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포이즌: ……


토미미: 오오.

토미미: 전 다 봤어요.


토미미: 고마워요, 블루포이즌 언니.


블루포이즌: 네? 아, 천만에요.

블루포이즌: 토미미 씨.



토미미: 저를 그냥 토미미라고 불러주셔도 괜찮아요. 오히려 그렇게 ""라고 존칭까지 붙여주시면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블루포이즌: 아, 그런가요? 그러면, 토미미.

블루포이즌: 아침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블루포이즌: 의료부 쪽의 오퍼레이터가 토미미의 눈물로 의료부가 잠기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거든요.


토미미: 그, 그건…… 말씀드리기가 정말 민망하네요.


블루포이즌: 한번 말하고 나면은 후련해질지도 몰라요. 부디 말해주세요.


토미미: ……

토미미: 사실은……







토미미: 아마 이런 일이었을 거예요……

토미미: 비웃지 말아 주세요……


블루포이즌: 그럴 리가요.

블루포이즌: 저는 아다크리스인들은 절대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줄 알았어요.


토미미: 눈물은 곧 자신이 나약하다는 표시니, 절대로 남들 앞에서 울어서는 안 돼요.


블루포이즌: 그래도 토미미는 가비알 씨를 위해서 울고 싶은 거군요.

블루포이즌: 이건 결코 남에게 말하기 쉬운 일은 아니에요.


토미미: 에,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블루포이즌: 토미미는 의류 관련 잡지에 관심이 많은 것 같네요. 고향에도 이런 출판물이 있었나요?


토미미: 아뇨. 하지만 이남이 가끔씩 밖에서 사서 저한테 가져다 줬어요.

토미미: 이남은 저희 아카후알라 쪽에서 장사를 하는 친구에요. 항상 밖에서 재밌는 물건을 가지고 돌아오는 걸 도와줬고, 저한테 글로 쓰는 언어도 가르쳐줬어요.

토미미: 언어를 배운 다음에는 저도 이남이 가지고 있는 책을 샀어요. 그 산 책 중에서 어떤 것들은 특히나 더 마음에 들어서 자주 찾아본 적도 있었고요.


블루포이즌: 예를 들면요?


토미미: 《도시미인》 같은 거요.


블루포이즌: 으흠, 그 잡지도 비교적 유명한 편이죠.

블루포이즌: 다만…… 너무 지나치게 최신 트렌드랑 스탠다드에만 치중해서, 오히려 위상을 떨칠 수 있는 시기를 놓쳐버렸죠. 흠……

블루포이즌: 거기서 몇 명의 편집자랑 사진작가가 나와서 자립하려고 한다던데, 잘 될 수 있을련지 모르겠네요.


토미미: 블루포이즌 언니, 패션에 대해서 잘 아는 모습, 대단해……


블루포이즌: 아녜요. 단지 많이 본 게 있으니, 자기 나름대로의 관점과 고집이 있을 뿐이죠.

블루포이즌: 토미미, 당신은요? 당신에게 패션이란 무엇인가요?


토미미: 잘 모르겠어요. 아카후알라 방언에는 패션을 묘사한 단어가 없어요.


토미미: 사람을 때리는 데에 쓰는 단어는 종류가 꽤 많지만요.


블루포이즌: 하하……


토미미: 저는 패션은 아름다운 옷, 심플하고 예쁜 엑세서리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토미미: 왜냐하면 아카후알라에는 이런 것들이 없거든요.


토미미: 제가 처음으로 이남에게서 산 그 잡지를 펼쳤을 때, 그제서야 저는 옷이란 게 원래부터 저런 색깔과 그런 스타일을 가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토미미: 어떤 옷들은 제가 영원히 상상조차도 할 수 없을지 몰라요. 하지만 언젠가, 제가 이남에게서 사온 잡지에 나온다면, 그때는 저도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토미미: ──"나는 그 옷이 마음에 든다."라고요.


블루포이즌: 잘 아시잖아요.


토미미: 사실, 제가 지금 입고 있는 이 옷도 잡지에서 마음에 드는 걸 찾고, 그걸 토대로 어떻게든 하나의 완전한 옷으로 만들어서, 또 나름대로 저한테 맞게 리폼한 거예요.

