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는 박사의 행동이나 언행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하며 냉소적으로 대하고 비아냥 거리곤 해.
하지만 박사에게 있어서 비아냥같은 건 켈시한테 일 못한다고 갈굼 받는 것에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아.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것에 있었어.
거기에 더해 W는 마치 자신을 악당이나 악인이라는 듯이 말하고 있었으니까.
박사는 기억을 잃은 후에 로도스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떤사람이었는지 알려달라고 물어보곤 했어.
그때마다 사람들은 그 질문을 회피하거나 무시하려 했지.말해서는 안된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아미야나 켈시도 말해주려 하지 않았어.
지금은 그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면서, 언젠간 기억날 거 라면서 말이야.
박사 또한 그렇게 생각헀고.
그러나 박사는 이제 W의 행동을 참을 수가 없었어.
반복되는 비아냥에, 박사는 W라면 자신의 과거에 대해 한마디라도 해주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그녀에게 물었지.
"그렇게 제 과거를 잘 알고 있다면, 제 과거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줄 수 있나요?"
박사의 기대와 다르게,W도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대답을 했지.
"너의 과거? 말해봐야 좋을 것 없지 않아? 너는 너대로 들어봐야 좋을 것 없고 나는 나대로 말해봐야 좋을게 없거든."
"그리고, 그런 얘기는 하지 말라고 켈시가 으름장을 놨단 말이지. 정 궁금하면 켈시한테 물어보지 그래? 서로 사이 좋잖아?"
"정말 말해주지 않을 건가요?" "두 번 말하게 하지마. 짜증나니까."
그는 더 이상 물을 수가 없었어.그녀의 표정에서 정말 짜증났다는 게 느껴졌거든.
'내 과거가 대체 어땠길래?' 박사는 여기서 심적으로 한계에 부딪혔어.이성이 완전히 0이 된거지.
평소의 박사라면 돌을 씹으면서 이성을 채웠겠지만 최근에 돌을 너무 많이 씹는다고 의료진들이 그것마저도 압수한 상황이었어.
뭔가 자신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에 박사는 집무실 근처에 있던 대원에게 물었어.
"마음을 달랜다고요?술이라도 마셔보시는 게 어때요?한 두 잔 정도라면 괜찮을 겁니다."
박사는 기억을 잃은 후로 술을 마셔본 적이 없었어.
관심이 없기도 했지만 의료진들이 몸에 안좋다면서 입에 대지도 말라고 했으니까.
고민하던 박사는 다른 사람들이 오지 않을 새벽시간에 로도스 내에 있는 바에서 술을 마셔보기로 결심했어.
안 그러면 이러다간 자기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오리지니움 생체폭탄이 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리고 뭐라할 사람도 없을 테니까.
새벽 1시쯤의 바에는 아무도 없었어.바텐더도 이 시간에는 로봇이 대신하고 있었으니까.
박사는 바에 앉아서 뭘 시켜야할지 고민했어.처음 이곳에 와보니 뭐가 뭔지 도통 알 수 없었으니까.
고민하던 박사는 그냥 바텐더가 추천해주는 걸로 마셔보기로 했지.
얼마 안가서 바텐더가 잔과 술이 담긴 병을 내밀었어.
박사는 이게 무슨 술인가 물어보려다가 어차피 물어봐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마시기로 했지.
병을 따고 잔에 술을 따르니 잔에 담긴 투명한 술이 굉장히 청아해보였어.
처음으로 잔을 들이킨 박사는 혀에 느껴지는 쓴맛과 목에 느껴지는 뜨거움에 콜록대기 시작했어.
'이런걸 왜 마시는 거야;아까 그 사람 마조인가?'
그럼에도 박사는 이 느낌이 묘하게 싫지 않았어.술이 목에서 넘어갈 때의 그 뜨거움이 기분이 좋았거든.
몇 잔에서 몇 병이 될 때까지 박사는 그냥 계속 술만 들이켰어.
하지만 잔이 비워져가고 병이 비워지면서 갈수록 익숙해지는 뜨거움과
무뎌지는 감각이 박사로 하여금 계속 술을 마시게 했지.
