번에는 그녀의 결연한 태도가 방금 전의 말처럼 성위 총기사를 놀라게 하지 않았다. 이것이 주제가 나아가는 방향이고, 그는 이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나는 자리를 떠나지 않아. 나는 티카즈와 교감할 수 없지만, 성위 중에 가장 굳건한 신도보다도 흔들리지 않고, 아스트레이의 영향을 받지도 않을 거야.”
“제5청과 제7청이 모두 내 능력을 보증한다는 건 아빠도 알겠지. 아니, 차라리 아빠가 직접 가르쳐 줬다고 해야 되지 않겠어?”
그녀는 한 마디씩 하고는 한숨을 쉬고, 또 무슨 말을 더 해야 될지 고민했다.
“나는 광석병 감염도 두렵지 않아. 나는 교황 기사의 친족이고, 비호를 받을 권리가 있어.”
“엄마도 동의했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하셨어.”
“가장 근본적으로, 카즈델에는 내가 그 자리에 들어가는 것을 막을 어떤 율법도 없어. 내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그건 당대 교황청의 호응이기도 할 거야......”
불드록카스티는 그가 수없이 해왔던 것처럼, 그녀가 하나씩 나열하는 이유들을 조용히 듣고 있다.
아니, 그는 결코 딸의 생각을 존중하는 척하다가 마지막에 거절할 기회를 기다리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매번 자신의 딸을 설득하려고 했다. 매번 옐레나의 이유가 더 풍부하고 충분했으며, 이번에는 헬렌마저도 입을 열었다.
만약 내가 옐레나였다면, 나는 그 직책을 얼마나 원할 것이며, 어째서 이 일을 할 것인가.
그는 딸과 교감할 수 없다. 그는 그저 차선책을 추구하며 물러나고, 딸과 ‘교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는 오랜 고민과 투쟁 끝에 자신의 대답을 내놓았다. 비록 그 대답이 그녀에게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알겠다. 적절한 시기에 교황님의 의견을 묻도록 하지. 옐레나, 그때까지 내 소식을 기다려 주겠어?”
“......매일 그 사람을 만나잖아.”
“하지만 나도 매일 의견을 말할 기회가 있는 건 아니야. 잊지 않겠다, 괜찮을까?”
“오늘도 만날 거지?”
“......그래, 최선을 다해서 기회를 보도록 하지. 약속이다.”
“언젠가는.” 그녀는 일부러 신경쓰지 않는 어조로 말했다. “그 때까지는, 근무할 때마다 나를 만나기로 약속해.”
“네가 성위가 된다면 내가 근무하는 내내 너를 만나게 되겠지. 자, 승강기로 데려다 주겠다. 그 다음에는 교황님을 뵈러 갈 거야.”
그는 카즈델 교황에게 보고할 내용을 선택할 것인데, 적어도 오늘은 불행히도 그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옐레나의 바람과는 무관할 것이다.
아직 시간이 있다, 불드록카스티는 그렇게 생각하며 열심히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때 아들과 마주했을 때처럼.
그리고 그들의 올곧음의 일부는 아버지인 자신으로부터 온 것이 아닌지 그는 생각했다.
......그는 오늘도 율법 아래의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율법의 지도를 위해서도 일하는 것일까?
......만약 평화 자체가 위험에 빠진다면, 그는 누구를 지켜야 하지?
소문에 따르면 일부 티카즈는 예언 능력이 있다고 한다. 불드록카스티는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없다고 믿지만, 그는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옐레나가 성위가 될 수는 없다.
파트 2
신성한 도시 카즈델 순례문 밖 약 20km 지점, 거대한 원석 결정 사이.
순례문은 움직이지 않기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오리지늄 결정이 다가오는 것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카즈델의 일부 구역 밖에서는 오리지늄 결정의 높이가 도시의 건물들과 비교되기 시작했다. 또 다른 곳에서는 검은 결정의 표족한 가시가 하얀 성벽 위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 결정 무리는 순례문에 너무 가까워서 도시의 방어 포격은 이곳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성위도 성도를 오가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가깝고 위험한 오리지늄 주변에서의 전투는 피하고, 순찰도 하지 않는다. 이곳에 주둔한 저항군 유격대원들이 신성한 도시와 일종의 암묵적 합의를 가진 셈이다.
켈시와 유격대원들은 이미 순례문 주변에서 카즈델의 성위와 적지 않게 뒤얽히고 있다. 처음에는, 신성한 도시가 율법에 근거해 그녀가 도시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 후에는, 신성한 도시의 강제적인 ‘계시’ 방법과 기타 제도에 대한 불만이 원인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끊임없는 항의 활동을 벌였다.
지금, 퍼져나가는 결정 가시들이 더해졌고...... 신성한 도시는 그것들을 완전히 무시한다.
