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협약을 끝마친 박사는 앉은 자리에서 기지개를 폈다. 몇 달 동안 준비해온 작전인지라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은 맥주나 마시며 하루를 보내겠다고 생각하며 오퍼레이터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던 와중에 누군가가 집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하는 수 없이 박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다가갔다. 박사는 문을 열고 문 밖의 인물을 확인했다.
붉은 머리에 검은 드레스를 입고 열화의 마검을 휘두르는 소녀였다.
"수고했어, 수르트."
대답이 없다. 협약 작전 이후라 지친 것일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녀의 상태를 관찰한다. 고개를 푹 숙여 표정을 확인할 순 없지만 몸은 지친 기색이 없어보인다. 호흡은... 자연스럽지 않다.
흐윽ㅡ 흐윽ㅡ하고 부자연스럽게 숨을 내뱉고 왼손은 뜯지 않은 아이스크림을 든 채로 떨고 있다.
그녀의 상태가 이상함을 인지한 박사는 즉시 단말기를 꺼내 의료 오퍼레이터에게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단말기를 꺼내려던 팔을 그녀의 오른손이 낚아챘다.
"수르트...?"
그 후 그녀는 박사를 끌려가듯이 집무실에서 나와 복도를 그녀와 함께 걸었다.
"수르트? 어디 아픈 곳이라도 있어?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땅을 바라보고 있어 얼굴을 확인할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조용히 그녀를 따라가기로 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그녀의 숙소 앞이었다. 그녀는 늘 하던대로 문을 열고 박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보관하는 소형 냉장고와 책상, 책상이 있는 벽에는 그 지역의 풍경 사진과 수 많은 표시가 되어있는 지도가 있고 혼자 누워있기에 충분한 침대가 있다.
방을 짧게 둘러본 그는 그녀를 봤다. 계속해서 불안정한 호흡을 하고, 잡힐 때엔 몰랐지만 비정상적으로 체온이 높다. 왼손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지만 떨지는 않았으며, 오른손은 아직도 박사의 팔목을 잡고 있다.
"수르트, 이제 무슨 일인지 말해줄 수 있겠어?"
또 대답이 없다. 박사는 곤란해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그녀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까? 라고 고민하던 중에 그녀가 박사쪽으로 돌아본다.
그제서야 그녀의 눈을 확인한다. 보라색이었던 그녀의 눈동자는 그녀의 머리카락과 같이 붉은색으로 변했고, 얼굴은 홍조를 띈 채 입꼬리가 올라가있다.
"수르..."
그녀의 변화를 보고 놀란 박사는 움찔했다. 그러자 그 행동에 반응한 듯 그녀는 박사를 침대에 걸터앉는 모양새로 던졌다.
"...!!"
던져진 것에 대한 충격으로 박사는 잠시 멍해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왼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의 비닐 봉지를 뜯고 막대를 오른손으로 쥐었다.
그녀는 서서히 박사에게 다가갔다.
"수르트? 도대체 무슨...읍!"
그녀는 박사의 입에다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꽂아넣었다. 갑자기 입 속에 딱딱하고 차가운 물체를 느낀 박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므ㅡㅡ! 므으ㅡㅡ!!"
그녀에게 아무리 외쳐보아도 울리는 것은 언어가 되지 못한 콧소리였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점막에 달라붙었다. 당황한 박사는 혀를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녹여갔다. 그러면서 그녀의 행동을 관찰해갔다.
그녀의 붉어진 눈은 불타오르는 듯이 박사를 바라보고, 그녀의 체온은 점점 올라갔으며, 웃고 있던 그녀의 입술은 일자로 다문 채였다. 손가락으로 막대를 통해 박사의 혀놀림을 느끼는 듯 했다.
그녀의 모든 행동, 표정, 생각을 도저히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한 박사는 이 곳을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박사의 생각을 눈치채고 왼손으로 박사의 머리 뒤편에 손을 대고 아이스크림을 깊숙이 삼키는 방향으로 밀었다.
"콜록콜록! 크헤억!"
갑자기 목구멍까지 차가운 것이 닿게 되자 박사는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혀로 어느 정도 녹여놓은 아이스크림이라 달라붙는 느낌은 없었지만, 아직도 형체를 유지한 아이스크림은 박사의 정신을 빼놓기엔 충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녀는 막대를 후진, 전진 시키며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아이스크림은 박사의 입술과 마찰되어 깎여나가고, 이내 흘러내렸다.
츄읍ㅡ 츄읍ㅡ
턱으로 흘러내리며 따뜻해진 아이스크림을 느낀 박사는 불쾌감이라도 들었는지, 아이스크림이 흐르지 않게 빨아들였다.
