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님! 아직 그냥 누워계시는게!"
"진짜 괜찮아. 그보다 작전은 어떻게 됐어?"
박사는 몸곳곳에 붙어있던 주사들을 빼내며 그렇게 말했다.
"성공했어요. 다들 큰부상 없이 전선을 이탈, 합류했고요."
박사의 행동에 쭈뼛거리며 눈치를 보던 아미야가 그의 물음에 답했다.
"그래. ......왜?"
박사는 아미야의 시선에 의문을 표했다.
"아, 아니요. 그 옷은 잘 안벗으시는구나 해서요.부상도 있으신데 다른옷으로 드려도."
아미야가 의문을 품은 것은 그가 즐겨 입고다니는 후드였다. 한 사람이 잘어울린다고 해준 후로 그는 그 후드를 즐겨입게 되었다. 이번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그런가? 그냥 이게 제일 편해서. 맞다, 사리아의 복귀는 언제쯤...아, 누가 왔나보네."
똑똑똑. 조심스레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그들의 대화를 끊었다.
"여기야?"
"응. 프틸롭시스가 여기가 박사가 있는 곳이라고 했어."
"다들, 여기서 너무 큰소리를 내면 환자분들께 실례에요."
"지금 그게 중요해? 박사가 죽을 위기라고 들었다고! 당장 박사의 얼굴을 봐야겠어! 문을 부셔서라도....!"
"들어와."
박사는 조금 더 있다가는 문이 부서질것 같아 말했다. 이런데에 돈을 썼다가는 정말로 자신의 사비로 순오리지늄을 조달해야 할지도 몰랐다.
"......박사?"
슬쩍 문을 밀며 틈새로 얼굴을 내밀며 들어온것은 굼이었다.
"응. 작전은 잘 된모양이네. 다행이야. 굼의 성인이 되고서의 첫 작전이었으니까."
"응! 박사가 있으면 우린 지지않는걸! 헤헤."
그녀는 박사의 위로 아닌 위로를 받고선 배시시 웃어보였다.
"잘 됐다고 하기엔 지금 박사님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네요. 그렇죠? 굼?"
이스티나가 그렇게 말하며 굼을 따라 들어왔다.
"이스티나. 그렇게 말할필요는 없어."
박사가 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박사! 괜찮아? 온몸이 부서져서 사경을 헤맨다고 들었어!"
그런말을 하며 박사에게 달려든것은 지마였다. 머리나 옷매무새가 정리되지 않은걸 보아 잠도 제대로 못자며 걱정했던 것이리라. 박사가 지마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지마는 갑자기 멈추고는 머리나 옷을 정리하더니 다시 달려들었다.
"지마, 제발 진정해요. 그러다 박사님의 상태가 더 나빠질수도..."
"됐어. 이스티나. 그래서, 무슨일이야?"
박사는 이스티나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아, 병문안겸 사과를 하러.....굼."
그렇게 말하며 이스티나는 굼에게 눈치를 줬다.
"바, 박사..... 미안.....나 때문에 박사가....."
"사과는 내가 해야지. 상황변화를 정확히 파악했어야 했는데. 미안."
"그건 어쩔수없는 상황이었어. 그런걸로 자책할 시간에 빨리 나을생각이나 하라고."
지마는 조금씩 진정이 되고 있는 모양인지 박사를 덮칠기색은 없었다.
"그러네요. 어서 나아주셔야 업무도 재개할수있다고 켈시 선생님도 그러셨어요."
아미야가 지마의 말을 이었다.
"음, 그건 좋지 않은데. 나때문에 고생하고 있을테니 언제까지고 이러고 있을순 없겠지만."
박사는 벌써 자신의 키보다 높이 쌓인 서류더미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겨우 얻어낸 휴가를 낭비할 생각은 없었다. 반드시 자신의 계획을 성공시키리라고 박사는 다짐했다.
"일단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할게요. 박사님. 안정을 취하셔야 하니까요."
"아, 이스티나. 잠깐 나랑 얘기 좀 할수 있을까? 잠깐이면 되니까."
"네? 아, 네. 금방 따라갈게."
"어."
지마는 이스티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박사를 힐끔보고는 굼을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
"그래서 박사님, 하실 말씀이란게?"
박사는 이스티나에게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았다.
"......그런거야."
"박사님?"
이스티나의 짧은 말에 박사는 압도당했다. 그녀의 눈이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으,응?"
"켈시 선생님이 항상 사용하시는 '독남충'이라는 단어는 이럴때 쓰는거군요."
"그,그게..... 아니 다친건 사실이기도 하고.... 팔이 부러질 뻔했다니까."
깁스한 팔을 다른손으로 가리키는 박사를 이스티나는 한심하게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고작 지마의 방에 들어가보고 싶어서 이런일을? 지마는 소식을 들었을때 거의 졸도할뻔 했다구요."
"그래서 말인데, 나 좀 조금만 도와줘!"
"네...?"
