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카

(하품한다)


모모카

신메뉴 전병, '고급 머스크멜론과 시라쿠사풍 레드 소스', 그리고 '엄선된 진한 혹우유와 혼죠조 간장'......


모모카

엄청 맛있어 보이네.


모모카

안돼, 칼로리, 항상 칼로리를 명심해야 해!


모모카

응? 미오 씨?


모모카

네, 저 곧 사무실에 도착해요. 급한 일 있어요?


모모카

뭐라고요?


모모카

바로 갈게요—— 뛰어서 갈게요!






모모카

"팬들을 바보 취급, 콧대가 하늘을 찌르네"......


모모카

"다시는 이 사람 팬 안 함, 콘서트를 엉망으로 만들었어"......


모모카

"어그로 끌고 싶어서 미쳤나, 무서운 척하는 거 안 어색함?"......


모모카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미오

여론 공격이야. 시기상으로는 어제 새벽부터 시작됐어. 아마 경쟁 상대의 소행일 거야.


미오

소장님.


모모카

소장님, 직접 오셨어요!



사무소 소장

상황은 어떻지?


미오

갑작스러운 일이라, 홍보팀에서 아직 조사 중입니다.


사무소 소장

홍보팀뿐만이 아닐 텐데.


미오

무슨 뜻이십니까?


사무소 소장

그 "외뿔 오니", 우리가 준비한 사람은 아니었지, 그렇지?


사무소 소장

미오, 모모카의 신변 안전도 결국 네가 책임지고 있으니, 이 일은 네가 확실히 조사해 주길 바라네.


미오

네.


사무소 소장

모모카, 어제 무대에서의 추태보다 "윗분들"이 더 불만스러워하는 건 다른 일이야.


모모카

다른 일이요......?


사무소 소장

최근 네 언행이 점점 아이돌답지 않아지고 있어. 일이 터진 후에는 그대로 사라져 버리기까지 하고——


모모카

당시 팬분들은 딱히 부정적인 반응은 없었던 것 같고, 앙코르 때도 제가 한 곡 더 불렀을 때 다들 반응이 좋았어요......


모모카

공연이 끝나고는 너무 지치고 배고프고, 또 무서워서, 그냥 단골 오뎅 포장마차에 갔던 거예요.


사무소 소장

그럼 콘서트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은 어떻게 설명할 거지?


모모카

부적절한 발언이요?! 제, 제가 무슨 말을 잘못했나요?


미오

카지야마치에 대한 발언 말이야.


모모카

카지야마치요? 아, 그 팬분 말씀이시죠——


사무소 소장

우리 사무소의 운영은 전적으로 킨세키 그룹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어. 지금 카지야마치와 그룹의 관계가 긴장 상태인데, 네가 섣불리 입장을 표명하면 우리 모두가 곤란해져.


모모카

저는 그런 속사정은 몰랐어요...... 전 그저 제 첫 영화를 그곳에서 찍었다는 생각만......


모모카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텟사이 사장님께서 제 능력을 높이 사셨다고 말씀하셨던 것도 기억나요......


사무소 소장

예전은 예전이고, 지금은 지금이야. 상황이 달라졌어.


사무소 소장

게다가, 우리는 항상 선 넘는 말은 하지 말고, 얌전히 짜준 대본대로만 읽으라고 말했지. 사람들이 보고 싶은 건 아이돌 모모카지, 아무 말이나 막 하는 네가 아니야.


모모카

저...... 알겠습니다.


미오

......


사무소 소장

네가 알면 됐다.


모모카

소장님...... 우리 언제 녹음실에 가나요? 오늘 일정이 꽤 빡빡해서, 제가 좀 더 노력해야 해요.


사무소 소장

하아, 됐다. 너 그냥 며칠 쉬는 게 어떻겠니.


모모카

네? 네?!


모모카

소, 소장님, 저 괜찮아요! 이미 마음 다 잡았다고요! 요즘 작업 기간이 촉박한 거 아는데, 지금 쉬면 앞으로 며칠간의 스케줄에 다 영향이 갈 거예요!


사무소 소장

어제 낮에 일을 좀 덜 했더라면, 저녁에 좀 더 침착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


모모카

죄송해요! 하지만——


사무소 소장

모모카, 네가 정말 잘못을 만회하고 싶다면, 여기 마침 긴급 업무가 하나 있다.


