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에 잠긴 테라 어딘가의 평원.

하늘 위로 별과 은하수가 한 눈에 들어오는 평원의 끝자락에서 마치 한눈 팔면 못찾을거같은 작은 두 실루엣이 보인다.

두 실루엣은 평원을 거닐며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며 한발자국씩 자신들이 이 대지 위에 펼쳐진 별빛속을 거닐었다는 흔적을 남기었으며 서로에게 들려주는 목소리는 서로를 칡흑과 같은 고독에 빠지지 않도록 해주었으며 이 평원 위에서 공기와 공기를 타서 울려퍼지었다.

하지만 그들이 남기는 발자국은 마치 그들이 이 평원을, 아니 별빛속을 거닐지 않았다듯이 시간에 의해 사라질것이며 이 대지 위에서 서로에게 들려주던 목소리의 매아리는 작은 바람 따위에 휘말려 허공 속으로 사라져만 갈것이다.

그럼에도 이 평원을 거닐는 그들은 잠시 멈춰 밤하늘을 올려다보아 밝게 빛나는 별과 은하수 사이에서 별자리를 찾아 자신들의 목적지를 향하는 길을 찾아냈다.

   박사는 오리지늄 뿐만 아니라 별자리에 대해 잘아는군.

연두색의 머릿결과 엘라피아족 특유의 뿔이 특징인 파이어워치가 자신의 선두에 나서던 실루엣인 박사에게 한 말이었다.

   그래? 별자리 관련해서는 아스테시아가 알려줬어.

   그런가.

   이 날과 비슷한 밤하늘 아래의 갑판 위에서 산책을 하던 도중 그녀와 마주쳤는데 나한테 이것저것 알려주더라. 야근하기 싫어서 농땡이 피우다 만난거라 흘려들었는데 이럴때 도움이 될줄은 몰랐지.

   사람 일은 알수 없는것이니 그렇겠지.

   아, 파이어워치 그거 알아? 자신의 앞을 걷던 박사가 뒤돌아보면서 말했다. 과거 사람들은 어떻게 길을 찾고 자신이 가는 길의 방향이 어딘지를 알았는지를.

   그건 모르겠는걸.

   별자리였대.

   혹시 그것도 아스테시아가 알려준건가?

   이 이야기도 아스테시아가 알려준거 맞아. 북쪽 밤하늘을 보면 별자리가 있는데 이중 7개의 별이 있어. 잘 보면 이 별들은 별자리를 구성하는데 마치 생긴것이 국자와도 같아. 북쪽 밤하늘에 있다는 것과 찾기 쉬운 점 덕분에 옛날사람들은 저 별자리를 보고 자신들이 향하던 방향을 찾을수 있었대. 그 덕분에 수많은 설화가 얾혀있는 별자리지.

파이어워치는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은뒤 자신의 머리를 긁적일뿐인 박사를 바라보며 풋 하고 웃은뒤 그런 별자리인거냐며 말을 할뿐이었다.

한참을 잡담하면서 걸었던 만큼 밤하늘은 더더욱 어두어져만 갔고 그럴수록 하늘 위에 펼쳐진 별과 은하수는 마치 우주를 바라보는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빛을 환하게 내고 있었다.

그 아래서 둘은 언덕을 발견하였다. 적당히 경사진 언덕 한 곳을. 그리고 그 언덕 끝자락에는 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이 대지 위에서는 오로지 재앙뿐인 곳에서 나무 한그루만이 굳건하게 자라 큰 나무로 자란것이었다.

나무는 언제부터 있었는지 가늠이 안될 정도로 거목이었고 잎사귀는 푸르었다. 파이어워치 그녀는 나무에게서 익숙함을 느끼었다. 숲도 없이 혼자 서있는 나무 한그루에게서 익숙함을 느낀것이었다. 하지만 나무에게는 자신과 달리 복수에 불타는듯한, 외로움에 요동치는듯한 그런것이 없었다. 역으로 이 언덕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겠다는 무언의 메세지가 느껴질 정도로.