두손을 맞대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 이스티나는 이제 박사가 원석충이하의 존재로 보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서 거짓말이라고 하면 맞아 죽을것같아! 제발!"
"와..... 지마는 왜 이런 놈을....."
"이, 이스티나? 그래도 일단은 상관이란다?"
"아무튼, 뭘 도와드리면 되는데요?"
이스티나가 박사를 째려보며 말했다.
"음, 대신 설명해주는거?"
"선넘네......."
"아, 알았어! 알았어! 혼자갈게!"
박사는 조금더 있으면 이스티나의 아츠를 맞게될것 같은 기분이 들어 서둘러 말을 주워섬겼다.
"처신 잘하세요. 로도스의 수장이시잖아요."
박사는 움츠러들며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그 모습이 작전중의 박사와 괴리감이 너무 커 이스티나는 박사가 사실 글로리아양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으며 문을 열고 나섰다.
"그럼 가죠. 지마의 개인실로 안내해드릴게요."
"응. 가자! 그전에 몸에 붕대좀 풀고. 이거 생각보다 답답해서 .....잠깐만! 이거 안풀리는데 좀 도와줘!"
이스티나는 발을 멈추고 그대로 뒤돌아 쿵쿵거리며 박사에게 다가섰다.
"어디보자. 여기네요....됐다. 호잇."
"나 줘. 내가 풀게. 어어어? 어지러워 이스티나!"
박사의 붕대 끄트머리를 쥐고 박사를 휙휙 돌리던 이스티나의 손이 멈췄다.
"박사님. 다치지 않았다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안쪽의 붕대는 붉은색이 배어나와 새빨갛게 변해있었다. 후드를 벗지 않은건 두껍게 두른 붕대를 숨기기 위해서 었으리라. 이스티나는 박사를 질타하듯 말했다. 이정도의 상처면 꽤나 중태 일것이다.
"그러게 내가 푼다니까.... 괜찮아. 라인랩 식구들이 봐주고 갔으니까. 생명에 지장은 없을거라 그랬어."
"무리하지 말라고도 그랬겠죠."
"난 멀쩡해. 그리고 업무에 지장이 가게 하지 않으려면 지금 밖에는 계획을 실행할 시간이 없거든. 며칠만 있으면 작전에 나간 사리아도 돌아오고 그때 치료받으면 되겠지."
"붕대는 왜 풀려고 하시는 건데요?"
이스티나는 자신의 물음에 망설임없이 대답하는 박사에게 더이상 묻기가 두려워졌다.
"보다시피 붕대에 피가 너무 배어나왔어. 붕대를 갈지 않으면 지마가 눈치챌지도 모르잖아?"
박사는 지마가 자신의 계획을 눈치챘다는것을 전제로 하고있었다. 물론 지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자신이 보기에
도 박사가 너무 멀쩡하게 말하며 웃고있는게 이상했으니까. 지마라면 박사가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눈치챌지도 몰랐다. 아니, 거의 확실했다.
"지마를 속이시겠다는거네요."
"너도 말했잖아. 내 소식을 들었을때 지마가 어땠는지."
이스티나는 반박할거리를 찾지 못했다. 실제로 박사가 죽어간다는 소리를 듣고 지마는 로도스에 온 이후로는 지은적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자신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박사옆에 있지 않아서 이런일이 생긴거야. 내가 박사를 지키지못했어.'
이스티나도 다시는 지마의 그 표정을 보고싶지 않았다.
"그럼 그냥 이걸로 끝내도 되는거 아니에요? 왜 굳이 지마의 방까지 가려고 하시는 거에요?"
"어? 그건 이거랑 다른거지. 지마의 방에 들어가보고 싶은건 사실이야. 꾀병을 부려서 하룻밤정도 같이 있을수도 있고."
꾀병이 아니지만 말이야, 하며 박사는 이스티나에게 웃어보였다.
"막지않을게요. 지마도 싫어하지 않을것같고. 하지만 들키지는 말아주세요."
이스티나는 자신에게 박사를 방에 초대하고 싶다고 상담해오던 그녀의 수줍은 미소를 떠올렸다.
방에 냄새가 나진 않는지, 뭘 입고 있을지 묻던 그녀의 신나보이는 모습을 떠올렸다.
터질듯한 얼굴을 가리며 침대의 상태를 묻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스티나가 그동안 보지못했던 얼굴이었다. 지금의 박사를 막지 않는게 옳은지는 모르겠으나 다시한번 지마의 그런 얼굴을 보고싶다고, 이스티나는 생각했다.
"물론이지. 다 됐다."
박사는 어느새 칭칭감긴 붕대를 테이프로 고정하며 대답했다.
"가자."
이번에는 박사가 먼저 문을 열고 나섰다. 이스티나는 그런 박사의 뒤를 따랐다.
뭐? 시발 수능이 60일도 안남았어? amy ㅈ됐네? 근데 글이 생각보다 짧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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