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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거리는 느낌에 눈을 떠보니 보이는 것은 우선 산이었다. 두 번째는 하얀색 세 번째도 하얀색
이게 무슨 말인고 하면 앞이 안 보인다.
당황하여 옆을 바라보니 텍사스도 곤란한 표정을 지은 체 차를 멈춰세우고 있었다.
오른쪽 귀가 내 쪽으로 쫑긋하는가 싶더니 그녀가 입을 연다.
"박사 우선 상황을 전해줄게"
"이 근처에 그 마을이 있는 거 같은데......"
"갑자기 눈 폭풍이 닥쳐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상황이라 움직이기 힘들 것 같아"
"눈에 묻히면 안되니 계속해서 움직이긴 할 텐데 혹시 모르니까 일어나있어줘"
하며 다시 조금씩 차가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이런 심각한 상황에 나는 그녀의 귀에만 시선이 향하고 있다.
분명 아까 쫑긋했었지. 틀림없다 쫑긋이었다.
무슨 원리지? 기회만 된다면 한 번 만져보고 싶네
분명 저 귓구멍 안으로 손가락이라던가 집어넣으면 기분 좋겠지
"... 닥터?"
음? 뭐지? 텍사스가 부끄러운 듯이 내 쪽을 쳐다보고 있다.
가만 보니 얼굴도 좀 붉어진 거 같고?
"귀는 민감하니까 말이지"
이번엔 이쪽에서 얼굴이 붉어질 차례였다.
그래 해버린 것이다. 생각으로만 한 게 아닌 잠결에 그만 방금까지 하던 상상을
입으로 내뱉었다는 소리이다.
빠르게 사과를 했다.
왠지 주변에 눈들이 봄이 온 듯 사르르 녹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하며 다시 앞을 보고 운전을 하는 그녀를 보고 나도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그런데 어째선지 점점 더워진다. 분명히 아까 발언으로 부끄럽긴 했지만 이렇게 땀이 날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이 이상 현상은 나뿐만 아니라 텍사스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텍사스에게 이 이상 현상에 대하여 물어보려고 하는 찰나 그것은 나타났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눈 뒤로도 보일 정도의 거대한 몸짓 수많은 배기관으로 나오는 연기. 근처에서 듣는다면 모든 이가
전율할 굉음.
우리들의 목적지 북쪽 마을이다.
북쪽 마을이라고 하면 감염자든 비감염 자든 상관없이 다 같이 지내는 감염자들에게는 지상낙원인 곳이다.
로도스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치료제를 연구 및 개발하고 있다는 서류를 오기 전에도 몇 번 본 적 있다.
특이한 점은 이 북쪽 마을은 작은 마을 정도의 인원이지만 이동 도시의 크기만큼은 로도스 정도의 크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신원 확인이 끝나 우리는 로봇에 의해 천천히 북쪽 마을의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처음 들려온 건 기계음. 다음으로 들린 건 둔탁한 망치소리 다음은 "환영합니다. 방황하는 자들이여"이라는 안내 소리
어두운 통로를 지나 몇 분이나 위쪽으로 향했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나는 밝은 빛.
갑작스러운 밝은 빛에 눈이 적응을 해갈 때쯤 나는 이곳이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몇십 년 동안 보지 못했던 그것이 이곳엔 있었다.
푸른 하늘. 하얀 구름. 살아서 날아다니는 새들. 마스크도 보호구도 안 낀 사복 차림의 사람들.
나는 그 광경에 마음을 사로잡혔다 눈을 떼지 못한다 이건 정말 현실이 맞나?
이런 풍경을 대체 뭐라고 해야 할까
"이건 참 대단하네 닥터"
말소리에 옆을 보자 텍사스 또한 나와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정말 아름다워"
그렇다 아름답다.
여기에는 다시는 되찾지 못할 거라 생각한 풍경이 있었다.
"풍경은 다 즐기셨습니까?"
기계음.
차의 스피커에서부터 흘러나온다.
"로도스의 수장, 그리고 펭귄 물산의 수하"
"이곳에 온 걸 환영합니다"
"제가 찾아가는 것이 예의에 맞지만 못 찾아가는 점 사과드립니다"
"사전에 주민들에게 연락을 취해뒀으니 예의 말씀하신 조사는 오늘부터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서쪽 영역에 주무실 곳을 마련해 두었으니 부디 사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삑- 하고 차량의 오디오가 꺼졌다.
"그럼 가볼까"
우리들의 차량은 앞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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