그녀는 나무에 다가가 자신의 손바닥을 나무에 밀착시키어 나무 겉부분의 촉감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눈을 뜬 파이어워치의 주변은 울창한 숲이 되어있었다. 나뭇가지가 얾켜있는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과 새들이 잠에서 깨어났다는걸 알리는듯한 울음소리등 파이어워치의 마음속은 이미 숲속이었다. 오로지 자신만이 간직하고 기억하고 있을 장소로 말이다.

그녀가 나무와 함께 마음속 세계를 만끽하는걸 본 박사는 그녀가 잠시의 여유를 즐길수 있도록 놔두기로 하였고 나무 주변을 살펴보면서 자신들의 취침장소로 적합한지를 확인중이었다.

   미안해 박사. 파이어워치가 박사에게 다가오며 건넨 말이었다. 내가 잠시 상념에 빠졌어. 가던 길에 발목을 괜히 붙잡은게 아닌가 싶어서..

   아냐 괜찮았어. 어차피 이 나무에서 취침을 할까 확인중이었어, 거기다가 이렇게 큰 거목 밑에서 잠을 청할 순간은 별로 없을테고.

박사는 자신의 손목 시계를 들어다 본 뒤 여기서 취침을 하자고 하였고 파이어워치는 이런 나무 아래서 지내보는것이 오랜만이었기에 박사의 말에 동의를 한뒤 둘은 곧바로 등에 매고 있던 가방에서 잠시 눈을 붙혀줄 취침장비와 작게나마 어둠을 쫓아낼 등불 그리고 주린배를 다래줄 음식등을 꺼내었다.

여기저기 흙이 묻어있고 해진듯하며 여러번 사용한 흔적이 있는 작은 돗자리와 비록 구식이지만 불을 밝힌다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등불, 그리고 콩 통조림부터 소세지 통조림과 같이 다양한 음식을 저장하고 있는 통조림을 꺼내는것이 파이어워치의 눈길을 이끌어냈다.

이번에는 육포로 떼워야하나? 박사가 혼잣말을 하듯 작게 말했다. 아니야.. 육포는 아껴야해. 하지만 연료가 없는걸? 어쩔수 없이 그냥 먹어야하나?...

박사가 소소하면서 중요한 고민을 하는 동안 파이어워치는 자신의 크로스보우의 태엽과 시위의 상태를 점검하며 화살촉의 상태가 어떤지 살펴보며 무기 점검과 각종 생존 도구를 늘어놓아 중요도를 나누고 있었다.

   파이어워치. 박사가 말했다. 이번에는 조리없이 통조림을 먹어야할거 같은데 괜찮아?

   응. 괜찮아. 식량 관리는 너한테 맡겼는데 뭘.

   찾았다.

그후 비록 등불의 연료를 아끼기 위해 조리가 필요없는 통조림 위주의 작은 식사로 주린배를 다랜 그들이었지만 나름대로 잡다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며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파이어워치가 불현듯 떠올린게 있는지 배낭에서 무언가를 뒤적거리며 찾고 있었다.

그녀가 꺼낸것은 은색 동판으로 만든 하모니카 였다. 비록 여기저기 손떼가 많이 타고 긁힌 부분들이 많았지만 악기로서는 아직 멀쩡한 하모니카였다.

   파이어워치 그거 뭐야? 박사가 물어보았다.

   이거 하모니카야. 내 고향에선 가장 선호되는 악기야.

   연주해볼려고?

   그럴려고 꺼낸거지.

   연주실력이 어떨까 기대되는걸, 파이어워치.

파이어워치는 하모니카에 입을 대고 연주하기 시작했다.

음악이 시작되자 하모니카의 음이 울렸다. 그녀의 내쉬는 숨결과 마시는 숨결에 의해 리드판이 떨리기 시작했고 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연주곡은 얼핏 들어보면 흥겨운 노래라고만 생각할수도 있었으나 자세히 청취해보면 흥겨운 음 사이사이에서 구슬픈 구절이 흘려나왔다.

음악을 연주하는 그녀의 모습은 많이 불러 본듯 별 힘을 주지 않으며 연주 하였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하모니카를 들고 연주하는 매순간 마다 그녀의 모든 몸짓과 눈매에는 구슬픔과 외로움이 담겨있었다.

비록 짦지만 긴듯한 그녀의 연주는 끝났으나 노래 청취에 집중하고 있었던 박사는 연주가 끝난지도 모르고 그저 파이어워치에게 시선을 사로 잡혔다.

