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은?


*무전음*


린 위시아: 순조로워. 곧 레스토랑에 도착할 거야.


: 다행이군.


*문을 박차는 소리*


: ?!


*걸어오는 소리*



에르네스토: 또 만났네요, 첸 씨.


: ……거기서 누워있는 편이 더 좋았을 텐데.



에르네스토: 저도 그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눈을 뜰 즈음에는 승패와 상관없이 모든 게 끝났으면 하거든요.

에르네스토: 안타깝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첸: 너는 나를 이길 수 없다.


에르네스토: 여러분을 처음부터 이번 계획에서 최대의 변수라고 생각했던 게 점점 다행스러워지고 있을 지경입니다…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계획은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테니까요.


: 넌…… 저런 광신적인 부류의 사람이 아니다. 꼭 이런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나?


에르네스토: 일이 이 지경까지 왔으니, 저도 제 진심을 말하죠.



에르네스토: 예전에 칸델라 씨는 그녀의 아버지이자 이 도시의 전 시장을 더러 "라이타니아 정부의 지원으로 횡령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쓰레기"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에르네스토: 그때 도시에서 분노한 시민들이 사무실 문을 걷어찬 그 직후에, 그는 아내와 딸을 데리고 이 나라를 탈출했습니다.

에르네스토: 그녀의 아버지는 두말할 것도 없이 인간쓰레기였습니다. 또한, 그 인간쓰레기의 딸인 칸델라 씨는 아버지를 따라 먼저 카시미어로 간 뒤에 빅토리아로 유학을 하러 갔습니다.

에르네스토: 아버지를 따라나선 칸델라 씨는 돈의 쓰임새를 알게 되었고, 또한 돈이 가진 그것의 진정한 의미도 깨달으셨죠.

에르네스토: 그리고 칸델라 씨는 이 도시로 돌아와 시장이 되셨습니다.



에르네스토: 저항군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곳은 이미 볼리바르 최고의 술과 커피, 그리고 설탕을 생산하고 있었죠.

에르네스토: 도솔레스의 테킬라는 라이타니아와 컬럼비아에서도 마실 수 있습니다.


에르네스토: 라이타니아와 컬럼비아가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이 도시는 양쪽 귀족과 집권자 모두 선호하는 휴양지가 됐고요.

에르네스토: 또한 그들은 칸델라 씨가 정해둔 규칙을 따르기에, 여기서는 쉽사리 손을 쓸 수도 없습니다.

에르네스토: 그들이 기꺼이 그 규칙에 따르게 하는 것은, 도솔레스가 지닌 무력도 아니며, 현란한 칼솜씨도 아닙니다. 바로 돈과 오락, 사치품이죠.


에르네스토: 이게 바로 이 도시의 아름다운 외면, 허울로 가득 찬 껍데기입니다.



에르네스토: 저는 제가 이런 생각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요.

에르네스토: 하지만 도저히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에르네스토: "어떤 의미에서 결과적으로는 칸델라 씨가 아버지보다 볼리바르라는 나라를 더 사랑하는 게 아닐까?"



에르네스토: 아버지는 단지 볼리바르라는 나라를 원했습니다. 그저 국가라는 이미지를 맹목적으로 추구하고 있을 뿐이겠죠.

에르네스토: 볼리바르의 영토는 식민지의 크기에 따라 대소가 결정될 뿐. 그 땅에서 살아가는 인민은 줄곧 볼리바르에서 생활해 온 국민입니다.

에르네스토: 만일 독립한다면, 그다음은? 컬럼비아와 라이타니아의 압력에는 어떻게 맞닥뜨리죠? 어떻게 이 나라를 하나의 완전한 국가로 키울 생각일까요?

에르네스토: 아버지는 전혀 모르셨습니다. 아버지는 볼리바르가 어떤 나라인지 사실 전혀 모르셨어요.

에르네스토: 적어도 칸델라 씨는 존재의 의미를 보고, 그 의미를 최소한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은 찾으셨습니다.


: ……궤변이군.


에르네스토: 말로만 외치는 것보다는 낫죠, 안 그렇나요?


: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 넌 왜 네 아버지를 도우려고 한 거지?


에르네스토: 저는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가 전쟁의 참화 속에서 뒹구시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그러며 아버지가 의기양양해하시다가 점점 과묵해지시는 것도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에르네스토: 저는 제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잘 압니다. 아버지는 이미 시대에 굴복하는 선택을 한 사람들과는 다르단 걸요.

에르네스토: 칸델라 씨의 밑에서 일한다고 해서 제가 아버지를 배신하는 건 아닙니다.

에르네스토: 하지만 그런 생각이 점점 강해지면서 다른 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된 것은 부인할 수 없겠네요.



에르네스토: 그래서 이번 계획을 하나의 분기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에르네스토: 저는 전심전력으로 아버지를 도울 겁니다. 만약 아버지가 성공한다면, 저는 아버지의 곁에서 함께 할 겁니다.

에르네스토: 만약 아버지가 실패한다면, 저 또한 변화를 받아들여, 칸델라 씨의 지지자가 될 겁니다.



에르네스토: 물론, 제가 죽는다면──



에르네스토: 그때는 그냥 죽어버리면 그만이죠, 하하.

에르네스토: 그러니, 지금은 아직 끝을 낼 때가 아닙니다.

에르네스토: 저는 첸 씨를 보내지 않을 겁니다.


: ……그렇다면, 나도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에르네스토: 네, 만나서 반가웠어요. 첸 씨.

에르네스토: 만약 이런 상황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전 당신과 린 씨를 데리고 이 도시를 좀 더 알려 드리고 싶었을 텐데요.



: 그만.


에르네스토: ……네. 이런 이야기는 이제 끝낼 시간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