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으세요,독타!"
아미야의 힘찬 목소리와 함께 가방이 굴러온다.
박사는 가방을 받아든 즉시 빠른 손놀림으로 지퍼를 살짝만 열어 본다.
"...주황색 빛....."
"음,독타...아마도 이번엔 5성 오퍼레이터가 오나 보네요."
"그래.아미야.이번 픽업은 누구였지?"
"어디보자...프틸롭시스 씨, 니어 씨, 그리고 프로방스 씨에요."
박사는 그 이름들을 듣자마자 한숨을 내쉰다.
"픽뚫을 피한다 해도 당첨은 3분의 1 뿐이라니...3중 픽업은 좀 아니잖아, 해묘 씨발년..."
박사가 연신 욕지거리를 해 대며 지퍼를 마저 열자, 만약 사람이 접힐 수 있다면 한 명만 겨우 들어갈수 있을것 같은 크기인 가방에서 여러 명의 오퍼레이터가 쏟아져 나온다.

"에-또...."
"하이 하-이...."
"하지메마시테쇼칸...."
"와타시와 팽...."
하얀색,혹은 푸른색 불빛의 주인공들을 가볍게 스킵해준 박사는 마침내.
그를 기대하게 만든 주황색 불빛의 주인공과 마주한다.
...


"나이트메어,입니다...본명인 글로리아로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이 코드네임은 무서우니까..."
5성의 정체를 알게 된 박사는 기뻐하지도,슬퍼하지도 않았다.그저 가만히 대사를 듣고 있었다.
아미야가 박사의 눈치를 보고,나이트메어는 자신의 대사를 하고 있을 때.
박사는 코트를 뒤적거리더니 무언가를 하나 꺼내든다.


카메라였다.
박사는 나이트메어의 모습을 찰칵,하고 한 번 찍더니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향한다.
박사의 돌발 행동에 나이트메어가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아미야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그녀의 손을 잡아준다.
"반가워요,나이트메어....아니지.본명 쪽이 좋다고 하셨죠?
글로리아 씨.독타는 뭔가 할 일이 있는 것 같으니,우선 저를 따라와주세요."
입사했더니 독타라는 사람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고 사라져버리고.
당나귀인지 토끼인지 모를 소녀에게 이끌려 방으로 향한다.
이것이 나이트메어의 로도스 아일랜드에서의 기묘한 첫 날이었다.





--라는 것이 벌써 몇 개월 전.
나이트메어는 지금까지 한 번도 작전에 편성된 적이 없다.
운 좋게도 로도스 아일랜드는 슈퍼 화이트 기업인지라, 매월마다 통장에 들어오는 용문폐와 켈시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해 주는 광석병 치료 및 연구를 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었다.
켈시 선생님은 말씀하셨다.내 증상은 아주 특이해서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전투에 도움이 전혀 못 되는 나로서는 그 말을 믿으며 내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자기위로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늘도 켈시 선생님의 호출에 복도를 거닐던 와중,지나가는 오퍼레이터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나 요즘 완전 힘들다.얼마 전부터 숙소에 무슨 박스가 가득 쌓아져 있고.거기서 틈을 찾아 겨우 누워서 잠시 쉬고 나면 다시 제조소 행이고."
"에...저기,그건 저도 마찬가진데.....오히려 저는 제 능력 때문에 스팟 씨보다 더 자주 그 숙소로 들어가거든요....제 앞에서 그렇게 징징거리시는 이유가 뭔지를 전혀 모르겠네요.....아.오늘 생리일이셨나요...?"
".....난 정말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너랑은 친해지지 못할 것 같다...."
전기톱을 든....?! 작은 여자 오퍼레이터와 아마도 남자?? 오퍼레이터의 대화.
제조소니,숙소니 얘기하는 것을 보면 저들은 아마 아랫층의 기반시설에서 일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기반시설이라....
이전에 딱 한번 가본 적이 있었다.
아마도 훈련소였던가.나와 같이 호출된 아이한테 마법을 가르쳐주는 일이었다.
근데 나...마법 잘 못 쓰는데.
"저기....나이트메어 씨였나요? 잘 부탁드립니다!"
게다가 내 눈앞의 소녀는 편성 때면 항상 빠지지 않던 엘리트.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박사님은 이 소녀에게 '이그니션'이라는 스킬을 훈련시켜 달라고만 하고 떠나버렸다.
그게 대체 무엇인지도,내가 뭘 해야 할지도 몰랐지만 내가 할수 있는 일이 드디어 생겼다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음,그랬었지.

