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방 안에서 한숨 소리만이 흘러나온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몇 시간 전 블레이즈가 온다고 한 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로도스는 수많은 대원중에 엄선해서 대원을 뽑는다고 한다.


좋다. 좋단 말이다 아무나 막 뽑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지만 왜 굳이 왜 그걸 어디 있는 축구 경기 맞추는 문어처럼 이력서를 가방 안에 쳐넣고

그걸 내가 뽑는 형식이 되는 걸까


"다음"


지퍼를 열고 흰색 빛이 비치는걸 확인한 나는 가방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남은 가방 9개를 확인해 간다.


다른 가방을 책상 위에 올리는 자는 로도스의 리더의 증거인 당나귀 귀를 달고 있는 아미야이다.


"박사님 이번에는 꼭 나올 거예요!"


최대한 응원한다고 한 말일 터이지만 전혀 응원이 되지 않는다.

그야 그럴 것이 넓었던 방의 절반 이상을 내가 열어젖힌 가방들이 차지하고 있다.


자그마치 30개다 30개 아니 방금 막 하나 또 열었으니 31개겠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2번째 가방도 열어 본다.


흰빛. 왼쪽으로 던져버린다.


"박사님?!"


블레이즈 말고는 관심 없다.


33, 34, 35, 36 ,37 ,38 39 모든 가방에서 파란빛 아니면 흰빛이 켜진다.


정신착란 증상이 오지 않은 것은 자주 본 광경이기 때문이겠지. 마지막 가방을 열기 위해 손을 올려 잠깐 여니 흰빛이 보인다. 빠르게 닫은 후


미친 듯이 흔든다. 신이시여 제발!



결과는 뻔했으니 말하지 않겠다.



"다 나가"



오리지늄을 다 썼다. 더 이상 회복할 이성조차 남아있지 않아.


혼자 책상에 머리를 박고 치킨이나 사 먹을 걸이라며 후회하고 있으니 아미야가 들어온다.


"박사님 모든 대원이 힘을 합쳐서 사 왔어요. 여기 두고 갈게요"


거기 있는 건 단 한 개의 가방.


보아하니 자기들 멋대로 자격 증명서를 모아 헤드헌팅 허가증을 하나 사서 가져 온 것 같다.


슬쩍 열려있는 문의 틈새로 다른 대원들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사무실 밖에 있는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나는 한숨을 지으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거침없이 가방에 손을 뻗어 지퍼를 열었다. 안에 든 내용물에 사무실 밖의 대원들이 탄성을 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가방 안에서는 주황빛의 불빛이 보이고 있었다.


"흥"


아직 이르다. 나는 콧방귀를 뀐 후 지원서류를 들었다.


나는 박사다. 한두 번 픽 뚫 당해본 게 아니라는 말이다.



지원서류를 조심스럽게 여니 그곳에는 블레이즈라는 이름 넉 자가 적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