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문학이라고 쓰기에 나도 문학으로 바꿔보기는 했지만, 이걸 정말 문학으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

아무튼 이번 편으로 라플란드도 끝이다.





……왜 웃는 거지?

광소 수준은 아니더라도, 미친 듯이 깔깔거리며 배꼽 빠질 듯이 웃는 라플란드를 보며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무시 받았다고 생각하자 조금 화가 나기도 했다. 뭐가 그리 웃기냐며 라플란드에게 따지려던 찰나, 깔깔거리던 라플란드가 웃다가 찔끔 빠져나온 눈물을 닦으며 사과를 했다.


“미안, 미안. 평소의 박사가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 하는 게 너무 안 어울려서 말이야! 하하하!”


그래놓고 다시 웃는 라플란드. 역시, 자기를 무시 하는건가? 하고 침울해졌다. 평소 박사의 진지하지 않은 얼굴이었다면 대체 어떤 얼굴이었는지 호기심도 든다. 일단 보기 좋은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하아, 미안, 미안. 박사가 그렇게까지 나한테 진지해질 줄은 몰라서 말이야. 그래도, 너의 총애는 확실하게 받는 것 같아서 제법 기쁘다고?”

“그렇게 비웃어 놓으면 난 상처 받는다고.”


울컥할 뻔 한 것도 간신히 참았다. 기억에 없어져서 해본 적도 없는 일이 되어버린 일들을 간신히 해내오면서 여태까지 쌓아온 게 모두 부정 당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라플란드라고 그것을 모를 리는 없었기에 비웃은 것처럼 느껴졌다면 미안하며 다시 사과를 했다.


“그리고……고마워. 이것저것 말이야.”


그런 이야기를 하며 시선을 회피한다. 박사를 마주보고 있으니 이유를 알 수 없이 낯간지럽기 시작했다. 다시 어색한 공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이런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 관계를 피하기 위해 찾아왔던 박사는 다른 질문으로 넘겼다.


“그럼, 너도 날 믿어주는 거야?”

“전에 말했지? 내 힘을 마음껏 발휘하는 일을 주는 넌 최고라고. 난 앞으로도 널 계속 믿을 거다. 그러면 너도 날 계속 믿어주면 되는 거지.”


그렇게라도 이야기하니 한 결 낮다. 전투와 관련해서는 누구보다도 정직해지는 인물인 라플란드를 따라 올만한 대원은 없었다. 전투가 벌어지면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것과, 좋아서 하는 참여하는 건 굉장히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걸 넘어서, 라플란드에게 있어서 전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움이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즐거움뿐만이 아니라 당장 텍사스와 겨뤄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대신 풀기 위한, 집착 증세 중 하나이기도 했다.


텍사스에 대한 집착이 언제 사라질지는 모르겠다.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으며, 그때까지 둘을 캐어 해주는 것 밖에 할 수 없지만, 지금은 지금 상황에 만족하기로 한다.


“뭐, 그렇게 이야기하면 나도 계속 나아가야겠지.”

“후훗, 그래, 나아가면서 내가 있어야 할 장소도 많이 찾아줘. 그리고 텍사스에 대한 이야기도.”

“또 텍사스 이야기냐.”


여전히 골치가 아팠다. 나중에 라플란드에게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를 해야겠다. 키득거리며 웃는 얼굴을 보면서 박사도 쓴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잘 해결된 것 같으니 다른 문제를 해결할 때가 왔다. 어색한 기류를 없애는 것 말고도 용건이 하나 더 있었으니까.

자신의 속옷인 런닝셔츠.


“아, 그리고 라플란드. 한 가지 물어볼 게 더 있는데. 혹시, 여기 런닝셔츠 하나 있지 않았어?”


라플란드의 숙소 안을 가리키며 도망치듯 나오느라 깜빡하고 두고 나온 것 같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런닝셔츠?”


박사가 찾고 있는 속옷에 대한 말을 듣고 눈동자를 돌린다. 짐작 가는 건 없는 것인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없었는데.”

“……그래?”


박사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물음표가 시야 들어오는 것 같았다. 런닝셔츠를 분명히 입고 있었는데 홀딱 벗었다면 샤워실과 라플란드의 방 말고는 없었다.

가장 최근에 기억나는 장소도 여기고, 어색함을 없애기도 할 겸 라플란드의 숙소까지 찾아왔건만, 아무래도 잘못 집은 것 같았다.


“미안, 엉뚱한 장소에 두고 온 것 같네.”

“참나, 그런 걸 어떻게 잃어버릴 수가 있어?”


팔짱을 끼우며 핀잔을 주면서도 입 꼬리가 찢으며 비웃는다. 부끄러웠다.


“어디 가서 말하지만 말아줘…….”

“나랑도 연관되어 있는데 미쳤다고 이야기하나? 걱정 마라.”


런닝셔츠는 라플란드의 방에는 없는 것 같다. 그러면 괜히 엉뚱한 곳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는 소리가 되어 간단히 인사만 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또 도망치는 것 마냥 서둘러 자리를 뜨면서 괜한 쑥스러움에 뒷머리만 긁적였다.