켈시는 일종의 관성에 이끌려 카즈델과 전쟁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고,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순례객들을 설득하며 천천히 도시에 들어갈 방법을 찾고 있었다. 최근까지는 그러했다.
유격대원들은 높이 솟은 흙언덕을 찾아 그 위에서 말뚝을 땅 속 깊은 바위에 고정하고, 그것들 사이에 복합직물 재실의 거대한 방진포(防尘布)를 달아서 지역 전체를 가렸으며, 마지막으로는 차량과 장비 등을 언덕 사이의 빈 공간으로 끌고 가 일종의 막사를 설치했다. 이것은 자라나는 오리지늄의 영향을 막기 위한 그들의 방법이었다.
님프는 지난 며칠 동안 이 커다란 가림막 아래의 차에 갇혀 있었다.
“......르무엔과 그로베지일은 네 처우에 대해서 계속 항의했고, 나도 지나치게 신중했음을 인정한다.”
흰색 단발의 필라인이 담담하게 말했다. 님프는 물어보지 않아도 그 사람이 켈시임을 알았는데, 이 ‘켈시’는 레버넌트 선조들의 생생한 묘사와 거의 똑같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네가 며칠 동안 중대한 영향을 주는 거짓말을 했다고 여길 근거가 없으니, 우리는 네가 머무는 동안 자유롭게 통행하도록 두기로 결정했다. 그저 마음대로 떠나지만 않으면 좋겠군.”
님프는 재빨리 기회를 잡아서 가장 묻고 싶던 질문을 했다.
“혹시 저와 함께 있던 동료들은 어떻게 됐나요?”
“......너 같은 보호 대상 중에 우리가 행방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너 뿐이야.” 켈시는 잠시 멈칫하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우리의 부주의를 틈타서 모두 사라진 것 같다는 거지.”
그래서 자신들이 님프에게 일단 그런 조취를 취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그러면 나는 왜 여기 남아 있는 거지......” 레버넌트가 자신을 놓아주지 않으려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가 선조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지도 며칠이 지났다.
“지난 며칠 동안 너에게 들은 상황을 종합했을 때, 우리에게는 한 가지 추측이 있다.”
님프는 처음로 상대방의 맑은 녹색 눈에서 한 줄기의 그림자를 느꼈다.
“기점은 자아를 참조할 필요가 없고, 선택의 평원에서 길을 잃지도 않지.”
디얄이 이 말을 이해할 틈도 없이 보초병의 고함 소리가 대화를 끊었다.
“자동기계다!”
켈시는 즉시 뛰어올라서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님프도 어리둥절하며 따라나섰다. 캠프의 유격대원들은 각자의 자리로 달려갔고, 그녀는 사람들 속에서 비틀거리며 가림막 밖으로 달려갔다. 때마침 황동색 드론이 연기를 내뿜으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곧이어 누군가가 님프를 오리지늄의 그림자 속으로 낚아챘고, 그녀가 아파하는 소리도 입 안에서 막혔다.
그것은 켈시였다. 그녀의 다른 손에는 이미 대검이 쥐어져 있었고, 밭으로 향하는 길의 반대편에서는 그녀의 지휘를 따르는 검은 괴물이 몸을 숙이고 있었다.
또 다른 드론 몇 대가 하늘에서 날아왔고, 가림막 아래는 텅 빈 모습이었다.
“특정 방향 탐색 프로토콜의 대형이지만, 자동 기계의 수가 너무 적습니다.” 켈시는 고개를 기울여 어깨의 소형 통신기에 조용히 말했다. “그래, 분명 그녀와 관련이 있겠지. 하지만 개인적인 행동이거나 교섭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군.”
님프는 못 알아듣겠다고 생각했으며, 또한 필라인이 아직 팔을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격이다, 신호를 보내라. 하지만 상대방이 먼저 나타나는 것을 기다려라.”
그 말이 끝나자 드론 몇 대가 갑자기 공중에서 멈추는 듯하더니 땅으로 떨어졌다.
잠시 후 경보가 해제돼야 한다고 님프가 생각했을 때, 켈시가 쏜살같이 달려나갔고, 뒤이어 금속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그것은 거대한 물체가 다른 거대한 물체와 부딪치는 큰 소리였다.
켈시가 도약하며 방패를 든 상대에게 무기를 내리쳤다, 한 순간 그녀의 종복, 그 괴물의 낫 같은 발톱이 방패를 든 적의 빈틈을 파고들려고 했다. 거의 동시에, 적 뒤편의 결정 덩어리 꼭대기에서 분홍색 형체가 나타났고, 손에 든 가느다란 물건의 끝에서 조용한 뇌광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다음 순간, 님프가 은백색 총기사를 알아봤을 때 적은 이미 검을 든 필라인을 떨쳐내고, 한 발로 괴물을 밟았으며, 비어 있는 오른손으로 뒤에서 날아오는 식각 탄환을 붙잡았다.
