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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르르르르릉 일어나세요 독타!


눈을 떠보니 낯선 천장...이라는 일은 없었다. 그냥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 뭐 몇 달 전에는 직접 경험해봤지만 그땐 정신이 없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여기는 내가 첫날에 짐을 풀어둔 내 방이다.

어제 자기 전에 텍사스에게 이번에는 제대로 침대에서 자라는 말을 듣고 피곤한 몸을 끌어 침대에 도착하자마자 기절한 기억이 남아있다.


아까부터 울리는 알람(아미야 자체 제작)을 꺼버리고 하품을 한다.


멍한 정신에 채찍질을 하며 방을 나서 거실로 내려간다. 텍사스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아 먼저 씻기 위해서 욕실의 문을 열었다.


먼저 반성문부터 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소리를 유심히 듣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노크를 하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큼, 다시 상황으로 돌아가서 나는 문을 열었다.


어디 욕실은 옷 벗는 곳 따로 씻는 곳 따로라고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곳은 그런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다.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샤워부스에서 씻고 있는 나체의 텍사스가 있었다. 흔히 러브 코미디에서 럭키스케배라고 하는 그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곧바로 닫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사과하면 바로 봐줬을 확률이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1나체에 눈을 빼앗기고 말았다. 물을 맞아 반짝반짝 빛나는 머리카락을 따라 내려오면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갔다는 것이

딱 맞을 정도로 가느다란 어깨 밑에 있는 커다란 덩어리가 2개, 샤워기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그 덩어리에 끝을 맞고 튕겨나가는 것은 죽었다가 깨어나도 못 잊을 거다.

그 덩어리 밑으로는 뼈가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얇은 허리 그 밑은 먹음직스러운 과실처럼 있는 엉덩이가 자리 잡아 있었고 평소에도 스타킹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뿜어내던 허벅지가 있었다.


어째서 정글에 대한 묘사가 없느냐 하면 우선 내가 가슴을 본 시점에서 텍사스는 내가 들어온 것을 눈치챘다.

내가 허리를 쳐다볼 즘에는 급하게 몸을 돌렸고 내가 더 시야를 내린 시점에서는 비누가 날라오고 있었다.

오히려 비누를 얼굴에 맞아 코피를 흘리면서도 허벅지까지 본 나를 칭찬해 주길 바란다.


그대로 나는 욕실의 문을 닫았고 나에게 남은 것은 아까까지 멍했던 정신은 어디로 갔는지 맑은 정신만이 남았으며

바닥으로 뚝 뚝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 코피 그리고 텍사스가 나온 다음 불어올 후폭풍이었다.





결론. 나는 혼나지 않았다.

텍사스가 옷을 입고 샤워실에서 나오길 기다렸다가 나는 도개자를 박았고 당황한 텍사스에게 사과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물론 그 이후로 나는 텍사스에게 목욕과 관련된 단어를 언급할 수 없었다.



아무튼 원래대로의 우리에 일정대로 우린 거리를 걸어 다니며 프로스트노바에 관한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타깃은 주로 젊은 층을 목표로 했다.


2시간씩 나눠서 동, 서, 남, 북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물어봤다.

하지만 조사 결과는 시원찮았다.


우선 프로스트노바에 관해 아는 사람 자체가 적었으며 간혹가다 용병 생활을 해 그녀에 대해 아는 자가 나와도

날씨에 이상 현상에 대해서는 몰랐다.

이 근처에 프로스트노바의 목격 정보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박사, 오늘 그 건물에 가기로 하지 않았어?"


아뿔싸, 아침의 사건 때문에 까맣게 잊고 있었다. 보아하니 텍사스도 잊고 있던 듯 이제 막 깨달은 표정이다.


지금 시각은 오후 8시 지금부터 가면 늦지 않을 거라 생각한 나와 텍사스는 차를 돌려 급히 북쪽 에어리어로 향하였다.



도착한 시각은 오후 8시 40분 어제 목격한 특이한 건물 앞에 선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건물에 문에 노크를 했다.


노크를 하고 주인이 나오지 않아 슬슬 한 번 더 노크를 하려고 할 때쯤 문이 안쪽으로 움직였다.

"누구세요?"


앞을 보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인가? 아니면 로봇?

시야를 어디로 둬야 할지 곤란하고 있던 참에 텍사스가 나의 옷을 아래로 당겼다.


고개를 아래로 내리자 보이는 건 이제 막 6살쯤 된 것처럼 보이는 어린아이.


"저희 엄마가 모르는 사람은 들여보내지 말라고 했어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하고 문을 닫으려는 걸 황급히 막아세우고 엄마의 연락처를 물어보자 어린아이는 "잠시만요"라고 하더니

2층으로 올라가 3분쯤 뒤 명함 한 장을 들고 왔다.


"지금 너희 엄마는 안 계시는 거니?"


"네 언니! 저희 엄마는 연구하러 지금 나가계세요!"


