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그 획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 할 수 있소. 서(徐)부인은 며칠 동안이나 고심을 하였으나, 마지막 한 획을 긋지 못하고 있었지.
이야기꾼: 서 부인은 섣불리 행동하지 못하면서도, 적절한 방안이 생각해내지 못했소. 상심한 그녀는 산책을 나가 기분을 풀고자 하였지. 산책을 하던 도중 그녀는 소리치고 있는 백정 옆에 깃털 달린 아름다운 짐승이 갇혀 있는 것을 보았다네.
이야기꾼: 서 부인은 그 깃털 달린 짐승을 꽤나 오랫동안 바라보았소. 자신의 죽음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 그 짐승은 나다니는 사람들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기만 할 뿐, 소란을 피우지 않았지.
이야기꾼: 그 짐승을 지켜보면서 서 부인은 상상했지, 그녀 자신이 그 깃털 달린 짐승이라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말이오.
이야기꾼: 나다니는 것들은 이해 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들이오, 초목과 강가를 떠나 그것이 속하지 않은 문명의 황무지에 외로이 존재하는 것이올시다.
이야기꾼: 운명은 이미 더 이상 거론할 수 없는 무언가요, 성대한 해방만을 바랄 수 있는 것이외다.
이야기꾼: 그 감정을 단순히 무력하고 무감각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불충분하였소. 서 부인은 더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깃털 달린 짐승은 그 이상한 시선에 이끌린 듯 서 부인을 바라보았지.
이야기꾼: 그 순간에는 그 어떤 강렬한 기법도, 진귀한 색채도, 고귀한 구매자의 감정도 고려할 것이 아니게 되었소.
이야기꾼: 승리와 패배, 이득과 손해, 서 부인은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그 도살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깃털 달린 짐승의 눈에서 찾게 되었지.
이야기꾼: 그녀는 그 짐승을 사서 그녀의 정원에 있는 연못에 풀어줌과 동시에 붓을 들었지. 그리고 모든 것이 막힘없이 그녀에게 다가왔다네.
이야기꾼: 다음 날, 서 부인은 한 여인의 그림을 완성시켰고, 높으신 분들에게 극찬을 받았지.
이야기꾼: 지갑을 두둑히 채운 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 부인은 아직도 무엇인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소.
이야기꾼: 그녀가 자신의 집 문을 열고 깃털 달린 그 짐승이 연못에서 첨벙대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오.
이야기꾼: 그녀는 스스로 명성을 꽤 얻었다고 생각하였고, 도마 위에서 꽤 오랫동안 벗어났다고 생각하였었지만, 그녀가 한 것이라고는 자유 없이 또다른 연못으로 넘어간 것이었지.
이야기꾼: 오늘날의 서 부인은 더이상 그 때의 열정 넘치던 여성이 아니라네.
이야기꾼: 그녀의 그림은 수십 년 동안이나 그녀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 주었었지만, 그녀의 남편은 단명하였고, 작금의 그녀는 남들의 눈치나 보고 살고 있네. 그 누가 생명을 불어넣는 그녀의 붓을 다시 움직이게 할 것이며, 그 누가 그녀를 다시 그녀의 정원으로 돌려보내겠는가?
이야기꾼: 그날 밤, 금은보화 한 수레만이 서 부인의 저택으로 돌아왔다네.
이야기꾼: 누군가가 서 부인을 강제(姜齐)의 국경에서 보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소만, 어찌 되었든 그 뒤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이 여류 화가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네.
이야기꾼: 20년이 지나자 석(夕) 시(市)에는 서 부인의 절필이라는 그림 한 점이 귀족들 사이에서 나돌기 시작하였지.
이야기꾼: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 부인의 초기 스타일과 모순된다는 연유(緣由)로 그 그림이 가품(假品)이라고 여기었소. 대부분의 그림은 공허하였고, 그것에는 죽은 듯 생기 없는 깃털 달린 짐승만 그려져 있었지.
이야기꾼: 비평가들은 그 당시의 다른 짐승 그림들은 모두 마치 그것이 원한다면 그림 밖으로 걸어 나올 수 있을 것처럼 생생하다고 생각했었소.
이야기꾼: 그리고 이 깃털 달린 짐승은 거칠고 생기가 없어서 가품이라고 여겨졌었지.
이야기꾼: 서 부인을 흠모하는 사람 중에는 귀여(归余)라는 남자가 있었소. 귀여는 젊었을 적 성공한 상인이었지만, 지금은 가세(家勢)가 기울었고 부를 잃었으며, 장래가 어두워 실의에 빠졌지.
