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님!"
"어?"
"쿠키 하나 드셔보실래요? 오늘 제가 직접 집에서 만들었는데."
사무소의 침묵 속에 있던 나에게 하루카가 말을 건내주었다.
"오! 그러면 하나 줄래?"
하루카는 쿠키를 정말 잘 굽는다. 제과 실력 하나는 우리 사무소를 넘어서 아이돌 전체로 봐도 단연 1등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마침 졸리기도 하니 차라도 끊여먹을까....'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침부터 구부정하게 있어 굳어버린 허리를 피고, 저린 다리를 잠시 움직인 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번에 사다준 녹차가 어디있었더라....하고 찬장을 뒤적거리던 나는 하루카에게 말을 걸었다.
"하루카, 내일 생일이네? 뭐 가지고 싶은 거라도 있어?"
"네엣!?"
하루카는 못들을거라도 들어버린듯이 깜짝 놀라버렸다.
그리고 그걸 듣은 나도 놀라버렸다.
"우와아아악!!!"
찬장에 있던 모든 물건을 쏟아버린 나에게 하루카가 달려왔다.
"괜찮으세요!?"
"으윽.... 괜찮아. 나는 괜찮은데.... 물건들이 다 쏟아져버렸네..."
널브러진 통과 물품을 보며 나는 난감한 웃음을 지었다.
"그럼 제가 줍기라도 할게요. 이것도 다 제가 놀래켜버려서...."
자책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가볍게 손을 저었다.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그래도...."
"정 신경 쓰이면 같이 줍자."
"네...."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주우며, 나는 여전히 풀이 죽어있는 하루카를 향해 덧붙였다.
"너무 자책은 하지 말고. 그러면 내가 마음 상해버린다?"
"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하루카, 내일 생일이라는 말에 왜 그렇게 놀란 거야?"
"네!?"
방금 전까지 얌전히 바닥을 치우던 하루카의 어깨가 다시 움찔했다.
"설마 까먹었던 건 아니지? 요즘 일정이 너무 바빴긴 했지..... 못 챙겨줘서 미안해."
"그, 그런 거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갑자기 생일이라는 얘기를 들으니깐 놀래버려서....."
"그래? 그러면 가지고 싶은 거라도 있어?"
"그거라면 이미 정해뒀어요!"
방금 전까지 당황하던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하루카는 곧바로 대답했다.
"뭔데?"
"그건 비밀♪"
하루카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대답을 피했다.
"선물을 비밀로 하는 건 뭐야. 내가 알아야 준비를...."
"그냥 비밀인 거예요!!"
"그래, 뭐. 너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더 이상 묻진 않을게."
내 물러섬에 하루카는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후훗."
어느새 바닥의 물건들을 모두 찬장에 넣었다.
'자, 다 치웠다. 음... 시간이 살짝 애매한데..... 차는 못 먹겠네.'
"하루카, 쿠키 하나, 줄 수 있을까?"
"여기요!"
하루카는 기다렸다는 듯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쿠키 하나를 내밀었다. 하루카의 쿠키를 먹는것도 꽤 간만인 것 같다.
바삭-
역시 하루카의 쿠키는 맛...
'읍...! 뭐야, 왜 이렇게 써!?'
분명이 맛있어야 할 쿠키에서 가루약에서 느껴질법한 쓴맛이 퍼져나왔다.
"어떠세요, 프로듀서님?"
하루카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쓴맛을 목구멍으로 삼켜내며 어색하게 나마 웃음을 지었다,
"맛...있네. 역시 하루카야."
하루카는 고개를 기울이며 나에게 말했다.
"에.. 그럴 리가요?? 뭔가 특별한 맛이 나진 않았나요?"
"에?"
눈 앞이.... 이상하다. 시야가 일렁거린다......
"뭔가 팍하고 머리에 꽂힌다거나.... 떫거나.... 좀 쓰다거나...."
하루카의 목소리가 멀어지며 귓가에 웅웅거렸다.
'어......'
"읍... 으브븝....!"
정신이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입을 꽉 틀어막고 있는 무언가와 몸을 옥죄고 있는 밧줄이었다.
'여기는 어디지.....?'
공기가 너무 차갑다. 얼어버릴듯이.
팟-
"읍....."
갑작스러운 불빛의 변화에 당황한 나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잠시 기다렸다가 눈을 뜨니 더러워진 환풍구와 하늘색 타일이 눈에 들어온다. 쥐죽은듯이 고요한 공간에서 귀로는 엥엥거리는 형광등 소리가 밖에 들리지 않는다.
"프로듀서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읍! 읍읍읍읍!!"
나는 공포에 질렸다. 형광등 소리만이 들리던 공간에서 또각또각 걸음걸이가 들려온다. 미친 듯이 몸부림치며 소리쳤다. 무의미했다. 새어 나가는 건 무의미한 읍읍거리는 소리 뿐이었다.
"제가 가지고 싶던 생일 선물... 이제야 말할 수 있게 돼서 기뻐요."
"으읍... 읍...!"
"생일 선물, 감사합니다. 프로듀서님♡"
한시간 안에 쌀먹소설 쓰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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