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일을 무수히 반복하다 보면, 사람은 그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다.
똑같은 하루를 무수히 되풀이하다 보면, 사람은 그 순환 속에 갇히고 만다.
자각할 수도, 헤어 나올 수도 없이.
마치 길고, 끝없으며, 답 없는 꿈처럼.
산속 샤프 파울비스트의 울음소리와 함께, 매일 아침 침대에서 자연스레 눈을 뜬다.
혹여 늦잠이라도 자고 싶다면, 재촉할 사람 하나 없으니 머리를 다시 이불 속에 파묻으면 그만이다.
이불과 침대를 정리하고, 주방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만든다.
계란 프라이, 빵, 우유......
무엇을 먹고 마실지는, 온전히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
혼자 피아노 옆에 앉아, 건반 하나를 누르고, 조율되지 않은 현을 하나씩 정확한 음으로 맞춘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다음 현을 조율한다.
마지막 현의 조율이 끝날 때쯤이면, 첫 번째 현의 음은 또다시 틀어져 있다.
그리하여, 이 일을 반복한다.
혼자 한여름의 풀밭에 누워, 가릴 것 없이 탁 트인 밤하늘을 본다.
그녀는 알고 있다. 비록 별들의 위치가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여도, 사실 그것들은 영원히 멈추지 않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지금은 나란히 있는 두 개의 별이라도, 설령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했다 한들, 수천만 년 후에는 더없이 멀어져 아무런 관계도 없게 될 것이다.
마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처럼.
오늘도,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작은 섬에서, 오직 머릿속의 희미한 기억에 의지해, 믿을 수 없는 꿈을 쌓아 올린다.
기억이라는 감옥에 갇혀, 마치 인형처럼.
집념과 슬픔이 몸을 채우고, 부풀어 오르고, 또 부풀어 오른다.
하지만 꼼짝도 할 수 없다.
미스미 우이카
처음에는, 그녀가 그냥 갑자기 생각이 나서, 근처로 산책을 나간 줄 알았어요.
미스미 우이카
나중에는, 부두 인부의 입을 통해, 그녀가 그날 혼자 섬을 떠나는 배에 올랐다는 걸 알게 됐죠......
에이야퍄들라
어째서 그녀를 찾아 나서지 않았나요?
미스미 우이카
이런 하루가 너무나, 너무나 많았어요. 너무 많아서, 이게 과연 진짜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게 됐어요.
미스미 우이카
저는... 저는 이제 그녀의 모습도, 그녀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아요.
미스미 우이카
어쩌면 이게 저의 운명일지도 모르죠... 여기서 조용히 기다리는 것.
그녀가 돌아오기를, 혹은 나의 죽음을 기다리는 것.
슬픔의 샘은 언젠가 마를 것이고, 더 흘릴 눈물이 없으면, 더는 울지 않게 되겠지.
이렇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구석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좋은 안식처야.
"안 돼!"
미스미 우이카
——!
에이야퍄들라
우이카 씨, 당신은 울고 있어요. 그건 아직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잖아요, 맞죠?
에이야퍄들라
이건 당신이 원하는 결말이 아니잖아요, 그렇죠?!
에이야퍄들라
적어도......
에이야퍄들라
적어도, 그녀의 앞에 서서, 자신의 생각을 전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미스미 우이카
......
에이야퍄들라
제가 알아들을 수 있다면, 그녀도 분명 당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에이야퍄들라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외치지 않으면, 어떻게 그녀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겠어요?
에이야퍄들라
저조차도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그녀는 분명 들을 수 있을 거예요.
미스미 우이카
저는... 하지만 당신의 청력 상태가, 당신을 혼자 둘 수는——
에이야퍄들라
아무리 그래도, 저도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훈련받은 오퍼레이터니까, 걱정 마세요.
에이야퍄들라
어차피 우연히 만난 사이로서, 우이카 씨는 이미 저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셨어요.
에이야퍄들라
당신 자신의 마음에 물어보세요— 지금 당장 무엇을 하고 싶은지.
미스미 우이카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찾고 싶어......
미스미 우이카
......아무것도 아니에요.
