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수 같은 비가 눈물처럼 쏟아져 내린다. 나는 그저 망망대해의 물 한 방울일 뿐.
홀로 걷는 밤, 더 이상 방황하지 않으리.
나는,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않으리.
교도관
죄수 48038, 나와라.
흥분한 죄수
교도관님, 무슨 일이십니까?
교도관
개인 물품 확인해. 빠뜨린 거 없어?
흥분한 죄수
없습니다. 전부 다 챙겼습니다!
교도관
복도를 따라 앞으로 쭉 가. 끝에 있는 작은 창구에서, 서명하고 나가면 돼.
흥분한 죄수
네, 넵! 감사합니다, 교도관님!
힘찬 발소리가 긴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묵직한 군화 소리는 복도 가장 깊은 곳을 향해 조금씩 다가갔다.
교도관
우미리.
야하타 우미리
네.
교도관
꺼져. 올해는 다시 보지 말자.
우미리는 익숙하게 자신의 악기 케이스를 들고, 느긋하게 교도소를 걸어 나갔다.
시라쿠사는 예전과 똑같이, 그치지 않는 가랑비로 그녀의 귀환을 맞이했다.
행동대장
이 거리랑, 앞뒤 두 개 거리까지, 가게마다 전부 사람 붙여서 감시해. 절대로 놓치면 안 돼!
신중한 조직원
옛!
당황한 조직원
형님, 북쪽 거리에서 소식이 왔는데, 그 여자가 이쪽으로 오고 있답니다!
행동대장
주시해, 놓치지 마!
당황한 조직원
저... 저 여자가 딱히 숨을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행동대장
...다른 놈들 전부 이쪽으로 모이라고 해!
좁은 골목 안, 흉악한 인상의 사내들이 악기 케이스를 든 소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행동대장
또 만났군... 우미리.
행동대장
허, 처음엔 네놈 같은 고수를 어째서 어떤 패밀리도 거두지 않는 건지 의아했지.
행동대장
우리 패밀리가 망하고 나서 사방으로 수소문해 보니, 네가 바로 그 악명 높은 '배신자'였다는 걸 알게 됐어.
행동대장
넌 열 개가 넘는 이름을 바꿔가며, 여러 패밀리를 오가며 일을 받아왔더군.
야하타 우미리
우리의 계약서에는 내가 다른 사람의 일을 맡으면 안 된다는 조항은 없었어.
야하타 우미리
그리고 난 예전부터 말했지— 나는 그저 돈을 받고, 재앙을 막아줄 뿐이라고.
행동대장
그래서 우리 기밀을 경쟁 패밀리에게 넘겼다는 거냐?!
야하타 우미리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행동대장
(컬럼비아 욕설) 젠장, 시치미 떼지 마! 네가 온 뒤로, 우리 쪽 사람들이 계속해서 암살당했어!
행동대장
나와 보스는 그때 널 그렇게나 믿고, 우리 식구가 되라고까지 제안했는데!
야하타 우미리
프랜시스, 나는 너희에게 잘못한 기억이 없어...
프랜시스
흥, 네놈이 배신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억조차 못 하는 거겠지?!
프랜시스
보스도 죽고, 다들 죽었어. 수백 명이 넘던 식구들이 이제 우리 열 몇 명밖에 안 남았다고!
야하타 우미리
...무슨 뜻이지?
프랜시스
우리 형제들이 컬럼비아에서 이딴 곳까지 겨우겨우 넘어왔는데, 전부 네년 하나 때문에 망했어!
야하타 우미리
나는...
분노한 조직원
저 여자랑 말 섞을 필요 없어. 우리가 이렇게나 많은데, 오늘 반드시 본때를 보여주자고!
야하타 우미리
너희와 충돌하고 싶지 않아...
우미리는 말로 충돌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상대를 압박해오는 발걸음은 조금도 멈출 기미가 없었다——
그녀는 손에 든 악기 케이스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프랜시스
모두... 나를 따라라!
마음씨 좋은 노부인
아가씨, 더는 앞으로 가지 말려무나.
마음씨 좋은 노부인
저쪽에서 방금 험한 일이 좀 있었거든. 혼자서는 위험하니 어서 다른 길로 돌아가렴.
모자를 쓴 소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녀는 행인의 충고를 무시하고, 그녀가 말한 방향으로 계속 걸어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며, 시라쿠사의 모든 것을 씻어내고 있었다.
소녀는 작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이곳은 방금 지어진 것처럼, 티끌 하나 없이 깨끗했다.
시라쿠사의 청소부들은 언제나 이렇게 프로페셔널하다.
축축한 공기 속에서, 피 냄새는 한 줄기도 맡을 수 없었다.
토가와 사키코
......
토가와 사키코
우미리... 어디에 있는 거야?
???
너... 우미리를 찾고 있는 거냐?
한 오락실 안의 당구장. 누군가 이곳을 자신의 거처로 삼고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할 것이다.
몇 개의 종이 상자를 대충 이어 붙여 만든 침대, 최소한의 생필품은 패스트푸드점에서 나눠준 봉투에 전부 쑤셔 넣어져 있었다.
당구대 위에는 편지 봉투가 가득했고, 그 안에는 우미리의 보수가 들어있었다.