모모카

저 할게요!


사무소 소장

방송국에서 막 들어온 프로그램 제안서다. 한번 봐라.


모모카

카지야마치...... 흉가 체험?! 왜 또 이런 프로그램이에요!


모모카

게다가 왜 하필 이 시점에, 카지야마치에 불리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죠......


사무소 소장

그럼 쉬고 싶다는 건가?


모모카

아니요! 하지만......


사무소 소장

모모카, 우리 말을 듣지 않는 게 너한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아야 해.


모모카

저......


사무소 소장

모모카!


모모카

소장님, 저 죽고 싶지 않아요!


모모카

거기가 흉가라는 건 저도 예전부터 알았어요. 거기서 사람이 연달아 몇 명이나 죽었다던데......


모모카

그 흉가가 "이름 없는 오니"랑도 관련이 있다고 들었어요. 어제 무대에 나타났던 게 바로 그녀란 말이에요......


사무소 소장

......


미오

......


사무소 소장

어, 모모카, 우리가 안전 조치는 잘 해줄게.


사무소 소장

(작은 목소리로) 미오, 너도 한마디 해.


미오

......모모카, 나도 같이 갈 테니, 안심해.


모모카

미, 미오 씨도 가요?


미오

응.


모모카

그 악귀를 이길 수 있어요?



미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주 진지하게 몇 초간 생각했다.



미오

장담 못 해.


모모카

......


모모카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닛타 거리의 이 큰길을 따라 쭉 가면, 바로 카지야마치다. 앞으로 이곳은 우리들의 구역, 우리들의 도시가 될 거야."


"우리들의 도시요? 하지만, 아빠, 오는 길에 봐도 별로 다른 점을 못 느꼈는데요. 텟사이 아저씨, 아저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달라지게 될 거다."



나무 냄새인지 곰팡이 냄새인지 모를 바람이 얼굴에 불어오자, 호시구마는 저도 모르게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호시구마

......집들이 다 낡았군.


호시구마

텟사이 아저씨는 아직 예전 집에 사시나?



미후네

맞아, 길 끝에 있는 큰 저택이야.


호시구마

킨베에, 그래서 장례식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카지야마치는 멀쩡해 보이는데?


미후네

그건 얘기하자면 길어——


미후네

......


호시구마

왜 그래?



호시구마는 곧 킨베에가 입을 다물고, 심지어 얼굴빛까지 공손해진 이유를 깨달았다. 멀지 않은 곳에, 한 노인이 그들을 마주 보고 서 있었다. 노인의 등은 이미 약간 굽어 있었다. 바람이 그의 넓은 소매를 날렸지만, 어째서인지 그 모습은 그가 오히려 더 꼿꼿하게 서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호시구마

텟사이 아저씨!


미후네

텟사이 회장님.



텟사이

......


텟사이

킨베에, 내가 너에게 카지야마치에 다시는 발도 들여놓지 말라고 했을 텐데.



거구의 피디아는 잠시 흠칫하더니, 얼굴의 공손함이 황급함으로 변했다.



미후네

오늘 큰 경사가 있는 날이라 생각하여 그만 분수를 잃고 무심코 카지야마치에 들어왔습니다...... 실로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텟사이

그녀가 너와 한패가 된 것이, 네가 말하는 경사인가?


미후네

회장님, 저는 그저 그녀를 경찰서에서 데려왔을 뿐입니다. 그녀는 미츠쿠에에 들어오자마자 경찰에게 붙잡혔다가, 방금 막 풀려났습니다.


미후네

그녀는 걱정되는 마음에 서둘러 돌아온 것입니다. 무슨 불만이 있으시면 저에게 푸시고, 부디 그녀를 탓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미후네

제가 멋대로 카지야마치에 들어온 일에 대해서는, 도게자를 하든, 날을 잡아 정식으로 찾아뵙고 사죄를 드리든, 아니면 손가락을 자르든——


텟사이

하! 내가 시키면, 넌 하겠다는 건가?


미후네

처분만 내리신다면——



경솔한 야쿠자

헉, 헉...... 형님! 한참을 물어본 끝에야 카지야마치에 오신 걸 알았습니다!


경솔한 야쿠자

여긴 직접 어쩐 일이십니까? 저 늙은이도 이제 날뛸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형님께서 굳이 이 귀신 나올 곳까지 직접 오실 필요가——


미후네

......


