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도스 아일랜드의 정체를 아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딱히 정보 은폐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수뇌부의 연줄이 온갖 조직에 닿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로도스 아일랜드 얘기만 나오면 상사가 '...아아, 그 조직 말이군.' 식으로 반응하는데 평범한 제약회사라고 생각하는 쪽이 이상한 일이다.
따라서 텍사스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였다. 용문 지부 지하에 보스가 꼭꼭 숨겨둔 붉은색 쿠페에 지원 드론 여섯기, 예비용 직검 한다스와 소파에서 뒹굴거리던 엑시아까지. 물론 그냥 접선이라면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지만 시기가 공교롭다. '그' 로도스 아일랜드라면, 세시간 전에 외곽구획에서 터진 소요사태와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을 것이다.
공기가 얕게 흔들린다.
"이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챙겨올껄."
조수석에서 총기를 점검하던 엑시아가 중얼거렸다.
"말 했잖아, 준비해."
텍사스가 피우다 만 담배를 창 밖으로 버리며 말한다.
불안하게 깜빡이는 가로등, 마지막으로 약실의 탄약을 확인하고 조정간을 돌린 엑시아가 고개를 끄덕인다.
각진 그림자가 도로 한복판에 나타난다.
"왼쪽으로!!"
텍사스가 거칠게 핸들을 꺾는다. 붉은 쿠페가 도로에 검은색 비명을 두 줄기 남기며 몸을 틀자, 창 밖으로 총구를 내민 엑시아가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친다.
"식별 불가! 컨트롤, 확인좀 해줘!"
[여기는 컨트롤, 데이터베이스 대조 결과 신원 미상, 선공하면 안 됩니다!]
"망할, 그게 말이 돼?"
[우선 그대로 직진하세요!]
혀를 찬 텍사스가 액셀을 밟는다. 몸을 돌려 도로 한복판에 서있는 그림자를 노려본 엑시아가 중얼거렸다.
"분명 적이야, 흑복에 무기는 비반사 처리까지 해놨다고."
"그럼 쏘지 그랬어?"
"단단해 보이던데, 적어도 이걸로는 안 돼."
엑시아가 손에 든 기관단총을 흔들며 대답했다.
"그럼 트렁크에 있는... 젠장!"
핸들이 거칠게 돌아가고, 섬뜩한 파공음이 쿠페를 스쳐 지나간다. 머리카락이 곤두선 텍사스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빠르게 기어를 바꿨다.
"뭐야 방금!"
대답 대신 창 밖으로 몸을 내민 엑시아가 방아쇠를 끊어 당긴다. 드드득! 절제된 총성 너머로 둔탁한 소음이 섞여 들려온다. 몸을 내민 그대로 잠시 어둠 속을 바라본 엑시아가 입을 열었다.
"컨트롤, 적과 접촉했다, 아츠 사용자가 섞여있다."
[여기는 컨트롤, 확인했습니다.]
"칫, 접선지역은 유효한지 확인 바람."
[유효합니다. 다음 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잠깐, 로도스 쪽에서 통신 들어왔습니다. E9지역 71, 73, 77번가 전투원은 전부 적이라는 통보.]
"그게 도데체 어디... 이런 썅!"
텍사스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브레이크를 밟았다. 도로를 가로지르며 뛰어드는 사냥개, 엑시아가 재빨리 총을 쏘아 맞췄지만 그 몸뚱이마저 날려버릴 수는 없었다.
쿵! 유리창에 피가 흩뿌려진다. 쿠페의 범퍼에 맞고 저 멀리 튕겨나가는 시체, 으스러지는 몸뚱이 위에는 분명 캠코더가 달려있었다.
"...저거 그거 맞지?"
"옆, 옆에 봐."
도로 옆의 골목에서 샛노란 눈동자들이 나타났다. 저 앞의 도로는 어느샌가 감염된 원석충들이 기어오기 시작했다.
"후진! 후진!"
"말 안 해도 알아!"
끼이이이익! 스키드 마크가 남기는 비명이 총성과 섞인다. 조정간을 연발로 둔 엑시아가 가까운 사냥개부터 머리통을 날려버린다. 쿠페의 속도가 붙으면서 다가오던 무리와 서서히 거리가 멀어진다.
"후방 좀 쓸어줘!"
뒤를 가로막는 원석충 무리들. 아직 거리는 있지만 터지는 놈들도 섞여있어서 미리 처리해야 한다. 창문으로 몸을 내민채 총을 비틀어 탄창을 튕겨낸 엑시아가 새 탄창을 꽃고 외친다.
"STEADY!"
액셀에서 발을 떼는 텍사스, 엔진의 진동이 잠깐 잦아드는 순간 엑시아가 조정간을 연발로 놓는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광폭한 연사, 연장탄창의 25발 전탄이 싯누런 원석충들의 머리에 틀어박힌다.
