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자자, 일단 허술하다고 타박하기 전에! 이거 나름 사연이 있는 물건이라고——"
"로도스 아일랜드에 오기 전에, 빅토리아에 있는 내 고향 근처에서 한동안 활동한 적이 있었어. 거긴 관리하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감염자들의 생활이 아주 힘들었지. 그땐 그들을 도와 임금이랑 약을 받아내느라 바쁜 한편, 내 행동이 엄마에게 해가 될까 봐 걱정돼서 몇 년 동안 찾아뵙지 못했어."
"내가 손에 넣을 수 있는 약은 전부 나보다 병세가 심각한 사람들에게 나눠줬어. 난 늘 팔팔하니까, 아직 한참은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징조도 없이 쓰러지고 말았어. 피가 정말 펄펄 끓는 것 같았고, 오장육부는 열 때문에 금방이라도 깨질 듯한 도자기 같았지......"
"쓰러지게 되면 이 노동자들을 두고 가는 게 얼마나 분하고 아쉬울까 상상하곤 했어. 그런데 막상 가장 쇠약해졌을 때, 오두막에 홀로 누워서는...... 죽을힘을 다해 곁에 있던 폐목재를 더듬어, 조잡한 작은 등불을 깎았어. 성냥이 없어서, 내 피 한 방울로 그 등불을 밝혔지. 그리고는 계속 그걸 바라보고, 또 바라봤어."
"우리 엄마가 예전에 늘 집 앞에 그런 등불을 켜두셨던 게 기억나. 오랫동안 우리 가족은 이사 한 번 안 갔는데, 엄마는 늘 그 습관을 유지하셨어. 그래야 아빠가 돌아올 때 길을 찾을 수 있다면서...... 집에 돌아갈 때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게 바로 그 등불이었어. 내가 죽기 직전에 가장 보고 싶었던 게 그 등불일 줄은 몰랐지...... 나도 모르게 그걸 보고 있으니, 고통이 좀 가라앉는 것 같았고, 증상도 좀 완화돼서, 결국 동료가 날 발견할 때까지 버틸 수 있었어."
"이 등불? 아, 이건 그때 그 등불이 아니라, 내가 새로 만든 거야. 손재주가 별로 없는데, 마음에 안 들지는 않지?"
블레이즈에게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들은 영인은 그녀에 대한 걱정에 정신이 없었지만, 그녀가 설날에 이 의미심장한 등불을 주려고 천 리 길도 마다않고 온 것을 생각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선물을 칭찬했다.
"아니, 내가 이 말을 한 건 그게 아니라...... 에이, 이놈의 말주변하고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블레이즈는 그 등불을 영인의 셋방에 걸었다. 그러고는 자신이 가져온 술과 안주를 재빠르게 하나씩 상 위에 올렸다. 영인은 따뜻한 음식 냄새를 맡고서야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 그녀가 혼자 사는 작은 셋방이 이렇게 떠들썩했던 적은 너무나 오랜만이었다. 손수 만든 등불이 내는 부드러운 빛이 방 안의 쓸쓸함을 남김없이 쫓아냈다.
"중요한 건 등불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등불이 무엇을 생각나게 하느냐는 거야."
AI 번역 다듬은거라 오역 있을 수 있음
손재주 없다면서 잘 만들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