경솔한 야쿠자

혀, 형님?


미후네

네가 내가 형님인 건 아는 모양이군?


미후네

그럼 네가 입에 담은 그 형님에게, 오늘날 이 존귀한 지위를 준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나?


경솔한 야쿠자

저——


미후네

오, 그래. 네가 처음도 아니지.


미후네

전에 텟사이 회장님께서 나와 내 부하들이 카지야마치에 들어오는 것을 엄히 금하셨는데, 넌 여기를 한두 번 쳐들어온 게 아니지, 그렇지?


경솔한 야쿠자

그건——


미후네

카지야마치의 세 가구는 모두 네가 쫓아냈고, 상점도 두 곳이나 네가 망쳐서 이사 가게 만들었지. 게다가 전부 텟사이 회장님의 명령이 내려진 후에 말이야, 그렇지?


미후네

알고도 어겼으니, 무슨 죄에 해당하나?



경솔한 야쿠자는 다급한 나머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평소의 형님은 이런 분이 아니었는데. 형님은 내가 일을 잘하면 함께 술잔을 기울여주고, 못하면 따뜻한 말로 격려해 주시는—— 머릿속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갑자기 어떤 소리를 들었다. 슈악.



텟사이

멈춰!


호시구마

킨베에, 너 뭐 하는 거야?!



생각은 채 끝나기도 전에 끊겼고, 야쿠자의 머리 없는 몸뚱이가 쿵 소리를 내며 땅에 쓰러졌다. 텟사이의 쇠 부채도, 호시구마의 반야도, 피디아가 갑자기 뽑아든 오오다치(大太刀)를 따라잡지 못했다.



텟사이

그는 네 킨세키카이의 형제다!


텟사이

이 회장 앞에서 동족상잔을 벌이다니, 나를 거스르겠다고 공공연히 선포하는 겐가?


미후네

하지만 조직 내의 기강을 잡는 권한은, 어르신께서 이미 제 손에 넘겨주시지 않았습니까?


미후네

충고를 듣지 않고, 회장님께 무례를 범하며, 여러 번 가르쳐도 고치지 않으니, 그는 진작에 죽었어야 합니다. 그를 지금까지 살려둔 것만으로도 이미 제 관리 부족입니다.


미후네

이제 사람은 데려왔고, 제 할 일도 끝났습니다. 제가 텟사이 회장님의 명령을 어긴 일도, 매듭을 지어야겠지요.



그는 피로 물든 채 아직 칼집에 넣지 않은 오오다치를 자신의 손가락으로 향했다. 노인이 입을 열기도 전에, 페디아는 다시 한번 칼을 휘둘렀고, 그의 왼손 새끼손가락이 순식간에 손바닥과 분리되어 땅에 떨어졌다.



미후네

이걸로 셈은 끝난 거죠?



아무도 말이 없었다. 피디아는 칼을 칼집에 넣고, 텟사이를 향해 공손히 예를 올린 뒤, 호시구마를 향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미후네

텟사이 회장님, 그럼 더는 눈앞에서 거슬리지 않겠습니다.


미후네

호시구마, 즐거운 귀향이 되길.


호시구마

경찰에 신고——



경찰서에서 보았던 킨베에의 거만한 모습을 떠올린 호시구마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리고 노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호시구마를 한번 쳐다보았다.



텟사이

보아하니 용문에서 잘 지낸 모양이군. 이제 야쿠자 짓은 안 하나?


텟사이

아직 이쪽 세계에 있었다면, 넌 잊지 않았을 텐데...... 이쪽 세계 사람은 어떻게 죽든, 항상 '처리'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텟사이

'처리'하는 사람만 있으면, 경찰은 우리 이곳의 썩어빠진 일들에 관여하려 들지 않지.


텟사이

......


텟사이

긴 여정에 피곤할 테니, 집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비록 20년 만이었지만, 호시구마는 여전히 익숙하게 문을 밀고 안뜰로 들어섰다. 카지야마치와 마찬가지로, 이곳의 시간은 거의 흐른 흔적이 없었다. 호시구마는 한눈에 자신이 예전에 자주 다니던 그 작은 길을 알아보았다. 그 길은 정원을 가로지르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그녀는 연못의 비단잉어가 지금까지 계속 살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집주인이 계속해서 같은 무늬의 잉어를 연못에 채워 넣고 있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호시구마

다녀왔습니다.