토미미: 지금은 조금 찢어지긴 했지만……


블루포이즌: 아, 어디서 본 기억이 있는 것 같네요……

블루포이즌: 음……

블루포이즌: (자신의 휴대용 노트를 펼쳐 보곤 뒤적거린다.)

블루포이즌: 마르트…… 와일드한…… 울부짖는…… 수영복 시리즈…… 코랄코스트……

블루포이즌: 찾았다.

블루포이즌: 봐주세요. 원본은 이런 느낌이었나요?


토미미: 우와, 맞아요!

토미미: 블루포이즌 언니는 어떻게 맞추신 건가요?!


블루포이즌: 내공이 쌓인 거랄까요. 가끔씩 제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이 있으면, 오려내서 이 노트에 붙인 다음에, 그 디자인에 대한 제 자신의 소감을 적거든요.


토미미: 자, 자른다고요? 그러면 잡지가 안 망가지나요?


블루포이즌: 이건 뭐랄까…… 저만의 버릇 같은 셈이네요.

블루포이즌: 확실히 잡지를 스크랩하는 것은 책의 완전성을 훼손하는 일이지만, 제게는 그런 스크랩을 하는 행동은 곧 지름길이 되거든요.


토미미: 지름길이요?


블루포이즌: 잡지 한 권에서 가장 얻고 싶은 지식을, 한곳에 두는 거에요.

블루포이즌: 그리고 저는 그 지름길을 통해서 여기까지 왔어요.


토미미: 머릿속에 넣는다는 거에요?


블루포이즌: 으흠.

블루포이즌: 제 손에 있는 이 노트는 벌써 여섯 번째 노트에요.

블루포이즌: 제일 처음에 썼던 노트들은 옛 추억을 떠올릴 때만 몇 번씩 훑어봐요.

블루포이즌: 그 노트들에 쓰인 것에는 이젠 추억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으니까요.

블루포이즌: 정말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모두 제 머릿속에 있답니다.

블루포이즌: 그리고 그건 하나의 심미, 품위, 격조로 바뀌었고요.


토미미: 그렇게 많은 것들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블루포이즌: 물론 불가능하죠. 가장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부분만 남아 있어요.

블루포이즌: 예를 들자면, 토미미가 미에 대해서 선택하고자 할 때 추구하는 것이겠네요.

블루포이즌: 혹은, 토미미에게 있어서, 그런 것들이라면, 음──

블루포이즌: 가비알이려나요?


토미미: 와, 언니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확실히 가비알 씨는 잊을 수 없겠네요.


블루포이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머릿속에 있답니다.

블루포이즌: 잡다한 물건은 그저 때에 맞춰 기억들을 여는 열쇠일 뿐.

블루포이즌: 기억을 일종의 자동문으로 만든다면, 열쇠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겠죠?


토미미: 언, 언니의 말도 일리가 있네요.

토미미: 열쇠…… 보물……

토미미: 기억……

토미미: ……


블루포이즌: 토미미, 코디를 해보신 적이 있나요?


토미미: 코디요? 아뇨, 아직이요.


블루포이즌: 그럼 우리 지금 바로 의류점에 가서 옷을 한번 입어보는 건 어때요?


토미미: 입는다고요? 그거, 괜, 괜찮아요?!


블루포이즌: 그럼요.

블루포이즌: 이동도시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의 매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토미미는 그곳에서 원하는 만큼 시착할 수 있어요.

블루포이즌: 만약 토미미가 괜찮다면, 함께 재단사를 찾아가서, 스타일링에 대해 더 많은 조언을 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토미미: 그, 그게, 정말로 가능한가요?!


블루포이즌: 물론이죠. 토미미가 원한다면, 로도스 아일랜드에서는 전신 세트로 주문·제작할 수도 있답니다.

블루포이즌: (작은 소리로 읊조린다) 다만 가격이 조금 비서민적일뿐……


토미미: 네, 네에, 저, 어, 저, 저는 준비하러 갈게요!

토미미: 이따가 입으러 가는 거, 맞죠?


블루포이즌: 그러죠.


