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자가 자신에게 유일하게 남은 희망을 안고 어둠을 헤쳐나가고 있었다.
어느 남자는 모든 희망을 잃고 어둠을 방황하고 있었다.
여자는 살아있는 희망을 바라보며 으스러져가는 육체를 이끌고 삶을 추구했다.
남자는 죽어있는 희망들을 바라보며, 넋이 나간 정신은 현실을 외면하길 원했다.
여자는 자신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고통을 주었고
남자는 아내라고도 불러보지 못한 여성의 고통을 끝내주기 위해 죽음을 주었다.
여자는 사카즈라는 자신의 종족이 저지른 행동으로 인해 삶을 박탈당했으며
남자는 사카즈가 저지른 행동에 모든 것을 빼앗겼다.
온갖 잔해가 뒤섞인, 빛이 들어오지 않는 붕괴된 건물의 공간은 자욱한 먼지가 눈을 가리며 건물의 찢어진 틈에서 새어 나오는 파편들이 마찰하는 소리가 귀를 덮었다. 그 공간 속에서, 한 몸에 두 개의 생명을 지닌 몸은 너무나 참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암석과 철의 잔해 파편들이 몸을 스치고, 박힌 자국으로 인해 흘러나온 붉다 못해 검어진 피는 이미 굳어버린 상태였다. 눈을 뜨지도 못하는 여성의 입에서 피거품에 잠긴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배...”
자신이 왜 피를 흘리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여성은 자신의 안위따윈 생각에 들어오지 않았다. 닫혀 있던 눈이 서서히 뜨이자 누워있는 그녀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날카롭고 긴 무언가였다. 그것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시선을 옮겨갈수록 동공이 커져갔으며 고개는 천천히, 점차 격렬히 좌우로 흔들렸다. 처음에 나왔던 죽어가던 작은 목소리가 귀를 찌르는 비명으로 변했다.
“아, 아아악!!!!!”
곁에 있던 남성은 피와 눈물을 쏟으며 이성을 잃고 광분하는 자신의 여성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그런 그를 뿌리치고 자신의 배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검붉은 피를 두 손으로 막으려고 발악했음에도, 검붉은 것은 손틈 사이로 흘러나올 뿐이었다.
“안 돼! 안 돼!!”
“멈춰! 아가타!”
믿을 수 없는 현실을 입으로 부정할 수록, 입에서 흩뿌려진 피가 현실을 더욱 빨갛게 칠해갔다. 자신의 배에 박힌 얇고도 긴, 반투명한 검은색 광석은 잉태한 생명이 자라나던 곳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이성을 잃은 그녀는 맨 손으로 자신의 배를 관통한 그것을 움켜쥐고 뽑으려 했지만,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그녀에게 엄습해오자 눈이 뒤집히며 의식을 잃어버렸다. 곁에 있던 남성은 그녀를 땅에서부터 자신의 품으로 옮기려 했지만, 박혀있던 그것은 그녀의 배를 지나 땅까지 관통되어 깊게 박혀 있었다. 그저 미친듯이 도움을 부르짖었음에도, 고립된 공간 속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 외침에 지나지 않았다.
짧으면서도 영원한 것 같은 시간이 흐르고, 멀리서부터 메아리치는 시끄러움에 여성은 천천히 의식을 되찾아 갔지만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뜨인 두 눈에서는 여전히 악몽같은 현실을 직시케하는, 자신의 생명을 갉아 먹고 있는 그것이 보였다. 입을 벌려 말을 내뱉으려고 해도, 입술 사이에 비릿한 쇠 맛이 느껴지는 굳은 무언가가 입을 쉬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숨을 몰아 쉬며, 더 이상 흐를 피도 없는 입술 사이의 끈적임이 찢어지자 곁에 있던 남자의 이름이 나왔다.
“엔..리코...”
“....”
엔리코라 불린 남성은, 누워있는 여성의 손을 맞잡은 자신의 손은 작은 지진이 일어난 것 같이 덜덜 떨렸다. 남성이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으며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침묵하자, 이성을 잃었던 전의 모습과는 다르게, 차분함이 묻어 나온 목소리로 입을 다시 열었다.
“..이게 벌..인가 봐... 죄를 행복으..로 묻으려고 하니까, 이렇..게 벌을 주나 봐... 너를.. 만나고, 이.. 아이가 나의.. 세상에 오기까지, 벌이 날 기다린거야...”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 대신 피가 흘러내렸다. 차분함은 말을 이어나갈 수록, 점차 슬픔으로 일그러져 갔다.
“내가 가장... 행복해질.. 때까지, 날 기다...렸나 봐... 근데..”
엔리코가 덜덜 떨며 맞잡은 자신의 손을, 천천히 쥐어보려 했지만 힘없는 손가락의 마디만 조금 접힐 뿐이었다. 엔리코는 그런 그녀의 손을 더욱 세게 잡았다.
“근데... 그럼 나에..게만, 나에게만 벌..을 줘야지...왜...너랑...왜...이제 내 세상에 막 들어온...이 아..이는 아무..아무 잘못도 없는..데..”
“아가타... 으..어, 아..”
엔리코는 누워있던 그녀의 이름을 쉰 목소리로 오열하며 곁을 지키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너무나 잔인한 형태로 닥쳐온 무력함은 그의 전부를 집어 삼켰다.
“엔리코.. 나..의 엔리코...넌...행복을 가져다 주었는데...난...”
온몸에 힘을 말하는 것에 쏟아부었던 그녀는, 배에서부터 밀려오는 고통이 온몸을 잠식하는 것을 계속 참아왔지만 몸을 천천히 덮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슬픔은 점차 다른 형태로 바뀌었다. 자신이 너무나 싫어하는 감각이 몸을 지배해오는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난.. 너에.. 게 끝..까지 불행을 주고..가네..”
“아니야...”
“이..기적인.. 나의.... 마지..막..부탁이야...”
가늘게 눈을 뜬 그녀는 차마 부탁을 말로 꺼낼 수 없었기에, 자신을 마주본 엔리코로부터 시선을 천천히 아래로 옮겼다.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자신의 권리와 자격을 알려줄 수 있는 그것에 시선이 닿았다. 엔리코도 시선을 옮겨 그것을 보자, 겁에 질린 그의 표정은 당연히 거부할 것이라고 적나라하게 알려주었다. 그렇기에.
“당겨줘....”
아가타는 엔리코가 거절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부탁을 입 밖으로 꺼냈다.
여성의 머리 위에 있던 검은 것은 깨진 유리 파편처럼 흩어지며, 점차 사라져갔다.
남성의 머리 위에 있던 하얀 것은 불결하고도 칠흑같은 색으로 물들어가며, 머리에는 흉측한 무언가가 돋아났다.
어디에선가부터 퍼진 비명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엔리코가 누구냐
아니 씨바 분위기 오지네;
외 씨발 뭔데 이거
이거 말고 다른거 쓴적있으면 이름좀
개고수
살카즈랑 산크타 부부인건가
왜 개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