에이야퍄들라
우이카 씨, 저 입 모양 읽을 줄 알아요.
"봐, 넌 이제 도망칠 곳이 없어"
"점점 약해지는 너를, 단단히 가두고—"
"넌 내가 갈망하는 걸 알고 있어..."
"나는 갈망해... 나는 갈망해..."
"나는 이렇게나 너를 갈망하고 있어..."
우이카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이미 전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가슴이 전례 없이 뜨겁게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느낌은 심지어 약간의 현기증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한 줄기 이성은, 끊임없이 그녀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고, 얼굴조차 떠오르지 않는데......
네가 어떻게 망망대해 같은 인파 속에서 그녀의 모습을 찾아낼 수 있겠어?
미스미 우이카
하지만 그녀를 만나고 싶어!
미스미 우이카
어떻게 해서든,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나고 싶다고!
그녀의 목소리가 그녀보다 한발 앞서,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가 향하는 방향으로 필사적으로 달려갔다.
사키코는 무사히 별장에 도착했다. 이곳의 모든 것은 모르페우스가 보여준 것과 똑같았다.
토가와 사키코
우이카—
토가와 사키코
똑같은 구조, 똑같은 장식... 심지어 책장의 책까지 완전히 똑같아.
토가와 사키코
어째서......
바닥은 티끌 하나 없이 깨끗했고, 주방에는 과할 정도로 많은 식기류와, 열댓 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사키코는 우이카가 혼자 이곳에서 생활하는 광경을 상상할 수 없었다.
토가와 사키코
어차피 꿈이라면, 고통스러운 부분은 깨끗하게 지워버리면 되잖아......
???
분명 그녀가, 이곳이 두 사람 모두에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에이야퍄들라
당신이 이 별장의 주인이시군요... 우이카 씨는 방금 막 이곳을 떠났어요.
토가와 사키코
......어디로 갔나요?
에이야퍄들라
그녀는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당신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어요.
마음씨 좋은 뱃사공
배 타실 건가요?
미스미 우이카
네, 섬을 떠나는 배표 한 장 사고 싶어요.
마음씨 좋은 뱃사공
음, 그럼 좀 기다려야겠네. 아직 다른 승객 한 명을 더 기다리고 있거든.
마음씨 좋은 뱃사공
그 아가씨는 왜 아직 안 돌아오는 거야... 사람을 찾았으면 좋겠는데.
미스미 우이카
괜찮아요, 기다릴 수 있어요......
우이카는 말을 하다 말고, 억지로 뒷말을 삼켰다. 다행히 뱃사공은 그녀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다.
마음씨 좋은 뱃사공
에휴, 밤바다는 파도도 높고 안개도 짙어서, 배를 몰기엔 위험해. 내가 당신들 안전을 생각해야지!
마음씨 좋은 뱃사공
저기, 신호탑에서 보내는 신호 들어봐. 저 녀석이 우리더러 빨리 가라고 재촉하네.
미스미 우이카
탑 위에 있는 저 사람, 깃발을 흔들고 있어요......
마음씨 좋은 뱃사공
허, 저 늙은 주정뱅이는 내가 매달 가져다주는 맥주만 기다리며 사는 놈이야.
마음씨 좋은 뱃사공
"무사히 다녀와라, 그리고 잊지 마라—— 내 맥주."
마음씨 좋은 뱃사공
흥, 누구 물건은 잊어버려도, 저놈의 그 시원한 맥주 한 상자는 잊을 수 없지!
뱃사공은 말을 마치고, 쏜살같이 배에 올라탔다.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이, 뱃고동 소리를 섬의 모든 곳으로 실어 날랐다.
아름다움과 고통이 깃든 이 섬을 바라보며, 우이카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았다.
미스미 우이카
......나를 잊지 마.
잊을 리가 없겠지.
우리는 어릴 적부터 이곳에서 함께 생활했으니까.
나는 믿어,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날 거라고——
토가와 사키코
우이카—!
토가와 사키코
헉... 헉... 헉... 쿨럭쿨럭......
토가와 사키코
우이카— 우이카—!