.....
이후의 기억은,전혀 없는 게 문제이지만.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엔 이미 스킬 훈련이 끝나 소녀는 내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건 내 다른 인격이 저지른 일이겠지.
이렇게 아무 예고 없이, 이따금씩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인격이 바뀐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시간이 갑자기 확 지나간다거나.내가 모르는 곳에 가 있다거나.그런 일은 아주 흔하다.
이렇게....켈시 선생님께 제 시간에 도착하는 것도 사실은 꽤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계신가요,켈시 선생님?"
"응.글로리아.들어와도 돼."
그 이후로는 평소와 같았다.
켈시 선생님께 여러가지 검사를 받고...아참, 오늘은 조언도 들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이 증상을 줄일수 있을지,혹은 제어할 방법을 찾을지.
켈시 선생님께 다음부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며, 나는 내 방에서 정신을 차렸다.
시각은 오후 4시.
내가 나갔을 때로부터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
이 기현상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나는 오늘도 평소와 같이 행동한다.
켈시 선생님의 과제를 마치고 방을 나선 나는 곳곳을 돌아다니며 작은 목소리로 묻는다.
"저기,오늘은 제가 뭔가 도울 일이 없을까요?"







"음...그럼 이것 좀 박사한테 가져다 주겠어?"
"아...!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아니,부탁은 내가 하는건데 왜 고마워하는 거야...."
"앗,죄송합니다...제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무지 기뻐서....죄송합니다...."
"......나중에 박사한테 꼭 찾아가서 따져야겠네....아무튼 내 쪽이 더 고마우니까,절대 나한테 감사하다는 말 하지 말고.잘 다녀와~"
"네!믿고 맡겨주세요!"
나메는 오늘 처음으로 받은 부탁에 신난 걸음걸이로 박사에게 찾아간다.
"하아....돌도 없고,이성도 없고.....이게 게임인가....?"
머리를 싸매고 중얼거리는 박사에게 나이트메어는 조심스레 말을 건다.
"저기,박사님...?"
"누구...?아,나이트메어..."
"....저어..코드네임이 아니라 본명인 글로리아로 불러 주시면 좋겠어요."
"아...알았어,글로리아.무슨 일이야?"
"클로저 씨가 이걸 박사님께 가져다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어디보자....오,초콜렛이네....!"
이성을 회복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쓰여진 초콜릿을 받아 든 박사는 매우 기뻐한다.
글로리아는 대체 이성이 뭔지 생각하면서도, 기뻐하는 박사를 보며 자신도 충실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가져다 줘서 고마워,나이트메어."
"...글로리아에요."
"....미안.글로리아...."
그리고 감사인사를 하는 박사는 그녀의 이름을 불러 주면서도, 계속해서 자신의 코드네임을 꺼리는 글로리아의 언행에 이상함을 느낀다.
"...그런데 왜 그 코드네임을 싫어하는 거야?"
글로리아는 잠시 고민하더니,이내 말하기 시작한다.
"악몽이라는 이름.제 증상하고 딱 맞는 이름이지만...저 자신이 무섭다고 생각하게 되니까요.애초에 제가 고른 이름도 아니고."
"코드네임은 자기가 직접 정하는 거 아니었어?"
한숨을 내쉰 글로리아는 푸념하듯이 늘어놓는다.
"그렇죠.그런데....제가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코드네임을 제 손으로 적고 난 뒤였다구요.아마 제 다른 인격이 그랬겠죠.그게 그대로 입력이 되어서 이렇게 되어버린 거에요.
아,그래도..박사님이 어떻게든 저를 불러 주시기만 한다면....코드네임도 괜찮을지도....헤헤..."
살짝 애정 결핍이 생긴 것 같은 마지막 멘트는 제쳐두자.
들어보니 꽤나 재미있는 얘기다.그러니까 두 가지 인격 중 원래의 것은 글로리아이고, 다른 하나는 나이트메어라 부르면 되려나.
"그러면 인격이 바뀐 동안의 일은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
"네."
"그리고 그걸 제어할 수는 없고?"
"아쉽게도 그렇죠."
"......그런가.꽤나 힘들겠네.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된다는 건."
"그렇겠죠?꽤나 힘들겠네요."
박사는 순간 미묘하게 바뀐 분위기를 감지한다.
"혹시 자신을 3인칭으로 얘기하는 취미가 있나?"
"아뇨?그저, 진심으로 힘들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박사는 방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말을 하는 그녀에게, 시험삼아 말을 건다.
"....너를...나이트메어라고 불러도 될까?"
그러자,그녀는 싱긋 웃으며 대답한다.
"네.좋은 이름이죠?앞으로 저는 그렇게 불러 주세요."
박사는 전율한다.
그는 이것이 단순히 다른 인격이라 불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진정 이것이 광석병에 의해 발현한 인격 분열인가?
어쩌면 글로리아의 인격이 분열된 것이 아닌, 다른 인격이 창조되거나 침입한 것은 아닐까.
꽤나 타당한 추론이다. 방금 상황대로라면 그녀는 아마 자신이 의도한 대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게다가 자신이 몸의 주도권을 잡고 있을 때의 기억만 가질 수 있는 글로리아와는 다르게 항상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침을 꼴깍 삼킨 박사는, 다소의 공포심마저 느껴지려 하고 있었...