   어땠어 박사? 그녀가 박사에게 소감을 물어보았다.

   다른건 모르겠는데. 그녀의 물음에 그저 시선을 사로잡힌 박사는 정신을 차리고 답변하기 시작하였다. 확실히 하모니카 연주 실력은 로도스에선 널 따라잡을 사람은 없을꺼같아.

   그리고?

   그.. 내가 음악은 잘 몰라서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를 못내리겠어..

박사의 말에 그녀는 미소를 지어준 뒤 괜찮다고, 이 노래를 남한테 들려준적은 처음이라고 하며 좋았다면 다행이라고 하였다.

그후 두 사람은 잠자기 전 일어나 떠날 채비를 미리 해두고 나무 아래서 잠을 청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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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워치는 숲 한복판에 서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숲 한복판에서 들리는 소리를 만끽하였다. 나무 사이를 통과하는 바람소리와 그로 인해 나뭇가지와 나뭇가지가 부딪히는 소리에 나뭇잎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났으며 여러 동물들이 나무 사이를 거닐며 나뭇잎을 밞는 소리를 느끼었다.

숲의 소리를 마음껏 만끽한 그녀는 숲속으로 들어가 숲을 해치며 나아갔다. 해쳐나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동물과 숲이 보여주는 모습과 얾힌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만끽하며 그녀는 자신이 향하던 장소에 도착하였다.

도착을 한 곳에서는 자신을 보고 인사해주는 익숙한 얼굴들과 그들과 함께 지내던 오두막들이 반겨주었고 그녀는 미소를 지은채 그들에게 뜀박질을 뛰며 다가갔다.

이윽고, 그들과 가까워진후 눈을 깜박이자 보이는것은 불타는 오두막들과 나무들이었다. 사람들의 추억과 행복을 담고있던 오두막은 모든것을 집어삼키는 재앙과도 같은 거대한 불길에 휩쓸려 불타 쓰러질뿐이었고 숲을 이루던 나무들은 불타는것에 대한 비명소리인지 화르륵 화르륵 타닥 타닥같은 소리를 내었다.

불길에 휩쓸러 무너지는 오두막 소리, 칼과 방패가 붙히는 금속성 소음, 사람들이 내는 비명소리는 방금전만 해도 숲이 들랴주던 새들의 울음소리와 나무 사이로 가지들을 흔들었던 바람소리와 대비되며 평화로울 숲에서는 듣지 못할 불협화음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서곡이었을뿐이다. 어두침침한 녹색의 망토에 안면마스크와 파우치가 달린 방어복을 입었고 잘벼러낸 것 같으면서 동시에 피가 묻은 검과 한 눈에 봐도 값비싼 악세서리를 장착한 석궁과 여러 아츠유닛등 잘 무장한 이들은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무기를 들고 공격해오는 적들에게 맞서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공격해온 이들과 수차례의 전투를 치러본적이 있는지 자신들에게 배정된 위치로 이동하여 삶의 터전을 공격해오는 이들에게 석궁을 겨누며 악착같이 싸우는것이었다.

그녀는 그러한 광경을 보자 등에 매고 있던 석궁을 꺼낸뒤 적들과 맞서싸우는 동료들 곁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무언가의 억지력이 형성한듯한 투명벽이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그녀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벽과 같은 무언가를 쎄게 두들기며 자신의 동료들이게 소리를 쳤지만 소리 조차 막아버리는 무언가를 보고는 무력하게 동료들이 자신 없이 싸워야만 하는것을 지켜봐야만했다.

적들의 캐스터들이 쓰는 탐지 술식에 걸리고 말아 폭격 드론이 투하한 소이탄에 휘말려 고통에 온몸을 휘젓으며 비명을 지르다 쓰러지는 동료.

적이 척탄한 오리지늄 폭탄에 아무 말도 못한채 허무하게 폭사한 동료.

근접병과의 육탄전을 벌이다 수에 밀려 형체로 못알아볼 정도로 맞아죽은 동료.

그렇게 자신의 아무것도 못하는 동안 소중한 동료들이 하나 둘 쓰려지는것은 봐야만했고, 결국 그들이 구축한 방어선에는 공백이 생기었고 적들은 그사이로 돌격병과 충격병들을 투입하여 틈새를 더더욱 벌리고 있었다.