이야기꾼: 귀여는 그 그림과 그 깃털 달린 짐승의 눈동자를 보게 되었네. 그리고 벼락을 맞은 듯 정신을 차리게 되었지. 그는 황홀경에 빠져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 기분을 쉽사리 내쫓지 못하였네. 수십 밤을 설친 후에 그는 마음을 다잡고 사업을 다시 시작하였지.
라바: …
이야기꾼: … 세상이란 덧없는 것일세.
이야기꾼: 아마도 서 부인을 흠모하였던 귀여만이, 그녀가 죽은 깃털 달린 짐승의 눈 뒤에 감추어 두었던 것을 간파하고 번영의 욕망과 “그림 속에 갇힌 짐승” 뒤에 숨겨진 의미를 찾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
이야기꾼: 삶.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일세.
라바: … 선생의 기묘한 이야기들은 정말 우리의 눈을 뜨게 해주네.
라바: 하지만, 대부분이 염국의 전설적인 화가들의 이야기인 것 같은데?
이야기꾼: 그렇다네. 내 연구에는 풍부한 수집품들이 있고, 기묘한 이야기들과 괴이한 소설들(志怪)이 부족하지는 않네만, 대부분의 것들이 역사 속의 유명한 화가들과 연관된 것은 사실일세.
이야기꾼: 물론, 어떠한 연유로 인해 대(大)염국의 역사 속에 묻혀버린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에 대한 기록도 있네.
이야기꾼: 비록 그들이 이름을 날리지는 못하였지만, 그들은 이 땅에서 독특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 우리는 누가 그것들을 기록하였고 얼마나 그것이 진실된지도 모르네.
이야기꾼: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라바 양이 친구를 위해 찾는 자 역시 화가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야기꾼: 만약 그들이 유명한 선생 아래에서 수학(修學)하였다면, 혹은 특정 지역에서 유명하다면, 아마도 몇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을걸세.
라바: 음…
사가: 이보시오, 선생. 이 곳이 마을의 출구요.
오유선생(낫띵좌): 아아! 이 날씨에는 등불이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유선생: 감히 대사(大师=승려)님께 여쭙겠건데, 마을 밖에 나가본 적이 있으신지요?
사가: 오? 외부에서 오지 않으셨소?
오유선생: 아하하, 저… 저는 그 당시에 취해 있었지요. 깨어났을 때는 이미 제 동료들과 함께 여관 안에 있었습니다.
사가: 그렇구려. 마을의 서쪽 끝에는 홍동(鸿洞)산이 있소. 여기에서 나가 산길을 따라 몇 리를 간다면 그 곳에 도착할 수 있을 거외다!
사가: 하지만 홍동산에는 가끔 혼령들과 귀신이 나타나니 소승은 당신에게 그 곳에 함부로 접근하지 말라고 주의하고 싶소!
오유선생: ...귀, 귀신, 그것들이 진정 괴물들이지요. 대사님께서는 그 것들의 진짜 모습을 아시는지요?
사가: 몇 가지 단서는 짐작 할 수 있소만, 섣불리 추측 할 수는 없겠구려. 소승은 그것들을 “먹량(墨魎=먹물귀신)”이라고 부르오.
오유선생: 먹? 아, 그것들이 더러운 물로 변해 사라지기 때문인지요? 정말 어울리는군요. 역시 대사님입니다!
사가: 과찬이오. 소승이 어렸을 적 주지 할아버님께서 “이매망량”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해주셨는데 그것이 인상 깊게 남았을 뿐이오.
오유선생: 정말 겸손하십니다.
사가: 이 지역에서는 먹량이 공격하는 날을 “섣달(除夕=제석=제야)”이라고 부르오. 그 날에는 밤을 새우며 해가 비치는 곳에서 태양의 비호를 구하오. 소승이 들은 대염국의 “제야제”와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말이오…
사가: 아마, 대염국은 아주 넓기 때문에 여러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오만?
오유선생: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있던 곳에서는 이러한 섣달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또한 이런 먹량도 본 적이 없습니다.
사가: 소승은 여러 곳을 여행하였지만, 이 먹량들을 드문드문 보아 왔소. 그것들은 이 파산(婆山) 마을의 것들과 똑같이 생겼었소만…
오유선생: 하! 그렇다면 우리가 정말 운이 없었던거네요… 이 곳에 도착하자마자 먹량이 공격해오지를 않나… 다행히도 금방 끝났지만요. 그러지 않았다면 저는 여기서 끝장이었을겁니다.
사가: 소승은 선생께서 손가락으로 꼽아만 보아도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었소.
오유선생: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게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
오유선생: -- 잠시만, 방금 언급하셨던 먹량들 말입니다만, 그것들이 홍동산을 자주 떠납니까? 가끔 먹량 하나가 홀로 떨어져 마을 근처로 다가가기도 합니까?
사가: 소승은 무료할 때 종종 마을 어귀를 거닐곤 합니다만, 먹량이 홀로 다가오는 것을 본 적이 없소.