"....그리고,좀 자주 불러 주세요....몇 개월간 전혀 하는 것 없이 지내면서 저도 정말로 제가 쓸모없는 존재인가 한참 생각했다구요...."
"....미,미안..."
.....지만.어째선지 글로리아와 마찬가지의 상태인 듯한 나이트메어에게 측은함을 느끼게 되었다.
"대리지휘가 완료되었습니다."
부끄러워하는 나이트메어와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는 박사 사이의 정적을 깨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앗차,잠시만.이거 한 번만 더 돌리고 얘기하자....
....어라?"
아까 섭취한 초콜릿으로 이성을 회복한 박사는 작전 수행을 여러번 할수 있다고 생각해 기계를 조작하지만, 이성이 부족하다는 알림만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그는 알아챈다.자신이 칩셋을 얻기 위해 대리지휘를 가동했다는 사실을.60만큼 회복했던 이성이 이제는 24만큼 남았다는 사실을.
이제는 쓰레기같은 게임이란 말도 질린 박사는 말없이 대리지휘 창을 꺼버리고 한숨을 내쉰다.
'하아.이성 충전될 때까지 뭐 하지....'
박사는 슬쩍 나이트메어를 바라본다.그녀는 자신이 꽤나 부끄러운 발언을 했다고 인지했는지 얼굴을 붉히고 엉거주춤하게 박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동물 귀를 달고 니트를 늘어뜨린 소녀가 부끄러워하는 꼴이 꽤나 귀엽다고 생각하며, 박사는 그녀에게 말한다.
"알았어.앞으로는 종종 이야기하자.꽤 흥미가 생겼으니까."
"...정말로?저한테?....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이 녀석.정말로 중증이다.보통 이중인격은 서로 정반대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아니, 기억이 연속적이지 않은 글로리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방치당했다고 느낄 테니 당연한 건가.
가끔은 작전에 쓰지 않는 오퍼레이터들도 자주 만나 봐야겠다...
라며, 박사는 도저히 정상적인 상태로는 보이진 않는 나이트메어를 안타깝게 여기며 탄식한다.
마치 친구가 되어주겠다는 말 한 마디에 무엇이든 해줄 것 같은 상태인 그녀를 보며....
.....
박사의 호기심이 발동한다.
"나이트메어.혹시 로도스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은 있어?"
"...저는 커뮤니케이션 장애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단지 사람들을 만날 계기가 없을 뿐이라고요."
"그래,그래.알고 있어.그래서 누구랑?"
"....켈시 선생님.."
"그 이외에는?"
"............."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인 나이트메어는 꽤나 수치심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리고....이성이 바닥난 박사의 머릿속에서는, 해서는 안 될 발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중증의 애정 결핍을 앓고 있으며, 켈시 이외에는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는 나이트메어.
박사는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마침내 나이트메어를 향해, 자신의 계획을 실현시키려 한다.
최대한 고민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박사가 마침내 침묵을 깬다.
"저기,나이트메어.혹시 작전에 편성되거나, 레벨을 올리거나, 승진한다거나...그런 거에 관심 있어?"
독타가 최대한 무심한 듯이 던진 한 마디에,나이트메어는 움찔한다.
"....그런 일은 바라지도 않아요.저는 작전에 가 봤자 도움도 안 되는걸요?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주는 것에 만족해요.켈시 선생님도 연구의 진행이 잘 되고 있다고 하셨고,그리고....."
"아닌 것 같은데."
"......아니에요.클로저 씨도 제게 고맙다고 하셨고요..."
"응,응..."
"..........저번엔 에이야퍄들라 씨의 스킬도 향상시켰다고요.제가.직접.
감사 인사를 받는 것은 글로리아였지만..."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 줘."
슬슬 말을 돌리는 나이트메어를 향해 박사가 단호한 목소리로 요구한다.
나이트메어는 잠시 안절부절하다 힘겹게 대답한다.
"그,그러니까...저는 지금 이대로..."
"그게 거짓말이라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어."
"..."
"..."
박사가 계속해서 쏘아붙이자, 최대한 희망적으로 대답하던 나이트메어는 꾹 하고 입을 다문다.
그리고는 몇 초 뒤,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연다.
".........저는,거짓말쟁이일까요....?"
흐려지는 눈망울.심신 미약 상태에 빠진 나이트메어를 확인하며 박사는 말한다.
"아니.내가 하고 싶은 말은,그저 자기 욕망에 솔직해지라는 거야.
정말로.정말로 작전에 편성되지 않아도 괜찮은 거야?
네게 가르침을 받았던 아이를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어?
솔직히 말해봐.그 때 느꼈던 감정을.
열등감이야?아니,어쩌면.....
'내가 그만큼 투자를 받았다면, 나도 할 수 있었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어?"
나이트메어는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박사는 그런 모습을 여유롭게 쳐다본다.
그에게는 글로리아라면 모를까.나이트메어는 아마 정말로 에이야에게 질투를 느꼈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떨림이 사라진.결단을 마친 듯한 나이트메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제가...뭘 하면 되죠?"
"역시.나이트메어는 정말 사고가 빠르구나.
지금은 아주...욕망에 솔직해진 상태인걸?마치 나를 보는 것 같은데."
나이트메어는 박사의 다소 소름이 돋는 대사에도 불구하고 전혀 움츠리지 않는다.
박사의 고개가 위아래로 찬찬히 움직인다.분명히 그의 얼굴은 전혀 보이지 않는데도, 그 헬멧 안에서는 분명히 나이트메어를 훑고 있는 듯한 시선이 느껴진다.
박사는 주머니에서 꺼낸 손으로 검지손가락 하나를 펼쳐 보이며 나이트메어에게 말한다.
".....중급 작전기록 1개당 1번."
".............."
터무니없는 교환이었다.
매일 제조소에서 수십 장이 생산되는 중급 작전기록 하나당 한 번이라니.
하지만 나이트메어는 제조소에 가본 적이 없다.그리고 이런 방법이 아니면 자신이 작전기록을 받을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
"뭐야.뜻을 모르는 거야,아니면 내키지 않는 거야?그럼 어쩔수 없...."
나이트메어의 침묵이 이어지자,박사는 여기서 강하게 나가려 했지만.
이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지한다.
박사의 앞에 검은 천 쪼가리가 떨어진다.
"....큭....크큭...좋아.."
그것의 정체를 확인한 박사는 씨익 웃으며 나이트메어에게 다가간다.
"......더 이상 벗지 마.그 편이 더 흥분되니까."
"........."
주머니에서 여러 장의 작전기록을 꺼내 든 박사가 명령조로 말하자, 나이트메어는 침묵을 유지하면서도 순종적으로 뒤로 돌아 허리를 굽힌다.
그리고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박사가 지휘를 하던 책상에 몸을 맡긴다.
그 모습을 본 박사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코트를 열고 장갑을 벗는다.
이성 없이 욕망에 물든 손가락이, 한번도 무언가가 침입한 적이 없던 공간을 서서히 잠식한다.
"....읏,으윽..."
찌걱,찌걱....
나이트메어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박사의 손가락이 젖을수록 방에 울려퍼지는 음란한 소리가 커져간다.
"으으읏---!!"
박사는 나이트메어의 후들거리는 다리와 흥건해진 바닥을 확인하고는 손가락을 뺀다.
그가 더이상 미량만이 남아있는 이성을 붙잡지 못하고 자신만의 쾌락을 위해 움직이려 하기 직전, 나이트메어는 박사의 손을 꼭 붙잡고 이 섹스에서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사를 한다.
"....피임.귀찮아지실 테니...해주세요."
박사는 꽤나 느릿느릿한 나이트메어의 말이 끝마쳐질 때까지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가 싶더니,이내 떨리는 목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게 되자....
그대로,나이트메어의 옷자락을 붙잡은 채로.
자신의 허리를 움직여, 밀려오는 쾌감을 느낀다.