우미리는 봉투를 하나씩 뜯어, 안의 금화를 아무렇게나 테이블 위로 던졌다. '패밀리', '질서'라고 새겨진 금화들이 금세 작은 산을 이루었다.
이 금화들은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는 곳에 되는대로 놓여 있었지만, 설령 잃어버린다 해도 그녀는 조금도 마음 아파하지 않을 것이다.
야하타 우미리
...응?
우미리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 봉투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봉투를 뒤집었다. 그 위에는 패밀리의 문장 하나와, 발신 주소가 찍혀 있었다.
근엄한 조직원
보스, 그 여자가 왔습니다.
늙은 목소리
교도소에 있는 녀석들이, 널 괴롭히지는 않던가?
야하타 우미리
전부 구면인데다, 그들 모두 제 뒤의 고용주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니, 굳이 사서 고생할 필요는 없었겠죠.
야하타 우미리
하지만 보스께서 저를 특별히 부르신 건, 이런 사소한 일을 묻기 위함은 아닐 텐데요?
늙은 목소리
허허, 그저 파트너의 안부를 물었을 뿐이다.
야하타 우미리
보스, 저희가 언제부터 파트너가 됐습니까?
야하타 우미리
저희가 계약을 맺을 때, 당신은 당신 패밀리의 이름으로 저를 고용하는 것조차 꺼리지 않았습니까.
늙은 목소리
'파트너'가 되고 싶다면, 지금부터 당연히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해야겠지——
늙은 목소리
우미리, 나는 너와 장기적인 거래를 하고 싶다.
야하타 우미리
무슨 거래를 굳이 직접 만나서 해야 하죠?
늙은 목소리
나는— 네가 내 패밀리에 들어올 것을 제안하고 싶다.
야하타 우미리
......
야하타 우미리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토가와 사키코
안에는 아무도 없어.
토가와 사키코
당신은 그녀를 그렇게나 두려워하면서, 어째서 여기까지 따라온 거죠?
프랜시스
넌 패밀리 사람이 아니니 당연히 모르겠지! 나는 반드시... 모두의 원수를 갚아야만 해!
토가와 사키코
당신들과 우미리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그녀가 그렇게나 용서할 수 없는 존재인가요?
프랜시스
네가 만약 이런 '배신'을 겪었다면, 절대로 그녀를 용서하지 못했을 거야......
프랜시스
우리 패밀리 멤버 대부분은 컬럼비아 개척지에서 도망쳐 온 평범한 사람들이었어. 인맥도 자원도 부족해서, 늘 현지 갱단들에게 시달렸지.
프랜시스
그런 상황이 몇 년이나 계속되다가, 어느 날 보스가 거금을 들여 해결사 한 명을 고용했어.
토가와 사키코
그 사람이 우미리였나요?
프랜시스
그래. 그녀를 고용한 뒤로, 우리는 꽤 오랫동안 평온한 나날을 보냈어.
프랜시스
그 시절은 정말 아름다웠지. 더는 거점이 갑자기 습격당할까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시비를 걸 일도 없었으니까......
프랜시스
하지만 우리가 그녀에게 패밀리에 들어오라고 제안했을 때, 그녀는 거절했고, 다음 날 바로 사라져 버렸어.
프랜시스
우리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누가 끌고 왔는지 모를 경쟁 패밀리의 놈들이 우리 거점을 기습했지.
프랜시스
그 광경은 지금도 떠올리고 싶지 않아... 너무나 끔찍했으니까!
토가와 사키코
우미리가 당신들을 배신했다고 생각하는군요?
프랜시스
그 여자 말고 또 누가 있겠어? 어떻게 이렇게 절묘한 우연이 있을 수 있겠냐고?!
토가와 사키코
...저는 우미리가 그런 배신 행위를 저질렀을 거라고 믿지 않아요.
토가와 사키코
제가 아는 우미리는, 당신이 말한 것처럼 능력이 뛰어나고, 든든한 사람이에요.
토가와 사키코
그리고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해서도 충실히 책임을 다하죠.
프랜시스
하지만, 사실이 내 눈앞에 있는데......
토가와 사키코
당신들을 습격한 무리 속에서, 그녀의 모습을 봤나요?
프랜시스
......아니.
토가와 사키코
그럼 그 습격자들의 얼굴은 기억하나요?
프랜시스
평생 잊을 수 없어.
사키코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주머니 속의 호신용 무기로 손을 뻗었다.
토가와 사키코
만약... 누군가 고의로 당신들을 이간질한 거라면요?
토가와 사키코
만약... 누군가 계속해서 우미리를 감시하고 있었던 거라면요?
프랜시스
......그게 무슨 소리지?
프랜시스가 반응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물함 문이 갑자기 전부 열렸다.
각각의 사물함에는 거구의 사내들이 서 있었고, 그들은 손에 무기를 든 채 방 중앙의 두 사람을 일제히 겨누었다.
의문의 조직원들
움직이지 마.
야동은 여기가 제일 낫더라
https://get.goddwh.com
떠돌이 생활이 우미리가 진정으로 바라던건 아닐텐데 꿈이라는게 바람을 이뤄준다기보단 못 깨어나게 하는거에 가까운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