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머리 감겨줘!"


"그래그래 가만히 있어"


나는 욕탕 안에 들어간 걸로 하고 옆에 앉아서 둘이 장난치는 걸 구경하고 있었다.

과연, 텍사스도 저런 얼굴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멍 때리고 있자 곧장 지목이 들어온다.


"엄마 머리는 아빠가 감겨줘! 아빠 머린 내가 감겨줄게!"


"그래-"


욕탕에 들어갔다가 다시 머리를 감는다니 도대체 무슨 목욕 방식인지 당황스럽지만 이건 소꿉놀이니 넘어간다.


지금 중요한 거는 내 앞에 위치한 텍사스의 머리카락이니깐.

애초에 여자 머리는 어떻게 감겨줘야 하는 걸까 심지어 이건 연기를 해야 한다.

내가 곤란해하고 있는 걸 눈치챈 듯 앞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냥 살살 만져주면 돼"


살살, 살살인가 각오를 하고 텍사스의 머리카락을 잡으니 뒤쪽에서도 내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이기 시작했다.

이러다 머리카락 다 빠지는 것 아닐까 싶긴 하지만 오늘 정도는 괜찮겠지라며 나 자신을 다독여본다.

다시 앞쪽으로 돌아와 텍사스의 머리카락 감촉을 얘기해 보자면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손가락을 넣어 밑으로 내리면 마치 비단처럼 흘러내린다.


몇 번 만지고 있으니 같은 샴프를 쓴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기분좋은 향이 난다.



아니 잠깐만 이거 기회 아냐?


텍사스의 귀를 합법적으로 만질 수 있는 거 아닌가?


우선 시간을 더 벌어야 한다.


"딸~ 왼쪽 덜 씻긴 거 같아 열심히 하고 있는 거 맞아~?"


"아빠 머리카락이 너무 더러워서 그래!"


됐다. 이걸로 몇 분은 더 벌었다.


우선은 머리 위로 자신의 존재감을 미친 듯이 뿜어내고 있는 늑대귀 부터다.


머리카락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 노크하듯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니까 움찔움찔 거린다.


조금씩 손을 올려 귀를 양손으로 잡아본다.


오오 움직여 움직여!


부들부들하고 기분 좋다.


하지만 본판은 이게 아니다.


나는 좋은 촉감을 포기하고 다시 귀에서 손을 내려 그녀의 목 쪽으로 다가간다.


천천히 만지려고 하면 텍사스가 반응할 테니 한 번에 덮친다!


나는 곧바로 그녀의 사람의 귀가 있는 부분으로 손을 넣어 귀를 만진다.


"히야!"


갑자기 내 앞에 있던 꼬리가 빳빳하게 서더니 곧 그녀의 몸이 전체적으로 크게 떨려온다.


"미안 많이 놀랐어?"


"아니... 그 그쪽은 민감하니깐"


처음 알았다 이쪽 귀 민감하구나


나는 귀에 손가락을 굴리기도 하고 때론 귀를 잡아당기기도 하며 그녀의 귀를 가지고 놀았고

그럴 때마다 텍사스는 다른 반응을 보여줬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내 머리를 감기고 있던 아이도 이내 텍사스의 귀를 만지면 재밌는 일이 일어난다는 걸 눈치챘는지 어느 순간 포지션이 잡혀

내가 왼쪽 아이가 오른쪽 귀를 공략하게 됐다.






그렇게 귀에 집중한지 몇 십분이 흐르고 나가있던 플라워 씨 부부가 돌아오고 나서야

텍사스의 귀 공략은 막을 내렸다.


그곳에 남아있던 것은 충분히 만족해서 바닥에 쓰러져있는 나와


아이 때문에 저항도 못하고 당하기만 해 기진맥진한 채로 바닥에 엎어져있는 텍사스가 있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네, 오늘은 감사했어요, 자 딸도 인사해야지?"


"언니, 아저씨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너도 잘 있어"


그 후


연구소를 나와 차를 타고 숙소로 오면서 텍사스에게 말을 걸었지만 모두 다 무시당했다.



그날 나는 텍사스에게 53번 사과를 하고 나서야 텍사스에게 혼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드디어 내일은 출장의 마지막날이자 눈꽃의 춤이 있는 날이다.


나는 기대되는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