박사가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음에도 나이트메어는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자세를 유지한다.
그녀로서는 처음 느껴봤을 고통에도 전혀 물러서지 않는다.
다만,고통 때문이 아닌.이것이 자신....그리고 이 몸을 지닌 소녀의 '처음'이라는 것을 느끼자, 어째선지 그녀의 눈에 눈물이 한 방울 맺힌다.
조금 당황한 나이트메어는 고개를 흔들어 그것을 떨쳐낸 뒤.
잡념마저 떨쳐낸 것처럼 박사에게 완전히 몸을 맡긴다.
성교는 계속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나이트메어의 입에서는 달콤한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힘겨운 듯이. 어쩌면 흐느끼는 듯이.
동시에 그녀는 이것이 박사의 협박으로 인해 일어난 강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어째선지 그동안 비어 있던 마음이 따뜻함으로 가득 메워지는 것을 느낀다.
자신이 애정을 받게 되는 과정이라 생각했던 섹스가 사실은 누군가에게 행하는 애정의 최대 표현이라는 것을 느끼며.
쾌락으로 점철된 머릿속을 제어하는 것을 포기하고 각사를 가느다란 팔로 껴안으며.
박사가 그녀의 자세를 바꾸고 방에 울려퍼지는 신음을 진한 입맞춤으로 틀어막으니, 그 넘치는 쾌락을 어떻게든 발산하기 위해 박사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이 꽈악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박사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지는 것을 느끼며.
바닥에 박사가 흩뿌린 작전 기록이 쌓여가고, 바닥과 책상이 완전히 체액으로 더럽혀질 때.
나이트메어는 바뀐 체위로 인해 박사를 마주볼수 있게 되었다.
정신없이 허리를 흔드는 박사를 보며 나이트메어는 생각한다.
'나는.....어쩌다 이러고 있는 거지...?'
그녀의 육체적 쾌락보다, 결핍 상태였던 정신적 쾌락이 먼저 극에 달했을 때.
"하아...하아....정말 최고야,나이트메어..."
'......뭐.누군가가 나를 좋아해준다면....뭐든 상관 없으려나...'
멀어지는 의식을 느끼고 마침내,과부하로 인격 제어 불가의 임계점에 도달하려는 찰나.
아슬아슬하게도, 박사의 마지막 사정과 함께 오늘의 행위는 끝을 알린다.











