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로싸. 내가 잘못했어."

대답하는 안젤리나의 눈에는 치밀한 욕망이 깃들어 있었다. 로싸는 가볍게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그럼... 벌을 받으셔야겠네요."

안젤리나는 로싸의 커다란 작살을 내려다보았다. 하나의 공성병기와도 같은 그 물건은 로싸의 손 안에서 굳게 버티고 서서, 표적을 결코 놓치지 않았다. 이미 깔끔하게 기름칠이 되어 번들거리는 그 물건을 안젤리나는 멍하니 보고 있었다.

"잠깐!"

끈적하게 가라앉아 가는 두 사람 사이의 공기를 찢어 놓은 건 위디였다. 위디 역시, 자신의 일산화이수소 사출기를 단단히 쥐고 있었다. 크기로도 길이로도, 그리고 출력으로도 로싸의 작살에 지지 않았다.

"안젤리나는 자기 할 일을 했어. 오히려 상을 받아야지."

로싸는 귀를 끔뻑거리고는, 자신의 작살을 안젤리나의 뺨에 가져다대었다. 짙은 윤활유 냄새가 안젤리나의 코 점막을 자극했다.

"위디 씨가요? 하지만 위디 씨는 안젤리나를 맨손으로 만질 생각도 없잖아요?"

로싸의 목소리는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나를 더럽힐 수 있는 건...... 안젤리나뿐이야."

독타는 한숨을 쉬며 읽고 있던 7번단서를 내려놓았다. 아직 검수해야 할 7번단서가 다섯 개나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