내 런닝셔츠는 어디에 있는가? 부끄러움, 쑥쓰러움을 없애기 위해서 딴 생각을 하지만 그 원흉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진정은커녕 배로 상승했다.


“빨리 런닝셔츠나 찾으러 가자.”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두고 목적만 이루고 돌아가고자 박사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전날 씻었던 목욕탕에서도 박사의 런닝셔츠는 찾을 수 없었다.






“……갔다.”


박사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살아진 라플란드는 입고 있는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내용물은 잘 들어있다. 이상한 것도 아니지만 자기 자신은 지금 좀 이상해진 상태라고 느끼는 중이다.

라플란드의 주머니에 들어간 ‘박사의 런닝셔츠’. 원래라면 박사에게 돌려줄 예정이었다. 산책이라도 할 겸, 런닝셔츠를 돌려주려고 주머니에 넣고 나왔는데, 문 앞에 박사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는 그 런닝셔츠가 돌려주기 싫어졌다.


괜한 심술 같은 것을 부리는 게 아니었다. 자신과 가까이에 서 있는 박사, 그 덕에 코를 자극시키는 박사의 체취가 느껴졌다. 잠깐이지만 루퍼트족이라는 이유로 그에게서 나는 체취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그 빨간 녀석의 냄새가 섞여 있기는 하지만 박사의 냄새가 좀 더 진하게 느껴졌다. 다른 것도 아닌데, 박사의 체취가 왜 그렇게 좋게 느껴지는 걸까? 이상한 감정을 억누르며, 자신과 어색한 관계를 가지기 싫다는 박사의 말에 응답해주며 간신히 그를 돌려보냈다. 내심 그의 진지한 모습에 당황했으면서도 귀엽게 느껴졌다.

나란 놈도 의외로 박사한테 신뢰받고 있었구만. 박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몰래 흡족해했다.


박사가 돌아가고 나서는 끓어오르기 시작한 본능에 산책을 가려던 것을 그만두고 다시 방안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서 꺼낸 박사의 런닝셔츠를 꺼내자마자 코를 가져갔다. 박사와 똑같은 냄새가 났다. 방금 전까지 같이 있었던 것처럼 진하게 나지는 않고 좀 더 은은하게 나지만 그것만으로도 몸이 달아오르기에는 충분했다.


“흐읍……하아…….”


코를 가까이 가져가는 것도 모자라 아예 코를 박고는 숨쉬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들이마시면 마실수록 박사의 체취가 라플란드의 코로 넘어와 몸을 뜨겁게 만들었다.


“젠장.”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각이지만, 하반신이 또 저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박사를 다시 부를까 하다가 등을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신뢰하는 대원에서, 박사의 런닝셔츠를 훔쳐 숨기고 그것으로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변태로 인식을 바꾸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심한 시라쿠사 욕설)”


이렇게 되면 박사가 볼 일이 있어서 왔을 때랑 다르지 않잖아. 하면서도 이미 옷가지들은 모두 라플란드의 몸에서 벗어난 후였다. 한손으로는 박사의 런닝셔츠를 잡아 코를 박고, 한손으로는 분주히 자신의 하반신은 만지고 자극한다.

그 때와 달라진 점이라면 땔감이 다르다는 것 정도지만, 마음의 편안함이나 쾌락은 이쪽이 한 수 위였다. 체취는 중독적이었고, 하반신의 자극은 기분은 좋았지만 부족했다. 손가락이 아니라 박사의 것이었다면 몇 배는 기분이 좋았을 텐데.

빠르게 한 번의 절정을 맞이한 이후, 아쉬워서 다시 한 번 손을 가져갔다. 그러고는 또 한번, 같은 짓을 반복하면서 만족하지 못하는 절정으로 겨우 해결되었나 싶었던 발정이 다시 시작되었다.


박사가 다시 찾아와 자기를 끌어안아 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모습은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박사에게 자신의 추태를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체취를 맡으면 맡을수록 침대 위에서 박사가 자신을 끌어안고 아기씨를 주입하면서 격렬한 키스를 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 당장 원하는 체위였다. 부끄러웠던 기억은 모두 사라지고, 본능에 따라 그 생각만 떠올랐다.


컨디션은 마저 회복되지 않은 것인지 이후 몇 번의 자위 이후로 숨을 헐떡이며 축 늘어졌다. 시간은 오전 10시가 좀 넘은 시간, 일어난 시간이 늦어도 7시이니, 몇 번이라고 했지만, 못해도 몇 시간을 해온 것이지만 컨디션이 좋았으면 그 이후로도 계속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 손에는 여전히 박사의 런닝셔츠를 쥐고 있었다. 겉으로는 아침부터 자위를 해서 지친 체력을 회복하는 것 같지만, 머릿속에서는 라플란드와 박사가 몇 번이고 침대 위에서 뒹구르고 있었다.


“박사…….”


박사를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박사의 것을 원하는 것인가? 아, 둘 다 원하는 거구나. 이제 헷갈릴 지경이지만, 확실한 건 텍사스 수준은 아니겠지만, 박사에게 집착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따가 찾아가도 뭐라고 안 하겠지?”


발정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한 마리의 외톨이 늑대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