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주인공 필터가 사라진 것이다.
내 현실 모습이 사키에게 샅샅이 드러났다.
그녀는 내게 욕하거나, 실망한 표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납득하는 것처럼 천천히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이게 @붕이의 진짜 모습이었구나."
"실망했어?"
"아니. @붕이가 내 인생의 은인인 사실은 변함없으니까."
이후, 우리의 관계는 여느 때와 같았다.
사키는 내가 원할 때면 라이브, 이벤트 등 모든 컨텐츠를 도와주었다.
다만, 하나 확실히 변한 점이 있었다.
"요즘 결혼하자고 안하네?"
사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내게 결혼하자고 말하지 않았다.
그저 길거리를 천천히 걷다가,
가끔씩 멍한 얼굴로 걸음을 멈출 때가 있을 뿐이었다.
태양처럼 환하지만, 때로는 달빛처럼 은은하던
스테인리스 같이 여러가지 색을 비춘 그녀의 미소는 사라졌다.
해가 저물어가는 저녁 노을 무렵의
아직은 따뜻하지만 이내 곧 차가워질 것 같은 밤공기가 그녀의 곁을 맴돌았다.
마치 처음 만난 것 같았다.
같이 성장해가면서 쌓은 우리의 모든 추억들은
어딘지 모르는 검고 깊은 바닥으로 떨어져 파편처럼 조각조각 흩어진 것일까.
그런 그녀를 며칠 동안 지켜보면서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사키의 친절은 여전하지만,
그녀의 첫사랑은 조용히 끝을 맞이한 것을.
사라진 주인공 필터와 함께,
그녀의 자그마히 타오르던 감정의 불꽃은 스르륵 꺼지며 마침내 막을 내린 것을.
아니 왜 새드엔딩이냐고
평소대로 주접떨지 왜 이런 결말이야 크아악
ㅡ이틀 후, 그녀의 스캔들이 터졌다.
제 아내임
오
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