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유동이라 첫 이벤트 인증
나는 씹덕 입문을 아이돌물로 시작했다. 2013년, 러브라이브 1기를 접한 이후 본가 애니까지 찾아보며 아이돌마스터라는 작품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신데렐라걸즈가 있다는 것까지는 알았지만, 그때 잠깐 칸코레를 맛보기만 해보고 소셜게임은 내 취향이 아닌 것 같아 모바마스에는 손대지 않았다.
당시 얀데레 캐릭터를 좋아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마유를 접하게 되었고, 디자인도 예쁘고 곡도 좋아서 바로 빠져들었다. 2015년 데레애니 방영 당시, 기숙사에 살던 나는 자막판을 월요일 아침 조회 시간 전에 노트북으로 다음 TV팟을 통해 봤다. 념글도 아껴뒀다가 매화 맞춰서 같이 정독했다. 마침 2기 1화가 마유 에피소드라 기뻤다. 24화에서 우즈키의 스마일링 때는 나도 울었고, 25화 별동별 기적은 무대 장면이 너무 짧아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애니가 끝나자 방금 본 무대 의상 그대로 3D 모델링된 뉴제네가 별동별 기적을 추는 광고가 나왔다.
데레스테를 하면 풀 무대를 볼 수 있겠구나 싶어 바로 시작하려 했지만, 당시 사용하던 아이폰 4로는 게임이 돌아가지 않았다. 마침 11월 중 수시 지원 대학 중 한 곳에 합격해 부모님이 축하 선물로 최신 휴대폰을 사주셨다. 기숙학교라 일과 시간 동안 휴대폰을 반납해야 했지만, 나는 옛날 아이폰을 제출하고 교사의 눈을 피해 주구장창 데레스테와 하스스톤을 돌렸다.
일본어도 못하고 리세마라 계정 구매법도 익히기 귀찮아서 손리세를 열심히 돌렸다. 결국 SSR을 뽑는 건 포기하고,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던 시키 SR로 만족했다.
지방에 있는 대학 면접 전날, 막 발매되었던 in fact, Can’t Stop!!, 비밀의 투왈렛을 반복 재생하며 숙소에서 면접 준비를 했던 기억이 난다. 마유 1차 SSR이 나왔을 때는 당시 가지고 있던 무료 쥬얼을 전부 써봤지만 뽑지 못했다. 체크카드조차 없었던 때라 유료돌을 사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다.
막상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는 학업이 바빠 이벤트를 거의 달리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참여했던 이벤트는 Absolute Nine이었다. 그래도 방학 중에는 시간이 나 틈틈이 참여했다. 집에 돌아와서 작은 오르골 상자 이벤트를 달린 기억도 있다.
그렇게 쉬었다 복귀했다 하며 꾸준히 이어오다, 가끔 마유 이벤트나 SSR이 나오면 모아둔 쥬얼을 털어 뽑기를 시도했다. 당시 트릿 오어 트릿과 마음 프레젠트는 결국 못 뽑았다.
심홍에 감싸여는 무료 10연 캠페인 중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친구와 술을 마시다 자정이 지나 갱신된 10연으로 뽑았다.
처음으로 가족 여행이 아닌 일본 여행으로 아키하바라를 방문했을 때, 온갖 마유 굿즈가 다 있어 신기하고 기뻤다. 지금 사진을 보면 눈에 보이는 대로 다 샀어야 했는데, 당시 자금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 기타를 보러 갔던 시부야 이시바시 지하의 만다라케에서 우연히 마유 경피를 발견해 구매했다. 나름 담당과의 운명이라고 믿고 싶다. 지금은 메루카리 같은 서비스 덕분에 이런 낭만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최근에는 일본에 갈 때마다 데레 굿즈가 줄어드는 게 확실히 체감된다. 나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는데 이별을 강제로 당하는 것 같아 화가 나는 느낌도 든다.
학부 졸업 후 시간이 남아 일본어 공부를 시작해 결국 N1까지 취득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역시 데레스테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대학원에서 지도교수 몰래 수강하고 있는 일본어 수업에서 마유가 참여한 사랑이 꽃피는 계절 가사를 파쿠리해 만든 하이쿠로 수업 평가 1위를 받아 화과자 세트도 받았다.
사실 데레스테 이야기는 많지 않지만, 꾸준히 내 곁에 있어줄 줄 알았던 데레가 사실상 서비스 종료를 한다니 상실감이 크다. 나는 유년기를 해외에서 보냈는데, 작년에 해외 친구 어머님 두 분이 지병으로 가까운 시기에 돌아가셨다. 장례식 후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분들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뿐 아니라, 내 어린 시절의 기억과 고향의 일부가 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한 비유일 수도 있겠지만, 데레 서비스 종료 소식을 듣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아이돌마스터 20주년 콜라보 잡지 첫 페이지에 실린 글로 마무리하고 싶다. 특히 ‘一目惚れ’는 마유 첫 곡의 첫 소절이자, 사랑이 꽃피는 계절에도 등장하는 만큼 내게 있어 마유를 대표하는 구절이다.
“担当アイドル”に出会ったときのこと、覚えてる?
見かけた瞬間一目惚れして。
ふいに聴いた歌声に胸がときめいて。
知っていくうちに惹かれていって。
いつの間にか目が離せなくなって。
生活に、人生になくてはならない存在になって。
"담당 아이돌"을 만났을 때 기억나?
보는 순간 첫눈에 반했고,
갑자기 들은 노랫소리에 가슴이 설렜고,
알아가면서 점점 더 끌려서,
어느새 눈을 뗄 수 없게 되고,
생활에,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린 그때를.

하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