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로즈마리에게 일기에 이상한 내용 좀 쓰지 말라고 하느라 진땀을 빼고, 글라디아와 점심을 먹은 뒤 그녀가 건넨 말이었다.


"허버허버 드신다고 했습니다. 여기선 허겁지겁을 허버허버라 한다고 단국 커뮤니티에서 그러더군요."

"..."


독타는 페미니즘 사상이 퍼져있는 단국 커뮤니티의 모습을 회상하며 기분이 매우 나빴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당장 올라오는 그녀의 머리를 벽돌로 후려치고 싶은 욕구를 참았다.

"내가 그리 급하게 먹었나?"

"아뇨, 힘조서 드시더군요."

"뭐?"


또다시 글라디아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힘조서 드신다고 했습니다. 테라에서는 힘줘를 힘조라고 한다군요. 이것도 단국 커뮤니티에서 배웠습니다."

"..."


글라디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독타를 바라보았지만, 이미 글라디아의 단어 선택에 기분이 내려갈대로 내려간 독타는 위기협약의 제약을 선정하는데 열중하려 했다.

"협약 일이 오조오억개 정도 밀려있는 것 같군요."

"뭐?"

"오조오억개라 했습니다. 일을 밀리지 말고 제때제때 좀 하시죠."

"...미안, 대원들 편성도 신경써야하고 배치도 봐줘야하니 일이 밀리네."


독타는 그렇게 머리 끝까지 올라온 화를 참은 채로 대충 대답하고, 어서 빨리 이 자리를 뜨기 위해 통신구 장비를 꺼내어 아미야에게 다음 일정을 확인해달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독타의 군무새는 좀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또 다시 글라디아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군무새입니다. 육지인들은 원래 귀가 안 좋습니까? 계속 이렇게 잘 못 들으시고."

"...요즘따라 귀가 안 좋네."

"아, 맞다. 요즘 테라에는 이런 인사법이 유행이라 하더군요. 이게 맞나요?"


글라디아는 검지와 엄지로 뭔가 잡는 듯한 손모양을 만들며 독타를 바라보았다.


"..."

"흠? 왜 그런 표정을 지으시는 겁니까? 제가 무슨 실례라도..."

"아, 아니야... 잠깐 집무실 가서 뭐부터 해야할지 생각하느라. 미안해."

"아아, 그런 건가요. 잠시 착각해 보력 지 뭡니까."

"뭐?"


다시금 글라디아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잠시 착각해 보력 다고 했습니다. 제발 좀 한번에 들으시죠."



독타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곤 자신의 머리를 벽돌로 후려쳤다.

정신을 잃어가는 독타의 눈동자엔 엄지와 검지로 무언가를 집는 듯한 모양을 만드는 글라디아가 비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