박사는 피스톤 운동을 멈추려는 듯 양 팔로 그녀의 오른팔을 막아보려 했다.
하지만 무거운 열화의 마검조차 한 손으로 다루는 그녀의 근력에 비해, 서류 업무를 주로 하는 박사는 약골이었다.
결국 팔 째로 피스톤 운동을 당하게 된 박사는 굴욕감을 느꼈다
퐁ㅡ
피스톤 운동이 격렬해진 탓일까, 박사의 입에 아이스크림 덩이를 남긴 채 막대만 쏙 빠져나갔다.
움직임이 멈춘 박사는 아이스크림이 담긴 입을 벌린 채 빠진 막대를 보았다. 순간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으나 빈틈이 생겼다.
하지만 전투의 달인인 그녀에겐 이 순간은 빈틈조차 아니었다. 막대를 던져버리고 오른손도 머리 뒤편에 옮겼다.
또 다시 움직일 수 없게 된 박사는 새로 추가된 구속에 움찔했다.
그녀는 박사와 마주보게끔 허리를 굽혔다.
그녀는 박사와 얼굴을 가까이했다.
그녀는 박사의 벌어진 입술에 자신을 입술을 겹쳤다.
갑작스런 감각에 박사는 인지능력이 떨어진 듯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으로 입을 범해진 박사에게 그녀의 뜨거운 입술은 마치 청천벽력처럼, 박사의 정신을 마구 헤집어놓았다.
그녀는 혀를 집어넣어 입 안의 아이스크림을 탐했다.
아이스크림은 점점 작아지고, 그녀의 혀는 점점 깊숙이 들어온다.
입으로 호흡을 못해서, 과하게 흥분해서인지 모르지만 서로의 따스한 콧김이 겹쳐진다.
"푸아... 허..."
몇 분이나 지났을까, 그녀가 박사의 입술에서 거리를 벌렸다. 박사는 숨을 몰아쉬고 있지만, 그녀는 아직도 박사의 머리를 감싸고 있다.
"수르트... 정신 차려..."
그녀는 조용히 박사를 바라보고만 있다. 박사는 소통을 포기하고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해 생각하기로 했다.
살카즈인 그녀를 이렇게까지 만든 원인이 무엇일까?
원인은 그녀가 살카즈임에 있었다.
협약 작전 후반부에 살카즈 보초 세 명이 일제히 경보를 울렸다. 하지만 이에 반응할 수 있는 살카즈는 전장에 없었을 터이다. 그러나 그녀는 경보에 반응해 눈이 붉은 색으로 변했다.
물론, 같이 작전을 나간 인원들 중에도 살카즈 오퍼레이터는 많았다. 그들과 그녀의 차이점이라면, 그녀는 모든 체력과 힘을 모두 다한 채로 퇴각했다.
작전을 마친 후 복귀할 시점엔 힘이 회복되지 않아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면에는 살카즈의 피가 흥분으로 요동쳤다.
반쯤 정신줄을 놓은 그녀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박사에게 향했다.
그녀가 들고 간 아이스크림은 두 개 였지만, 하나는 자신이 먹고 하나는 박사의 몫이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박사에게 상담하려고 다가간 그녀였으나, 사람이 많이 오갈 가능성이 있는 집무실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박사를 숙소로 끌어왔다.
박사에게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려 한 그녀였으나, 그녀의 행동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달리 난폭했다.
박사에게 사과를 하려 했지만, 박사가 큰 저항 없이 받아주었다. 그녀는 박사의 모습을 보고 고양감에 빠져 아이스크림 비닐을 뜯었다.
눈동자가 붉어지고 체온이 올라갔을 뿐이지 사실 그녀는 정신이 온전한 상태였다. 말을 하지 않은 건 그저 박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말하기 부끄러웠을 뿐이었으며, 아이스크림을 꽂고 키스까지 해버린 건 분위기에 취해 몸이 그러한 행동을 취한 것 뿐이다.
자신의 행동에 자신조차 의문을 표한 그녀였으나, 지금은 알 게 뭐냐, 하고 박사를 따먹고 있다.
박사도 살카즈 보초에 대한 추측까지는 생각해냈지만, 그녀가 맨정신일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복잡한 생각 속에 파묻혀 있던 박사를 꺼낸건 그녀의 행동이었다.
그녀는 또 다시 입을 맞추고 그대로 몸을 앞으로 기울여 박사의 몸 위에 자신을 겹쳤다.
박사는 신음조차 내지 못했다. 아이스크림 없이 들어온 그녀의 혀는 연체동물처럼 박사의 입에서 움직였다. 이제는 박사도 그녀에게 몸을 맡기고 그녀를 느끼기 시작했다.
야쓰는 못할것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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