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는 언제나 시끄럽게 떠드는 이미지에 가까웠다. 전쟁 전 그 인상은 친근했고, 전쟁 당시엔 우리에게 필사적으로 무엇을 알리고자 했으며,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다.

"××시 주민 여러분께서ㄴ... 곧 ㄷ착할.... 1.사단을..."

침묵을 모를것만 같았던 라디오는 전쟁이 발발한지 19일 되던 날, 영원한 침묵에 들어갔다. 우리의 앎과 희망은 라디오의 침묵과 함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바깥 상황을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방공호들은 이동도시의 갑판 밑으로 이어져 있었고, 무너지지 않은 통로들을 따라 계속 걷다보면 드넓은 초원이 보이는 정비 갑판에 도달하기 마련이었다.

이동도시의 정비기사이자 신호사로 일했던 고르스키씨가 우리의 정보 탐색을 크게 넓히는데 기여했다.

고르스키가 방공호에서 지상 갑판으로 올라가 도시 상황을, 우리가 정비 갑판으로 이동해 전황을 알아갔다. 육군은 주로 수송기로 이동했고, 이륙하는 수송기들의 꼬리를 보며 우리가 할 수 있던 것은 기도뿐이었다.

24일차. 이동도시의 지하 공동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지하 곳곳의 생존자들이 불을 껐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수가 오리지늄 분진에 노출되었다. 그 시간에 나가있던 고르스키씨는 다행히도 정비갑판에 있었기 때문에 무사했다고 한다.

화재 이후 서서히 갑판에서 울리던 포성들이 멎어들었다. 우리는 군과 기사단이 이 지상함의 영역에서 우르수스군을 몰아내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하면서도-

갑판에서 더욱 자주 울리는 폭음과 진동에 대해선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두려움으로 인해 무시한 것일테다.

26일차부터는 모든 방공호가 농성을 시작했다. 새벽녘, 담배를 피러 나갔던 고르스키씨가 다른 도시가 빠르게 접근해오고 있다며 제안한 것이었다.

"구조대가 우릴 발견하고 무사히 보호하려면, 섣불리 나가서는 안돼. 물자는 충분하니 여기서 버티자고."

농성을 주장하는 그 본인은 지금 어디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비상시에는 조명탄이나 신호기 같은 것으로 도킹 좌표를 알려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답변에 의심을 품는 이는 없었다.

적어도 인근 방공호엔 유도기사나 신호직 경력을 가진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날이 고르스키를 본 마지막 날이었다.


그 도시가 도킹한 후, 오지 않는 구조대를 기다리며 열흘이 지났다. 이유없이 벽을 손으로 짚어가는 그 때, 갑자기 라디오가 입을 열었다.


「......Dob...raye oo...tr...o」

고르스키의 목소리와 비슷한 목소리였다. 모두가 순간 당황했지만; 목소리의 주인이 고르스키일 수도 없었고 그럴 이유가 없었다. 라디오는 또 한번 잠시 입을 닫았다.

「.....」


「*우르수스 인사*.」

「큼...큼... (카시미어어) 먼 옛날부터, 우리의 또다른 형제들인 카시미어의 백성들은 들으시오!」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대들의 정부는 자기 주제를 알지 못하고 우리 제국에 열등감을 느껴오며 적대감을 내비치다가, 종국에는 전쟁을 일으켰소!」

「그래서 위대하신 황제께서 카시미어의 동포들을 해방하고자 친히 그분의 군대인 우리를 보내시어, 이곳에 지금 도착했소.」

우르수스 억양의 고르스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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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입니다. 카시미어의 신민 여러분.」
「금일로 그대들이 황제폐하의 신민되는 영광을 누린지... 」



글 잘쓰고 싶다

카시미어가 완패한다면 어떻게 될까를 써봄

원랜 짤만 올리려 했는데 전광판을 니콜라이로 바꾼걸 보고 MC 니콜라이 같은 생각을 했다가 떠오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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