사키코의 목소리는 이미 쉬어 있었다.
파도는 몇 번이고 해안을 때렸지만, 메아리는 없었다.
돌아가는 배는 이미 떠나버렸다.
이제, 그녀 혼자만이 이곳에 남았다.
모르페우스
수많은 밤낮을 기다리던 소녀가, 마침내 동료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했는데.
모르페우스
마지막 순간에 엇갈려 버리다니... 쯧쯧, 정말 아쉽네.
토가와 사키코
......
모르페우스
솔직히, 쟤가 떠나는 걸 선택할 줄은 몰랐어.
모르페우스
내가 쟤를 위해 설정해 둔 결말에서는, 너에 대한 모든 것을 잊고 여기서 평안하고 근심 없는 일생을 보내야 했거든.
모르페우스
하지만 지금 보니, 내가 너의 영향력을 좀 과소평가했나 봐.
모르페우스
인정할게, 이번 판은 우리 둘 다 무승부야.
토가와 사키코
......
모르페우스
안타깝게도, 저 배의 속도로는, 쟤는 곧 해난 사고를 당하게 될 거야.
토가와 사키코
뭐라고......?
모르페우스
너희를 위해 이 섬 전체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한데, 설마 내가 이 테라 대지 전체를 만들어서 너희의 신파극이 온 땅에서 몇 번이고 상영되게 만들어야겠어?
모르페우스
배는 곧 꿈의 경계에 도달할 거고, 그러면 쟤는 다음 꿈속으로 떨어지게 될 거야.
모르페우스
몇 번이고 순환하고, 몇 번이고 리셋되는 거지.
모르페우스
쟤는 결국 너의 존재를 잊게 될 거야.
토가와 사키코
안 돼, 어떻게든 그녀를 뒤쫓을 방법을 찾아야 해——
모르페우스
이미 시간 없어.
사키코는 발밑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어느새, 바닷물은 이미 발목을 넘어 차올라 있었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은 이미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었고, 그 사이로 때때로 눈부신 빛이 번쩍였다.
토가와 사키코
우이카—!
바닷물은 미친 듯이 계속해서 차올랐고, 사키코는 무언가가 자신을 심연 속으로 끌어당기는 것을 느꼈다.
토가와 사키코
우이카— 기다려!
어둡고, 차갑고, 숨 막히는.
바닷물이 고막을 압박하고, 흉곽에 남아있던 산소는 머리 위에서 점점 희미해지는 빛처럼 점점 희박해져 갔다.
시야는 더욱 흐려지고, 짜고 쓴 바닷물이 꽉 다물지 못한 입으로 밀려 들어와, 마지막 의식을 잠식하려 했다.
이대로, 이대로, 계속해서 추락한다.
바다 밑, 빛 한 점 없는 곳까지.
"사키..."
"사키... 사키..."
하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방향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여긴 어디지?
누가 나를 부르는 거지?
???
어서... 어서... 어서 일어나...
익숙한 목소리,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목소리.
차갑고 축축한 바다 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건조한 땅과, 사방으로 흩날리는 모래 먼지였다.
토가와 사키코
누구......
사키코는 힘겹게 두 눈을 떴다. 옅은 색의 머리카락 한 올이 시야에 들어왔다.
와카바 무츠미
사키, 괜찮아?
토가와 사키코
......무츠미?
와카바 무츠미
응, 나 여기 있어.
더없이 간단한 한마디였지만, 사키코의 눈에서는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이것이 날리는 모래 때문이 아님을 확신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무력한지는, 오직 그녀 자신만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입을 여는 순간 울음이 터져 나올 것이라는 것도 개의치 않고, 그녀는 오직 그 유일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
토가와 사키코
무츠미... 나... 어떡하면 좋아......
사키코 수난이대 ㅋㅋㅋㅋㅋ
이야기가 왜 다 쓰다가 결말이 안나오지
노래가 꿈을 벗어나는 트리거인가 냐무랑 우미리는 둘다 악기를 연주하지 못했었고 우이카는 에이야퍄들라한테 노래를 들은덕에 나갈 생각을 했네 아쉽게도 깨어나지는 못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