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보그에서 나올 때는 꾀죄죄한데다 뼈만 앙상한 차가운 고사리손을 꼭 잡고 나왔고, 주말에 있을 일대일 테스트를 준비하다가 로도스 함내 문서열람실의 폐관 시간이 되기 직전 골아떨어진 걸 공주님 안기로 부드럽게 안아올려서 침실까지 업어갔었고, 수련의 자격시험을 통과하고 첫 축하주를 받아마셔 꽐라가 됐던 날에는 행복하게 알딸딸해진 얼굴로 어서 사람들을 진짜로 도와주고 싶다고 횡설수설하는 걸 어깨동무하고 침실까지 데려가며 봄날 훈풍에 고드름이 녹듯 아주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던 켈시가 보고싶다

중상을 당한 채로도 이빨을 아득까득 갈면서 쓰러진 대원의 상처를 소독하던 폴리닉을 어깨 위로 들쳐업고 달리고, 십수 년 전 그때의 앳된 눈빛이 그대로 반짝이는 폴리닉의 갓난 아기를 받아들어 산고와 식은땀에 푹 절은 폴리닉의 품에 안겨주고, 평온하게 눈감은 채 희디흰 수의를 입고 노잣돈인 시라쿠사 동전을 혀 아래에 넣어둔 폴리닉을 화장장까지 안고 가는 켈시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