"그렇구나 그러면 어디로 가셨는지 혹시 아니?"


"관측소요!"


"알려줘서 고마워 다음에 또 보면 좋겠네"


아이를 쓰다듬는 텍사스를 보며 딸이 생긴다면 이런 아이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고 있으려니

문이 닫힌다.


차에 타서 지도를 펼쳐 관측소라는 장소를 찾는 틈에 텍사스가 명함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해보니 받지 않았다.

아마 연구원이니 바쁜 것이겠지. 관측소의 위치는 북쪽 에어리어의 맨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


연락도 없이 무작정 찾아가 만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우리는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워 저녁에 받은 명함을 살펴보고 있으려니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플라워로 '천문학'과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있는듯하다.

명함을 뒤로 돌리니 은하수 사진이 실려 있다.


명함에 있는 연락처로 다시 전화하니 몇 번의 수신음이 울리고 곧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아아, 여보세요? 연구원 플라워입니다"


내 소개와 오늘 연구소에 들렸던 것, 만나보고 싶은데 어디서 만날 수 있냐고 묻자


"아이가 말했던 두 분이 그쪽인가 보네요 어디 보자... 내일 오후 2시 점심시간쯤에 시간이 날 꺼 같은데 괜찮으세요?"


"그러면 관측소는 머니깐 저희 연구소에서 만나는 걸로 하죠"


그리고 전화는 끊어졌다. 마치 은방울과도 같은 연약하지만 확실한 예쁜 목소리였다.

실제로 만나는 것을 기대하면서 그날 밤은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나는 전날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 욕실에 노크를 했다.


똑 똑 똑... "들어와도 돼"


엥? 들어와도 돼? 안에 있어, 혹은 아무 소리도 안 들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당혹스러웠다.

이건 무슨 뜻인 걸까 그렇고 그런 뜻인 건가? 문고리에 손을 올리고 신에게 기도를 드리며 문고리를 내리니

옷을 다 입고 머리를 말리고 있는 그녀가 있었다. 절대 아쉽다던가 그런 게 아니다. 절대.


"곧 다 말리니까 먼저 양치라도 하고 있어줘"


칫솔을 꺼내들어 거울을 보며 양치를 한다. 내 옆에는 머리카락을 말리고 있는 텍사스가 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치 신혼부부 같다'라는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었다.



"뭣?!"


눈에 띄게 당황하는 그녀를 보며 이상함을 느낀다 왜 저러지?


"ㅅ.ㅅ... 신혼부부라니"


이런 씨발! 생각을 입 밖으로 내다니!

후회하고 있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하다. 나는 뇌 속에서 꺼낼 수 있는 단어랑 단어를 다 꺼내서

변명을 했다.


"어...... 음 그럼 나는 먼저 나가있어 볼게 닥터"


그리고 욕실에는 거울에 머리를 박은 체 죽어있는 나만이 남게 되었다.





머리를 다 말리고 거실로 나가보니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

역시 나한테 실망해서 떠난 건가라는 상상을 하고 있을 무렵 창문으로 창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녀가 보여온다.


마치 창문이 액자가 되어 창밖에 서있는 그녀가 우수한 작품처럼 보여온다.

그저 서있는 것만으로도 작품이 되는 소녀랑 같이 출장을 다니는 나는 복받은 게 아닐까.


약간은 추워 보이는 그녀를 위해 소파에 대충 걸려있는 담요를 챙기고 밖으로 나간다.

담요를 펼쳐 어깨에 감싸주자 "고마워"라며 웃어준다.


"박사도 줄까?" 담뱃갑을 흔들어 보이는 그녀를 보며 나는 거절의 의사를 표한다.

맘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피고 싶지만 수장이나 되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다가 픽 뒤져버리면 그 뒤는 어쩌냐는 켈시의 말 때문에

피지 않고 있다.


주머니에 담뱃갑을 집어넣는 텍사스를 보며 어젯밤에 전화한 내용을 알려줬다.


"그러면 우선은 아침밥인가 어떻게 할까? 내가 해줄까 아니면 먹으러 갈래?"



선택지가 있을까 당연히 그녀가 해주는 쪽이 나에겐 좋다. 하지만 저번 식사 이후로도 그녀가 해준 음식은 약간씩 흠이 존재했다.

그런 생각을 한 나는 텍사스와 같이 요리를 하는 쪽을 택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를 알 수 있었다.


텍사스가 만드는 것은 가정식이 아니었다.

여행식이다. 여행식은 대단한 게 아니라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것들로 최대한 맛있게 먹는 음식이다.


나는 급하게 핸드폰을 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가정식을 검색해 그녀에게 보여줬고 이날 아침은 정말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밥을 먹고 북쪽 에어리어로 가 프로스트 노바에 관한 조사를 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1시 50분

슬슬 때라고 생각하고 오늘로 2번째인 연구소에 가서 노크를 하기 위해 주먹을 든 순간






연구소 안에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