결국 이들이 지키려 했던 숲은 표정조차 알수 없는 이들에게 불타고 이들과 함께했던 나무들은 푸르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타들어가 회색의 나무기둥을 남기었을뿐이며, 그들과 그들이 이곳에서 남기었던 모든것들은 한줌의 재가 되어 사라졌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무력함에 무릎을 꿇고 힘 없이 고개를 내린채 눈물을 흘리던 그녀가 고개를 들자 눈 앞으로 찍혀오던 도끼를 본 순간 갑자기 눈앞이 암전되었다. 조금 뒤 무언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것이다. 그러자.

   허억!.... 허억허억.. 파이어워치는 악몽에서 깨어나면서 거친 숨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옆에는 자신을 깨우던 박사가 보였다.

   파이어워치. 박사는 파이어워치가 걱정되는듯한 눈빛을 하며 조심히 물었다. 대체 무슨 꿈을 꾸었기에 식은땀을 흘린채 헐떡이는거야? 어디 안좋아?

   아냐아냐.. 박사.. 난 괜찮아.. 파이어워치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안색은 평소 하얀 피부 보다도 더 창백하였고 얼굴은 식은땀 범벅이었다. 단지 꿈이었던건ㄱ...

그녀는 말을 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박사쪽으로 안기었다. 그녀의 행동에 놀란 박사는 제지하려다가 그녀의 상태를 보고 그대로 두기로 하였다.

그녀는 자신이 본 것이 그저 악몽이었단것에 안도함과 동시에 그때의 기억이 다시 선명해지는 정신적 상황에 겹쳐 몇일동안 조난되어 제대로 쉬지도 먹지 못한 몸상태까지 겹치다보니 반쯤 기절한채 다시 잠에 잠든것이었다.

박사는 그러한 그녀의 몸상태를 검사해보며 이마에 난 식음땀을 닦아주었으며 자신의 품에 안긴 그녀의 연두색 머릿결를 어루어 만지며 조심히 무릎배개를 해주었으며 자신이 입고 있던 로도스 외투를 벗어서 자신의 무릎을 배개 삼아 조곤조곤 잠드는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그후 파이어워치의 뿔을 조심히 만져보며 간지러움에 의해 잠결에 표정이 바뀌는 그녀의 반응을 즐기기도 하며 짦은 시간을 보낸 후 그녀에게 무릎 배게를 해주던 박사도 잠이 다시 오기 시작하였다.

조난 이후 이렇게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며 편안하게 앉아 휴식을 취해보는것이 처음인 박사는 점점 무거워지는 눈으로 별빛과 은하수로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아 눈에 담은뒤 한동안 편안하게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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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음..

파이어워치가 뒤척이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무언가 자신의 머리를 받쳐주는 느낌을 느끼었으며 그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데는 몇초도 걸리지 않았다.

   아... 파이어워치가 무의식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자신의 머리를 포근하게 받쳐주는것의 출처는 바로 박사의 무릎이었던것이다. 다행히도 박사는 아직 잠자고 있었기에 그녀가 깨어났다는걸 모르고 있었다는것이다.

조심히 박사가 깨지 않도록 무릎배게에서 빠져나온 그녀는 박사가 기댄 나무 반대편으로 이동하였고 나무에 기대어 앉은뒤 이내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손세수하듯이 쓸어내렸다.

   하아... 대체 왜... 그녀가 흐느기며 혼잣말을 하였다. 그런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여주기로 않기로 했는데..

'그때처럼 나약해지는 모습을 내보인다면 아무도 지킬수 없어. 이같은 상황에선 더더욱...'

파이어워치에게는 감정을 드러내는것은 곧 나약함이었다. 이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천천히 무너져갈뿐이다. 그런만큼 마음을 바로 다 잡고 졸고있는 박사의 곁으로가 그의 옆에 앉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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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시계가 부른 노래는 이거 하모니카 버전 들으면서 작성함.

중간에 나오는 애들은 애네들 생각하면서 적어봄.


대충 뱅기타고 갔다가 사고 휘말려서 평원 한복판에 둘이서 조난 당했다 생각하면 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