폭발이 땅을 뒤흔든다, 매캐하게 피어오르는 연기. 멀쩡한 놈들도 죄다 산산조각이 났다. 핸들을 솜씨좋게 꺾어 차를 180도 미끄러트린 텍사스가 다시 액셀을 밟아 연기 속을 통과한다.
"용문은 도데체 뭐 하는거야?"
"그 놈들 은근 무능해. 컨트롤, 확보된 도로 있어?"
[여기는 컨트롤, 확인 불가합니다. 자체 판단 하에 접선지까지 돌파하라는 통보.]
"우리 쪽도 만만치 않네."
"야."
[...죄송해요.]
딴청을 피우는 엑시아를 텍사스가 노려본다. 황갈색 연기를 통과하자 다시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차이점이라 하면, 하얀 가면을 쓴 이들이 멀리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는 것.
"...리유니온이잖아?"
"컨트롤, 확인 됐어?"
[확인되었습니다, 목표 동일합니다.]
"좋아, 돌파한다. 꽉 붙잡아."
텍사스가 쿠페의 기어를 바꾼다. 액셀을 최대로 밟고 핸들을 좌우로 돌리며, 텅 빈 드넓은 도로를 S자로 가로지르며 질주한다. 바리케이드에 창을 올려놓고 대기중인 적들이 당황한게 가면 너머로도 보인다.
"텍사스, 괜찮겠어?"
"날 못 믿겠으면 사장님 쿠페를 믿어."
"그거 좋은 생각인데."
급조된 바리케이드에 자리잡은 적들의 모습이 점점 가까워진다. 설마 진짜로 들이박겠어, 하는 동요가 전해질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진 순간 텍사스가 소리친다.
"엑시아, 제압사격!"
"오케이!"
거세게 흔들리는 차에서 쏘는 총탄이지만 적들의 고개가 내려가도록 하는 데에는 충분하다. 그렇게 흩뿌린 총탄이 벌어준 삼초, 그 삼초 사이에 쿠페가 바리케이드 가장자리에 사선으로 돌진한다.
"꽉 잡아!"
끼이익-!
핸들이 거칠게 꺾이고, 뒷바퀴가 큰 반원을 그리며 미끄러진다. 속도를 그대로 원심력으로 전환한 쿠페는 바리케이드의 측면을 정확하게 강타했다.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의 충격에 바리케이드가 와르르 무너진다,
"다 쓸어버려!"
전 방향에서의 방어력을 확보할 수 없는 급조 바리케이드의 한계다. 재료로 쓰인 가구와 폐타이어 사이에 깔린 적들에게 엑시아가 치명적인 난사를 흩뿌린다.
[여기는 컨트롤, 폭격드론 4기 확보되었다는 통보, 해당 구역까지 도달 시간 약 1분.]
"잘했어! 10초 남았을 때 재통보 해줘. 엑시아, 그 쯤 해두고 장비 챙겨!"
"라져!"
재빨리 뛰어내린 엑시아가 트렁크에서 건케이스를 꺼낸다. 그 속에서 나오는건 커다란 검은색 소총, 능숙하게 개머리판을 조정하고 탄창이 가득 든 조끼를 걸친 엑시아가 다시 조수석에 올라탄다.
"GO! GO! GO!"
쿠페가 다시 한 번 질주한다. 방풍 고글을 내려쓴 엑시아는 아예 창 밖으로 몸을 내민 채로 사방을 경계한다. 이따금 어둠 속으로 사격을 하면 여지없이 들려오는 단말마, 짤막한 기관단총으로는 보여주기 힘들었던 사격실력을 완전히 발휘한다.
[여기는 컨트롤, 폭격드론 도착 15초 전!]
"전방 사거리! 두 발은 바리케이드에, 나머지는 대기!"
[확인했습니다! 투하까지 10초!]
이번에는 차로 들이박을 필요가 없다. 적당한 거리에서 핸들을 돌려가며 타이밍을 재던 텍사스가 엑셀을 꽉 눌러밟는다. 바리케이드를 지키던 적들이 상공에서 들려오는 드론 소리에 뒤늦게 반응한다.
[폭탄 투하합니다!]
콰쾅-! 나름 보강되었던 바리케이드가 그대로 산산조각나며 파편이 비산한다.
"방책 파괴 확인!"
[...잠깐! 전방 도로에 마름쇠!]
"?!"
펑! 거친 진동과 함께 차체가 그대로 미끄러진다. 수십미터를 미끄러진 쿠페가 바리케이드의 잔해에 부딫혀 간신히 멈춘다.
"윽...젠장. 컨트롤, 남은 거리는?"
[약 300미터 앞에서 로도스가 리유니온과 교전중입니다!]
"도보로 간다! 엑시아, 트렁크좀 열어줘!"
"오케이!"
한 발짝 먼저 달리기 시작한 텍사스가 휴대폰의 버튼을 누른다. 트렁크 속에서 펼쳐지는 상자들, 퐁- 퐁- 하는 소리와 함께 드론들이 줄지어 공기압으로 사출된다.
