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또야?"

켈시의 사무실. 열린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박사의 옷이 휘날려 긴장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응."

"미치겠군. 실행할 용기가 없으면 포기하는게 어떤가, 박사?"

"이번에야 말로! 진짜로! 믿어봐. 내가 일을 안한데, 리유니온을 하겠데?"

켈시의 말에 박사가 튀어오르듯 반박했다.

"하..... "

이번에도 예상대로의 안건이라는데에 진절머리가 난 켈시는 빠르게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그래서, 도베르만을 이번 작전에서'도' 제외시켜달라?"

"응. 어차피 오퍼레이터 발굴이잖아. 진짜 이번만. 응?"

박사의 태연한 태도에 켈시는 서류에 사인을 하던 손을 멈추고는 박사를 째려보았다.

"박사, 오퍼레이터 도베르만은 로도스의 간부야. 이게 무슨뜻인지 알아?"

"무슨뜻인데?"

"망할! 일이! 우리만큼! 많다는! 거지!"

켈시의 말에 힘이 실림에 따라 펜이 책상에 부딫히며 사라져갔다. 그걸본 박사는 마르는 입술에 침을 발랐다.

"심지어 그녀는 인재채용과 훈련을 도맡아하고있는 로도스의 중요인물이야. 이건 무슨 뜻인줄 알아?"

"무, 무슨 뜻....."

"이런....!"

손에 들고있던 펜이 부서져 없어진걸 깨달은 켈시는 심호흡을 몇번하더니 말했다.

"이런 작전에 그녀가 빠지면, 일이 제대로 안굴러간다고."

"아니, 뭐, 인사부에는 다른 교관들도 있고...."

박사의 말에 켈시는 박사를 죽일듯 노려보더니 이내 한숨을 쉬고 손을 내저었다.

"그래.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또 이런 일로 찾아오면 박사고 뭐고 목에 구멍을 뚫어버릴거야."

박사는 목덜미가 서늘해져 몸을 움츠리고는 멋쩍게 웃으며 방을 빠져나갔다.


"하아... 저럴줄 알았으면 구출할 때 뇌에 자극을 좀 더 강하게 줬어야 했나..."

박사가 나간 문을 노려보다 한숨을 쉰 켈시는 서류로 눈을 돌렸다. 서류를 훑으며 빠르게 넘기는 켈시의 눈길을 한장의 종이가 멈췄다.

"음? 도베르만의 탄원서.....? 이건 드문 일이군. 팽의 일로 상담할게 있다거나....?"

탄원서를 읽는 동안 그녀의 얼굴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번졌다. 그녀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그녀의 기분이 나아진걸 단박에 알아챌수 있을 정도였다. 탄원서를 내려놓은 켈시는 커피잔을 들고 일어나 창밖을 보았다.

"아마 박사에게 갈 서류였겠지. 일을 안하니 이렇게 되는거야."

그때 책상에 쌓여있는 서류들이 바람에 날리며 흩날렸다. 급하게 돌아선 켈시는 서류들을 주우며 중얼거렸다.

"다음에는 반드시 사무실에 창문을 없애달라고 하고 말겠어."


한편 켈시의 사무실을 나선 박사는 손을 마주 비비며 싱글거렸다.

"헤헤, 그럼 도베르만을 만나러.... 어? 도베르만! 훈련실에 있을 시간 아니에요?"

박사는 멀리서 도베르만과 예바작전팀이 걸어오는걸 발견했다. 도베르만은 박사를 보자 연신 헛기침을 하더니 물었다.

"박사, 내가 제출한, 그, 그거말이다. 읽어봤나?"

"네? 뭐요?"

"큭...! 역시 박사는 나를, 아니다. 먼저 실례하지."

박사는 빠르게 사라지는 도베르만을 눈으로 따라가다 멈췄다.

"박사님, 혹시 교관님이 뭐 실수하신거라도 있어서 그러시는 겁니까?"

"어, 응? 그게 무슨소리야, 플룸?"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박사는 정신을 차렸다. 플룸과 그의 팀원들이 박사를 쳐다보고 있었다.

"요즘 교관님을 고의적으로 작전에서 제외시킨다는 소문이 돌아서....."

팽이 뒷말을 흐리며 박사의 말에 대답했다.

"뭐? 아니, 작전에서 제외시킨건 맞지만 그게 도베르만을 못믿어서 그런건 아니야! 절대!"

박사의 목소리가 로도스의 복도를 울렸다.

"그럼 왜 그랬어?"

"아니, 그게...."

크루스의 드물게 날카로운 말투에 박사는 사실을 전부 털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된거였나요...."

"알고나니 허무하네."

"그러게. 별거 아닌 일이었잖아?"

"별거 아니라니! 나에게는 중요한 일이라고!"

그들의 싱거운 반응에 박사는 발끈해서 소리쳤다.

"아니, 그럼 당장 가서 고백하시면 되잖아요."

"그러네. 잘해봐 박사."

"교관님께서도 박사님을 싫어하시진 않는 눈치였습니다! 응원할게요!"

"정말?! 뭐라고 했는데?"

"아니, 근데 이렇게 된이상 어떨지...."

박사의 엄청난 반응에 팽은 박사에게서 조금 떨어지며 말했다.

"애초부터 고백같은 일로 교관님을 작전에서 제외시키시다니, 조금 상식적이지 못하셨네요."

"그게, 도베르만이 너무 바빠서 그렇게라도 시간을 내고 싶었단 말이야."

한심하게 쳐다보는 그들의 눈빛에 박사는 자괴감이 들어 견딜수가 없었다.

"그럼 먼저 가볼게. 도베르만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

"아, 아마 취조실로 가셨을거에요. 거기 있으면 마음이 안정된다고 하신적이 있거든요."

"취조실?"

박사의 머릿속에 취조실의 풍경이 떠올랐다. 검은 벽. 책상을 겨우 밝히는 조명. 책상하나를 사이에두고 두개의 의자가 있을뿐인 로도스에서 보기힘든 살풍병한 방이었다.

"울적한 도베르만과, 개인 독대. 심지어 취조실에서."

박사는 수명이 줄어드는걸 느끼며 발을 떼었다.



도베르만 짤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자짤씀

-본문 꼬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