"박사님,더 이상은 몸에 좋지 않습니다.그만 드시는 걸 권유합니다."
바텐더의 말에 평소의 이성이 남아있던 박사라면 거기서 그만마셨을거야.
하지만 능지 0에 돌도 없는 독남충이 술에 꼴았다? 말을 들어 쳐먹을리가 없지.
박사는 그 말을 무시하고 술 한 병을 더 시키고 남아있던 잔을 비웠지.
계속 술을 들이키는데 문득 W가 생각난 거야.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박사는 비상시에 W와 연락할 수 있는 무전기를 꺼냈어.
새벽 2시, 분명히 W는 자고있을 테지만 그런건 생각도 하지 않았어.
무전기에 대고 다짜고짜 욕을 박는 박사.
상대가 듣고 있는지 신경도 안 쓰고 자기 말만 하고 있는 모습이었지.
그러다가 지친건지 아니면 아예 안듣고 있다고 생각한 건지 박사는 무전기를 내려놓았어.
"좆같은 년..." 그렇게 말하면서 또 술을 들이키는데 무전기에서 소리가 들렸지.
"할 말은 다했어?" 단단히 빡친 것 같은 W의 목소리.
평소같으면 박사는 '좆됬다.'는 생각에 바로 미안하다 했겠지만 오늘은 달랐지.
지금이 아니면 할 말을 못할 거 같단 생각에 박사는 W를 직접 봐야겠단 생각을 했어.
박사는 무전으로 W에게 만나자는 의사를 전했어.
조금의 시간이 흐르고, 바에 들어온 W가 본 건 술에 완전히 취해 바텐더 로봇을 붙잡고 징징대고 있는 박사의 모습이었지.
W는 그 모습을 그냥 못본 척하고 나가고 싶었지만 자기를 발견한 박사가 자기한테 비틀거리며 걸어왔기에 그러지 못했어.
W에게 다가가는 박사.하지만 너무 술을 너무 마신지라 균형을 잡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지.
그런 박사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앉아서 그를 바라보는 W.
"네가 이런 모습을 보일 줄은 상상조차 못했는 걸,박사."여전히 냉소적인 W의 모습.
박사는 이젠 서러움마저 느끼기 시작했지.
갑작스레 눈물을 흘리며 W를 껴안는 박사.W는 당황해서 뭐하는 거냐며 박사를 밀쳐내려 하지만 박사는 계속 달라붙었어.
하지만 지겹도록 달라붙는 박사에게 체념한 W는 자기를 안고 있도록 뒀어.
W에게 안긴 박사는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며 어째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느냐면서 울었어.
계속 뭐라 말하며 우는 박사와 그를 지켜보는 W.
"저기, W." 우는 소리가 멈추자 박사가 입을 뗐어.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해줘." "아까도 말했지만 켈시가 말하지 말랬다니까."
"켈시가 말하면 다 그대로 따를 생각이야?" W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
시간이 지나자 약간 취기가 가신 박사.
박사의 앞에는 그가 흘린 눈물 때문에 옷이 약간 젖어 있는 W가 있었어.
박사는 W에게 미안하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거라고 했어.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W는 자신의 입을 박사의 귀에 대고 말했어.
"테레사." "이 이름만 기억해둬." 말을 끝낸 W는 자신의 주둔지로 돌아갔어.
W가 떠난 뒤 박사도 그대로 일어나서 자기 방에서 휴식을 취했어.
이 날 새벽에 술을 엄청 마셨단 이유로 박사의 오리지니움 압수기간이 더 늘어났어.
그리고 의료진, 특히 켈시의 잔소리는 덤이였지.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쓰는 것 처럼 보이진 않았어.자신의 과거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는 것이 더 중요했거든.
다만 과거를 더 캐려고 생각하진 않았어.W가 말해준 이름만 기억해두기로 했지. 일단은.
라는 이야기를 어제 술쳐마시고 W쟝 성머 들으면서 생각나서 노트에 적어놨었다.
W쟝은 정말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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