“나는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대화를 위해 온 것이지, 충돌은 원하지 않는다.”
“......확인을 해봐야 되겠군.”
결정 덩어리와 언덕 사이에서 유격대원들이 나타났고, 다양한 무기들이 총기사를 겨누었다.
“르무엔, 어떻지?”
켈시가 묻지 분홍색 머리의 티카즈는 결정 덩어리 꼭대기에서 가볍게 뛰어내렸고, 머리의 광륜은 그녀를 따라잡을 수 없는 것처럼 앞뒤로 흔들렸다.
“총기사님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있어.”
천사가 캠프를 향해 손을 흔들자 사람들은 흩어졌다.
“총기사님, 차 좀 마실래? 달콤한 빵은 어때? 어차피 우리한테는 다 없지만 말이야.”
“필요 없다. 켈시 훈작.”
“여기 있다.
“교황님은 네가 데려간 그 동포를 만나시고자 한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교황님은 이 일을 계속 미루다가는 양측 모두에게 해로울 수 있다고 하셨다.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
“교황님은 이번 만남의 목적이 결코 그녀에게 계시를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님을 보증하셨다.”
불드록카스티는 잠시 말을 멈췄다.
“나도 그녀의 안전을 보장하고자 한다.”
파트 3
유격대 일행이 얼음 위를 빠르게 지나고 있다.
이 얼음은 오리지늄 아츠로 얼려졌기 때문에 진짜 얼음보다 백 배는 단단하며, 성위들이 빙판 아래를 쏴도 전혀 손상을 입힐 수 없다.
이것은 옐레나의 작품이다. 그것은 그녀의 의지를 따라 앞으로 뻗어 나가고 있으며, 심지어 그들이 미끄러지는 속도보다 빨랐다.
켈시는 옐레나 앞에서 방향을 정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다시 기운을 낸 님프가 눈을 감고 무언가를 중얼거렸으며, 그들에게 다가오는 드론은 순식간에 썩어서 모래로 변했다. 르무엔은 날렵하게 빙판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녔는데, 가늘고 긴 수호총을 휘두르는 모습이 마치 악단의 지휘자 같았다. 그녀 자신의 것이든, 아니면 저격용 자동 기계의 것이든,누구도 사격 소리를 듣지 못했다.
“옐레나, 곧 목적지에 도착할 거다.”
불드록카스티와 헤어진 뒤, 사람들은 카즈델의 앞뒤로 이어지는 이동 섹터를 하루종일 분주히 돌아다녔다. 때로는 지하를 통과했고, 때로는 아츠를 이용해 건물 사이의 높은 곳을 빠르게 이동하기도 했다.
“알고 있어.”
처음에는 옐레나가 길을 안내했지만, 일행이 점점 도시 깊은 곳으로 들어감에 따라 켈시가 더 경로를 잘 아는 사람이 되었다.
“이 앞에는 섹터로 둘러싸인 자연의 지면이 있을 것이다. 승강기는 없지만 우리에게 영향은 없겠지. 우리의 목표는 그 땅 밑에 묻혀 있지만 발굴할 필요는 없다. 나는 티카즈가 이미 시도해본 통로가 있다는 것을 안다.”
켈시는 옐레나를 돌아보았다.
“옐레나, 네 아버지는 네가 우리를 계속 따라오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던데.”
“그 사람은 여기 없잖아.”
“......그래, 그러면 너에게 별도의 임무를 맡기지. 님프를 잘 지켜봐라, 절대 네 시야에서 떠나지 못하게 해.”
“알겠어.”하고 옐레나가 대답했다.
“어?”하고 님프가 의문을 가졌다.
“우리가 방문할 곳은 이 대지에서 가장 특수한 장소야.”
켈시는 무감정하게 침착히 말했다.
“내가 카즈델 진입을 시도한 원인은 부분적으로 이 장소와 관련이 있지. 나는 무모한 행동을 피하고 싶었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님프와 카즈델 사도좌(宗座)의 만남의 결과는 지나치게 예상을 벗어났고, 그가 거칠게 절단한 결정 덩어리를 대량으로 도시 안으로 옮기기 시작하며 더 이상 시간이 없어졌어.”
“우리는 뭘 찾고 있는 거야?”
“내가 모든 믿음을 주고자 하지만, 방해하고 싶지 않은 사람.”
“님프, 너는 직접 자신의 내력과 경험을 그에게 알려야 해. 그 전에 너는 사라져서는 안 되고, 나도 네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기점은 자아를 참조할 필요가 없고, 선택의 평원에서 길을 잃지도 않아. 님프, 너의 등장이 우리의 생명이 모두 헛수고임을 나타낸다 해도......”