토미미: 그럼 저, 저, 저는, 먼저 기숙사로 돌아가서 가방을 내려두고 올게요. 이렇게 하면 옷을 입어볼 때 조금 더 편할 테니까요.


*천천히 다가오는 소리*


지나가는 리베리: 토미미 씨가 이 점을 깨달게 된 것은 정말로 축하드릴 일이네요.


토미미: 오, 아까 전에 만난 리베리 언니다!


지나가는 리베리: 그동안 자기소개를 잊었습니다. 부디 제 소홀함을 양해해 주시길.

아스테시아: 제 이름은 아스테시아 우비카, 보통 다른 분들은 저를 "아스테시아"라고 부른답니다.

아스테시아: 만나서 반가워요.


토미미: 안녕하세요, 아스테시아 언니.

토미미: (손을 내밀었다.)


아스테시아: (가벼이 손을 잡아 흔든다.)


블루포이즌: 안녕하신가요, 아스테시아 씨.


아스테시아: 평안하신지요, 블루포이즌 씨.


블루포이즌: 토미미 씨를 데리고 가서 옷을 입혀보고 싶어요. 괜찮으시다면──


아스테시아: 저도 마침 새 옷을 고르려고 했었는데, 여러분과 동행할 수 있다면 저에겐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아스테시아: 바이비크 씨라면, 아무래도 서점에서 출판물을 사고 계실 것 같네요.


*서점으로 들어가는 바이비크*


아스테시아: 저런, 아무래도 제가 맞았나 봐요.


블루포이즌: (어떤 것도 아스테시아 씨의 눈을 속일 순 없군요……)

블루포이즌: 제가 먼저 바이비크 씨에게 인사하러 가겠습니다.

블루포이즌: 저희는 잠시 후에 만나도록 하죠.


*사라지는 블루포이즌*


토미미: (작은 소리로) 아스테시아, 아스테시아 언니!


아스테시아: (작은 소리로) 무슨 일인가요?


토미미: (작은 소리로) 언니가 전에 말했던, 전시관으로 꾸민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


아스테시아: (작은 소리로) 자, 저기 작은 분수대가 보이시나요?


토미미: (작은 소리로) 네넹.


아스테시아: (작은 소리로) 분수대 위에 부조(浮雕)가 있는데, 정말로 아름답지 않나요?


토미미: (작은 소리로) 넹.


아스테시아: (작은 소리로) 만약 그 부조가 토미미 씨가 정성껏 보관해온 보물이라면, 엄청 기쁘지 않겠나요?


토미미: (작은 소리로) 오…… 오오!


아스테시아: (작은 소리로) 바로 그런 거랍니다.

아스테시아: (작은 소리로) 특별히 제작된 전시대 위에 아름다운 추억을 올려두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에요.

아스테시아: (작은 소리로) 필요하다면 전시대에 다른 장치를 달아 외부 파괴를 방지할 수도 있고, 물품의 수명도 훨씬 연장할 수 있습니다.


토미미: (작은 소리로) 꽤 괜찮은 것 같아요.


토미미: (작은 소리로) 그, 혹, 혹시 시간이 남으시면, 계획, 으, 폐를 끼치겠지만, 을 짜는 걸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아스테시아: (작은 소리로) 문제없답니다.

아스테시아: (작은 소리로) 다만, 장식을 고르는 데에는 그만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니, 토미미 씨가 옷을 다 입어본 후에 천천히 상의하도록 해요.

아스테시아: 우선 블루포이즌 씨를 만나러 가죠. 두 분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은 좋지 않으니까요.


토미미: 내!


아스테시아: 토미미 씨.


토미미: 왜요, 아스테시아 언니?


아스테시아: 이제 기분은 좀 나아졌나요?


토미미: 그럼요!

토미미: 스스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어서 엄청 기쁜 걸요.


아스테시아: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아스테시아: 자, 출발하죠.


토미미: 네, 아스테시아 언니!







토미미: 로도스 아일랜드와 아카후알라의 차이는 컸다.

토미미: 이곳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잔뜩 있었고, 방도 작은 편이다.

토미미: 하지만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토미미: 왜냐하면 나는 이곳에서 새롭고 다양한 지식을 배울 수 있고, 새로운 친구를 알게 될 테니까.