텟사이

......앉아라.


호시구마

텟사이 아저씨, 제게 편지를 쓰신 건, 혹시 킨베에 때문에——


텟사이

난 네게 편지를 쓴 적이 없다.


호시구마

아저씨가 아니라고요?


텟사이

20년 전 네가 미카즈키를 떠날 때 내가 말했지. 작별 인사를 한 후에는, 영원히 연락하지 말자고. 난 그 약속을 깰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호시구마

그럼 이 편지는......


텟사이

킨베에가 흉내 낸 거겠지. 달리 뭐가 있겠나?


호시구마

그가 왜 그런 짓을 한 거죠? 아저씨는 킨세키카이의 회장님이신데, 어떻게 그가 제멋대로 구는 걸 용납하실 수 있습니까?


텟사이

회장? 방금 그 독사 같은 놈이 회장, 회장 하고 부르지 않았다면, 나도 내가 아직 그 같잖은 회장인지조차 잊고 있었을 거다.


텟사이

한마디로, 난 이제 허수아비가 된 늙은이에 불과하고, 마지막 남은 구역인, 네 앞에 있는 이 카지야마치마저 빼앗기게 생겼다.


텟사이

그리고 킨베에...... 하, 내가 맨손으로 일군 오리지늄 결정 기업은 이미 완전히 그의 손에 넘어갔고, 킨세키카이 산하의 이 사업체들은 지금 모두 그의 손아귀에 있다.


텟사이

심지어 방송국이나 연예 기획사 같은 사업까지, 그가 아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지.


호시구마

아저씨 말씀대로라면, 그는 거의 킨세키카이 산하의 모든 산업을 장악했는데, 카지야마치까지 빼앗으려는 건가요?


텟사이

"천지개벽할 개발 계획", 한 달 전 그놈이 한 말이다.


텟사이

누가 개발하고, 어떻게 개발하며, 개발 수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하, 그건 물론 내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호시구마

그래서 그와 그의 부하들이 카지야마치에 들어오는 걸 금지하신 거군요.


텟사이

그리고 오늘이 온 거지. 그가 부하 형제의 목숨을 가지고 우리에게 연극을 보여주는 이 장면이...... 오, 연극이라기보다는 위세를 과시하는 게 더 적절하겠군.


호시구마

......그는 예전에 저런 사람이 아니었어요.


텟사이

그 놈이 그때 너무 연기를 잘해서, 나도 속고, 너도 속은 거지. 달리 무슨 설명이 있겠나?


텟사이

손가락을 자르는 게 연극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호시구마

그걸...... 어떻게 연기하죠?


텟사이

공연 소품, 손가락 재접합 수술, 심지어 최근 유행하는 인공 의체까지...... 그놈은 방법이 많다.


텟사이

방금 그건 결코 '빚을 청산'하는 게 아니었어. 그건 모욕일 뿐이다...... 나에 대한, 킨세키카이 전체에 대한, 야쿠자 세계 전체에 대한 모욕이야.


텟사이

킨베에가 널 무슨 속셈으로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지금 해야 할 유일한 일은, 당장 용문으로 돌아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그는 지금 미쳐 날뛰는 송곳니 짐승과같아.


호시구마

그럼 아저씨는 어떡하시고요?


텟사이

나? 킨세키카이가 존재하는 한, 내가 이 이름뿐인 회장으로 있는 한, 킨베에는 감히 대놓고 나를 해치지 못할 거다. 그걸로 충분하다.


호시구마

전 못 갑니다.


텟사이

그럼 뭘 하고 싶은 게냐? 킨베에가 정말 나를 자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었을 때, 내 고통을 끝내주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호시구마

저는 그저 다시 한번 후회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텟사이

용문으로 간 일, 넌 결국 후회하고 있었나?


호시구마

아뇨, 제 후회는, 전부 미츠쿠에에 있습니다.


호시구마

방금 그 사람이 킨베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목이 베이는 걸 봤을 때, 후회의 맛이 위장에서부터 역류하는 것 같았습니다.


텟사이

킨베에의 배후에 있는 자들에게, 카지야마치는 확실히 미츠쿠에라는 화려한 옷에 붙은 낡은 헝겊 조각과 같겠지. 이건 너 혼자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호시구마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할 뿐입니다.