"---그럼,뒷정리는 부탁할게."


책상 위에 온 몸에 힘이 빠진 상태로 누워 있는 나이트메어를 뒤로하고,박사는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담배를 물고 나가버린다.


...........박사의 애정을 받으며 기뻐서 어찌할 줄 모르는 자신과 자신의 몸과는 달리, 독타는 이 관계를 일회용 정도로으로 생각하고 있다는걸.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 어긋난 관계에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기분을 인생에서 처음으로 느낀 나이트메어는 그런 생각을 더이상 할 수 없었다.
나이트메어는 자신을 내버려두고 가는 박사의 뒷모습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며, 힘겹게. 아마도 이미 나가버린 박사에게는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라도 그를 위해 대답한다.
"...네에...."
그리고는 파르르 떨리는 손을 움직여, 세탁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입고 다닐 수 없을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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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갤 중섭 신캐보러 자주 오는데
할배들 올때마다 주류갤,심리테스트갤,흑역사갤 등등 바껴있어서 좀 신기했음 ㅋㅋ
여튼 윾동으로 눈팅만 하다가 글 싸왔는데
내가 한섭 뉴비라서 스페셜리스트,기반시설,크라운슬레이어 등등 불편할수 있는 묘사가 나올수도 있을듯
조금만 이해 해주시면 감사
여튼 글 얘기하자면 나는 2차창작은 원작의 설정이나 밈을 잔뜩 써먹는게 재밌다고 생각해서
글을 잘쓰는건 아니지만 나메 띄우고 념글 각보러 간 독타나 *해묘 욕*이라던가 인프라 얘기라던가 에이야 가르치는 나메라던가 소재빨이라도 벋기 위해 여러가지 써 봤음
내가 색스를 글로 잘 표현 못할거 같아서 자세히는 말고 좀 간략하게 썼는데
야설보다는 그냥 색스라는 요소가 들어간 글이라고 생각해줘 써놓은 꼬라지 보면 알겠지만 님들 쥬지를 확 이상하게 만들어 버리겠다!!! 라고 작정한 글은 아님
근데 착의색스는 내 꼴림 포인트가 맞음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