토미미: 이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

토미미: 어쩌면 나는 이곳에서 패셔니스타, 탐험가, 캐스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토미미: 혹은 탐험가 정신을 가지고 있는 패션 아티스트라던가?

토미미: 앞으로도 또 어떤 재밌는 일이 벌어질까?

토미미: 나는 정말 기대된다.

토미미: 가비알 씨도 역시 이런 이유에서 아카후알라 대신 로도스 아일랜드에 잔류하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


토미미: ……

토미미: 가비알 씨는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실까?







가비알: 어허, 씁! 참으라니까? 조금 아플 수도 있지!


외근 오퍼레이터: 아니, 진짜로, 아파 죽겠다니까?! 살살해!


가비알: 아프다고 해서 죽는 건 아니잖아?


가비알: 응?


가비알: 호오.

가비알: 잘 싸매놨으니까, 상처를 꾹 누르고 있어. 난 손님을 접대하러 갈 테니까.


*부상자를 옆에 두고 순식간에 정면으로 질주하는 가비알*


가비알: 하!


*가비알이 신원미상의 적을 두들겨 패는 소리*


???: 으윽……


*그대로 지면에 주저앉는 소리*


가비알: 야! 왜 나한테까지 저놈들이 도망쳐 온 건데?


외근 작전팀 팀장: 미안하다, 가비알! 방금 그 한 명만 빠져나갔어. 다른 놈들은 전부 처리했다!

외근 작전팀 팀장: 총원, 현 위치에서 휴식. 주위 경계를 철저히 해라!


모든 외근 오퍼레이터들: 예!


*모두들 흩어지는 소리*


*가비알에게 걸어오는 외근 오퍼레이터*


외근 오퍼레이터: 휴, 드디어 끝났네.


가비알: 그렇구만. 이쪽은 네가 멀쩡하기만 하면 끝났지.


외근 오퍼레이터: 가비알.


가비알: 왜?


외근 오퍼레이터: 이번에 엄청 급하게 임무에 발령됐잖아, 그 고향 친구랑은 연락하고 온 거야?


가비알: 이게 무슨 연락까지 할 게 있냐? 어차피 다 아는 사람들인데.


외근 오퍼레이터: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고, 의료부로 자주 너한테 찾아오는 동족 있잖아. 걔한테는 적어도 꼭 이야기를 해둬야지.

외근 오퍼레이터: 만약 걔가 널 못 찾으면, 아마 로도스 아일랜드가 눈물바다가 될 때까지 계속 울고 있을껄?


가비알: 우리 아카후알라에서 나온 놈들은 모두 1대1의 달인이야. 그리고 또 토미미는 그렇게 연약하지 않아.

가비알: 더군다나, 그동안 내가 아스테시아의 일을 도왔으니까, 만약 토미미한테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틀림없이 아스테시아가 도와줄 거야.


외근 오퍼레이터: 늬예늬예, 넌 진작에 다 생각해뒀단 거지? 그럼 내가 말했던 건 잊어줘.


가비알: 시끄러. 임무가 끝난 다음에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과 어느 위치에서 합류하는지 빨리 알아봐 줘.


외근 오퍼레이터: 그래, 잠깐만.


외근 오퍼레이터: 음…… 여기겠네.

외근 오퍼레이터: 본함은 이 도시에 정박해서 정비와 보급을 할 거야.

외근 오퍼레이터: 예전에 내가 들어본 바로는 이곳은 아직도 휴양도시라고 하던데. 또 시내에 있는 넓은 해변의 모래사장이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어 있다고 해.

외근 오퍼레이터: 그러고 우리도 마침 딱 휴가를 낼 수 있었지.


가비알: 그거 괜찮네.

가비알: (휴양도시…… 해변에 모래사장?)

가비알: (그러면, 해변에서 입을 옷을 사다 줄까? 아무래도 좋아하겠지.)

가비알: (그래. 그렇게 하고, 순순히 미안하다고 말하자.)












━ * ━




<새로운 삶>

토미미가 기숙사의 작은 전시관을 위해 만든 첫 번째 엠블럼.

그것은, 친구의 조언을 듣고, 스스로 자료를 찾아, 온전히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가비알은 아직 본 적이 없는 작은 엘블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