텟사이

하는 수 없지. 계속 재미없는 얘기만 하다 보니, 내가 잊고 있었군...... 반야는? 아까 킨베에가 있을 때 흘끗 봤는데, 예전에 네 손에 넘겨줬을 때와 뭔가 달라진 것 같던데?


호시구마

그건...... 솔직히 말씀드리면, 뿔 한쪽이 잘렸습니다.


텟사이

뿔 한쪽이 잘렸다고? 무엇에?


호시구마

검에요.



방금까지 세상사를 다 통달한 듯했던 노인의 눈에서 갑자기 뜨거운 빛이 뿜어져 나왔다.



텟사이

누구의 검이지? 재질은? 검술은 어땠나? 아니면 무슨 술법이라도 썼나?


호시구마

용문에 있는 제 좋은 친구이자, 좋은 동료입니다——


텟사이

말로 하는 건 너무 느려. 반야를 내게 줘봐, 내가 보겠다.


텟사이

이건—— 쯧쯧......


텟사이

이건 단순히 재료가 뛰어나거나, 무슨 단순한 술법으로 벨 수 있는 단면이 아니야.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지만, 한냐도 평범한 물건은 아닌데——


텟사이


......


텟사이

......적소


호시구마

텟사이 아저씨, 단면만 보고도요?!


텟사이

잊지 마라, 나도 산전수전 다 겪은 몸이다. 염국의 무역 대표와 술에 거나하게 취했을 때, 나도 츠샤오의 소문을 들은 적이 있지.


텟사이 

적소의 검 아래에서 당한 것이라면, 반야에게 억울할 것은 없다.


텟사이

하지만 근본적으로, 적소든 반야든, 그 자체의 예리함이나 견고함만으로 신병이기가 되는 물건이 아니야.


텟사이

네가 마음가짐에서 그 검을 쓰는 자에게 졌다. 많이는 아니고, 아주 약간. 하지만 그 약간이 승부를 가르기엔 충분했지.


텟사이

그렇게 보면, 킨베에의 이 편지가 아주 쓸모없지는 않았군. 적어도 반야에게 한번 기회를 줬으니.


호시구마

다시 벼려주시려는 건가요?


텟사이

그럼 아니면, 내가 너더러 이 뿔 한쪽 빠진 방패를 들고 용문을 돌아다니게 놔둘 것 같으냐?


텟사이

다만...... 이 방패를 대체 어떻게 다시 벼려야 적소를 이길 한 줄기 가능성이라도 생길지......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좀 더......




태산이 무너져도 얼굴색 하나 변치 않던 노인이 순식간에 변했다. 자신보다 뛰어난 존재가 있다는 걸 알고는 가려움을 참지 못해, 기어코 승부를 겨뤄야 직성이 풀리는 젊은이처럼. 비록 방금 전 옛 지인의 칼부림이 이별의 슬픔과 애틋함을 산산조각 냈지만, 호시구마는 이 순간 오랜만에 그리움을 느꼈다.



텟사이

에이, 됐다. 이건 너와 내가 여기 앉아서 생각한다고 답이 나오는 게 아니야. 시간을 좀 더 다오.


텟사이

넌 경찰에게 꼬박 하룻밤을 심문당했으니, 분명 피곤할 거다. 객실에 가서 좀 자거라.


호시구마

......아니요.


텟사이

왜?


호시구마

저는 그저...... 먼저 아버지께 제사를 올리고 싶어서요.


텟사이

......


호시구마

죄송합니다.


텟사이

네 친아버지인데, 나한테 뭣하러 사과를 하느냐.


호시구마

그 진료소, 제가 살던 집, 아직도 있나요?


텟사이

있다. 다만 거의 10년 전부터 아무도 살지 않아서, 지금은 아마 폐허나 다름없을 거다.






카지야마치 북쪽 거리 막다른 골목, 수년간 버려진 낡은 저택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귀신 들린 집"이다. 악귀가 사라진 후, 샤테이가시라(舍弟頭)였던 스카시마 일가가 이 집에 들어왔지만, 불과 석 달 만에 가장이 병으로 급사했다.


