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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 아일랜드의 본거지인 지상함선은 자원 없이 영원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로도스에서 소비되는 물자 또한 자급자족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수뇌부는 이에 대해 회의를 진행했고,
금이 있는 어느 곳이던 연락을 취해 닥치는 대로 금을 모은 다음 영화에서 본 모습을 떠올리면서
로도스 나름대로 금괴 제조 시설을 만들어 정제된 금괴를 찍어내고 용문과 거래를 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이를 위해 스와이어와 용문의 금속 제련 전문가를 데려와 논의한 결과,
금을 직접 모으기보단 테라 전역의 금 제품을 생산하는 곳에서 폐기물을 가져와 금을 추출한 뒤 용문 거래소에 납품하는 방법을 채택했고,
금 추출을 로도스에서 전투 외 시간에는 놀고먹는 대다수의 오퍼레이터들에게 맡기기로 한 것이다.
물론 제조소에서 일하는 오퍼레이터들 중 그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저 스와이어 때문에 자기 시간을 뺏겼다고 불평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로도스 기반시설의 B203 제조소.
무역을 위한 금괴를 제조하는 곳에서 오늘도 일상이 시작된다.
AM 07:30.
"아, 버메일 왔어? 오늘도 부지런하네."
"일찍 일어나는 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냐. 그것보다 맨날 이 거북이같은 여자를 깨워서 데려오는 게 문제지."
"내가 여자 방에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 매번 미안하지만 양해해 줘."
"흐아아앙... 꿈에서 내가 홈런치려고 했는데..."
"시끄럽고, 얼른 잠이나 깨고 작업복 입고 마스크 써. 오늘 할 일 많단 말..."
"zzzzzzzz..."
"야!!"
AM 08:00.
"어제 제조소에서 재를 이만큼이나 만들었다고?!"
"그렇대. 이번에 금 제련하는 곳에서 폐기물을 잔뜩 가져다줘서, 로도스 안에 있는 소각로를 다 돌렸다나."
"미친... 대야만 12개나 되네. 걔네들은 소각로 돌리고 처놀기만 했으면서, 우리가 이걸 다 떠맡아야 하는 거잖아."
"대신에 그 전 팀은 소각로 싹 다 청소해서 저 재들을 모은거니 빈둥거리기만 한 건 아니지. 덕분에 이번에 모을 금도 조금은 많아지지 않을까?"
"많아지기는 개뿔! 저번에 대야 5개만큼의 재를 싸그리 모아서 추출했더니만 고작 엄지만한 거 하나밖에 안 나왔다고!"
"...그거는 그렇지만, 이번에는 양이 꽤 많으니까 저번보단 분명히 많이 나올거야. 어쨌든 할 건 해야하니 얼른 움직이자. 쿠오라, 준비 됐어?"
"으응? 옷은 입었는데. 이제 뭐하면 돼?"
"...일단 그 빳다부터 내려놓는건 어떨까?"
"엥? 야구하자는거 아니었어?"
"하 시발... 여기서 어떻게 야구를 해? 일단 저 대야부터 옮기라고."
"알았어! 이정도는 내가 번쩍 들어올릴 수 있다구!"
"야! 그거 막 들어올리면 재 떨어져!"
AM 9:00.
"금방 옮기긴 했는데... 쿠오라가 재를 아주 뒤집어썼네."
"이러면 쟤 몸에 붙은 거 다 털어내야 하잖아."
"어어? 내 몸에 까만 송진같은게 붙었네? 그럼 내가 찐득찐득해지는 건가? 버메일--"
"미친 달라붙지마! 니 몸에 붙은거 털어내는 것도 귀찮은데!"
"털어내야 하는 거였어? 그럼 내가 뛰어다니면서 방방 털어내면 되는거 아냐?"
"...박사는 대체 왜 쟤랑 나를 같은 조로 넣은거야?"
AM 10:00.
"재들도 다시 다 모았고, 분쇄기에 전부 넣었으니까, 왕수 작업 할 시간이네. 이건 내가 할테니까, 쿠오라랑 버메일은 밥 먹고 와."
"와아! 밥 먹을 시간이다! 버메일! 밥 먹고 또 재밌는 놀이하자!"
"저 재들을 분쇄기에 집어넣는게 그렇게 재밌다니, 참 긍정적인 친구야."
"응? 버메일은 재미없었어? 난 재밌었는데, 밥먹고 또 하고싶어!"
"그래그래, 다음에는 다른 놀이가 있으니까, 얼른 밥 먹으러 가자. 저번처럼 밥먹고 또 야구하러 도망치지 말고."
"하지만 야구도 재밌는걸. 그리고 그때 버메일도 나랑 같이 술래잡기 해서 재밌었잖아?"
"도망치는 니 잡아서 다시 제조소로 데려가는게 뭐가 재밌겠냐!"
"자자, 싸우지 말고, 밥 먹고나면 쿠오라는 잠깐 뛰어놀다 오고, 버메일은 돌아와서 나 식사하는 동안만 잠깐만 기다려줘."
"역시 느와르 오빠가 최고야! 오늘은 레드 데리고 놀아야지!"
"하아... 알았어. 그래도 쿠오라를 데리고 오는거보단 낫네."
"고생이 많아 버메일..."
AM 10:30.
"느와르, 밥 먹고 왔어."
"그럼 나도 식당 갔다와야겠다. 질산이랑 염산은 다 투입했으니까, 그냥 내가 밥 먹고 올때까지만 기다려주면 돼."
