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할 줄 알았던 실버애쉬에게도 단점이란게 존재할 줄 알았다면 이러지 않았을텐데, 라고 독남충은 후회했다. 지금 그는 지팡이를 마구 휘두르며 살인적인 위력의 진은참을 곳곳에 흩뿌리고 있다. 섵불리 막으려 했다가는 죽을것이 분명했기에 대부분의 오퍼레이터들은 굉음을 듣고 뛰어와서 방관할 뿐이었다. 차디찬 새벽 공기가 독남충의 폐를 콕콕 찌른다.
아! 좆됐다. 독남충은 그리 생각했다.
이 일의 시발점은 독남충이 실버애쉬에게 술을 억지로 강요한 이른 저녁이었다. 실버애쉬는 처음에 정중히 거절했으나 자신을 위해 용문폐를 털어 비싸디 비싼 고급 스카치를 구매했다는 독남충에 말에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스카치를 반 쯤 비웠을 때는 이미 늦은 밤이 되었다. 이른 저녁부터 센 술을 들이키던 실버애쉬는 결국 한계를 넘어버렸다.
처음에는 단순히 여동생의 이야기로 주정이 이어졌고, 곧 가문의 몰락이 자기 책임이냐며 허공에 손가락질을 하며 광분을 토해냈다. 독남충은 이에 실버애쉬를 말리려 했지만 실버애쉬는 그런 독남충을 향해 소리를 빽 지르더니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지팡이를 겨누었다.
"너어는, 너어 매애앵우여어어. 그대애도 잘못한거야아."
영문 모를 소리였지만 실버애쉬의 표정은 반박하거나 허튼 수를 부린다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었다. 이에 독남충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고, 인정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혀가 잔뜩 꼬인 목소리로 실버애쉬는 소파에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그리고 곧 여동생이 나와 의절을 했다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독남충은 머리가 아파왔다.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하지만 이미 늦은 것이다. 실버애쉬는 결국 새벽까지 그렇게 주정을 부리게 되었고, 현재에 이르러 진은참을 난사하며 시설 곳곳을 파괴하고 있었다.
"애미."
독남충은 여전히 술에 취해 있는 실버애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그맣게 속삭일 뿐이었다.
함 대줬어야지 독남충이 잘못했네
명문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