"컨트롤, 드론 제어 부탁해!"
[여기는 컨트롤, 드론 제어 시작합니다.]
여섯 기의 드론이 하늘 높이 떠오른다. 그 아래에 각각 매달고 있는 것은 두 자루의 검이 담긴 케이스. 자신의 검집에서도 검을 뽑은 텍사스가 주저없이 땅을 박차며 돌진한다.
"엑시아, 엄호!"
이런 식의 막무가내 돌진은 평소라면 지양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쿠페의 보닛을 밟고 뛰어올라 루프 위에 올라선 엑시아가 소총을 견착한다. 중배율 매그니파이어 너머로 천사의 눈이 번뜩인다.
라테라노제 16인치 총열이 불을 뿜는다. 축성받은 납탄이 화염을 가르고 소리의 벽을 넘어 적을 꿰뚫는다. 밀려난 노리쇠는 기계적으로 전진하며 새로운 탄약을 탄창에서 뽑아 약실에 밀어넣고, 거의 동시에 공이가 전진하며 뇌관을 두드린다. 다시 한 번의 격발, 다시 한 번의 화염. 납탄과 화염의 반동은 단단히 붙잡은 전방손잡이와 한 몸처럼 어깨에 밀착된 개머리판에 흡수되어 사라진다.
천사는 방아쇠를 당긴 그대로 총구를 돌린다. 위협적인 투사무기를 지닌 적부터 차례로 미간에 총탄이 틀어박힌다. 적들이 쓰러지는 속도는 곧 연사의 속도다. 무리지어 진을 치던 적들이 와르르 무너진다.
"재장전!"
그리고 그렇게 무너지는 적들 사이로 한 줄기의 회색 그림자가 파고든다. 갑작스레 낮아지는 자세, 가면을 쓴 리유니온의 졸개가 당황하지만 이미 그림자는 지나가고 없다. 대신 졸개의 시야가 빙글 회전한다. 샛노란 검광을 마지막으로 담은 시야는 그대로 암전된다.
예리함을 극한까지 벼려낸 직검은 가드도, 폼멜도 없다. 곧고 단단하지만 반대급부로 유연함이 떨어진다. 방호구를 피해, 오로지 부드러운 육체만을 가른다. 하지만 상대는 리유니온, 감염자들의 집단이다. 검 끝에 단단한 무언가가 걸린다. 체내에 솟아난 오리지늄 결정, 질량과 한 점에 집중된 충격을 못 이겨 유리 깨지듯 박살나지만 직검도 멀쩡하지는 않다. 이가 나가고 금이 간 직검을 바닥에 내리꽃아 성하지 않은 부분을 박살내고, 남은 부분을 잡고 사선으로 크게 반 바퀴 돌아 전력으로 던진다. 안면에 부러진 검이 꽃힌 적이 뒤로 고꾸라진다.
"소라!"
남은 검 하나를 고쳐잡고 적 사이를 가르며 외친다, 대기 중이던 드론 하나가 급격하게 하강하며 자세를 비튼다. 케이스에 내장된 소량의 화약이 터지며 검을 밀어낸다. 적과 텍사스 사이에 내려꽃리는 검, 달리던 자세 그대로 빙글 돌아 바닥에 꽃힌 검을 잡고 적을 베어낸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동작 하나마다 적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진다.
소설에 적합하지 않은 묘사고 술술 넘어가는 뽕맛 넣으려면 다른 방식으로 묘사해야하는건 아는데
그냥 손 가는대로 자기만족식으로 글 쓰면 항상 이런 느낌으로 써지더라
걍 남들이 보기에 읽히기는 하는지 궁금해서 올려봄
걍 문장이나 문단 하나만 가져와주면 안되냐
이런 식의 막무가내 돌진은 평소라면 지양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쿠페의 보닛을 밟고 뛰어올라 루프 위에 올라선 엑시아가 소총을 견착한다. 중배율 매그니파이어 너머로 천사의 눈이 번뜩인다. 라테라노제 16인치 총열이 불을 뿜는다. 축성받은 납탄이 화염을 가르고 소리의 벽을 넘어 적을 꿰뚫는다. 밀려난 노리쇠는 기계적으로 전진하며 새로운 탄약을 탄창에서 뽑아
네 씹가능이여
약실에 밀어넣고, 거의 동시에 공이가 전진하며 뇌관을 두드린다. 다시 한 번의 격발, 다시 한 번의 화염. 납탄과 화염의 반동은 단단히 붙잡은 전방손잡이와 한 몸처럼 어깨에 밀착된 개머리판에 흡수되어 사라진다. 천사는 방아쇠를 당긴 그대로 총구를 돌린다. 위협적인 투사무기를 지닌 적부터 차례로 미간에 총탄이 틀어박힌다. 적들이 쓰러지는 속도는 곧 연사의
다행이네
가능
엑시아 이렇게보니깐 ㅈㄴ유능하네
가능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