"난 이런 화학 약품 건드리는 건 잘 못하겠던데. 이런거에 적응하는 너도 신기해. 냄새도 독하고 피부에 닿으면 위험한 걸 다 떠맡아도 괜찮아?"
"나도 가면 만든 짬이 설마 이런 데에 도움이 될 줄은 몰랐어. 그리고 너도 함정같은 위험한 거 잘 만들잖아? 그냥 오랫동안 한가지 일을 하면 적응이 되는거지."
"하지만 쿠오라와 함께하는건 별로 적응하고 싶지 않은데."
"하하,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주면 3시까지는 할 일 없을테니까, 그동안 방에 돌아가 쉬면 돼. 쿠오라는 내가 데리고 올 테니까."
"고마워. 어서 밥 먹고 와."
PM 3:00.
"왕수 작업은 끝났고, 워낙 액체통이 많이 쌓였으니까, 오늘은 이거로 침전물만 걸러내면 끝이야."
"뭐야? 오늘 그거로 공 만드는 거는 안하네? 이건 별로 재미없는데..."
"재미없어도 어쩌겠어, 통이 이렇게 많은 걸. 나도 공 만드는거 못하는거까진 예상 못했어."
"칫... 버메일이 거짓말했어..."
"너 자꾸 나 빡치게 만들래?"
"진정해 버메일. 박사도 생각이 있으니까 쿠오라를 우리 조에 편성한 걸 거야. 쿠오라도 그만 징징대고, 우리 좀 도와줘."
"알았어... 그러면 이제는 뭐 하면 돼?"
"이 커다란 튜브로 액체만 빼내면 되는거야. 이거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액체만 빠져나오는건 알고 있지?"
"응! 나한테 맡기라구!"
"맡길 때마다 불안한데."
"내가 계속 쿠오라 봐줄테니까, 버메일도 그저 같이 도와주면 돼."
"알았어. 야! 저 찌꺼기도 빨아들이면 튜브 고장난다고!"
"어? 그런 거였어? 근데 이거 이상해. 저 물이 더 이상 안 빨려와."
"ㅈ됐다... 하나 또 못 쓰게 됐네. 다음 팀의 스팟이 보면 분명히 뭐라 할 텐데."
"다음 팀 스팟 팀이야? 차라리 다행이네, 그건 내가 알아서 잘 말할 테니까 일단 저건 빼고, 다른 튜브 써야지 뭐."
"쿠오라, 저 찌꺼기도 안 빨려들어가게 튜브를 깊숙히 넣지 말고, 어, 그래, 딱 거기서 빨아들여."
"이러면 되는거야? 버메일이 나 칭찬해줬어! 더 열심히 해야지!"
"야! 또 튜브가 밑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어, 또 걸렸네?"
"시발..."
PM 3:55.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쿠오라, 버메일, 모두 수고했어."
"끝났다! 느와르 오빠도 수고했어! 이제 내 세상이다!"
"수고했어. 난 지금 피곤하니까 먼저 들어가 쉴게."
"그래, 다들 먼저 들어가. 쿠오라! 아무리 그래도 옷은 갈아입고 가야지!"
PM 4:00.
"어, 스팟 조 왔어? 여기 인수인계일지."
"수고했어. 너도 들어가."
"느와르 씨도 수고했어요. 이제 저희가 할게요!"
"아, 그리고 오늘은 액체통이 많이 들어와서 우리 조가 다 못 끝냈어. 좀 부탁할게."
"근데 저기 옆에 방치된 튜브는... 설마..."
"또 쿠오라가 사고친 거지 뭐."
"시발 이 팀은 뭔 인수인계 받을 때마다 항상 하나쯤은 성한게 없어, 짜증나게... 저 년이 살고있던 동네만 알면 그 동네 쌍욕을 바가지로 날릴 텐데."
"스팟, 진정해. 오늘은 그나마 버메일이 화를 참고 쿠오라 도와줘서 이 정도로 끝난거야."
"하긴, 버메일 씨도 여기 배치된 이후로 다시 예전의 신경질적인 모습이 돌아오는거 같아 걱정이에요."
"이제 이것들은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느와르 씨도 얼른 들어가 쉬세요."
"고마워, 잘 부탁할게."
제조소 B203에서의 작업은 조당 7시간으로 배정되어있고,
하루에 두 개의 조가 교대로 일을 한다.
조 편성이 전투나 오퍼레이터의 부상으로 인한 것이 아닌 이상 어지간해서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느와르는 다음 작업 때에도 언제나 미숙한 쿠오라와 신경질이 늘어나는 버메일과 함께 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화를 내지 않고, 묵묵히 그들과 함께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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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도 끝나서 여유로우니 덧글에서 추천받은 소재로 제조소에서 벌어지는 번외편을 써봤다.
금괴 생산하는 제조소에서 뭔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한 것도 있어서 나름대로 자료도 참고해서 창작.
이왕 이렇게 된거 금괴 진짜로 만드는 거로 끝나면 좋을텐데 현실성과 타협에 실패해서 나머지 작업은 다음 조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마무리.
참고로 소설상에서 인수인계받는 다음 팀은 스팟 스튜어드 바닐라 조로 정했는데,
쌍욕을 날리는 애가 스팟, 느와르한테 쉬라고 하는 애가 스튜어드, 버메일 걱정하는 애가 바닐라임.
그렇다고 얘네들로 후속편 쓸 생각은 없다.
참고자료 :
중앙일보 기사 : "금시장 '金' 0.0001kg 불순물도 허용 안돼"
EBS 극한직업 영상 : 귀금속 가공 - 금과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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