“그는 달라. 나는 그가 정말로 이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만약 우리가 변함없이 발버둥치려 한다면, 우리는 아마도...... 그의 구원을 기도해야 할 거야."
“그로베지일...... 변하지 않았구나.”
“그 ‘변화’는 제가 티카즈 동포를 진심으로 해칠 것을 요구하니까요. 그러니까 아버지, 저는 ‘변화’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이미 달라졌죠.”
불드록카스티는 두 번째로 아스트레이의 캠프를 방문했을 때를, 수척한 청년, 그의 친아들과의 짧은 대화를 떠올렸다.
지금, 청년의 아버지는 티카즈 동포를 진심으로 해칠 준비가 되어 있다.
눈앞에는 검은 로브를 입은 채 등을 돌리고 있는 평범한 중년 티카즈가 있었다.
“교황님.”
“볼드록카스티 경, 나는 그대를 부르지 않았을 텐데.”
“이성의 전당으로 돌아가셔서, 당신의 가르침을 거둬주실 것을 간청드립니다.”
“그렇다면 나는 자네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줄 것을 간청하지. 지금 순례문은 혼란스러운 상황이야.”
“불행히도, 당신의 가르침이 그 혼란의 근원입니다.”
“......”
“......”
“사도좌의 다른 수호자들은 어디있지?”
“그들은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그들은 이렇게 광기에 빠진 당신을 마주한 적이 없습니다. 그들이 깨어났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지나갔겠죠.”
불드록카스티는 손에 든 장창을 꽉 쥐었다. 그는 이 순간을 위해 자신의 수호총을 내려놓았다.
“불드록카스티.”
“예.”
“‘살카즈’란 무엇인지 알고 있나?”
“‘동포의 거부’? 아니면 ‘고향......없는’? 아니, 저는 그 단어를 알지 못합니다.”
“카즈델의 사명은 무엇이지?”
“퍼트리고,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것입니다.”
“많은 존재들과 비교했을 때, 티카즈는 어떤 점이 뛰어날까?”
“......티카즈는 특별하지 않으며, 그렇기에 우리는 받아들이고 포용합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어째서 나에게 반대하는 것이지? 율법은 이미 나에게 알려줬다네. 가까우면서도 먼 곳에서 우리의 동포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자네는 카즈델이 방관만 하고 있기를 바라는 건가?”
“저희에게 당신의 말은 잠꼬대와 같이 들립니다. ‘가깝고도 먼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결정은 바깥에서 사는 사람들을 실제로 죽이고 있습니다!”
그는 장창을 한 번 휘두르고, 사도좌의 방에 있는 거대한 창문 밖을 가리켰다.
“오리지늄은 결국 우리가 직면할 위협입니다! 이것은 당신 자신이 했던 말이었을 텐데요!”
“하지만 율법이 나를 바로잡았지.”
“......”
“내가 자네에게 데려올 것을 부탁했던, 자네가 소리 없이 데려간 방문객을 기억하나?”
“율법의 뜻을 전한 것은 그녀였다.”
“기초적 설계에서, 선택의 접근은 엄격하고 일방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기묘한 문장이 교황의 목소리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리지늄은, 오직 오리지늄만이 한계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그 목소리는 조용히 시작되어 점차 정열을 드러냈다.
“카즈델은 ‘살카즈’를 포용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목소리의 주인은 몸을 돌렸고, 얼굴은 미친듯한 기쁨에 도취되어 있었다.
불드록카스티는 더 이상 그의 말을 듣지 않기로 했다.
“......아버지, 일깨움은 선택하는 것이며, 강요되어서는 안 됩니다.”
혈육의 말으로 사고를 씻어내며, 성위 총기사의 장창이 신성한 도시의 적을 향했다.
모가지 멀쩡하고 딸 살아있는 패틀딱 ㅠㅠ
여기 패틀딱은 딸아들 둘다 살아있나보네
교황은 누군지 안나오는건가
불드록카스티 아버지 아님?
일단 중년 티카즈 말하는 내용만 보면 안도아인 생각나인 하는데...
이세계 교황이 맛가고 패틀딱이 반역일으키는건가
안두인이 되어버린 패틀딱
모든 세계선에서 옐레나는 불드록카스티의 딸이 된다 그리고 똥고집을 부린다
율법기계가 티카즈 전체를 세뇌한 세계선인가
율법은 오리지늄을 신뢰하는 구인류가 설계한 세뇌기계인듯?
이반젤리스타는 안 태어난 세계선인가
세계관이 살카즈<->산크타 이렇게 뒤바뀐건가
진짜 구인류 실험?으로 까딱하면 모든 세계선이 다 바껴버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