반년 후, 당시 와카가시라 보좌였던 사노구치가 이 집을 사들여, 대사를 불러 칠일 밤낮으로 굿을 한 뒤, 갓 결혼한 아내와 함께 저택에 들어갔다. 이레 후 깊은 밤, 순찰 중이던 경찰은 "귀신 들린 집"에서 처참한 비명이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 사노구치가 밤중에 미쳐 날뛰며, 집에 전해 내려오던 보검으로 아내를 베어 죽이고, 그 후 자결했다. 그 후 몇 년간, 감히 "귀신 들린 집"에 살려는 자는 아무도 좋은 끝을 보지 못했고, 결국 "귀신 들린 집"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게 되었다.




모모카

소문에 따르면, 악귀는 사라지지 않았대요. 그녀의 원혼이 때때로 "귀신 들린 집"에 나타난다고 해요.


모모카

자, 그럼 오늘......


모모카

여긴 칠흑같이 어두워서, 뭐가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아요......


모모카

(손전등을 켠다) 미, 미오 씨, 거기 있어요?


모모카

와악——


모모카

워, 원래는 그냥 캔이었구나......


이어폰 속 목소리

모모카, 좀 침착해. 머리에 단 카메라가 너무 흔들리잖아.


모모카

미오 씨는 어디 갔어요? 저랑 같이 있어 준다고 했잖아요.


이어폰 속 목소리

그녀는 감기에 걸려서 몸이 안 좋아, 임시로 휴가를 냈어.


모모카

제가 미오 씨를 안 지가 몇 년인데, 아픈 걸 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작년 겨울에 제 앞에서 아이스크림 스무 개를 먹고도 멀쩡했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감기에 걸려요......


이어폰 속 목소리

모모카, 우린 다 방송 효과를 위해서 이러는 거니까, 좀 협조해 줘.


모모카

하지만 저 아까 콘서트에서 그 악귀를 만났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또 그녀의 흉가를 탐방하다니......


이어폰 속 목소리

에이, 걱정 마. 아무 일 없을 거야.


모모카

......안으로 좀 더 들어가 볼게요.


모모카

에휴, 여긴 왜 이렇게 캔이 많지...... 응?


모모카

아니...... 어, 어떻게 소리가 뒤에서 들려오지?



???

거기 누구야?


모모카

악귀? 유령?!


???

너냐? 남의 집에 와서 뭐 하는 거야?



모모카는 손에 잡히는 대로 땅에서 몽둥이 같은 것 반 토막을 주워 그 검은 그림자를 향해 겨눴다. 하지만 그녀는 곧 이것이 유령이나 악귀 같은 것들에게는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걸 깨닫고, 황급히 몽둥이를 품에 쑤셔 넣고는, 상자 하나를 꺼냈다...... 볶은 콩이었다.



모모카

악귀, 이, 이, 이건 볶은 콩이야, 감히 다가오면, 이걸 던져버릴 거야!


모모카

오니는 밖으로! 복은 안으로! 오니는 밖으로, 보, 복은...... 안으로......


모모카

콩이 소용없다면, 나한테는 소금도 있어! 이게 뭔지 봐! 이건 소금이야!


모모가

네가 제......일...... 무서......워......하......는......


호시구마

......?


모모카

죄송합니다안녕히계세요우리는본적도없는사이고저는지금바로가겠습니다폐를끼쳐드렸습니다!


호시구마

어이, 거기 서!


모모카

제가 어떻게 서요!


모모카

내 머리!


호시구마

괜찮아?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모카는 원래 쓰러지려 했으나, "유령"의 부름을 듣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섰다.



모모카

괜찮아요—— 괜찮아요——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


모모카

제 집에는 위로는...... 아래로는......


모모카

아니, 아무도 없어요—— 아냐 아냐, 저한테는 제가 돌아가서 물을 줘야 하는 하스케가 있단 말이에요, 제발 저를 돌려보내 주세요 부탁이에요!



다급한 나머지, 모모카는 심지어 녹음실에서도 내본 적 없는 고음을 냈다. 그날 저녁 프로그램 제작진의 의견에 따르면, 호시구마가 더 유령 같은지, 아니면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모모카가 더 원혼 같은지 분간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모모카

저, 제 발밑에 이게 뭐예요?!


호시구마

......나한테 묻는 건가?


모모카

아니요! 당신한테 안 물었어요, 저 혼자 있게 내버려——



눈앞에서 소란을 피우던 여자아이가 갑자기 사라졌고, 방 안 가득 먼지를 일으켰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호시구마는 옆으로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고는, 마침내 그 이유를 알아냈다.



호시구마 

지 혼자 방방 뛰다가 바닥이 무너졌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