오유선생: 그 말씀은 곧, 한 마리를 보면 한 무리가 있다는 것인가요?
사가: 소승은 그렇다고 생각하오.
오유선생: 그러면, 그러면 우리 빨리 도망가야 할 것 같은데요…
사가: 아? 그것이 무슨-- 아.
소녀: 언니! 언니!
크루스: 아, 무슨 일이야?
소녀: 아빠는 언니가 마을을 도운 영웅이라고 하셨어요, 그럼 분명히 엄청 강하겠죠!
크루스: 흠~ 영웅은 강한 사람이야?
소녀: 아니에요?
크루스: 영웅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할 뿐이야.
소녀: 그런가요… 아, 언니 여기 내가 말했던 호텔이에요!
소녀: 여긴 취… 취청루(醉晴楼)라고 해요!
크루스: … 아름다운 염국 글자네. 읽을 줄 아니?
소녀: 그럼요!
크루스: 좋아, 들어가자.
소녀: 와, 여기 객실이 우리 집보다 더 멋져요!
크루스: 확실히 괜찮네.
소녀: 언니, 여기서 사실건가요? 멋져요!
크루스: (장식… 가구 스타일… 그리고 글자가 쓰여진 방식들 전부 단서야. 적어놔야겠어…)
크루스: 우와… 잠깐만…
소녀: 와! 들었어요? 방금--
크루스: --종이 울렸어.
오유선생: 대, 대사님 좀만 더 서두를 순 없습니까?
사가: 서두를 수 없소, 소승은 열두번 종을 울려야 하오!
오유선생: 그런데 --으윽-- 방금 무언가가 지붕 위로 날아갔다고요!?
사가: 세 번만 더!
오유선생: 도, 도와드리죠!
이야기꾼: 오… 하루에 두 번씩이나, 왜 이렇게 잦은 것이지?
라바: “하루에” … 그러니까 24시간 안에.
라바: 낮과 밤이 변하지 않는 것도 골칫거리인데, 한 번 늦잠을 자면 다시는 몇 시인지 모를 것 같아…
이야기꾼: 하하하, 게으름을 피우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닐세…
이야기꾼: 그런데, 라바 양은 정말 침착하구려. 이전에 저 괴물들과 맞닥뜨렸을 때에도 두려워하지 않았을것이라고 생각하오만?
라바: … 예상치 못한 상황은 흔한 일이니까, 당신도 침착해 보이는데.
이야기꾼: 우리 위에 내리쬐는 태양을 보시오. 저 괴물들은 내가 있는 곳까지 오지 못한다오.
라바: 다친 사람은 없을까?
이야기꾼: 피신을 신속하게 하지 못하였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오… 목숨을 건진다면 그것으로 다행이지.
라바: … 자산(煮傘) 선생, 제안이 있어.
이야기꾼: 말씀하시오.
라바: 우리가 파산 마을이 섣달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도울게. 저 괴물들은 그리 강하지 않아,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마을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켜줄게.
라바: 파산 마을이 안전해진 뒤에 자산 선생이 우리가 이 곳을 떠나는 것을 도와줬으면 해.
이야기꾼: 떠난다? 그건 쉬운 일이지만, 아가씨는… 금방 전에 도착하지 않으셨는가, 진실로 우리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시려는거요?
라바: 괜찮아, 저 괴물들은 무섭게 생겼지만, 강하지는 않아.
이야기꾼: -그럼 파산 마을의 사람들을 대신하여 먼저 감사 인사를 드리지요.
오유선생: 은, 은인이여!
사가: 오오, 당신이 오유선생이 말하셨던 라바겠구려! 만나서 반갑소, 소승은 극동에서 온 사가라고--
오유선생: 저기저기저기, 대사님 인사는 나중으로 미룹시다! 먹량들이 마을로 처들어오고 있다고!
라바: … 먹… 량?
사가: 소승이 저것들에게 붙인 이름이오.
이야기꾼: 먹량… 먹량… 이매망량에서 따 온 것인가보구려, 훌륭하오. 적어도 저것들의 이름은 알게 되었구려.
라바: 저 먹… 먹량들은 위협이 안 돼, 긴장하지 마.
사가: 오! 기세가 좋구려! 훌륭하오!
오유선생: 은인이여, 이번에는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라바: 뭔가 다르다니?
오유선생: 그게, 저것들, 좀… 많은데요?
중>영>한 번역이라 오역 있을 수 있음
의역 있음
지명이랑 사람 이름 등 고유명사는 그냥 한자 한국식으로 읽었음
오유선생 무엇
https://gall.dcinside.com/m/hypergryph/675535
낫띵 이름 오유선생이라 한 이유
이게 왜 념글로 못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