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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지나며 다시 한번 자세하게 관찰해본다.
푸른 하늘 아래 감염자와 비감염자 남녀 쌍이 걸어 다닌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풍경이고 기괴하다면 기괴한 풍경
모든 도시가 다 이렇다면 어떨까란 생각을 해보지만 이내 쓸모없는 생각이라는 걸 깨닫고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우선 우리는 머물 곳에 짐을 풀기 위해 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안내 팻말에 의하면 이곳은 총 4곳의 에어리어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머물 곳이 밀집되어 있는 서쪽 에어리어.
먹을 곳이 밀집되어 있는 남쪽 에어리어.
놀 곳이 밀집되어 있는 동쪽 에어리어.
과학시설들이 밀집되어 있는 북쪽 에어리어.
다른 에어리어들과 다르게 북쪽 에어리어는 홀로그램으로 푸른 하늘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그대로 현재의 하늘을 보여준다고 하여 마을 주민들에게 흑색 지역이라고도 불리는 것 같다.
"짐을 풀고 그다음은 어떻게 할 계획이지 닥터?"
텍사스가 물어온다.
나는 서류에 자세한 일정까진 안 적혀있어 나중에 알려주나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내 독자적인 계획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이곳 주민들도 분명 우리가 온다는 통지를 받은 이상 오늘 온 우리들에게 좋은 감정만을 가지고 있진 않을 것이다.
오늘 내일은 조사가 아닌 관광처럼 이 도시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줘도 나쁘지 않겠지
시간이 흘러 우리가 도착한 곳은 절대 작다고는 말하지 못할 숙소였다.
아니 숙소라기보단 저택에 가까운 사이즈.
훗날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머문 곳은 숙소가 아니라 마을 장의 별장이었다는데 지금은 알 길이 없다.
맞는 주소로 온 건지 수십 번 확인했지만 주노명은 달라질 기미가 안 보였고 우리는 숙소 안쪽으로 향했다.
우리는 남쪽 에어리어로 향하는 차를 타고 남쪽으로 향했으며
중간에 사냥용 개들을 보고 텍사스가 움츠려든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사건은 없었다.
그리고 소라가 말했다는 요리점 앞에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간판이었다.
'인형 요리점' 간판만 봐서는 감도 안 잡히는 음식점이다 인형이 요리를 하나? 아님 인형을 요리하나?
약간의 기대되는 마음을 가슴속에 품고 문을 힘차게 밀고 들어간다.
그리고 느낀 내 심정 변화는 감히 한 마디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우선 첫 번째 느낀 감정은 혼란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보인 것은 과거 디x니 랜드 에서나 볼법한 인형탈들 이였다.
두 번째론 당황이었다
가게에서 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 또한 각자 동물 모양 머리띠를 착용하고 있었으니깐.
아니 너희들은 제대로 동물 귀가 있잖아?!라고 태클을 걸고 싶지만
귀가 있는 사람은 뿔을 뿔이 있는 사람은 귀를 착용하고 있었다...
세 번째론 두려움이었다.
여기서 먹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나는 빠르게 발을 뒤로 향했지만 그녀는 그러지 못 했던 것 같다.
옆을 보니 그녀는 버리지 말라는 듯한 표정과 함께 인형탈을 입은 종업원에게 한 팔이 잡혀있었다.
조금 뒤 우리는 가게의 중앙에서 서로를 마주 보며 아니, 텍사스가 내 눈을 피하며 앉아있었다.
"미안"
첫 마디는 사과였다.
어째서?라고 묻자 그녀는 더더욱 귀를 내리며 말했다.
"이런 곳인 줄은 몰랐어 내 조사 부족이야"
그렇다 애초에 이런 곳인 걸 알면 보통 상사를 대리고 들어오겠는가? 상사를 어지간히 싫어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지.
하지만 우리는 이미 배를 타버렸다 그것도 폭풍우가 부는 바다 위에 있는 배에 말이지.
한숨을 내뱉었다.
뭐 어쩌겠는가 이미 들어와버린 거 요리라도 빠르게 먹고 나가야지
그런데 텍사스의 표정이 이상하다
뭐지? 아직 더 사과할 일이 남아있나? 더 이상은 버틸 자신이 없을 것 같은데.
가만 보니 그녀의 시선이 어느 한쪽으로 쏠려있는 걸 알 수 있었다.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곳에는 동물 귀가 있었다. 그것도 늑대 귀. 아니 루포족의 귀라 해야겠지.
로마에선 로마의 법을이라고 하던가. 위법을 저지르고 싶은 마음을 굳게 닫고 나는 큰 각오를 했다.
동물 귀를 단숨에 낚아채 머리에 착용한 것이다.
그녀의 흔들리는 동공을 보며 생각한다.
이번 생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나의 그런 의지가 전해졌는지 텍사스는 내 머리에 시선을 툭 툭 던지며 말한다.
"박사"
"오늘 일은 무덤까지 가져가겠다고 여기서 약속하지"
그 말엔 나도 동의를 표했다.
어쨌든 여기는 요리점이니 맛만 좋으면 그만이다.
라는 말을 하며 메뉴판을 펼친 텍사스가 3초 만에 메뉴판을 닫는 걸 보고 나는 마음을 굳혔다.
지금이라도 나가자고.
의자를 박차고 일어 날려는 순간 그녀가 메뉴판을 보여줬다.
평범하다. 뭐가 잘못된 거지? 오히려 이 가격대면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의자에 바로 앉으며 메뉴판을 다시 천천히 봤다
그리고 나는 이마를 짓누를 수밖에 없었다
'커플 할인'
어디선가 켈시의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지만 나는 애써 무시하며 그 단어를 다시금 읽어봤다.
'커플 할인'
변함없었다.
나는 괜찮지만 분명 그녀에게 폐가 되겠다 싶어 그녀를 바라보니 예상외의 반응이 돌아왔다.
"박사만 괜찮다면 빠르게 먹고 나가지"
요리를 시키고 인형탈을 쓴 종업원들이 힘들게 요리하는 모습을 멍 때리고 보고 있으니
요리가 나왔다.
그다음 기억은 없다 이 끔찍한 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맛을 느낄 틈도 없이 입으로 집어넣고만 있었던 것 같다.
잠깐잠깐 그녀 쪽은 보면 약간은 행복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밥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우리는 이 끔찍한 곳엔 다시 오지 말자며 다시 한 번 다짐하며 숙소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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